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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갓-1200화 (1,200/1,270)

프랜차이즈 갓 1200화

278장 컨텐츠가 필요합니다 (7)

프라임건설그룹은 재도급, 재하청을 철저히 금지하고 있었다.

프라임건설그룹의 건설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모든 건설기업들은 규모의 크고 작음을 떠나서, 프라임건설과 직접 계약을 맺는다.

자재를 빼돌리거나 바꿔치기를 하거나 인부 숫자를 속인다거나 하는 일은 불가능했다.

프라임건설은 외부 감리 외에도 자체적인 감리를 별도로 운용하기 때문이다.

바로 프리덤이었다.

안드로이드는 아니고 무인 드론들이 상시 날아다니면서 공사 현장을 감독한다.

안전 규칙을 준수하고 문제없이 공사를 진행하면 참견을 하지 않지만, 기준에 위배되는 행동을 하면 곧바로 외부 마이크로 경고해서 바로 잡는다.

인부들은 처음에는 회유가 불가능한 로봇이 항상 지켜본다는 점에서 불편하게 생각했다.

하지만 프리덤은 생각 이상으로 융통성이 있었다.

일을 다소 쉬엄쉬엄해도 그게 통상적인 체력 보존 범위 이내라면 채찍질로 다그치지 않았다.

그저 지켜보기만 했다.

오히려 몸 상태가 안 좋아 보이거나 사고가 날 위험이 있으면 누구보다 재빠르게 감지해서 사태를 미연에 방지한다.

한 번은 인부 한 명이 현장에서 심정지로 쓰러진 적이 있었는데, 프리덤이 사전에 낌새를 알아차리고 미리 닥터헬기를 호출했다.

또한 드론이 몸통 박치기를 통해서 인부가 최대한 안전한 방향으로 쓰러지도록 유도했고, 같이 있는 동료들에게 인공심폐술을 할 수 있도록 정확한 지시를 내렸다.

미리 호출한 덕에 닥터헬기는 불과 3분도 채 되지 않아 현장에 도착했고, 쓰러진 인부는 골든타임을 넘기기 전에 심장 박동이 재개되어 뇌손상을 피할 수 있었다.

그 일이 있은 후, 인부들은 프리덤이 현장을 상시 지켜보는 것을 부담스러워하지 않았다.

"처음에는 우리도 일 얼마나 대충 하나 감시한다고 생각했지. 근데 그게 아니라 말 그대로 현장 감독이었어."

"일을 좀 느릿느릿하게 하는 걸로는 프리덤이 뭐라고 한 적이 한 번도 없었어."

"그렇네. 일 좀 못하는 거 가지고는 진짜 뭐라고 한 적이 없네."

"일을 엉뚱하게 하거나 잘못하는 것만 가지고 지적하잖아."

재도급 없이 모든 공사가 직계약이다 보니, 중간에서 공사비를 빼돌리는 업체가 없다.

덕분에 공사업체들은 오히려 더 많은 마진을 남길 수 있었고, 인부들도 대기업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것보다 더 많은 수당을 받을 수 있었다.

프라임건설그룹은 건설사이면서, 동시에 가장 많은 발주사이기도 했다.

최근에 독도해상교량, 제주해상교량이란 대프로젝트를 완공했고, 서울 - 동해시 민자고속도로 프로젝트도 핸들링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제주도에 해상농장 및 농장 전용 항구를 짓고 있었고, 최근에는 서진파운드리 반도체 공장도 제주도에 짓기로 했다.

여기에 2조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돈을 들인 랩팩토리 프로젝트, 글로벌 첨단종합연구생산단지도 프라임건설그룹에서 주관한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건설 프로젝트는 죄다 프라임건설그룹이 쥐고 있었으니, 건설기업들은 죄다 프라임건설그룹만 쳐다보면서 감이 떨어지기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닌텐도 새 공장, 한국에 들어선다!]

[프라임건설그룹, 모든 닌텐도 하드웨어를 생산하는 공장이 될 것이라 선언.]

[기존 일본 구공장, 베트남 공장은 순차적으로 폐쇄할 예정!]

[닌텐도는 이제 한국 기업?]

닌텐도가 새 공장을 짓는 소식이 한국 헤드라인을 점령했다.

"뭐야? 닌텐도가 새 공장을 왜 한국에?"

"여태 몰랐어? 수영그룹이 닌텐도 인수했잖아."

"아니, 정말? 그게 말이 돼? 닌텐도 애들이 미쳤다고 잘나가는 회사를 팔아?"

닌텐도가 보유한 IP에 충성하는 게이머들은 전 세계어 억 단위로 퍼져 있다.

