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갓 1212화
281 장 게임 in 화성 (2)
역사적인 날이 드디어 다가왔다.
화성유인탐사단이 모든 준비를 마치고, 지구를 출발할 날이 다가온 것이다.
-디스커버리,아틀란티스, 엔데버, 그리고 중국의 유인우주선 선저우 16호를 개조해서 만든 청담 2호가 곧 발사 카운트다운을 시작합니다.
-인류의 역사에 길이 남을 중요한 순간입니다. 시청자 여러분, 절대로 채널을 돌리지 마십시오.
-온 지구의 시선이 지금 나로우주 센터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감격의 순간입니다.
한국에서 로켓이나 위성 발사 같은 것은 보통 보는 사람들만 본다. 일반 대중, 특히 젊고 어린 층은 관심이 별로 없다.
하지만 달 탐사 이후 대중의 분위기는 달라졌다.
우주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이제는 한국이 우주 최강국이라는 것을 안다.
달에 호텔을 만들고, 거액의 관광장사를 정기적으로 하는 나라는 한국뿐이었으니까.
국가 지원은 전혀 받지 않고 민간 기업이 100% 자기 힘만으로 이뤄낸 것이지만, 어쨌든 태극기를 휘날리고 있지 않은가.
-지금 자랑스러운 우주비행사들이 발사장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전부 한국인으로만 구성된 화성탐사단입니다.
-미국인 우주비행사들도 충분히 참석할 수 있었을 텐데, 어떻게 된 영문일까요?
-미국이 이번 발사에 제공한 도움을 보면 충분히 합류를 할 만했습니다. 하지만 수영그룹에서는 최초의 화성 탐사에 한국인의 족적만 남기고 싶어 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 스타트는 한국이 독차지하고, 미국은 그 이후에 참가하라는 뜻이군요.
-그렇습니다. 아! 지금 하수영 우주비행사의 모습이 보이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을 전 세계에 길이 빛낸 자랑스러운 한국인입니다!
UCC포털 개인 채널, 하수영TV에서도 하수영의 1인칭 시점에서 발사의 순간을 방송하고 있었다.
현재 실시간 시청자 수는 무려 5억명.
인류 최초의 화성유인탐사와 하수영이란 이름이 결합한 시너지는 어마어마했다.
패자인 쿠글에서는 하수영의 요청에 따라, 하수영 채널에서는 후원금시스템 '울트라챗'의 금액 상한선을 무한으로 풀어놓았다.
정확히는 50만 원까지는 기존의상한 등급 제도를 따르지만, 10억원 이상부터는 제한을 전혀 두지 않은 것이다.
한 번에 10억 원 이상의 후원금을 지를 수 있는 대부호들은 금전적으로 보호해 줄 필요가 없으니.
-10만 원, 50만 원 가지고는 진짜 어림도 없네 ㄷㄷㄷ
-ㅋㅋㅋ 지금 10억 원씩 실시간으로 터지고 있는 거임? 장난 아니다…….
-지금까지 1,250억 원짜리 청담스코프 서비스 받은 부호들만 구백명이 넘는다. 그 부자들이 한 번씩만 후원해도 구백 번 이상인데ㄷㄷㄷ
-우리나라 재벌들도 안 할 수가 없을 듯. 나중에 청담수영병원 입원할 거 생각하면.
-최소 대부호들 수천 명은 한 번 이상씩 후원할 거라고 봐야 한다.
-중동 왕족들이 설마 쩨쩨하게 한번씩만 후원하고 말겠냐? 적어도 10번 이상은 해줄 듯.
-울트라챗 한 번으로 화성 탐사비용 본전은 뽑고도 남는 거 아님?
-그래도 수영좌 쿠글 UCC 사이트는 안 뺏었네. 난 당연히 뺏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우리 수영 형님은 받은 것만 돌려주신다. 이자를 좀 쎄게 붙이실 뿐이지.
우주왕복선 3대는 내부, 외부 개조를 모두 마치고 탐사 적합 판정까지 받았다.
2대는 화성에서 사용할 탐사 장비등 여러 물자를 싣는 화물용, 그리고 1대는 비상 거주용이다.
우주비행사들의 주 거주선인 청담 2호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한 일종의 보험이다.
-설마 문제 생기지 않겠지? 청담 2호가 중국 우주선 개조해서 만든 거라 너무 불안하다.
-어련히 꼼꼼히 점검했을까? 그냥 마음 편히 지켜보기만 하면 된다.
-금속 내구성 같은 건 제대로 테스트하기도 그렇고, 중국이 밝힌 제원정보만 믿고 가는 수밖에 없잖아.
-로한 교수님은 다 생각이 있으시다. 우매한 우리가 그분의 속을 들여다보려고 해선 안 된다.
