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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갓-1250화 (1,250/1,270)

프랜차이즈 갓 1250화

288장 왜 안 망하는지 알아? (1)

현직 검찰총장 및 선배 검사장들을 가차 없이 잡아넣은 임탁정은 검찰내부에서 두려움을 한 몸에 받는 존재가 되었다.

"난 같은 검사라고 봐주는 그런 거 없다. 더 철저하게 물어뜯으면 물어 뜯었지. 마약수사부 시절 내 별명이 왜 미친개였는지 아냐?"

임탁정은 구속되지 않은 전국의 검사장, 차장검사 다수를 호출해서 세워놓고 차분히 윽박질렀다.

그중에는 그보다 나이가 많고 기수가 높은 인물들도 있었지만, 마치 범죄자를 취조하듯이 거칠게 하대를 했다.

"자수해서 광명 찾는 게 나을 거다."

여기 모인 이들 중 직권 남용, 뇌물수수, 판결매매 등을 한 번도 안해본 이는 없었다.

즉 임탁정의 눈에는 공직을 이용하여 사익을 채운 범죄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만들 가봐라."

도축장 백정 같은 섬뜩한 눈빛 앞에서, 내가 나이도 많고 기수도 높다라는 것을 내세울 수 있는 담력자는 없었다.

임탁정은 기본적으로 덩치가 크고 인상이 험상궂었다. 피지컬로만 따지면 혼자서 여기 모인 고위 검사들을 모조리 때려눕히고도 남을 정도다.

사시나무 떨듯이 고위검사들이 물러가고, 후배검사 조성만이 조용히 다가왔다. 하수영으로 인해 하나로 묶인 사이다.

"자수할 시간은 줍니까?"

"미쳤냐. 서울 온 김에 죄다 잡아 넣어야지. 언제 또 힘들게 잡으러 다녀?"

"아, 그럼 경고를 하러 부르신 게 아니라……."

"한 번에 싹 잡아넣으려고 불렀다."

검찰을 장악하다시피 한 임탁정의 훈시를 듣는 줄 알고 올라왔던 고위검사들은 마른하늘에 날벼락을 맞게 생겼다.

임탁정은 인터폰을 눌러 대기 중이던 수사관들에게 지시했다.

"지금 나갔으니까 싹 다 잡아넣어. 외부하고 연락 절대 못 하게 해."

-알겠습니다.

잠시 후 아래쪽에서 우당탕 부딪치는 소리, 고래고래 내지르는 소리 등 온갖 혼란이 발생했다.

방금 자기 손으로 수십 명이 넘는 고위검사들을 잡아넣었으면서, 임탁정은 마치 택배 반품을 문 앞에 내놓은 듯이 가볍게 말했다.

"뭐, 보고할 거라도?"

"보이스피싱 피해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뭐야?"

보이스피싱 범죄.

원래라면 조성만이 임탁정에게 직접 대면보고를 할 정도의 사건이 아니었을 것이다.

"아직도 보이스피싱 범죄가 일어난다고? 조선족 놈들 우리나라에서 완전히 철수한 거 아니었어?"

"그런 줄 알았는데 아직 잔여 세력이 남아 있었나 봅니다."

"잡았어?"

"네. 다행히 제때 추적해서 잡았고, 피해금도 전부 회수했습니다."

"멍청한 놈들이네. 우리나라에서 감히 보이스피싱을 하다니."

한국은 거의 모든 국민들이 프리덤폰을 쓰거나 프리덤앱을 쓰는 나라다.

핸드폰을 이용한 보이스피싱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했다.

「아드님과 제가 연락을 했습니다. 그런 문자를 보낸 적이 없다고 합니다. 지금 전화로 연결을 해드릴까요?」

「검사는 현금으로 벌금을 납부하라는 요구를 하지 않습니다.」

「이건 사기입니다. 돈 넘겨주시면 못 찾습니다.」

「제가 경찰에 연락해서 출금 못하도록 계좌 동결했습니다. 울고불고하셔도 소용없습니다. 머리를 식히고 다시 이야기하시죠. 사기에 당할 뻔했다는 걸 깨닫게 될 겁니다.」

이런 식이다 보니 한국에서는 보이 스피싱 범죄조직들이 일찌감치 손을 떼고 떠났다.

그런데 나름대로 틈새시장을 노린 잔당이 남아 있던 모양이다.

"몸통은 잡았어?"

"몸통이 어디 국내에 있는 거 보셨습니까? 전부 해외에 있죠. 일단 국내 있던 찌끄레기들만 싹 잡아들였습니다."

"사기범들은 무기징역부터 시작해야 하는데. 그래야 사기를 안 저지르지. 우리나라는 사기범에 너무 관대하단 말이야."

임탁정은 턱을 쓰다듬으며 입맛을 다셨다.

