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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갓-1238화 (1,238/1,270)

프랜차이즈 갓 1238화

285장 열도의 여름, 겨울 (8)

신대한국(한)의 건국행사는 동아시아에 큰 충격을 주었다.

중국, 러시아, 일본, 그리고 북한과 한국은 말도 잇지 못할 충격을 받았다.

1조 달러의 건국지원금이라니.

"그러니까 농민 회장님이 중조선의 건국국채를 1조 달러어치만큼 사셨다는 거지?"

"아니. 말 그대로 건국지원금으로 투척한 거. 공짜로 준 거니까 갚을 의무가 전혀 없음."

"미쳤다. 미쳤어."

중국, 러시아, 일본 입장에서도 1조 달러는 어마어마하게 큰돈이었다.

하물며 평안북도와 함경도로 밀려난 김씨왕조 입장에서는 얼마나 배가 아팠겠는가.

북한은 조선중앙TV를 통해 극렬한 뱀의 마음을 드러냈다.

「평양의 반역자 일당은 한민족의 충성스러운 영웅을 홀로 독차지하는 욕심을 마땅히 버려야 할 것이다!」

차마 하수영을 욕하진 못했다.

만약 하수영이 신두 지원을 끊어버리면 북한은 당장 아사자가 쏟아져 나올 판이었으니.

1조 달러의 건국지원금 액수는 중 국, 러시아, 일본의 여론까지 출렁거릴 정도로 충격적인 숫자였다.

하지만 누구보다 한국이 가장 배가 아팠다.

"어떻게 하수영 회장님이 이럴 수가 있단 말인가!"

"대북지원 1조 달러? 하수영은 빨갱이다. 즉시 청담동을 압수수색하라! 검찰은 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가!"

"우리나라도 많이 받긴 했는데, 항모 8척에, 미사일 순양함에, 줌왈트 3척에, 오하이오급 핵잠수함 2척에 F35B 26대에 F35C 300대에 F22 700대에……."

"세종대왕급 이지스함 3척도 추가로 발주해 주셨지."

"근데 그거 싹 다 합쳐봤자 중한에 준 1조 달러의 30%도 채 안 됨."

"와, 그렇게 많아 보였는데 300조도 안 된다고? 갑자기 이거 화가 나려고 하는데?"

"이 미친 새끼들아. 정신 차려. 지금 해군에 퍼주신 것만 300조원 가까이 되는데, 300조도 안 된다고 지금 불만을 품는 거냐?"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픈 법.

특히 1조 달러의 현금은 다수의 국민들에게 너무 뜨겁고 강렬하게와 닿았다.

"솔직히 수영그룹 식량수입 소득세면제만 아니었어도 세금 1조 달러이상은 냈을 거다. 우리나라에서 면세받은 세금을 고스란히 중한에 갖다 바친 거라고. 이게 매국이 아니고 뭐냐?"

"미친놈아, 제발 정신 차려."

"응. 나 어차피 수영그룹하고 관계 없음. 그러니 마음 놓고 까도 돼. "

"너 그러다가 프리덤 영구정지 당한다."

"이런 걸로 영구정지? 그럼 법원에 고소하면 됨."

"아…… 진짜 저지능 미친놈은 답이 없네. 대화가 안 통한다. 안통해."

"응, 반사"

여론조사에서도 건국지원금 쾌척을 달갑지 않게 여기는 분위기가 나타났다.

무려 51%가 1조 달러 지원에 절대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경제전문가들은 애써 수영그룹을 위한 지원사격에 나섰다.

-수영사채가 신대한국에 1조 달러를 수혈했지만, 그 돈이 든 계좌는 수영사채입니다. 수영사채 입장에서 전체 수신액은 전혀 변하지 않은 셈이죠.

-신대한국의 국가토목건설은 전부 프라임건설이 맡아서 진행합니다. 즉 인프라 산업에 쏟아부은 돈은 수영사채 신대한국 계좌에서 프라임건설 계좌로 이동할 뿐입니다.

-신대한국 정부가 무역거래를 할 때 해외로 빠져나가는 돈도 결국은 실물 자산의 형태로 국토에 고정되게 됩니다.

-신대한국은 북한을 막아주는 완충지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적어도 북한의 포격 위협에서는 100% 완전히 벗어났다고 할 수 있습니다.

-1조 달러는 기분내기성 기부가 아닙니다. 한반도의 영구적인 평화를 위한 효율적인 투자입니다.

-당장 증시를 보십시오. 수영그룹의 적극적인 투자로 인해 우리나라가 더 안전해졌다고 느낀 해외 투자 자들의 자금 유입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눈에 보이지 않는 막대한 간접적인 수혜를 입은 셈입니다. 그걸 아셔야 합니다.