-수영 형님이 직접 타시는 우주선이니까 문제는 전혀 없을 듯.
-근데 원래는 청담 1호도 같이 가기로 하지 않았냐? 그리고 지금 한창 만들고 있다는 유인우주선은 왜 이번에 안 가는데?
-청담 1호는 달 관광으로 돈 벌어야지.
-아, 맞다.
-그리고 새로 만드는 우주선은 완성되려면 아직 멀었다. 그래서 급한 대로 중국에서 받아온 선저우 16호를 개조해서 청담 2호로 만든 거잖아.
-아쉽네. 결국 완전한 우리나라 완제품으로 화성 탐사를 가는 게 아니구나.
-입집명 연료 탱크하고 핵융합 추진 로켓이 전체의 99.9999%인데 무슨 개소리를 하고 있어. 껍질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다.
-맞다. 핵융합 로켓하고 연료 탱크가 우주선의 알파요, 오메가다. 나머지는 그냥 쩌리 시설일 뿐임.
-울트라챗 벌써 2조 원 넘었다. 진짜 이러다가 울트라챗으로 10조 원찍는 거 아닐까?
-다시는, 영원히 깨지지 않을 신기록이네. 아주 후덜덜하다…….
우주비행사들은 모두 청담 2호에 올라탔다.
안드로이드 프리덤은 3대의 우주왕복선에 올라 파일럿 위치에 자리를 잡았다.
청담 2호에도 안드로이드 프리덤이 탑승했지만, 조종간은 하영이 직접 잡았다.
화성 유인 탐사 최초 조종의 타이틀은 당연히 기계 따위에 양보할 수 없는 것이다.
"발사 카운트합니다. 3, 2, 1, 발사."
하수영은 점화 버튼을 눌렀고, 플라즈마화된 수소 기체가 고속으로 뿜어지며 우주선을 천천히 상승시키기 시작했다.
무인 발사와는 달리 유인 발사이므로 중력가속도를 적절한 수준으로 조절하지 않으면, 다른 파일럿들이 견디질 못한다.
-시청자, 여러분. 보고 계십니까? 4대의 화성탐사단이 힘차게 우주를 향해 쇄도하고 있습니다!
-어, 왜 우주선끼리 속도 차이가 심하게 나는 것일까요? 다른 3대는 벌써 시야 밖으로 사라져서 보이지 않습니다.
-그건 청담 2호가 유인선이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파일럿들이 견딜 수 있는 수준의 적절한 가속력을 유지해 줘야 합니다.
-아, 그런 이유에서였군요.
-무인우주선은 먼저 화성에 도착해서 싣고 간 장비들을 일찍 풀어놓게 될 겁니다. 장비들이 완전하게 하역되고 펼쳐진 걸 확인한 후 비로소 우주비행사들이 내리게 되는 거 죠.
-안전을 위한 결정이군요.
-그렇습니다. 그리고 우주선들은 곧바로 화성으로 가지 않고, 달 표면을 거친 후에 화성으로 향할 것이라고 합니다.
-하하, 화성에 다녀온다고 달에도 인사를 하고 나아가는군요.
-연료 제약이 사라진 입집명 탱크가 아니었으면 불가능한 일정이죠. 재래식 화학로켓은 한 번 발사할 때마다 전체 중량의 90% 이상 가는 연료를 싣고 상승해야 했거든요.
시청자들이 보는 화면은 잠시 달에 위치한 호텔과 구경을 위해 투명 챔버로 나온 달 관광객들의 모습이 나타났다.
그들도 자신들의 모습이 지구 시청자들에게 뿌려지는 걸 확인하고는, 보라는 듯이 반갑게 손을 흔들어 보였다.
-화성탐사선단이 달 인사 후 화성으로 향한다는 것은 델루나에서 이미 예전부터 홍보를 했는데요. 그래서 이번 호텔 티켓 경쟁력에 엄청난 프리미엄이 붙었다고 합니다.
-부호들이 엄청나게 탐을 냈겠는데요.
-그렇습니다. 달 호텔에서 와인 한 잔을 즐기며 가까이 스치듯이 날아가는 우주선들에 인사하는 것은 흔치 않은 경험이죠. 심지어 그 우주 선단이 인류 최초로 화성에 가는 우주선 아닙니까?
-정말 돈 주고도 누리지 못할 귀중한 경험이로군요.
-인류의 우주 진출 역사에 남겨질, 영원불멸한 기록이죠.
3대의 무인 우주왕복선들이 먼저 차례차례 달 표면을 스치고 지나갔다.
달 호텔에는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달 중력에 끌려 내려가지 않고 관광객들이 최대한 자세히 볼 수 있는 위치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달 중력권을 탈출했다.
