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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갓-1247화 (1,247/1,270)

프랜차이즈 갓 1247화

287장 잔칫상을 차지하는 것은 (3)

태풍 같은 하루가 지나간 다음 날.

국민들은 서울 한복판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었는지를 비로소 알고 경악했다.

"맙소사. 이용식 여당대표가 검찰과 육군을 움직여서 청담동을 쳤다고?"

"미친놈 아니야? 농민회장님을 건드리면 미국이 절대 가만 안 있을 텐데?"

"그걸 곧이곧대로 따라간 군인 놈들은 뭐야? 다른 건 몰라도 병사놈들은 농민회장님한테 그러면 안되지!"

하수영이 육군을 소홀히 한다고 하지만, 정확히는 장성들을 위해 뭔가를 해주지 않는 것뿐이다.

수영농장은 육군에도 질 좋은 식재료를 저렴하게 납품하고 있었고, 덕분에 병사들은 미군 못지않은 고급 배식을 누릴 수 있었다.

또한 군종을 가리지 않고 모든 병사들은 복무 기간 동안 매달 정기적으로 수영농장산 쌀과 황비버섯 등을 가정집으로 배송받는다.

"해병대가 농민회장님 억류한다고 속아서 출동한 거래."

"미친. 해병대가 해군원수를 억류한다는 게 말이 돼? 경호를 하면 경호를 했지! 그 정도 생각도 못 한단 말이야?"

"네가 말단 병사면 속으로는 좀 이상하다 생각할 수 있어도, 장교 앞에서 그런 말을 꺼낼 수 있겠냐? 실전인데? 당장 군기교육대가 아니라 헌병대에 끌려가도 할 말이 없어!"

"……."

"그래도 마지막에는 발포 거부하고 내란자들 체포에 가담했다더라."

"도대체 이용식이는 무슨 생각으로 이런 말도 안 되는 짓을 저지른 거야?"

욕심에 눈이 먼 검찰이 조직의 권력 강화 및 수영그룹 장악을 시도했고, 그렇게 뚫린 작은 구멍을 이용식이 육군을 이끌고 비집고 들어가다가 댐이 터져 버린 것이지만.

어느덧 이용식이 처음부터 모든 것을 기획했다는 방향으로 오해가 번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그런 식으로 여론이 조성되는 것을 반겼다.

대통령은 이 기회에 여당 내에 존재하는 정적들을 모조리 쳐내고 싶었던 것이다.

내각제가 본격적으로 출범하는 시기에 맞춰 총리 출마를 위해서라도.

***

이용식 및 반 임탁정 검사 파벌들은 마지막까지 돌아가는 상황을 모르고 있다가, 임탁정이 이끄는 검사들에게 기습 체포를 당했다.

수방사 실패 후, 후속부대의 성공만을 기원하던 이용식은 모든 게 끝났음을 알게 되었다.

손수 그를 체포하러 온 임탁정이 일부러 그의 옆자리에 앉았다.

"모든 게 끝났습니다. 의원님."

"……."

"근데 제가 정말 이해되지 않는 게 있어서요. 지금도 당대표이시고 누가 뭐래도 이 나라에서 잘나가는 정치인 중 으뜸이신데, 왜 그런 무모한 짓을 벌이셨습니까?"

"……."

"역시 욕심이 눈을 흐리면 사람이 무모해지는군요. 저도 항상 반면교사로 삼아야겠습니다."

눈을 가릴 정도로 너무 커져 버린 욕심.

이대로는 지금의 번영을 잃겠다는 공포.

검찰과 육군, 그리고 여당 중진들을 덮친 이 부정 사념이 끝내 여기까지 일을 키운 것이다.

"아마 의원님은 우리나라에서 재판 받지 않으실 겁니다."

"……그게 무슨 소린가?"

그제야 이용식의 입에서 쇳소리를 닮은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희박한 기대가 묻어난 목소리에 임탁정은 경멸 가득한 미소를 내보였다.

'정치적 사법거래라도 할 줄 아는가 본데.'

"이번 일로 미국이 아주 많이 화가 났거든요."

"……미국?"

이용식은 잠시 멈칫했다.

"미국은 하수영 의원님 공격한 것을 미국에 대한 테러나 마찬가지라며 펄펄 날뛰고 있습니다. 미국테러범이니 범죄인 인도 조약에 따라 미국으로 인도하라고 거세게 요구하고 있어요."

"무슨…… 그런 일은 있을 수 없어. SNS 성착취범도 결국 미국으로 인도되지 않았는데!"

"글쎄요. 제가 보기에는 인도하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을 겁니다."

"……뭐?"

"이건 극비입니다만, 미국은 범죄인 인도를 하지 않을 경우 한미동맹을 파기하고 모든 교류를 끊겠다고까지 생각하는 중입니다. 물론 아직 청와대도 모릅니다."