그러나 1조 달러에 대한 질투로 눈이 멀어버린 자들의 귀에는 그런 경제전문가들의 말이 전혀 들리지 않았다.

처음부터 거부할 생각으로 가득 찬 이들에게 진실된 팩트란 그리 중요하지 않은 것이다.

자신이 틀렸다는 것을 고스란히 인정하는 것 또한 지능이 높은 자들만의 특권.

수영농장에 대해 처음으로 커다란 반발 여론이 집결하기 시작했다.

***

장효주가 걱정스럽게 물었다.

"걱정 안 돼요? 지금 분위기 장난 아니던데."

"내 돈 내가 쓰고 싶은 곳에 쓰겠다는데 뭘요. 이게 무슨 범죄도 아니고."

"그래도 송금 무효화하라고 시위도 막 일어나고 있고."

"땡볕에서 고생 좀 하라고 놔둬요."

"들리는 말로는 검찰이 은근히 벼르고 있다던데."

"용돈 안 줬다고 삐진 법꾸라지가 무서울 게 뭐가 있어요? 지들도 손 못 댈 거 아니까 은근히 벼르기만 하는 거죠. 짖지도 못하는 개는 그냥 놔두면 됩니다."

하수영은 시종일관 태연했다.

"물론 대통령이나 국회도 수영 씨 함부로 못 건드리는 거 알긴 하는 데, 이렇게 여론이 안 좋으면 딴생각하는 사람들이 나올까 봐서요. 정치하는 사람들 교활하잖아요."

"중한에 1조 달러 준 거 때문에 불만이 좀 생긴 거지, 만약 우리 농장을 공격하자고 하면 여론이 싹 바뀔 겁니다. 전혀 별개의 생각이에요."

"수영 씨는 어쩜 그렇게 천하태평이에요?"

"뿌리 깊은 농부는 작은 바람 따위에 호들갑을 떨지 않는 법이죠. 이런 산들바람은 그냥 즐길 줄 알아야 경석꾼이 될 수 있는 겁니다."

만석꾼 위에 억석꾼, 그 위에 조석꾼, 다시 그 위에 경석꾼.

"근데 중한 헌법 보면 수영 씨가 왕이나 마찬가지라고 하던데, 정말이에요?"

"제가 말 한 마디로 그 어떤 법도 만들 수 있죠."

"그럼 왕 맞네요. 나 왕비 시켜줄 거죠?"

"왜 그러세요. 저부터 당장 왕을 자칭할 생각이 없습니다."

"아무튼 나중에라도 중전은 무조건 내 자리예요. 알았어요?"

***

안드로이드 프리덤은 만들어지는 족족 일본으로 보내졌다.

일본의 대기업들은 점점 더 많은 공장들을 안드로이드 프리덤으로 대체해 나갔다.

공장 규모가 클수록, 첨단산업일수록, 임금이 높을수록 안드로이드 대체 속도가 빨라졌다.

경쟁기업보다 더 많은 안드로이드를, 더 빨리 투입해야 인건비를 줄이고 기업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처음에는 안드로이드 프리덤은 공장 같은 곳에서만 주로 쓰이는 쪽이었다.

그러나 수영치킨이 그런 인식을 바꿔 놓았다.

치킨 매장에서 안드로이드 프리덤들이 바쁘게 오고 가며 일하는 모습은, 일본인들에게 커다란 충격을 선사했다.

"로봇이 치킨을 튀긴다고?"

"맙소사. 우리는 지금 대체 어느 시대에서 살고 있는 거야?"

"드디어 특이점이 온 건가?"

많은 일본인들은 안드로이드 프리덤을 일본 로봇 기업이 만든 거라고 생각했다.

수영농장과 히사타로 그룹은 그런 오해를 굳이 적극적으로 해명하지 않았다.

아쿠네시를 떠난 가맹점주들 역시 프리덤의 메이드 인 코리아인지재팬인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소분한 식재료의 포장을 뜯고, 치킨을 튀기고, 포장을 하고, 매장을 청소하는 등등 안드로이드 프리덤은 하루 종일 쉬지 않고 실수 없이 일을 했다.

제아무리 손님이 몰려들고 주문이 폭주해도 절대로 실수하거나 당황하지 않았다.

모든 업무는 아름다운 알고리즘의 순환처럼 완벽하게 딱딱 맞아떨어져서 굴러갔다.

이에 공장이 아닌,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사업주들도 안드로이드 프리 덤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일본 자동차 대기업들이 공장을 전부 로봇으로 교체했다고 하던데, 과연 직접 보니 그럴 만하네. 사람보다 훨씬 더 일을 잘하잖아?"

