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프랜차이즈 갓-1214화 (1,214/1,270)

프랜차이즈 갓 1214화

281 장 게임 in 화성 (4)

최태웅은 다른 유저들이 올린 게임플레이 영상도 열심히 찾아봤다.

우주에서 괴물들을 상대로 함대전을 펼치는 유저도 있었고, 행성 전체가 용암이 들끓는 곳에서 활동하는 유저도 있었다.

특이하게 기억에 남은 것은 온통 바다로만 이뤄진 행성이었다.

공기층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 데다가 행성 가장 바깥쪽이 두께 수십㎞의 얼음으로 뒤덮인 행성에서 게임하는 플레이어도 있었다.

"이건 꼭 목성 위성 유로파 같네. 얼음으로 덮인 행성이라니. 멋지다. 낭만 넘치네."

최태웅은 부러운 마음이 들어서 게임 영상에 댓글을 달았다.

-와, 함대전 하면 진짜 멋지겠네요. 부럽습니다. 제가 꿈꾸던 낭만인데.

ㄴ함대전은 무슨 개소리임?

ㄴ팜알못이네 플레이어들끼리 싸울 여유 같은 건 없음

ㄴ말하는 꼬라지 보니까 팜버스 아직 깔아보지도 않은 놈임

ㄴ한국에서 수영좌가 출시한 게임을 이틀 동안 설치 안 한 닝겐은 뭐다?

ㄴㄴoo 안티하수영, 굶겨 죽여야 함.

ㄴㅋㅋㅋㅋ 함대전 함대저언? 유저들끼리 힘을 모아서 괴수 디펜스해도 부족할 판에 함대저어언?

"이게 뭔소리야?"

최태웅은 어이가 없어서 다른 영상과 공략글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보이는 글들은 대부분 같이 힘을 합칠 동료들을 구하는 내용이었다.

-스타팅 포인트 메르슈켄 행성으로 잡히시면 곧바로 연락주세요. ID HOXXY*****31

-솜므 소행성대 시작하신 분들 찾습니다. 지금 761 명 모여 있어요. 혼자서는 힘드니까 우리 무조건 뭉쳐야 돼요.

-시작하자마자 웬 배 안인데 갑판으로 나가는 길을 찾겠어요. 어떡해야 되죠?

ㄴ프리덤한테 물어보면 웬만한 건설명해 줄 텐데?

ㄴㄴ그럼 게임이 너무 쉬워져서 재미없을 거 같아서 웬만하면 사람들한테서 정보 얻으려구요.

ㄴ님 그거 수상함이 아니고 잠수함이에요.

ㄴㄴ아, 잠수함이에요? ㄱㅅ 근데 무슨 잠수함이 이렇게 내부가 넓어요? 항공모함보다 더 큰 거 같은데요?

ㄴㄴ현재까지 알려진 스타팅 잠수함 중에서 가장 작은 게 전장 12km에 폭 5㎞ 정도 할 거니까, 님도 최소 그 이상이라고 보시면 될 듯

ㄴㅁㅊㄷㅋㅋㅋㅋ 뭔 잠수함이 이렇게 큼?

팜버스는 자체적으로 게임 플레이 영상을 업로드할 수 있는 내부 포털을 제공했다.

녹화부터 편집, 업로드까지 말 한 마디면 끝날 정도로 간단하고 깔끔 했기에, 대부분의 유저들은 팜버스포털에 업로드를 했다.

쿠글의 UCC포털에 있는 동영상은 반드시 팜버스 포털에 올라와 있지만, 팜버스에 올라온 영상이 쿠글에 없는 경우는 비일비재했다.

때문에 팜버스 유저들은 쿠글보다는 팜버스 포털에서 주로 영상과 정보를 공유하고, 소통을 했다.

-님들, 캐릭터 몇 개 만드는 게 나음?

-캐릭터 1개면 충분함. 그 이상 필요 없음. 그 돈 아껴서 차라리 장비에 투자하셈.

