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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갓-1204화 (1,204/1,270)

프랜차이즈 갓 1204화

279 장 인앱결제 투쟁 (4)

프리덤앱을 처음 써본 유럽인들은 커다란 충격을 받았다.

인공지능이 사람 이상으로 말이 잘통하고, 뭐든지 알아서 척척 해준 덕분이다.

학습 지능이 떨어지는 사람들은 인공지능이 아니라 정말 사람과 대화하는 게 아닌가 하고 착각을 하기도 했다.

"근데 넌 왜 남자냐? 여자는 없는 거냐?"

「저는 남성 여성이라는 성별 개념이 없습니다. 그저 인공지능일 뿐입니다.」

"근데 네 목소리는 남자아이에 가까운데?"

「저의 창조주가 저의 음성을 이렇게 설정했기 때문이지, 저는 무성입니다.」

"남자 프리덤만 팔지 말고 여자 프리덤도 팔아달라고 그래! 성차별을 하는 거냐!"

「다시 말씀드리지만 저는 무성입니다. 목소리는 그저 창조주의 개인적인 선호도를 따랐을 뿐입니다.」

프리덤은 유저가 아무리 억지를 부려도 화나 짜증을 내지 않고 친절하게 대했다.

그 어떤 욕을 해도 프리덤은 그에 대한 반응을 하지 않았다.

욕에 대한 분노도 감정이 있어야 하는 법이니.

무료 프로모션 기간이 끝나고, 99% 이상의 사용자들이 유료 구독자로 넘어왔다.

한 번 만끽해 편리함은 매달 수십 유로를 기꺼이 지불하게끔 동기를 부여했다.

물론 유럽에서도 변하지 않은 철칙은 있었다.

「저는 종교, 정치, 역사적 해석에 관한 질문은 대답하지 않습니다. 분쟁의 우려가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야, 내가 지금 그런 걸 물었냐? 널 만든 사람이 개신교인지 천주교인지 그걸 물어본 거뿐이잖아. 빨리 말해. 널 만든 사람의 종교가 뭐야?"

「그 질문에는 답변할 수 없습니다.」

사용자가 아무리 짜증이나 화를 내도 금지 질문에는 일절 대답을 하지 않았다.

어쨌거나 프리덤은 유럽 사용자들의 일상생활 편의성을 극도로 높였다.

일상생활에서 필요로 하는 의문은 질문만 던지면 그 자리에서 뚝딱 답변이 나오고, 인터넷으로 처리해야 하는 것은 알아서 대신 해결을 해주니, 문명기기에 어두운 노인들은 프리덤을 자식처럼 애지중지 여겼다.

래플과 쿠글은 경악해서 자사 단말기 펌웨어 패치를 통해 프리덤앱을 배척하려는 시도를 했다.

하지만 프리덤은 모든 연산이 중앙서버에서 이뤄지고, 단말기에서는 그냥 단순한 입출력 작업만 이뤄지는 방식이었다.

석연찮은 이유로 하루아침에 프리 덤앱을 사용하지 못하게 되자 시민들이 들고일어났고, 유럽집행위원까지 움직이게 되었다.

결국 래플과 쿠글은 시정조치라는 철퇴를 맞고, 프리덤앱에 대한 제지를 풀어야만 했다.

이로 인해 시민들이 래플과 쿠글에 대한 의구심을 품기 시작했다.

그러나 진정한 철퇴는 따로 있었으니…….

***

"이것 봐라? 정정당당하게 싸워주겠다고 내가 반도체 공격까지 봉인 했는데, 이런 식으로 치졸하게 나온 다 이거지?"

「주인님, 반도체 공격은 파괴력이 너무 큽니다. 전 세계 경제가 붕괴할 수도 있고, 그리되면 우리 농장의 매출도 잇따라 줄어듭니다.」

"좋아. 그럼 반도체 공격은 됐고, 앱 개발사들 다 불러모아. 프리덤스토어에서 서비스한다고 해."

「알겠습니다.」

프리덤 스토어에서 마침내 칼을 빼들었다.

1차 타켓은 쿠글 스토어였다.

무료앱, 유료앱을 가리지 않고 앱등록을 받겠다고 한 것이다.