조선시대 소 잡는 백정 같은 피지 컬로 그러고 있으니, 조성만은 왠지 오싹한 느낌이 들었다.

"그나저나 차장님, 듣자니 차기 검찰총장으로 유력하시다고……."

"총장은 무슨. 지금 차장 딱지도 불편해. 나하고 안 맞아. 난 현장에서 발로 뛰는 게 편하고 좋은데."

"그래도 지금 상황에서 검찰의 머리로 적합한 인재가 차장님밖에 없지 않습니까?"

"대통령이 날 총장에 앉히면? 과연 검찰을 어떻게 쓰려고 할까? 내각제열리면 총리에 당선되고 싶어서 환장한 양반인데."

"……."

"2년짜리 임시직에 목맬 생각 없다. 잡아넣고 싶은 범죄자는 아직도 넘쳐난다고 할 일이 너무 많다."

***

내란 사태가 진정된 후, 하수영은 중한에 주로 머물렀다.

개인적으로는 중한 심시티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집중해서 살펴보는 것이다.

하지만 남한 국민들이 보기에는 하수영이 내란으로 인해 불안함을 느끼고, 한국과 잠시 거리를 두는 것으로 비쳐졌다.

"망할 국가반역자 놈들 때문에 농민회장님이 이러다가 우리나라 버리고 중한으로 아예 가버리시는 거 아니야?"

"토착왜구 후손 새끼들은 하여튼 해방 이후에도 쭉 이 나라 국력을 갉아먹고 있다니까. 내가 다 분통이 터져서."

"그냥 남은 것들도 죄다 싹싹 긁어 내서 그렇게 좋아하는 일본으로 보내버렸으면 좋겠는데."

"그러고 보니까 사형선고 받은 놈들 가족들 대부분 일본으로 넘어갔다던데?"

하수영이 중한에서 오래 머무르는 것 때문에 불안해진 여론은 청와대가 육군을 개혁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

대통령은 육군의 간소화, 정예화를 선언하며 동시에 징병제 폐지를 예고했다.

"오늘 이 순간부터 모든 입영장병, 그리고 현역장병들은 남은 군 복무기간이 비례적으로 감소할 것이며, 2년 후에는 징병제를 완전하게 폐지하겠습니다."

육군을 5만 명 이하로 줄이는 대신, 해군은 지금보다 훨씬 더 증강하기로 했다.

"바야흐로 우리나라는 이제 해군과 공군을 중심으로 한 공간군 체제로 전환해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몇 년 안에 최신형 스텔스 전투기만 1,000대가 넘는 막강한 항공전력을 지니게 됩니다. 그에 걸맞춰 국군 전체의 체질을 바꿔야 합니다."

박부성 대통령은 자신의 정치적 야망 충족을 위한 과정을, 국민적 지지를 끌어내는 수단에 정교하게 녹아들게 하는 수완이 뛰어났다.

누구도 엄두도 내지 못한 징병제 폐지를 선언함으로써 젊은 남성과 그 부모의 지지를 얻어냈고.

해공군에 대한 집중적인 전력증강을 꾀함으로써 국방에 민감한 유권자와 청담동의 호의를 추구했다.

육군부대의 대대적인 해체로 인해 지역상권이 무너진다는 시위대의 목소리는 아무런 힘을 얻지 못했다.

"당신은 그럼 내란으로 나라가 망하든 말든 내 가게 장사만 잘되면 장땡이다. 뭐 그런 말을 하고 싶은 거요?"

"아니, 내 말은 그게 아니라……."

"이런 파렴치한 이기주의자를 보았나! 아무리 천민자본주의가 모든 걸 망치는 시대라지만, 나라가 망하든 말든 자기만 잘 먹고 잘살면 된다니!"

군부대 지역상권을 차지하고 있는 이들은 부대 해체에 관해서 제대로 시위를 할 수도 없었다.

지금 대통령의 인기는 내란이 한번 발생했음에도 드높았다.

***

"군인 시절에도 전략전술적으로 매우 유능했다더니, 확실히 개인적 이익과 유권자의 지지를 일치시키는 법을 잘 아네."

「육군 출신이지만 육군을 가차 없이 버린다는 과감성도 훌륭합니다.」

"가장 소중히 여기는 목적을 감출줄도 알고."

박부성 대통령의 진정한 목적은 권력 그 자체에 있었다.

그는 권력을 무제한적으로 갈망하며, 그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써 유권자들을 포함한 여러 계층의 간지러운 곳을 긁어준다.

판단력, 실행력 하나만큼은 알아줘야 한다.

「신헌법이 작동하면 한국에서 가장 큰 권력기관은 내각이 될 겁니다. 다른 어떤 기관이나 조직도 내 각을 감히 견제하거나 거스르지 못할 겁니다.」

그전에는 검찰, 국회, 청와대, 재벌등이 서로 견제도 하고 협조도 하면서 적당히 굴러갔다.