"장비? 무슨 장비? 와, 시발. 이게 다 뭐야? 개쩌네. 나도 하전 입자포갖고 싶다."

-황금매 페이즈에서 망해서 전선 쫙 밀렸습니다ㅜㅜ 도와주세요.

-황금매 전투 쉽게 하려면 전함에 전자전 장비 달아야 됨. '유지웅의 채프' 추천함. 이게 황금매의 시각을 마비시켜서 안전하게 원거리 포격으로 잡을 수 있음.

-맞음 황금매는 내 전함이 어디에 있는지 몰라서 그냥 처맞다가 뒤지기만 함. '유지웅의 채프' 꼭 장착하셈.

ㄴㄱㅅㄱㅅㅠㅠㅠ 유지웅의 채프장착해서 다시 도전해 볼게요.

다른 유저들 게임 영상을 찾아보면 찾아볼수록 최태웅은 어이가 없었다.

"뭐야? 프리덤, 나 지금 같은 게임하고 있는 거 맞아?"

「물론입니다.」

"단일서버라서 다른 유저들하고 만날 수 있는 것도 맞고?"

「당연하죠.」

"근데 왜 서로 다른 게임을 하는 느낌이지?"

「후후후, 팜버스 월드는 그만큼 방대하니까요. 지금 수준으로서는 최태웅 님은 다른 유저들을 만날 수 없습니다.」

"야, 이거 PK도 가능하다며? 그럼 저 유저들이 전함 끌고 나한테 쳐들어오면 난 뭐 그냥 삽이나 들고 맞서다가 죽으라는 거야?"

「그렇게 밸런스 엉망으로 설계된 게임은 아니니 안심하십시오.」

-아바타 캐릭터 하나 더 만들었는데 이거 뭐임?

ㄴㅋㅋㅋ 돈 버렸네. 아바타 캐릭터는 그냥 날 나타내는 상징적인 거라서 1개만 있어도 됨.

ㄴ일꾼 고용하는 거 아까워서 하나 더 만들었는데 이게 뭐야 ㅅㅂ

ㄴ그냥 일꾼 필요할 때마다 고용해서 쓰고 일 끝나면 해고하는 게 나음. 아바타 캐릭터는 먹고 자고 하는 유지비 들어서 손해임. 일꾼보다 일도 못함.

ㄴ돈만 버렸네 ㅅㅂ

팜버스는 오픈일 최대동시접속 5억명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팜버스의 가장 큰 장점은 플래폼의 제한이 없다는 것이었다.

윈드밀 PC 유저도, 래플컴퓨터 유저도, 각종 콘솔과 모바일 유저도 기종에 상관없이 앱만 설치하면 누구든지 접속이 가능했다.

하수영이 100명을 상대로 약속한 화성산 감자를 얻기 위해 설치한 플레이어들도 있지만, 게임 그 자체에 매력을 느껴서 즐기는 플레이어들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런 게임이 월이용료 겨우 5달러면 진짜 엄청난 가격인데?

-한 시간 플레이하고 일 년 치바로 끊었다. 내가 이제야 진정한 인생 게임을 찾았다.

-NPC들이 다들 하나같이 살아 있는 거 같아서 너무 좋다. 게임이 아니라 정말 다른 세상에 출현한 용사가 된 기분이다.

-난 마법보다는 과학이 더 좋은데 ㅠㅠ 왜 스타팅 포인트가 판타지 세계야;;;

-난 아무리 봐도 고대 씨족 사회에 떨어진 거 같은데;;;;

ㄴ헐 고대 씨족 사회? 개부럽 ㅠㅠ

ㄴ거기 농사짓기 편하지 않음?

ㄴ편하긴 개뿔 ㅋㅋㅋ 수렵과 채집으로 겨우겨우 연명하고 있음. 뭐 한 번 심어보기도 했는데 뭐가 문제인지 그냥 말라 죽어버림ㅋㅋㅋ 오늘도 식량 부족으로 내가 이끄는 부족민 10명이 굶어 죽음ㅅㅂ

ㄴ누구는 우주전함이고 누구는 판타지 세계에서 용 잡으러 다니고…… 이거 세계관이 왜 이렇게 뒤죽박죽임? 나중에 어떻게 밸런스 맞추려고?

