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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갓-1171화 (1,171/1,270)

프랜차이즈 갓 1171화

272장 핵보유 농장 (3)

장효주,정서희, 로마노프,미레아가 하수영의 연락을 받고 한자리에 모두 모였다.

은밀한 경쟁의식을 튀길 사이도 없이, 하수영이 대뜸 충격적인 제안을 했다.

"1박 2일 아르바이트 해볼래요?"

"1박 2일요?"

"아르바이트?"

무슨 말인가 싶어 다들 고개를 갸웃거리는 사이, 하수영이 다시 말했다.

"알바비는 각자 천만 달러씩 챙겨 줄게요."

"할게요."

"해야죠."

"이건 무조건이지."

"근데 뭐 해야 돼요?"

"그냥 돈 좀 있는 손님 1박 2일 동안 시중들어 주면 됩니다. 간단하죠?"

다른 이가 말했으면 불법 스폰이나 성상납으로 오해했을 것이다.

하지만 여자들은 전혀 오해하지 않았다.

"귀빈이라도 모시는 일이에요?"

"네. 저도 함께할 거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고요."

"그 귀빈이 누군데요?"

"글쎄요, 그건 아직 몰라요. 경매에서 누가 승리할지는 알 수 없으니까."

"경매?"

"그러니까 수영 씨까지 우리 다섯이서 1박 2일 동안 특별한 귀빈을 에스코트하는 일이군요?"

"그렇죠. 요리는 제가 할 겁니다. 여러분들 요리 못하잖아요."

"……아, 갑자기 치명타 넣기 있어요?"

"크리티컬 터졌잖아요. 너무해."

"요리 못하진 않거든요? 셰프급이 아닐 뿐이지."

"근데 비용이 얼마길래 우리한테 천만 달러씩이나 준다는 거예요?"

"최소 1억 달러부터 경매 시작할 겁니다. 달 관광 갈 거거든요."

그제야 여자들은 상황을 완전히 이해했다.

"아, 달 관광. 그렇구나."

"첫 우주관광상품을 경매로 팔려는 거군요?"

"그럼 1억 달러부터 시작해야죠. 전 5억 달러 이상 나올 거라고 생각하는데."

"천만 달러라니. 아, 그걸로 뭐하지? 벌써부터 두근두근거려요."

사실 정서희에게 천만 달러(100억원)는 그리 큰돈이 아니다.

자산이 수백억 규모인 장효주에게는 상당한 돈이고.

로마노프와 미레아에게는 굉장히 큰돈이었다.

물론 이틀치 수당이라는 점을 보면, 정서희에게도 큰돈이다.

"네. 첫 관광이니까 제가 직접 동승해서 관광객을 에스코트하고 안심시켜야죠. 안드로이드만 보내면 관광객이 안전여행을 신뢰하겠어요?"

"그렇죠."

"근데 이번엔 일반 여행인데 저 혼자만 다녀오면 여러분들이 서운해할까 봐 겸사겸사 같이 호텔리어 알바뛰자는 겁니다."

"이해했어요. 고마워요."

"근데 씻는 건 어떻게 해요? 우주에서는 샤워 못 하지 않아요?"

여자들은 여행의 안전성은 묻지도 않았다.

이미 청담 1호는 달을 쉬지 않고 82번이나 다녀왔고, 지금 이 순간에도 다녀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청담 1호 달 여행이 비행기보다 훨씬 안전할 거라는 추정을 내놨다.

청담 1호는 가혹한 달 왕복을 반복함으로써, 핵융합 로켓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전 세계에 공증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걱정 마세요. 헬륨 캐려고 왕복선을 보낸 것만 80번이 넘습니다. 설마 달에 갈 때마다 빈 창고로 보냈겠습니까?"

"아, 필요한 시설이나 물자는 다 올려놓은 거군요?"

"달 갈 때마다 이것저것 주렁주렁 싣고 갔죠. 안드로이드도 수십 기 딸려 보내서 호텔 체임버 조립하고 공기도 주입하라고 해뒀습니다. 청결 같은 건 전혀 걱정하지 마세요. 물 마음껏 쓸 수 있습니다."

"다행이에요."

"식도락 관광인데 달이라고 불편해서야 고객이 만족하겠어요? 전 완벽하지 않은 서비스는 판매하지 않습니다."

***

달 관광 1호 상품 경매가 열렸다.

경매 시작가는 1억 달러.

경매에 참여하고 싶은 이는 1억달러를 보증금으로 납입해야만 레이 스가 가능하다. 낙찰을 받지 못하면 경매 종료 즉시 1억 달러를 돌려준다.

경매 주관은 나사가 맡기로 했다.

우주여행 홍보만큼은 나사가 최고이기 때문이다.

경매 시작 전까지 보증금을 납입한 이들은 하나같이 쟁쟁한 이름을 가진 이들이었다.

"헤슬라자동차 창업주는 역시 경매에 참여했군. 그 양반이 이런 걸 빠질 리가 없지."

"나노소프트 명예회장 빌 고든도 이름을 올렸네."

"미국 20대 부호들은 거의 다 경매에 참가했네."

"중동 석유 재벌들도 수십 명 넘게 이름을 올렸더라고."

"그런데 중국과 러시아는 한 명도 이름을 올리지 않았네?"