-달 인사는 비단 상징적인 의미만 있는 게 아닙니다. 화성 착륙을 대비해서 미리 예행연습을 한 번 한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아, 그런 의미도 있었군요.
-네. 모든 계산은 완벽하다고 하지만 어쨌든 미지의 영역을 개척하는거 아닙니까? 연습은 할 수 있을 때 많이 해두는 것이 좋지요.
우주비행사들이 탄 청담 2호는 무인 왕복선만큼 가까이 내려오지 않았다.
우주비행사들의 신체에 가해질 중력 부담 때문이다.
무인 왕복선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관광객들이 핵융합 로켓의 불꽃을 볼 수 있을 만큼 고도를 낮춘후, 다시 중력권을 탈출했다.
그리고 청담 2호에서 통신이 들어왔다.
-여기는 청담 2호 메인 파일럿, 하수영이다. 안녕, 지구. 안녕, 달. 우리는 이제부터 화성으로 갑니다.
그 순간 전 세계에서 일제히 뜨거운 함성과 박수가 터져 나왔고, 외신들은 앞을 다투어 군중의 열정적인 환호를 내보냈다.
곳곳에서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자기 일처럼 기뻐하는 사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울트라챗 개빵빵 터진다ㅠㅠㅠㅠㅠㅠ
-9조 원 돌파ㄷㄷㄷㄷ 아니, 아랍형님들 막판 스퍼트 무시무시하게 올리시네
-와우, 10억도 아니고 100억 단위로 터진다ㄷㄷㄷ
-수십조, 수백조 원씩 가지신 아랍왕족한테 100억은 돈도 아님 ㅅㄱ
그때 하수영으로부터 지구로 다시 통신 메시지가 들어왔다.
이번에는 방송국 채널을 거치지 않은, UCC포털 개인방송 채널만을 통해서였다.
「안녕하십니까, 시청자 여러분. 하수영입니다.」
-앗! 충성충성!
-회장님! ^^!
-일동, 차렷! 경례!
「지금 화성으로 가는 중인데요. 적어도 갔다 오는 데 한두 달은 걸릴 거잖아요? 그리고 이제는 자동항해이기 때문에 우주비행사들이 사실 할 게 딱히 없습니다. 우주에서 지루한 시간을 보내야 하죠.」
-형님, 밑밥은 그만 까시고 빨리 속 시원하게 털어놔 주세요.
-진짜 화성 탐사를 기념하는 프리덤폰 한정판을 출시하는 건가요?
-총알 마련해 뒀읍니다. 빨리 출시만 해주시죠. 오늘 나오는 거 맞죠?
5억 명이 넘는 시청자들이 죄다 한마디씩 하는 바람에 채팅창은 난리도 아니었다.
미리 채팅 채널을 멀티그룹으로 나눠놓았음에도 채팅 글자 올라가는 스크롤 속도가 엄청났다.
「오늘은 우리 수영농장으로서도 참 영광스러운 날입니다. 작은 텃밭에서 송이버섯을 키우는 것으로 시작했던 농장이 어느덧 전 세계 시장을 바라보는 것으로 만족하지 않고, 화성에까지 농장을 지으려 하고 있습니다.」
-빌드업이 짧으신 걸 보니 진짜 엄청 큰 거 터뜨리시려나 보다.
「멧 데이먼 보고 있나요? 당신은 영화에서 화성을 정복했지만 전현실에서 화성을 정복할 겁니다. 화성표 감자를 많이 가져갈 테니, 당신이 제일 먼저 받아줬으면 좋겠어요.」
-이게 짧은 거임? ㄹㅇ??
-빨리 본론 좀요ㅠㅠㅠㅠ
「그리고 감자는 화성에서만 심을게 아니라, 화성에 가는 동안에도 심을 겁니다. 감자뿐만 아니라 온갖 농작물을 심고, 재배하고, 수확해서 내다 팔 거예요. 저뿐만 아니라 우리 우주비행사 전원이 말입니다.」
-우주선 안에 실내 농장 시설도 있음? 공간 부족해서 그런 건 못넣었을 텐데?
「자, 소개합니다. 그 무엇이든지 재배하고 수확할 수 있는 세계 최고의 농장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 팜버스입니다!」
-뭐야? 게임이었어?
-농장 운영 게임 낸다는 말 있던데, 진짜 농장 게임이구나.
「런칭 행사로 한 달 동안 가장 많은 진행을 한 게이머 100명을 대상으로 화성산 하수영표 감자를 선물해 드립니다. 이베이 경매 내놓으면 얼마에 팔릴지는 잘 알죠?」
-당장 설치하러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