세상 모든 기업이 망해도 닌텐도만큼은 절대로 망하지 않는다는 말까지 있을 정도다.

"나노소프트가 백지수표를 싸들고 가서도 문전박대한 게 닌텐도인데, 걔네가 약 먹었대?"

"반도체 끊으면 지들이 어쩔 수 있나. 기기 자체를 못 만드는데."

"아, 반도체."

"중국제 반도체 썼다가 불법 정보 누출로 개털리고 두 손 두 발 든 거지."

닌텐도 지분의 과반 이상은 지금 히사타로농업이 쥐고 있다.

하지만 기업전문가들은 그 지분의 실제 소유주가 하수영이며, 히사타로농업은 바지소유주일 뿐이라는 것을 정확하게 꿰고 있었다.

"수영그룹이 진짜 대단하네. 와, 어떻게 그 닌텐도를 무너뜨릴 수가 있냐."

"전 세계 반도체 생산을 혼자 꽉쥐고 있으니까 닌텐도라 해도 별수없지. 지들이 반도체를 만들 것도 아니고."

"진짜 슈퍼을이네, 슈퍼을."

"이라고 하기에도 그렇다. 그냥 을의 탈을 쓴 갑이라고 해두자."

"근데 수영그룹이 닌텐도는 왜 인수했을까? 게임 쪽에도 진출을 하려나?"

"제발 그랬으면. 그래서 저 가챠도박 랜덤박스 돌리는 국내 모바일게임사들 진짜 정의구현 당하고 폭망했으면 좋겠다."

국내 게이머들은 닌텐도 인수 및 한국 공장 유치를 호신호로 받아들였다.

"하수영 회장님이 전부 다 해주실거야. 이 더러운 게임계에 쳐들어와서 X같은 가챠 게임회사들을 싹 다 쫓아내 주실 거야."

"혹시 수영그룹에서 따로 만든 게임 같은 건 없을까?"

"그런 이야기는 못 들었는데. 왜 그런 생각을 해?"

"아니, 게임기 회사 인수한 거 보니까 왠지 독점 타이틀 같은 거 만들어서 출시하려나 하고 생각을 해본 거지."

"그러니까 게임을 만들 인력이 없다고. 아니, 게임은 그냥 하늘에서 뚝 떨어짐?"

"프리덤 있잖아."

"……아!"

"프리덤이라면 왠지 전기료만 잡아먹고 AAA 대작 게임 같은 거 만들지 않을까?"

***

프라임건설그룹 내부에서는 더 이상 추가 공사를 진행할 여력이 없었다.

그래서 이도공 회장은 스위치 한국공장을 외부 발주로 돌리기로 했다.

국내 재계에서 건설기업 순위를 따질 때 프라임건설그룹은 포함시키지 않는다.

규모 자체가 너무 남다르고, 건설사이면서 최대 발주사이기도 해서 그냥 통계 순위에서 아예 빼버리고 계산을 하는 것이다.

"스위치 한국공장 건설을 맡아줄 건설사를 찾습니다."

"저희 JS건설에 모든 걸 맡겨 주십시오."

초창기부터 하수영과 돈독한 인연을 쌓아온 JS건설에서 얼른 나섰다.

프라임건설 상무가 조금 미심쩍게 물었다.

"가능하겠어요? 지금 JS건설에서도 이것저것 벌린 일이 많지 않습니까? 당장 우리 그룹에서 준 일감도 상당하고."

"그 정도 여력은 충분히 됩니다. 맡겨 주십시오."

"우리 그룹 방침은 아시죠? 재도급은 허용하지 않습니다."

"암요, 잘 알고 있습니다. 저희가 인부 한 명까지 모두 직접 컨트롤해서 공사 진행하겠습니다."

이번에도 맛있는 먹잇감을 JS건설에서 날름 채 가자, 다른 건설기업들이 원망으로 아우성을 냈다.

"또 JS건설 니들이냐! 우리도 좀 먹고 살자!"

"니들 지금 벌려 놓은 게 많아서 스위치 공장은 무리일 텐데, 대체 어떡하려고?"

"저희도 잘할 수 있습니다! 제발 저희 백두건설에도 일을 맡겨 주십시오!"

그러나 이미 지나간 버스.

JS건설은 원래도 국내 건설사 중 탑티어였고, 오랜 손발을 맞춰온 덕분에 수영그룹의 니즈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었다.

다른 건설사들은 어떻게 해서든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꼼수를 부리고픈 욕심을 떨치지 못하는데, JS건설은 그런 면에서 철저했다.

"어설프게 욕심부리다가 지금까지 쌓아온 공든 탑이 송두리째 무너진다."