ㄴ나 판타지 세상에서 왕으로 시작하는 중인데 신하 NPC들한테 벼농사 지으라고 명령하니까 그건 전설로만 전해져 내려오는 신의 작물이래 ㅋㅋㅋㅋㅋㅋ

ㄴ밀, 감자도 마찬가지임 ㅋㅋㅋ 그런 거 구경도 할 수 없음

ㄴ겨우 순무 찾았는데 내가 아는 그 순무가 아님. 무슨 만드라고라처럼 생겼어 ㅅㅂ 이거 초식 몬스터 주식이라 인간이나 가축은 먹으면 바로 즉사한다고 함

-농사는 무슨. 그냥 다 때려치우고 몬스터 디펜스나 즐기면서 이 척박한 행성을 개척해야겠다. ㅎㅎ

-농사짓는 게임이라고 해서 기대 했는데 농사를 뭐 어디서부터 어떻게 지어야 하는지도 모르겠네.

최태웅은 의아했다.

"뭐야? 농사짓고 있는 게 나밖에 없어?"

아무리 뒤져봐도 농사를 짓는다는 유저는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뿌듯하다거나 자랑하고픈마음이 들진 않았다.

기껏해야 가로세로 10미터밖에 안되는 작은 텃밭에 삽, 호미, 곡괭이 같은 초라한 농기구가 전부 아닌가.

전장 수십km짜리 우주전함 함대를 이끌고 다니며 차원의 균열에서 쏟아지는 우주 괴수들을 상대로 초월적 레이드를 벌이는 사람들 앞에서 쪽팔려서 이야기를 꺼낼 수가 없었다.

"그냥 때려칠까?"

잠시 그런 생각도 해봤지만, 곧 접었다.

"원수님의 은혜를 입은 몸으로서 그럴 순 없지. 뭐, 풍경 즐기는 재미는 쏠쏠하니까 전원 생활한다는 기분으로 즐기면 되겠네."

게다가 게임은 로그아웃이란 개념이 없었다.

아바타 캐릭터는 그냥 자신을 나타내는 상징일 뿐이었고, 게임의 주된 기반은 농장이었다.

게임에서 로그아웃을 해도 아바타와 고용 일꾼은 계속 농장을 관리하고, 또 그 안에서 시간도 계속해서 흘러간다.

틈틈이 폰으로 접속해서 게임 진행상태를 확인하고, 이런저런 선택을 하거나 명령을 내리면 되었다.

「주인님, VR모드를 위한 고글형 디스플레이 장치가 도착했습니다. 사은품입니다.」

"사은품?"

「네, 이걸로 한 번 팜버스에 들어가 보시죠.」

VR고글을 쓴 최태웅은 곧바로 팜버스 안으로 들어갔고, 그제야 처음으로 자신의 농장을 똑똑히 볼 수 있었다.

"우와……."

8K 해상도 VR고글이라고 하지만, 현실에 비해서는 해상도가 많이 낮았다.

하지만 그 낮은 해상도가 전혀 문제되지 않을 정도로, 모든 것이 실제처럼 리얼했다.

노랗게 익은 곡식은 몇 가지의 곡식 그래픽을 복사 붙여넣기로 반복한 게 아니라, 정말 현실의 논을 그대로 가져온 것처럼 다양한 움직임을 보이며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이거 해상도만 좀 더 높이면 진짜 풍경하고 구분이 안 되겠다. 청담스코프에 연동해서 하면 아주 죽이겠는데?"

「청담 스코프에서 실제로 유료 서비스로 그 기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월 10만 달러만 내면 됩니다.」

"켁. 월 10만 달러? 대체 그런 이용요금을 누가 낼 수 있다고…… 아, 맞다. 청담 스코프가 1,500억이 넘었지, 참."