철퇴를 맞은 듯한 넋 빠진 표정을 감상하는 게 참 즐겁다.

이 말을 전해주고 반응을 보기 위해 번거롭게 이용식의 옆자리에 탄 것이다.

"무슨…… 그런 말도 안 되는……."

"하수영 의원님이 미국 입장에서는 그만큼 중요한 인물이라는 뜻이죠. 대한민국이라는 국가보다 더 말입니다."

임탁정은 이용식 파벌과 육군 인사들을 크게 셋으로 나누어서 발 빠르게 기소했다.

먼저 사형.

이용식과 그를 따르는 여당 의원들.

그들은 정치인이며 헌법기관이기에 가장 무거운 책임을 피할 수 없었다.

또한 적극 가담에 나선 육군 장성들도 마찬가지로 사형에 구형되었다.

적용된 주요 혐의는 공통으로 '내란'이었다.

다음 무기징역.

주동자급은 아니지만 개인영달을 위해 적극 가담한 군인들에게는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또한 아무것도 모른 채 끌려갔지만 시키는 대로 발포했던 장교, 부사관, 병사들에게는 3년의 징역을 구형했다.

돌아가는 상황을 깨닫고 적극적으로 반발하고 명령을 거부한 이들은 불기소 처리를 했다.

한편 검찰총장, 그리고 범죄 및 부패를 담당하는 장학생 판검사들을 모조리 잡아들여서 그에 걸맞는 구형과 추징금, 재산몰수 등을 동시에 구형했다.

덕분에 검찰은 2/3 이상의 판검사들이 대거 구속되어 커다란 공백이 발생했으나, 민생범죄 수사에는 막상 큰 차질이 없었다.

재벌과 정치인과 무관한, 돈 안 되고 권력 안 되는 사건에만 매달린 판검사들은 예나 지금이나 하는 일이 비슷했던 것이다.

-하수영-아메리카 조약에 의거하여, 이 일을 미국에 대한 테러로 규정합니다. 회장님 또한 '또 하나의 '미국'으로서 '우리 미국'에 주실 언질이 있으십니까? '우리 미국'은 '또 하나의 미국'의 의지를 적극적으로 수용할 겁니다.

하수영이 이 일에 개입하지 말라고 하면 미국은 그마저도 이행할 생각이었다.

누가 뭐라 해도 이 사건의 주인공은 하수영이었으니까.

"하고 싶은 대로 하세요."

-그 말씀은……?

"전 집 쳐들어오려는 강도들, 정당방위로 내쫓았으니 됐습니다. 나머지는 뭐 사회 정의가 알아서 심판을 하겠죠."

-개입하지 않겠다는 뜻이시로군요.

"정의의 망치가 얼마나 정교하고 공정하게 휘둘러지는지 구경이나 하렵니다."

니들이 알아서 해.

어떤 의미에서는 받아들이는 쪽에서 가장 어려운 주문 사항이다.

***

청와대는 법무부를 움직이지 않고 검찰의 행보를 지켜만 보고 있었다.

임탁정을 주축으로 하는 한 줌의 검사들은 선후배고 동기고 가리지 않고, 죄가 있으면 닥치는 대로 공격했다. 봐주기는 일절 없었다.

"임탁정, 그 친구는 어떤 사람입니까?"

"마약수사팀에 있을 때부터 타협이고 뭐고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대쪽 같았죠. 그래서 조직 내에서는 외톨이였습니다."

"라테그룹 마약범죄를 두 번이나 잡아내서 큰 망신을 줬군요."

회장의 딸과 손자를 사회적으로 매장할 기세로 몰아붙인 끈질김에 대통령은 혀를 내둘렀다.

"이런 불같은 검사가 아직도 남아 있었다는 게 놀라울 정도군요."

"제주도로 좌천되었는데 하수영 회장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합니다."

"재산 증가가 급격한데, 혹시……."

"아닙니다. 로또 1등 번호 열 장을 사서 벌어들인 돈입니다."

"로또 1등? 설마……."

"번호는 하수영 회장이 알려줬다고 합니다만, 그걸로 상납이나 스폰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하수영 회장이 로또를 조작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요."

"……."

대통령은 문득 청담동 시내를 순찰하던 안드로이드 부대를 떠올렸다.

사건이 수습된 후, 안드로이드 프리덤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거리에서 자취를 감췄다.

국정원장 추측으로는 서울 시내에만 최소 10만 기 이상의 안드로이드가 있을 것이라 했다.

대부분은 공장, 가사도우미, 요양도 우미로 사용하며 무장 또한 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나 그만한 힘을 한 개인이 버것이 가지고 있는 게 허용될 수 있는가?

