소설리스트

프랜차이즈 갓-1259화 (1,259/1,270)

프랜차이즈 갓 1259화

289장 화산 대폭발(4)

하수영이 도쿄수산물센터에 와 있는 덕분에, 가맹점주들은 많은 용기를 내어 일본으로 건너올 수 있었다.

10만이 넘는 가맹점주들 전원이 온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많은 이들이 가족에게 매장을 맡기고 일본으로 왔다.

전기수도가스망에 큰 손상을 입은 일본에서 제대로 요식업 장사를 할 수 있는 업체는 1%도 채 되지 않았다.

저 셋 중 어느 하나라도 끊기면 장사를 못 하는 것은 당연하니까.

이에 수영농장에서 퀸 스텔리온으로 실어 나른 푸드 트럭은 일본의 식사 공급에 큰 도움이 되었다.

만약 푸드 트럭이 없었다면 일본인들은 수영농장에서 판 생쌀을 씹어 먹어야 했을 것이다.

현재 일반 가정집도 전기나 가스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는 경우가 60% 이상이었으니.

"진짜 역대급 국가 재난 상황이네요. 우리 한국전쟁 때도 이랬을까요?"

"말이 되는 비교를 해. 그때는 진짜 사람 엄청 죽어 나가고 전국이 초토화됐다고. 게다가 돈도 없었고.

지금 일본이 그런 상황은 아니잖아."

"아."

"한국전쟁 때 일본이 병참기지 역할 하면서 얼마나 꿀 빨았냐. 우리도 이 기회에 꿀 좀 크고 제대로 빨아보자."

푸드 트럭은 하수영의 권고에 따라 메뉴를 매우 비싸게 팔았다.

한국에서는 8천 원 하는 김치찌개를 1.9만 원에 팔았고, 5천 원짜리 메뉴를 1.6만 원에 팔았다.

그래도 장사는 잘되었다.

일본 정부가 대민 지원을 위해 식비를 지원했기 때문이다. 그런 거라도 안 하면 당장 국민들이 쫄쫄 굶을 판이었으니.

"근데 왜 죄다 현금을 쓰는 거야? 돈 관리하기 귀찮은데."

"원래 일본은 현금을 선호한답니다. 그래서 카드 보급이 우리나라만큼은 아니라네요."

"이유라도 있어?"

"옛날에 국고 재정 어렵다고 전 국민 은행예금을 압류했었잖아요. 심지어 압류 전에 고위층 예금은 죄다 빼돌리고, 그래서 사람들이 은행예금을 못 믿어요. 언제든 국가가 다시 빼갈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

"오늘도 충무공께서는 왜구를 상대로 또다시 1승을 적립하시는군."

푸드 트럭은 안드로이드 프리덤의지원 없이는 돌아가지 않을 정도로 정신없이 바빴다.

일본 진출을 주저하던 하수영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도 뒤늦게 그 이야기를 듣고 일본 진출을 희망했다.

[블루오션으로 오세요.]

[지금 일본은 텅 빈 무주공산입니다. 끓이고 조리고 볶는 대로 죄다 팔립니다.]

[수영그룹에서는 가맹점주들께 합리적인 가격으로 푸드 트럭을 지원해드립니다.]

하수영은 퀸 스텔리온 운송 비용은 아예 받지 않았고, 트럭의 임대료만 받았다. 태양광발전으로 속였기에 당연히 무선전기도 공짜로 공급되었다.

푸드 트럭 전체 매출 숫자를 접한 일반 자영업자들도 뒤늦게 푸드 트럭을 빌려서 일본에 진출하고 싶어했다.

하지만 하수영 프랜차이즈 소속 가맹점주들이 우선권을 가지기에, 일반 자영업자들은 일본 진출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었다.

***

「마스터, 규슈 인구의 90% 이상이 전부 외부로 빠져나갔습니다.」

"그래? 아직도 10% 가까이 남아 있어?"

「그리고 주고쿠 지방과 시코쿠섬도 80% 이상이 비었습니다. 간사이 쪽으로 이동한 상황입니다.」

규슈섬 바로 우측에 붙어 있는 두지방까지 3개 지역이 빠른 속도로 비워졌다.

하수영이 규슈, 주고쿠, 시코쿠 지역에는 푸드 트럭을 배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규슈에만 푸드 트럭을 배치하지 않은 줄 오해하지만, 실제로는 저 세 지방 모두 트럭을 배치하지 않았다.

「마스터의 의도대로 현재 셋 중 규슈의 인구 이동이 가장 빠르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사람이 먹고사는 문제는 크지. 당장 먹을 게 없는데 뭐하러 여기 붙어 있겠냐."