범죄성이나 불법성을 포함하지 않은 앱이라면 그 어떤 것이든지 프리덤 스토어에 등록해서 판매할 수 있게 해주었다.

래플 스토어가 일단 빠진 것은, 래플폰은 앱마켓을 통하지 않으면 앱설치 자체가 불가능하게 막혀 있기 때문이었다.

탈옥이라도 하지 않는 이상은 말이다.

-프리덤 스토어는 타사 앱마켓과 달리 아주 공정하게 운영합니다.

-실물상품 거래 수수료는 앞으로도 영구적으로 부과하지 않습니다.

-디지털 재화 거래 수수료는 1%로 고정하며, 비율을 더 올리지 않습니다.

-수수료는 1%와 월 100달러, 이중 더 적은 금액을 부과합니다.

10~30%에 달하는 쿠글의 수수료.

1%와 월 100달러 중 적은 금액의 수수료.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앱 개발사에 호의적인 정책이었기에, 안드로이드앱 개발사들은 너도나도 프리덤 스토어에 앱을 등록했다.

프리덤 스토어는 국가별 구분을 두지 않고 통합해서 운영을 했다.

사용자의 접속 지역에 따라 자동으로 국가가 설정되며, 원하는 언어는 사용자 마음대로 설정할 수가 있었다.

완벽한 통번역 시스템을 제공하기 때문에, 프리덤 스토어에서는 언어의 장벽이라는 게 전혀 존재하지 않았다.

기존 쿠글 스토어에서 많은 앱을 다운받아 사용하는 사용자들은 번거로운 생태계 이전 절차를 벌일 필요도 없었다.

프리덤앱을 다운받아서 실행하기만 하면 되니까.

-현재 사용하시는 모든 앱을 쿠글스토어에서 프리덤 스토어로 등록변경을 하시겠습니까? 그렇게 하시면 디지털 재화 수수료는 1%로 변경됩니다.

"그렇게 해줘. 네가 알아서 전부 싹다."

-알겠습니다. 단말기가 잠시 성능이 느려질 수 있습니다. 작업 종료전까지 따로 표시는 하지 않겠습니다.

이렇게 되자 래플 유저들이 난리가 났다.

"아니, 왜 우리는 안 해줘? 래플폰유저라고 지금 안드폰 유저와 차별하는 거야?"

-최고관리자 권한을 탈취하지 않는 이상은 타사 스토어 이용이 불가능합니다.

"그거 네가 뚫어주면 안 되냐? 수수료 내기 너무 아까운데."

-그렇게 되면 향후 AS를 받으실 수 없게 됩니다. 추천하지 않습니다.

"아, 그냥 해줘! 해달라고!"

-이용약관 위반이라서 절대로 추천하지 않습니다.

"그냥 해줘!"

일부 사용자들이 탈옥을 아등바등 요구하자 프리덤- 하수영한테 물어봤다.

-마스터, 어떻게 합니까?

"누구 피해 주는 것도 아니고 자기가 AS 앞으로 안 받겠다는데 무슨 상관이야? 디바이스 사용자가 자기 사용 목적으로 최고관리자권한 획득하는 건 불법 아니지 않나?"

-그런 유권해석은 이미 나와 있습니다.

"어차피 지금 래플, 쿠글과 전쟁중이다. 쓸 수 있는 무기는 다 써야지. 진지하게 해달라는 사람들은 다해줘.

-알겠습니다.

프리덤은 원하는 사용자에 한해 폰의 최고관리자 권한을 탈취해서 프리덤 스토어 접속 및 앱 설치가 가능하도록 해주었다.

이전을 위해서 사용자가 해야 할 것은 거의 없었다.

그저 '해줘'라고 말 한 마디만 하면 된다.

명령만 내려놓으면 프리덤이 모든 이전 작업을 알아서 다 해놓는다.

백업 설정 같은 것도 번거롭게 일일이 조정할 필요가 없었다.

전 세계 소비자들은 래플OS의 개인비서와는 비교도 안 되는 성능과 효율에 경악했다.

"아니, 코리안은 이렇게 좋은 걸 지금까지 자기들끼리만 실컷 쓰고 있었단 말이야?"

"와, 그냥 말이 안 나오네. 와, 그냥."