국가가 그에게 힘을 포기하라고 요구한다면, 그는 국가에 어떤 대답을 돌려줄 것인가?

모든 게 두려웠다.

"이 기회에 육군과 검찰을 대대적으로 개편해야겠습니다."

말이 개편이지, 사실상 해체나 다름없다는 것을 비서실장은 알고 있었다.

언젠가부터 대통령은 육군 출신 대통령'이라는 말을 은근히 부담스러워 했다.

그는 '군인 출신 안보 전문 대통령'이란 타이틀을 원했다. 육군 하나만 얽매이지 않고 '국군' 그 자체를 정치적 태생으로 삼고 싶어 했다.

"지금 우리나라는 더 이상 60만 육군을 유지할 필요가 없습니다."

위성국가인 중한이 완충지대 역할을 하고 있고, 북한은 전쟁수행 능력을 상실하다시피 한 채 수영농장에 기생해서 하루하루를 연명한다.

이런 상황에서 비대한 육군은 더 이상 존재할 의이가 없다. 사회적으로도, 비용적으로도, 장병 개개인에게도 비효율의 극치다.

"지금이 바로 육군을 축소할 절호의 기회입니다."

"축소라면 어느 정도까지 생각하고 계십니까?"

"5만이면 충분하다고 봅니다."

자그마치 1/12만 남기고 모두 없애겠다는 발언에 비서실장과 안보수석은 크게 놀랐다.

"대통령님, 60만에서 5만으로 단숨에 축소하는 것은 무리가 아닐까요?"

"육군 일부가 내란죄를 저지른 지금이 절호의 기회입니다. 이런 기회는 다시는 안 옵니다."

대통령은 육군 후배인 이용식과 비슷한 말을 내뱉었다. 다른 의도와 다른 상황을 상정한 말.

"지금이야말로 누구 눈치도 보지 않고 전광석화처럼 일을 처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많은 육군이 필요가 없어요. 3면이 바다고 이제는 북한이 육로로 쳐들어올 가능성도 없습니다."

"하지만 중국이 있습니다."

"중국 육군은 우리 영토를 밟기도 전에 북한이나 서해에서 요격될 겁니다."

대통령의 의지는 확고했다.

무엇보다 그는 다른 마음이 있었다.

'지금 육군을 5만까지 축소하면, 징병제를 폐지할 수 있게 된다.'

징병제 폐지는 10대, 20대 남성과 그 부모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을 것이다.

내각제 출범시 초대 총리로 나아가는 길목을 더욱 단단하게 다져준다.

일부 검찰과 일부 육군의 환장스러운 콜라보는, 박부성 대통령에게도 다시 오지 않을 절호의 기회였다.

"정부발의 법안을 준비하세요. 안건은 육군 및 검찰 개혁, 그리고 시대적 변화에 따른 징병제 폐지입니다."

측근들은 더 이상 대통령의 뜻을 말릴 수 없음을 깨달았다.

너무 과감해서 처음에는 부담스러웠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옳은 말이었다. 지금이 아니면 다시는 이런 기회가 오지 않는다.

다만…….

'육군 후배들은 우리를 가리켜 배신자라고 두고두고 욕하겠지.'

'멍청한 놈들. 그러니까 왜 내란죄따위를 저질러서는 말리지 않고 지켜만 보고 있던 놈들도 한패나 다름없어.'

'왜 청담동을 건드려서 지들 목을 조르는 짓을 한 건지.'

청담동은 아무 말이 없다. 심지어 로한도 정부에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지 않았다.

하지만 검찰과 육군을 어떻게 처분하는지 청담동에서 매의 눈으로 지켜볼 것이다.

생각해 보니 육군과 검찰 해체는 청담동 민심을 어루만져주기 위해서라도 당연히 해야 하는 필수 작업이었다.

청담동이 큰마음 먹고 방해를 하면, 국가경제지표는 나락으로 떨어진다.

그때 비서실 직원이 조용히 들어와서 비서실장에게 쪽지를 건넸다.

내용을 확인한 비서실장은 안색이 새파랗게 질려서 대통령을 돌아보았다.

"대통령님, 미국에서 비공식 의사타전이 왔습니다. 그런데……."

"무슨 내용입니까?"

"6개월 뒤 종료되는 통화스와프 규모를 10%로 축소해야겠다는 내용입니다."

대통령의 얼굴에 충격이 잠시 스쳤다.

통화스와프는 진짜 목적을 꺼내기 전 가볍게 날리는 견제이자 잽일 것이다.

"진짜 목적이 무엇인 거 같습니까?"

"시기적으로 보면…… 아무래도 청담동에서 미국을 움직인 게 아닐까요?"

진실과는 다르지만, 안보수석은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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