***

일본으로 건너간 하영은 히사타로 전 총리를 만나 비공개 계약서를 썼다.

히사타로농업이 보유한 닌텐도 주식은 전부 하수영의 소유이며, 히사타로농업은 단지 명의신탁 제공자일 뿐이라는 것을 확인하는 내용이었다.

당연히 배당금 등 주식에 관한 모든 권리는 하수영에게 귀속된다.

"오신 김에 위임장도 하나 갖고 가시구려."

"그래야겠네요. 대외적으로는 제가 닌텐도 주주가 아니니까요."

무기한 위임장도 작성한 뒤, 곧바로 농업 이야기를 시작했다.

"두 달이면 소 100만 두는 거뜬히 먹일 수 있는 사료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으시게 될 겁니다."

"겨우 두 달 만에 귀사의 농업기술은 정말 대단하구려."

"안살린 왕자님께서 개발하신 구루마 비료가 효과가 아주 좋거든요."

"그 비료가 성능이 매우 좋다는 건 나도 풍문으로 들었소. 그래도 수영농장의 비밀은 그것만이 아닌 듯한데. 물론 노인네의 호기심을 굳이 채워주실 것은 없소."

히사타로는 궁금증을 드러내면서도 겉으로는 적절하게 선을 그었다.

"냉동물류 인프라는 확보하셨습니까?"

"음, 지금 확보 중이오. 그런데 생각만큼 그리 쉽진 않소이다. 이미 쓸 만한 거점에는 기존 대형 냉동창고들이 들어서 있어서 말입니다."

"전기 때문에 그러시는군요."

"요즘 월급 말고 오르는 게 없지 않소이까? 러우 전쟁 때문에 일본도 전기 요금을 올린다고 난립니다."

냉동물류 인프라는 필연적으로 막대한 양의 전기를 소모한다.

히사타로농업은 아쉽게도 아직 그 정도 자금력은 되지 않았다.

추가 대출을 받자니, 닌텐도 주식을 매집하느라고 이미 막대한 대출을 받아서, 히사타로 총리조차도 눈치가 보이는 상황이었다.

하수영이 주식 대금은 히사타로농업이 매입한 금액을 기준으로 물가 상승률을 반영해서, 점유를 넘기는 날에 주기로 했기 때문이다.

"냉동창고라…… 그렇다면 수영농장에서 그것까지 패키지로 해서 한번 진행을 해볼까요?"

"오, 여유가 되겠습니까? 이런, 내가 너무 바보 같은 질문을 했군요. 지구에서 가장 돈이 많은 사람 앞에서 여유가 되겠냐고 묻다니."

"사료의 공급과 냉동 보관은 우리 수영농장이, 가축 사육과 도소매 공급은 히사타로농업이, 이렇게 분할해서 하면 괜찮을 거 같은데요."

"흐음, 그렇게 하면 귀사의 생선 유통도 한결 쉬워지겠군요."

"그런 것도 있죠."

"생각해 보니 하 회장의 뜻대로 하는 게 맞는 거 같소. 이미 일본에 생선을 공급하고 있으니, 냉동인프라도 같이 관리하는 게 효율적인 거 같군요."

"토지 매매와 냉동창고 건설은 총리님께서 크게 도와주셔야 합니다. 일본을 비하하는 것은 아니지만 관료들이 너무 게으르고 나태해서 속이 답답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

"걱정하지 마시오. 내 모든 걸 일사천리로 진행되게 해줄 테니. 일본에서 내 이름이면 안 되는 일이 없소."

"전기는 걱정하실 것 없습니다. 발전기를 써서 자체적으로 공급할 테니까요."

"그럼 신경 쓸 게 더 줄어드는군요."

"네. 상하수도 파이프를 깔 것도 아니고 전선을 들여올 것도 아니니, 공사는 금방 끝날 겁니다. 제가 또 건설사를 갖고 있으니 문제 될 게 전혀 없네요."

"그 부분도 행정적으로 문제없도록 조치를 취해놓겠습니다."

히사타로 총리는 속으로 흥분을 삭혔다.

쌀에 이어 밀 시장도 독점하고, 여기에 육류까지 가세하면, 자신은 명실공히 일본의 먹거리 시장을 움켜쥐게 된다.

1억 3,000만 명의 입이 자신의 말한마디에 좌지우지되는 것이다.

이 얼마나 짜릿한 권력인가.

그 과정에서 영구적으로 벌어들이는 막대한 수입은 자식들이 정계에서 문제없이 기반을 다질 수 있는 자금줄이 되어줄 것이다.

'사람은 먹지 않으면 살 수는 없지, 암.'

히사타로는 수영농장과 제휴를 맺길, 정말 잘했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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