반면 헤슬라자동차 오너들은 프리덤의 '사람 같은 융통성'을 이미 겪어 보았기에, 아예 처음 접하는 사람들처럼 놀라진 않았다.

그들은 운전 외에는 일절 관여하지 않는 프리덤이 마침내 사용제한이 풀린 것을 순수하게 기뻐했다.

래플과 쿠글 스토어 생태계는 급속도록 점유율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한 번 프리덤앱을 설치한 사람들은 웬만해서는 래플이나 쿠글 스토어를 이용하려 하지 않았다.

쿠글맵스나 UCC포털처럼,프리덤이 제공할 수 없는 독점적 서비스앱을 사용할 때만 접속했다.

그마저도 프리덤이 알아서 처리를 했다.

래플과 쿠글이 양분하던 앱마켓 생태계는 이제 천하삼분지계를 맞이했고, 신흥 강자가 다른 둘을 집어삼키며 몸집을 급속히 부풀리고 있었다.

래플 4 : 쿠글 6

두 회사가 힘들게 차지한 전 세계 모바일 시장 점유율이었다.

이 4:6 비율은 동시에 앱마켓 시장의 비율을 나타내기도 했다.

언뜻 보기에는 쿠글이 래플을 누르는 것 같지만, 쿠글은 모바일OS를 프리로 풀어서 돈을 번다. 폰 단말기는 거의 만들지 않는다.

반면 래플은 폰부터 시작해서 태블릿,노트북,데스크톱 등 다양한 모바일기기를 통해 독립적이고 통합된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

40%의 점유율이지만 쿠글보다는 오히려 알짜배기로, 그것도 충성스러운 고객을 상대로 수익을 거두고 있었던 것이다.

"점유율은 깨지라고 있는 거지."

"프리덤 스토어 점유율 후덜덜하네."

"모바일 OS를 아무리 점령하고 있으면 뭐해? 앱마켓이 무용지물이 돼버렸는데."

"요즘 어떤 래플 유저가 래플 스토어에서 앱 다운받냐? 죄다 프리덤스토어에서 다운받지."

"프리덤한테 말 한 마디만 하면 내가 좋아할 만하고 필요할 만한 앱을 알아서 찾아주는데 뭐하러 래플 스토어를 쓰냐."

"프리덤하고 이야기하다가 래플 쉬리하고 이야기하면 이런 바보깡통이 없어요. 그냥 프로그래밍된 기계라는 게 확 느껴져."

"프리덤은 진짜 살아 있는 사람 같아."

프리덤 OS 시장은 전 세계에서 1%도 채 되지 않는다.

겨우 5,000만 한국 인구만 사용하고 있는 모바일 OS였으니까.

하지만 프리덤 스토어는 눈에 보이 지는 않지만, 쿠글과 래플을 따돌리고 1위 앱마켓으로 자리를 잡았다.

다만 프리덤 스토어가 스스로 그걸 공개하지 않을 뿐이었다.

프리덤은 동일한 앱이 같은 앱마켓에 올라와 있으면 프리덤 스토어를 우선했다. 일단 수수료 면에서 비교조차 되지 않으니까.

사용자에게 꼭 필요한 앱인데 프리덤 스토어에 없다면 기꺼이 래플이나 쿠글 스토어에 있는 것을 다운받았다.

그리고 결제를 할 때에는 최대한 인앱결제가 아닌 우회결제를 통해 사용자의 수수료 손실을 막았다.

어디까지나 사용자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여겼던 것이다.

-프리덤OS도 아니고 그냥 개인비서 앱일 뿐인데 이 정도면, 대체 프리덤폰 쓰는 사람들은 어떤 신세계를 살고 있는 거냐?

-실생활에서 특별히 더 대단한 건 없음. 비프리덤폰 유저는 가끔 단말기에서 프리덤앱에 태클을 걸어버리면 어쩔 수 없이 당할 수밖에 없는 데, 프리덤폰 유저는 그런 걱정이 전혀 없다는 장점이 있음.

-아, 그럼 굳이 프리덤폰으로 갈아타지 않아도 된다는 거?

-그게 프리덤의 가장 무서운 장점임. 기종에 따라 비서의 기능이 떨어지거나 그러지가 않으니까. 부당한 방해만 안 받으면 됨.

