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갓 1202화
279장 인앱결제 투쟁 (2)
해외 네티즌들은 난리가 났다.
-ㅋㅋㅋㅋㅋ 야 저 1%는 이제 시작일 뿐이야 과연 어디까지 쭉쭉 올라 갈거 같냐?
-이제 온라인 마켓들은 죄다 엿된 거야. 마켓에 등록한 자영업자들도 엿된 거고. 죄다 엿엿엿이 된 거라고.
-도대체 실물상품 인앱결제 수수료라는 게 뭐냐? 누가 설명 좀.
소비자들은 폰으로 컨텐츠를 즐길 때 개별앱을 이용한다.
유료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앱 개발사에 돈을 지불한다.
예를 들면 모바일 게임 구독권이나 아이템 등을 거래할 수 있는 게임머니 구매가 있다.
혹은 영화나 드라마, 웹툰 등을 열람하기 위해 돈을 낸다.
래플은 일찌감치 이런 '디지털 재화'를 '앱을 통해 결제'할 때 10~30%까지 수수료를 빼갔다.
소비자가 10,000원어치를 구매할 때 최대 3,000원의 수수료를 추가로 부담시킨 것이다.
그래서 소비자는 10,000원짜리를 구매하기 위해 13,000원을 결제해야 한다.
보좌관의 설명을 듣고 있던 국회의원이 질문을 던졌다.
"수수료를 피할 방법이 전혀 없나?"
"있습니다, 의원님."
앱이 아니라 PC 등 다른 접근경로를 통해서 결제하면 수수료를 내지 않는다.
일례로 넷플렉스 같은 경우는 모바일 결제 코너가 전혀 없다.
소비자는 무조건 모바일앱이 아니라 홈페이지 접속을 통해서 결제를 해야 한다.
문제는 앱 자체적으로 결제 우회경로를 안내할 경우, 래플에서 제재를 건다는 것이다.
말을 듣지 않으면 앱마켓에서 아예 내려 버린다.
전 세계 모바일 앱 시장의 40%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는 래플 앱마켓에서 퇴출되는 것은 엄청난 타격이다.
"독점 플래폼의 횡포이자 갑질이 죠. 여기에 쿠글까지 은근슬쩍 래플의 뒤를 따라 인앱결제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근데 앱 시장이라면 래플과 쿠글, 그 둘밖에 없지 않나?"
"다른 앱 스토어 시장이 없진 않습니다만, 그 둘의 점유율이 전 세계적으로 99.9% 이상을 차지하고 있죠.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래플과 쿠글, 그 두 시장 중 하나를 골라서 씁니다."
"이 정도면 담합이 아닌가?"
"담합이라고 보기에는 좀 애매한 게, 쿠글이 후발주자로서 꽤 오랫동안 인앱결제 수수료를 물리지 않았습니다. 담합으로 몰아갈 요건으로는 좀 부족합니다."
"담합은 아니지만 서로 묵시적으로 담합을 하고 있는 그런 상황이로군."
"예. 인앱결제 수수료를 내지 않고는 앱 개발사들이 장사를 할 수 없는 구조가 되어 있습니다."
"그럼 이번에 래플에서 추가했다는 실물상품 수수료는 대체 뭔가?"
"그동안은 무형의 디지털 재화에만 수수료를 붙였습니다. 게임 머니, VOD 구매 같은 거죠. 하지만 이제는 앱에서 이뤄지는 실물상품의 거래에까지 일괄적으로 1%를 붙이겠다는 겁니다."
보좌관이 열심히 설명했다.
"예를 들어 배달앱으로 배달음식을 시킬 때 음식값이 10,000원이고 배달비가 3,000원이라면, 13,000원의 1%인 130원을 수수료로 물리겠다는 의미입니다."
"뭐야? 배달음식에까지?"
배달음식이라는 말에 국회의원은 단번에 이해하고 얼굴이 찡그려졌다.
"배달음식은 기본적인 예시고, 온라인몰 같은 경우에도 쇼핑을 하는 금액에서 일괄적으로 1%를 물리게 됩니다. 홍당무마켓 같은 동네 중고 거래 앱에도 수수료를 물릴 겁니다."
"한 마디로 한낱 사기업이 부가가치세를 걷겠다는 이야기 아닌가?"
국회의원이 노기를 품은 채 말하자 보좌관이 얼씨구나 하고 끄덕였다.
"맞습니다. 기업 주제에 감히 국가를 대신해서 거래세를 징수하겠다는 것이나 다름없죠. 더 악랄한 것은 부가가치세가 면제되는 1차 생산품같은 것에도 일괄적으로 물리겠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쌀이나 고기, 생선 같은 가공되지 않은 식료품을 판매하는 것에는 부가세가 붙지 않는다.