"쟤들은 충전도 안 하나? 충전하는 걸 한 번도 못 본 거 같아."

"가만히 서서 일할 때 충전판 같은 거 밟으면서 충전을 하는 게 아닐까?"

"우리 매장에서도 저 로봇들 가져다가 써봤으면 좋겠는데……."

여기저기서 안드로이드 프리덤을 매장에 쓸 수 없느냐는 서비스업사업주들의 문의가 쏟아졌다.

그럴 때마다 토요쿠니 CEO는 정중하게 허리를 숙이고 답변했다.

"현재 안드로이드 프리덤은 최우선적으로 첨단 공장부터 들어가고 있습니다. 수영치킨은 우리 히사타로 그룹의 직할 사업체이고, 또 아쿠네 시를 떠난 주민들의 빠른 정착 지원을 위해서 안드로이드 프리덤을 우선적으로 지원한 겁니다."

우선순위에서 밀린다는 사양에도 불구하고, 안드로이드 프리덤을 써보고 싶다는 사업주들의 요청은 사방에서 쏟아졌다.

심지어 편의점 프랜차이즈 대기업에서도 제안이 들어왔다.

"전부 지원은 바라지도 않습니다. 안드로이드 프리덤 직원만 있는 도심의 대형 매장들을 여럿 세팅하고 싶습니다. 귀사에도 안드로이드 프리덤의 존재를 시민들에게 널리 알리는 홍보 효과가 있을 겁니다."

토요쿠니는 이 제안 역시 당연히 거절을 하려고 했다.

하지만 한국에서 전화가 왔다.

-일부 대형 매장을 홍보용으로 쓰는 것은 괜찮을 거 같습니다.

"안드로이드 프리덤에 굳이 홍보효과가 필요합니까? 편의점에 투입하는 것은 손해라고 생각합니다. 더 고임금 직종에 투입하는 게 낫겠습니다."

토요쿠니는 손해만 보는 게 아닌가 해서 자기 의견을 밝혔지만, 하수영은 쾌활하게 밀어붙였다.

-괜찮습니다. 그냥 진행하지요. 아, 대신에 앞으로는 인건비를 깎지 않을 겁니다.

이미 안드로이드 프리덤의 효능은 입증했다.

기업이나 사업주 입장에서는 예전과 동일한 인건비를 지불하더라도안드로이드 프리덤을 직원으로 쓰는 게 훨씬 낫다.

업무상 실수와 효율, 속도에서 인간 직원과는 비교가 안 되게 월등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도심의 대형 편의점 매장에 차례차례 안드로이드 프리덤이 도입되기 시작했다.

일본인들은 이제 일정 기준 이상의 대형 편의점에서 안드로이드 프리덤직원들을 손쉽게 볼 수 있었다.

안드로이드가 상당수의 일자리를 대체했다는 것을 몰랐던 일반인들은 깜짝 놀라고, 또 신기하게 여겼다.

"우와, 우리 일본의 로봇 기술이 언제 이렇게 놀랍도록 발전했지?"

"역시 일본의 로봇 공학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정말 자랑스럽다."

"내 섹스로이드도 그럼 조만간 구매할 수 있는 거겠지?"

설문조사를 하면 일본인의 90%이상은 안드로이드 프리덤을 일본 제품이라고 생각한다는 대답을 내놓았다.

안드로이드 프리덤의 일본어가 매우 유창했기에, 한국에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전혀 짐작조차 하지 못했다.

대형 편의점 위주로 안드로이드 프리덤을 뿌린 것은, 일반 일본 국민들이 안드로이드에 관해 긍정적인 인식을 품게 되는 결과를 낳았다.

일본 소비자들은 편의점에서 언제나 친절하게 웃는 이모티콘 표정으로 맞아주고, 또 아무리 귀찮은 질문도 세세하게 대답해 주는 태도에 감동을 받았다.

"안드로이드 진짜 좋다. 게으르지도 않고 항상 친절해."

"편의점 말고 다른 서비스 업종에서도 안드로이드를 썼으면 좋겠는데."

"백화점이나 대형 마트에서도 사람 대신 안드로이드를 쓰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안드로이드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 축적은, 향후 불어난 실직자들의 울분과 좌절을 무능한 이들의 생떼라고 몰아갈 동력원이 되어줄 것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실직자는 계속해서 늘어갔고, 대기업과 사업주들은 늘어나는 생산성에 크게 환호했다.

일본인들이 느끼는 계절은 그렇게 점점 극단적인 양극화로 갈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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