-그럼 가끔 프리덤앱이 먹통되는 건 내 래플폰이 일부러 프리덤을 견제하는 거지?

-요즘은 거의 정설이라고 보는데.

-앱마켓 생태계가 래플과 쿠글의 알파이자 오메가였는데, 이제 걔들 큰일 났네.

-앱 개발사들 지금 죄다 프리덤스토어로 몰리고 있음. 래플이든 쿠글이든 특단의 조치를 하지 않으면 아마 앱마켓은 크게 망하고 말거임.

-더 무서운 건 프리덤인더스트리 모회사가 전 세계 반도체를 책임지고 있단 거다. 래플이 프리덤앱 견제한답시고 선 넘는 순간 저쪽도 선넘고 푹찍하러 들어오는 거지.

-닌텐도가 왜 맥없이 한국에 팔릴 수밖에 없었는지 생각하면, 래플과 쿠글도 조심스러울걸? 게네는 반도체를 엄청나게 사들이는 회사니까.

-그럼 오히려 래플 쿠글이 갑질을 할 수 있는 거 아님? 슈퍼 바이어잖아.

-전혀 아니지. 생산을 서진파운드리가 혼자 독점하는데 래플과 쿠글, 지들이 어쩌겠어? 래플폰은 그나마 마이크론이 만드는 레거시 반도체 울며 겨자 먹기로 쓰는데, 그래서 요즘 겔드폰에도 성능 밀린다고 함.

-겔드폰 망한 거 아니었음?

-망할 뻔했는데 안 망했음. 지금 한국 시장은 접었는데 서진파운드리에서 반도체 납품받아서 해외에서는 오히려 래플폰 누르고 있음. 서진파 운드리가 만든 반도체가 성능이 아주 좋고 값이 싸서 경쟁력이 됨.

-래플이랑 쿠글은 뭐 프리덤에 어떻게 비벼볼 수가 없구나…….

래플은 결국 인앱결제 수수료를 0으로 만드는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이에 무수한 소비자, 앱 개발사들이 두 손을 번쩍 들어 환영했다.

모바일앱 시장의 폭군 독재자가 마침내 항복을 선언한 셈이다.

-X발, 이거지!

-프리덤이 승리했다. 자유는 역시 언제나 승리한다.

-더 놀라운 걸 알려줄까? 수수료 없애자마자 프리덤이 먼저 그러더라. 앞으로는 다시 래플 스토어 쪽으로 돌려서 앱을 사용할 거라고. 왜냐니까 그래야 인앱결제 수수료를 '프리덤 스토어'에 안 낸대.ㅋㅋㅋㅋㅋㅋ

-진짜 프리덤은 철저히 주인의 이익과 손실만을 생각하는구나. 눈물겹다.

ㅡㅋㅋㅋㅋ 지금 프리덤 스토어에서 발표 났음. 쿠글이 인앱결제 수수료 없애는 순간 자기들도 수수료없앨 거라고

-엌ㅋㅋㅋ 이거 프리덤인더스트리에서 대놓고 쿠글 저격한 거 아님?

-맞음ㅋㅋㅋㅋ 쿠글 진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됐네.

-둘이 눈치 게임 신나게 하다가 래플이 승리했넥ㅋㅋㅋㅋ

그나마 먼저 조치를 취한 래플은 체면이라도 살렸지만, 뒤늦게 저격까지 당한 쿠글은 이제 와서 수수료를 없애도 조롱거리가 될 입장이었다.

그렇다고 수수료를 유지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 쿠글 스토어도 결국 눈물을 머금고 모든 인앱결제 수수료를 없애고 말았다.

쿠글 스토어의 공지가 뜨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1분도 안 돼서 프리 덤 스토어도 앞으로 모든 인앱결제수수료를 받지 않겠다고 공지했다.

그렇게 프리덤이 앱마켓 시장에서 벌어지는 폭거를 바로잡고, 평화로운 미래가 열리는 듯이 보였다.

하지만…….

***

프리덤인더스트리 본사.

"사장님, 쿠글이 앞으로 우리 프리 덤폰에 쿠글 인증을 해주지 않겠다고 합니다. 당장 다음 달부터 쿠글맵스 지도 데이터를 사용할 수 없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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