청담스코프를 구매한 사람들에게는 월 10만 달러의 이용요금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최태웅은 VR고글, PC, 모바일 등을 통해 계속해서 팜버스를 즐겼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 VR고글을 쓰고 게임에 접속해서 자연 풍경을 구경하면, 그처럼 마음이 편안할 수가 없었다.

화성 탐사를 출발한 우주비행사들도 매일 팜버스를 플레이하며 세상과 소통을 하고 있었고, 덕분에 팜버스의 유저는 하루가 다르게 불어나고 있었다.

최태웅은 간간이 다른 게이머들의상황을 살펴보았지만, 자신처럼 농사나 짓고 있는 게이머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

대부분 우주함대 사령관, 판타지 세계의 군주, 우주 괴수에 맞서 은하계를 지키는 거대 로봇의 파일럿같은 멋진 직업들을 갖고 있었다.

하다못해 고대 부족사회에서 시작한 게이머들도 최소 10만 명 이상의 부족원들을 거느린 부족의 절대적인 추장이었다.

"나만 팜질하고 있는데, 다들 유니버스 게임을 신나게 즐기네. 쫌 부럽다. 이거 탈퇴하고 다시 하면 나도 저 사람들처럼 스타팅 포인트 바꿀수 있냐?"

「물론입니다. 하지만 재가입을 위해서는 24시간의 딜레이가 필요합니다. 무분별한 초기랜덤행운만 노리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입니다. 아무래도 게임에 대한 흥미를 떨어뜨리기 때문이죠.」

"뭐가 됐든 지금보단 더 신날 거 같은데."

「추천하진 않습니다. 어쨌든 유니크하시지 않습니까? 그냥 조금만 더 참고 해보시죠. 어차피 나중에 돈모으면 최태웅 님도 우주전함은 살수 있습니다.」

"우주전함 있어 봤자 여기서는 별로 쓸모없을 거 같은데."

팜버스에는 '팜수치' 라는 게 있었다.

농산물을 재배해서 판매할 때마다 축적되는, 경험치의 일종이었다.

팜수치는 팜버스의 화폐단위인 HA와 동일한 수치만큼 쌓인다.

농산물을 1천만HA만큼 팔면 팔수치도 똑같이 1천만이 쌓이는 식이다.

농기구나 종자를 사거나 인건비로 HA를 지출해도 팜수치는 그대로였다.

최태웅은 이 수치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ㅠㅠㅠ 우주 괴수들 드디어 다 때려잡고 균열도 이제 닫았다. 만세다, 만세.

ㄴㅊㅋㅊㅋ

ㄴ이제야 내 행성들을 좀 개발을 해볼 수 있겠네. 괴수들 때려잡느라고 뭘 어떻게 제대로 해보지도 못함.

최태웅은 가끔씩 다른 플레이를 구경하며 부럽다는 마음이 들었지만, 이제 댓글을 달지는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새로운 시스템 메시지가 나타났다.

<팜수치 10억을 달성하여 프라임팜 이용권한이 개방됩니다.>

<지금 즉시 프라임팜을 방문하시고 판매하는 아이템들을 확인해 보세요.>

"이게 뭐지?"

「축하합니다. 드디어 프라임팜 이용권한을 얻으셨네요. 얼른 프라임팜 상점을 열어 보시죠.」

프라임팜 상점은 장소나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시스템 기능을 이용해서 즉시 열어 볼 수 있었다.

프라임팜을 열자 판매하는 아이템들이 수도 없이 나타났다.

대부분은 ?로 표시되어서 확인불가상태였지만, 품목과 가격을 확인할 수 있는 아이템도 수백 가지가 훨씬 넘었다.

"뭐야? 참다랑어? 참돔 우럭? 광어? 쏘가리? 돌돔? 이것들 사서 어디에 쓰는데?"

「아이템을 사용하면 실제 생물을 현실 주소로 배송받아서 먹을 수 있습니다. 또는 다른 유저에게 아이템을 팔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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