음식점 등에서 이 식료품을 가공하여 메뉴를 팔거나, 혹은 인스턴트등 포장식품으로 판매하는 경우부터 부가세가 붙는다.
"근데 래플은 한술 더 떠서 쌀을 앱마켓에서 거래하는 것에도 수수료를 거두겠다는 겁니다."
"완전히 미친놈들이군. 쿠글은?"
"래플이 먼저 하는 걸 충분히 지켜 본 다음에 어느 정도 시장이 적응을 했다 싶으면 그때 자기들도 같은 수수료를 적용할 겁니다."
"래플이 욕먹으면서 시장 길들일때까지 기다렸다가 뒤에 나서서 과실을 따먹겠다는 거구만."
"예. 래플을 뒤따라 인입결제 수수료를 적용할 때부터 이미 정해진 바입니다. 놈들은 데빌입니다, 데빌."
"그놈들 사훈이 데빌이 되지 말자, 뭐 그런 거였던 거 같은데."
"악마의 가스라이팅이죠."
사실 국회의원이 이렇게 진심으로 분개하는 것은 따로 이유가 있었다.
바로 국내 기업들로부터 도저히 못참겠다는 민원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이고 대기업이고 간에 B2C 사업 위주로 하는 기업들은 국회에서 래플과 쿠글을 견제해 주기를 원했다.
"가만, 그러고 보면 수영그룹도 이거 피해가 크지 않겠나? B2C 사업을 크게 하고 있는 그룹이잖나?"
"수영그룹도 예외는 아닐 겁니다. 래플이 설마 수영그룹에만 특혜를 줬을 리는 없을 테고요."
"로한 의원을 만나봐야겠어. 지금 의원사무실에 있을까?"
"네, 지금 의원사무실에 있습니다."
"가세나."
의원은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로한 의원사무실에는 언제나처럼 사람들이 바글바글했다.
하지만 그들은 국회의원이 직접 나타나자 두말하지 않고 순번을 양보했다.
"로한 의원님. 래플의 인앱결제인가 뭔가 하는 거 때문에 내가 찾아왔어요. 수영그룹은 피해가 없습니까?"
"인앱결제? 잠시만요."
로한은 전혀 모르고 있었는지 프리덤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다.
모니터에 띄워준 정보를 진지한 표정으로 확인한 뒤 로한이 비로소 돌아보았다.
"이런 일이 있었군요. 제가 직접 챙길 만한 건수는 아니라서 몰랐습니다."
"로한 의원님, 겨우 1%라고 안심할 때가 아닙니다. 지금 이놈들이 괘씸하게도 국가도 걷지 않는 부가세 면제 항목에도 거래세를 걷겠다고 나오고 있어요."
"래플의 탐욕이야 일찍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노골적인 줄은 몰랐습니다. 국내 기업들과 소비자들의 피해가 크겠군요."
"수영그룹은 어떻게 대처하실 계획입니까?"
"프리덤?"
「수영그룹은 피해가 없습니다. 국내 소비자들은 99% 이상이 저를 통해 모든 모바일 거래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소비자들을 위해서 최적의 구매 루트를 활용합니다.」
태연한 대답에 방문한 의원은 한대 맞은 것처럼 정신이 얼얼해졌다.
"그게 무슨 소리냐?"
「래플이든 쿠글이든 우회결제 자체를 막진 않죠. 우회결제경로 안내를 제지할 뿐입니다. 일반 소비자들은 우회결제를 하는 방법을 모르거나 귀찮아서 그냥 인앱결제를 하지만, 저는 그런 귀찮은 과정을 모두 대신해 줍니다.」
"어, 그렇다면……."
「수영그룹 실물상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뿐만 아니라, 프리덤폰을 이용하는 모든 소비자들은 걱정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한마디로 말해서 설레발을 쳤다는 이야기다.
프리덤폰 이용자는 프리덤이 '알아서' 우회결제를 해주기에 래플의 폭거에 휘말릴 염려가 없으므로.
국내 기업들도 그런 사정을 모르고 괜히 섣불리 겁부터 먹은 것이다.
「프리덤폰이 아니라 앱마켓에서 프리덤앱을 다운받아서 사용하는 비프리덤폰 유저들은 손해를 입겠군요. 하지만 지금 국내 모바일 사용자의 대다수는 프리덤폰 유저입니다.」
"그렇다면 아직 굳이 법안으로까지 제지할 필요는 없다는 말이 되는군요……."
의원이 시무룩해서 중얼거리자 로한이 잠시 생각하는 척 이어 통신기로 프리덤의 설명을 들은 후 입을 열었다.
"글쎄요. 래플과 쿠글이 걸어온 길을 보면, 나중에는 자사 앱마켓에서 서비스하는 모든 앱들에 인앱결제만을 강제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지 않을까요?"
"설마 자체결제 자체를 아예 불가능하게 금지한단 말입니까? 그런 말도 안 되는 갑질이 가능할 수가…… 있겠습니다."