히사타로 총리는 하수영과의 밀약대로, 규슈의 복구 및 지원 작업을 가장 최하순위로 밀릴 수 있게 도와줄 것이다.

규슈는 일본에서 가장 살기 힘든 지역으로 전락하게 되고, 사람들이 기피하는 땅이 된다.

그러면 하수영이 더 많은 땅을 사들일 수 있다.

종래에는 규슈 전체를 사들이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문제는 돈이군."

아무리 버려진 땅이라지만, 그 넓은 땅을 전부 사들이려면 천문학적인 돈이 들어간다.

추락하는 땅값을 감안해도 엄청난 돈이다.

"우리도 일본 복구 작업을 열심히 도와줘야겠는데."

「일본 정부에서 안드로이드 프리덤을 사용하는 일본 대기업들에 징발 공문을 보냈습니다. 안드로이드프리덤을 이용해서 복구 사업을 앞당기겠다는 의도입니다.」

"뭐? 그건 안 되지. 안드로이드는 엄연히 내 재산이라고."

「철수시킬까요?」

"근데 바로 대놓고 철수시키면 이 속좁은 새끼들은 삐진단 말이야. 할 수 없다. 일단 결정권자를 만나서 이야기해 보자."

「네, 자리를 만들겠습니다.」

그리하여 하수영은 도요타 회장의 주선으로 구리우 ?이치 내각관방부장관을 만났다.

구리우 부장관은 초면부터 하수영앞에서 굽실거리며 저자세를 보였다.

"부장관님, 일본 기업들한테 안드로이드 프리덤 징발령을 내렸다고 들었습니다."

"그것은 지금 망가진 일본의 전력, 수도, 가스, 그리고 도로망을 긴급히 복구하기 위해 필연적으로 취할 수 밖에 없었던 조치로……."

"공장 안이 아닌 외부 작업은 위험하고 마모가 더 심하고 빠르게 일어 납니다. 감가상각비가 안 좋다는 거예요. 저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저희가 어쩌면 좋겠습니까? 우리 일본은 지금 긴급한 복구 작업이 절 실합니다."

"충분한 돈을 지불하시면 됩니다."

"충분한 돈이라면……."

"안드로이드 프리덤 5기마다 중장 비 1대 임대료를 책정해서 받겠습니다. 이 정도면 정말 밑지고 빌려주는 겁니다."

밑지고 판다는 장사꾼의 말보다 더한 거짓말이 있을까?

"그 정도면 저희가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대신 모든 안드로이드 프리덤을 징발할 수 있도록, 기업들에 협조 요청을 부탁드립니다. 기업들이 안드로이드 프리덤을 내놓지 않으면 우리가 알 길이 없습니다. 지금 행정력이 턱없이 부족해서 거기까지 돌릴 여력이 없습니다."

"네, 제가 임대 기업들에 잘 말해 놓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푸드 트럭 말인데요. 설마 세금 징수하실 생각은 아니시죠?"

부장관의 안색이 긴장으로 물들었다.

일본 땅에서 발생한 소득이니 당연히 일본 정부가 세금을 물릴 권한이 있다.

하지만 이 장사치 농부는 일본의 절박한 사정을 절대 봐주지 않고, 마지막 한 방울까지 알뜰하게 긁어갈 모양이다.

"과세의 원칙은 국제법상 국가와 지역을 막론하고 지켜져야 할 조약이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지금은 비상상황이잖습니까. 푸드 트럭 없이는 지금 일본 국민들이 제대로 된 식사를 누리지 못하는 상황인데, 여기에 세금까지 붙이는 건 너무한 처사입니다."

"……."

하수영이 강하게 압박하자 부장관은 당장 반박을 하지 못하고 헛숨만 삼켰다.

논리로서 싸운다면 얼마든지 밀리지 않을 자신이 있다.

하지만 상대가 힘의 논리를 들고나오면 당해낼 재간이 없다.

"푸드 트럭 부대를 운영하는 데 들어간, 보이지 않는 돈이 얼마나 될 거 같아요?"

"보이지 않는 돈이라 하시면……?"

"퀸 스텔리온 헬기 수송비가 얼마나 될 거 같습니까? 또 푸드 트럭이 소모하는 전기는 얼마나 될 거 같아요?"

"……."

"제가 태양광발전이라서 점주들한테 따로 돈을 안 받는 거지, 운송비와 전기료를 한 번 다 챙겨볼까요? 그럼 어떻게 되는지 아세요?"

"자, 잘 모르겠습니다. 어떻게 됩니까?"

"그 사람들 죄다 적자 난다고요, 적자."

"……."

"당연히 점주들은 푸드 트럭 장사안 하겠다고 두손 두발 다 들고 한국으로 돌아갈 겁니다. 저 역시 더 이상 운영해야 할 이유가 없으니 푸드 트럭을 모두 회수할 거고요. 그런 결과를 바라십니까?"