그러나 신헌법이 발효되면 내각은 다른 모든 조직을 넘어서는 절대권력기구가 된다.

그래 봐야 미국이 뒤에 있는 수영그룹을 어찌하지는 못할 테지만…….

"나야 농사지어서 먹고사는 것만 방해 안 받으면 그만이고."

하수영은 환하기 그지없는 개성 시내를 내려다보면서 중얼거렸다.

핵융합 무선 전기의 축복을 받은 중한은 어디에서든 전기를 제한 없이 마음껏 쓸 수 있었다.

거리에 보이는 자동차는 승용차, 트럭을 가리지 않고 모두 전기차였다. 헤슬라자동차도 있고 백두자동차도 있었다.

밤과 낮을 가리지 않고 기간망을 다지는 인프라 공사가 끊이지 않고 진행된다.

헌법상 중한에서 하수영의 지위는 국부하지만 중한 주민들은 그를 왕처럼 떠받들었다.

북쪽으로 밀려난 전대 독재왕조보다 더 열광적인 추종을 보내고 있었다.

"왕은 별로 재미없는데. 권리는 전혀 없고 의무만 잔뜩 주렁주렁 있어서."

「보통은 그 반대가 아닙니까?」

"그건 진짜 왕이 아니지. 왕을 참 칭하고 있는 권력자일 뿐이다."

「왕을 참칭하는 권력자일 뿐이라…….」

"모든 걸 소유하지 않으면 왕이라고 할 수 없다. 그리고 모든 걸 진정으로 소유하게 되면 그에 대한 책임도 무제한으로 지는 거지. DIY가 괜히 힘들고 번거로운 게 아니거든."

개성 시내에는 하루가 다르게 높은 고층 건물들이 올라가고 있었다.

앞으로 개성은 중한의 새로운 수도로서 기능하게 될 것이고, 평양은 과거의 영광을 잊은 채 관광도시로서만 남을 것이다.

독재왕조를 따라 더 북쪽으로 떠난 평양주민들의 빈집을 차지한 중한 주민들은, 개성에 자리가 생겨나는 족족 내려오고 있었다.

"평양은 그냥 남아 있는 것들은 대충 수리하고 복원해서 관광지로 써야겠다."

「류경호텔은 어떡하실 겁니까?」

CNN이 세계에서 가장 추한 건물 1위로 산정한, 높이 330미터의 짓다만 마천루전대 왕조의 허영심과 무능한 삽질을 상징하는 흉물이었다.

"그거는 내부 제대로 단장해서 내가 별장으로 써야지."

「허물 줄 알았는데, 아니군요.」

"그 아까운 걸 왜 부수냐. 전리품으로 치면 으뜸가는 건데. 마저 제대로 지어서 파티도 열고 자랑도 하고 그래야지."

「으뜸가는 전리품입니까.」

"지금 북괴뢰 수장 녀석은 대충 군부대 장성급 관사에서 겨우 지낸다며? 내가 류경호텔 근사하게 리모델링해서 별장으로 쓰면 그놈이 얼마나 부들부들하겠냐? 불치성 불면증 떡하니 주는 거지."

하수영은 생각난 김에 프라임건설그룹 회장 이도공한테 전화를 걸어서 자기 뜻을 전달했다.

「알겠습니다. 그럼 류경호텔을 근사하게 리모델링해서 세계 최고의 호텔로 바꿔보겠습니다.」

"걔들이 내진이나 하중 시공 제대로 했다는 보장이 없으니까 아끼지 말고 보강공사도 하세요."

「네, 회장님.」

전화를 끊은 하수영은 이도공의 반응을 몹시 만족스럽게 여겼다.

"우리 이도공 회장님, 이제 진짜 회장의 품격이 살아나네. 옛날에는 뭐만 시켰다 하면 못해요 힘들어요 살려주세요 하더니."

「그 정도는 아무 문제 없다, 이도 공 회장님이 요즘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죠.J

"역시 공돌이는 굴릴수록 다듬어지고 더 반짝반짝해진다니까."

그때 미레아로부터 연락이 왔다.

하수영이 전화를 받자 그녀가 심각하게 말했다.

-지금은 미국의 메신저 자격으로 연락한 거예요. 듣고 오해하지 말아요.

"오해 안 합니다. 미국에 무슨 일이 났어요?"

-미국이 아니고, 중국이에요.

"중국?"

-중국이 오늘 내일 안으로 식량구입 연락을 할 거 같아요. 거의 확실해요.

"또요?"

이미 막대한 식량을 여러 번에 걸쳐 사갔다.

그 정도면 러-우 전쟁 이후에도 충분할 텐데?

-지금까지 사간 양을 다 합친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을 요구할 거 같대요.

"무슨 일이죠?"

-장강이 말라서 바닥을 드러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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