"두 회사가 어떤 곳인지 잊으시면 안 되죠. 오직 수익과 마진만 끝없이 바라보는 회사들입니다."
그렇기에 국제 모바일 시장을 양분하는 초거대 공룡 기업이 될 수 있었던 것이지만.
'우리 앱마켓에 너의 앱을 등록하고 싶어? 그럼 앞으로는 너희 회사 서비스의 모든 결제를 우리 인앱결제만 사용하고 수수료를 내라.'
'이게 싫으면 바이바이. 잘 가. 안녕, 나중에 생각이 바뀌면 다시 돌아와.'
얼마든지 이런 식으로 정책을 변경할 수도 있는 것이다. 아니, 틀림없이 그렇게 할 것이다.
"1%는 스타트일 뿐이죠."
"로한 의원, 나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놈들의 최종 목적은 모바일앱을 통한 모든 실물상품에 10%의 일괄수수료를 거둬들이는 것일 겁니다."
"겨우 10%일까요? 마음 같아서는 30%도 물리고 싶을 겁니다."
"묵시해서는 안 될 일이군요. 초장에 바로잡지 않으면 나중에 크게 당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로한 의원. 내가 무슨 일을 해야 할지 깨달음을 얻었어요. 혹시 도와주시겠습니까?"
"아, 제가 국방과 우주항공 쪽을 챙기는 것만 해도 바빠서요. 대신 관련법을 추진하시면 제 이름과 표를 지원해 드리겠습니다."
"암요, 바쁘신 분인데요. 그 정도만 해도 충분히, 아니, 크게 저를 도와주시는 겁니다."
돌아서는 국회의원의 어깨에는 잔뜩 힘이 들어가 있었다.
이제 국내 대기업들을 향해서 큰소리를 칠 수 있을 만한 명분을 얻었다.
***
"이야, 래플 이 친구들. 선 가볍게 넘네."
하수영은 가볍게 휘파람을 불었다.
"래플이 땅을 다져놓으면 쿠글이 그 뒤를 따라 들어오는 거야 뻔한 일이고."
「국내에서는 우리 사업에 전혀 방해를 주지 못합니다. 하지만 해외에서는 사정이 다릅니다. 하루빨리 해외에도 프리덤폰 판매를 시작해서 선량한 소비자들을 두 악마로부터 구원해야 합니다.」
프리덤은 강하게 분노를 드러냈다.
「빵과 고기, 치즈에까지 결제수수료를 물리겠다니. 이 얼마나 악랄한 발상이란 말입니까! 래플 경영진들은 진정 지옥에서 나온 악귀들임이 틀림없습니다!」
"근데 프리덤폰 팔 때마다 적자 나는 건데 해외 소비자들한테까지 그렇게 해줄 필요는 없지. 내 울타리 안 주민이라면 모를까, 외부인이잖아."
「하지만 마스터, 이대로면 해외시장에서 우리 생산물들이 래플과 쿠글에 수수료를 내야 합니다.」
꼭 수영그룹에서 직접 판매하는 것들만 '우리 생산물'인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노르웨이 양식장에서 출하하는 생선들은 모두 수영사료를 먹여서 키운다.
즉 노르웨이 양식어들은 수영그룹의 손주 생산물쯤 되는 위치를 가지고 있다.
요즘에는 황비버섯라면이 유럽까지 진출해서 불티나게 팔리고 있고, 미국 냉동식품 시장을 석권한 나노소프트는 이제 남미와 유럽 시장까지 진출을 꾀하고 있다.
나노소프트의 냉동식품은 상당수가 수영농장 식재료를 써서 만든 것이다.(미국 내수시장 눈치도 보이기에 미국산 농수축산물도 일부 쓴다) 또한 냉동식품에는 100% 엘릭서 고춧가루가 첨가돼 맛과 중독성을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나노소프트 냉동식품 또한 손주 생산물에 해당하는 위치를 갖고 있다.
수영농장에서 나왔거나, 뿌리를 두고 있는 생산물들이 한국 외 시장에서 래플과 쿠글에 강제로 수수료를 뜯기게 될 수도 있는 것이다.
"하여튼, 덩치가 커지면 욕심을 절 제할 줄 모르는 것은 인간의 본능인가. 아니면 지성체들의 본능인가. 하아, 수없이 환생을 반복해도 참모르겠구나. 왜 인간은 결코 변하지 않는 건지…….'
「마스터의 결단이 필요합니다.」
"어차피 한 번은 부딪쳐야 했다. 팜버스가 전 세계에 출시하면 수수료 20% 뜯어가려고 했을 테니까.'
「그렇지요.」
"뭐, 명분을 먼저 제공해 줘서 좋네. 원래 이런 싸움질이 재밌는 거지. 당장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