부장관은 궁지에 몰린 나머지 해선 안 될 소리를 꺼내고 말았다.

"그, 그렇다면 저희 일본 국민들에게 푸드 트럭을 렌탈해 주신다면……."

"제가 왜요?"

"……."

"자, 결정하세요. 세금 어떡하실 거냐고요. 기어이 징수하실래요?"

그야말로 외통수다.

세금 징수를 선포하는 순간 하수영은 트럭 운송비와 전기료를 모두 점주에게 부담시킨다고 한다.

그럼 운영비에 따라 적자가 되므로 일본은 소비세 말고 소득세를 물릴 수 없게 된다. 이익이 난 게 있어야 소득세를 물릴 것 아닌가?

당연히 점주들은 손해 보면서 장사할 필요가 없으니 모두 한국으로 돌아가고, 트럭 역시 마찬가지.

그나마 일본 국민들에게 제대로 된 식사를 공급해 주는 플래폼이 통째로 증발하는 것이다.

"아, 그렇잖아요. 내가 일본을 위해서 이렇게까지 두 손 두 발 걷어붙이고 나서는데, 일본은 자기 이익을 조금도 포기하지 않겠다네요? 그럼 나도 내 비용 들어간 거 포기 못하죠. 항공수송비하고 태양광 전기 료까지 모두 다 받아먹을 겁니다."

"제가 본청으로 돌아가서 제대로 의논을 한 다음에 돌아오겠습니다."

"안 됩니다. 지금 여기서 결정하세요. 그렇지 않으면 나도 매몰된 내 돈, 점주들에게 공평히 부담시킬 겁니다."

"하, 하수영 회장님."

"여기서 결정해요. Yes or No."

하수영의 거듭된 압박을 이기지 못한 부장관은 결국 눈을 질끈 감았다.

"Y, Yes!"

"좋습니다. 이제 본청에 돌아가시면 장관님을 잘 설득해서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보세요. 원래 회의라는 것은 결과를 미리 정해놓고 이유를 끼워 맞추는 거잖아요?"

부장관은 그나마 안드로이드 프리덤징발권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얻어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돌아갔다.

***

부장관이 사라지자 꾹 참고 있던 도요타 사장이 입을 열었다.

"회장님, 정말 부장관에게 약속하신 대로 하실 겁니까? 안드로이드프리덤은 지금 우리 도요타 복구 작업에도 매우 중요합니다. 마음 같아서는 단 1기도 내주고 싶지 않을 정도입니다."

"처음부터 제 로봇 파견 사업 파트너는 도요타를 포함한 일본 기업이었습니다. 일본 정부는 아니죠."

그 말에 도요타 사장의 안색이 다소 환해졌다.

"전 도요타를 포함한 로봇 파견장에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겁니다. 압박도 주지 않겠습니다. 그저 귀사의 이익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십시오."

"감사합니다. 사실 정부가 저렇게 나오는 이상 저희도 안드로이드 프리덤을 일정량 양보할 수밖에 없다는 건 알고 있었습니다. 다만 저희도 복구 사업에 안드로이드가 필요한데, 몽땅 내놓으라고 하니까 어처구니없었을 뿐입니다."

"놋쇠 젓가락까지 몽땅 긁어가서 대포 만들던 놈들의 후예가 뭐 제대로 된 행정 판단이나 하겠어요? 솔직히 패전 후 일본이 이만큼 발전한 것도 정치인들이 잘해서가 아니라 미국이 병참기지로 쓴다고 일거리를 잔뜩 줘서잖아요."

"……."

도요타 사장은 그 말이 자신들 도요타도 돌려 까는 것처럼 들려서 입을 꾹 다물었다.

언뜻 듣기에는 내각 정치인들을 비난하기 위해서 한 말로 들리는데, 다시 생각해 보면 기업과 국민까지 전부 묶어서 내려치기 하는 것처럼도 생각된다.

"일본의 재난 상황을 이용해서 배터질 때까지 배 불릴 욕심까지는 없습니다. 전 그냥 식량과 음식 장사만 잘하면 됩니다. 겸사겸사 땅도 좀 사고요."

***

하수영은 규슈 땅을 열심히 사들였다.

텅 빈 유령도시나 다름없는 규슈땅은 사들이는 게 어렵지 않았다.

시세의 30%만 제시해도 지주들은 다시는 처분할 기회가 없을 거라고 생각해서 팔았다.

땅을 매입하는 데 가장 어려운 것은 설득이나 협상이 아니라, 지주가 어디에 있는지 찾아내는 과정이었다.

일본 화산 대폭발이 멎고 한 달.

하수영은 규슈의 30%까지 사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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