"정부 눈치 보느라고 그러는 게 아닐까? 공개는 안 하더라도 몰래 올렸을지도 몰라."

내로라하는 대부호, 왕족들이 체면을 아끼지 않고 경매에 이름을 올렸다.

인류 역사상 최초의 달 관광객으로 이름을 올릴 수 있는 기회다.

달을 밟은 우주비행사는 총 12인이지만, 세계는 암스트롱 하나만 기억하듯이.

문명이 존재하는 한, 처음으로 달을 밟은 '관광객'의 이름은 항구적으로 남게 된다.

우주 역사에 대대손손 이어질 그 타이틀을, 다들 거머쥐고 싶은 것이다.

"돈은 나중에 또 벌면 되지만, 타이틀은 한번 뺏기면 끝이거든요. 경쟁 꽤나 볼 만할 겁니다."

하수영은 경매를 준비하면서 네 여자들을 열심히 가르치고 있었다.

호텔리어는 한 번도 안 해봤을 테니 사소한 것부터 하나하나 숙지시켜야 했다.

"그럼 이제 경주마들 심장에 한 번 뜨겁게 불을 질러볼까요?"

경매가 시작되기 20분 전, 하수영은 준비했던 깜짝 홍보 영상을 발표했다.

-하수영 지배인이 네 명의 친절하고 상냥한 호텔리어와 함께 우주관광객을 모십니다.

-하수영 지배인과 호텔리어 넷의 서비스를 듬뿍 받을 기회를 놓치지 마세요.

-1박 2일 동안 최상의 서비스로 고객분을 모시겠습니다.

티켓은 2인승.

낙찰자는 동반자 1명을 데리고 함께 달에 올라갈 수 있다.

그런데 여기에 하수영이 붙어버렸다.

그저 안전을 위해서 파일럿 동행을 하는 정도가 아니라, 지배인으로서 서비스 제공을 한다니.

당연히 레이스 참가자들의 마음이 활활 불타올랐다.

-이건 무조건 이겨야 한다!

-워렌 버핏 점심식사권만 2,000만 달러인데, 달 관광에 하수영 회장의 1박 2일 풀케어 서비스 결합 상품이라고? 이건 못 참는다.

-무조건 내가 간다.

그리고 마침내 경매가 열렸다.

전 세계에서 지켜보는 가운데, 시작가가 5억 달러를 찍었다.

누군가가 5억 달러를 냉큼 질러버린 것이다.

참가자는 모두 번호로 표시되며, 구체적인 참가자 이름은 비공개라서 외부에서는 알 수 없다.

사전에 공개된 참가자들은 본인들이 스스로 경매에 참여했다고 보증금 납입 등을 인증했기 때문에 알려진 것이다.

-6억 달러! 7억 달러! 8억 달러! 아아, 끝도 모르고 치솟습니다!

-10억 달러를 돌파했습니다! 정말 무시무시한 기세인데요.

-겨우 1박 2일 관광에 10억 달러이상을 불태울 만한 가치가 있을까요?

-가치야 있고도 남죠. 인류 문명이 존재하는 한 달 1호 관광객이란 타이틀은 항구적으로 남습니다. 게다가 수영그룹 창업주가 아름다운 네 여성 호텔리어들과 함께 직접 밀착에스코트를 하는 상품인데요.

-제가 경매에서 승리한다면 달에서 자지 않을 겁니다. 1박 2일 내내 지구와 태양을 구경하면서 하수영지배인과 술잔을 나누겠어요.

-12억 달러를 넘었습니다!

폭주하던 레이스는 의외로 빨리 끝이 났다.

34억 달러를 넘겼을 때, 내내 구경만 하고 있던 1번 참가자가 100억달러를 부른 것이다.

한순간의 충격이 수영스페이스 경매 코너를 강타했고, 몇 초 동안 후 발주자가 따라붙지 않았다.

경매 종료를 알리는 카운트가 5초 미만으로 떨어졌을 때 드디어 후발주자가 붙었다.

[110억 달러.]

후발주자가 얼마나 크나큰 고심 끝에 따라붙었는지, 그 고뇌가 느껴지는 추격이었다.

흥미진진하게 경매를 지켜보던 전 세계 관람객들도, 이 순간만큼은 후 발주자의 고뇌에 깊은 공감을 느꼈다.

그러나 1번 참가자는 가차 없었다.

[200억 달러.]

두 배의 호가로 다른 경주마들을 멘탈을 한순간에 날려 버린 것이다.

카운트가 0이 될 때까지 더 이상 레이스 추격은 없었고, 그대로 1번 참가자가 승리자로 확정되었다.

-역시 어떤 게임이든 1번이 가장 무서워.

-1번을 조심해야 돼.

-근데 진짜 누굴까? 어떤 사람이길래 이틀 여행에 200억 달러를 불태우는 거지?

***

"잘 부탁합니다, 지배인님."

경매 승리자는 다름 아닌 안살린이었다.

그는 겨우 2번의 입찰로 가볍게 달 관광 티켓을 거머쥐었다.

"네, 1박 2일 동안 저희가 편안한 여행이 되도록 모시겠습니다."

말쑥한 호텔 지배인 정장 유니폼을 입은 하수영이 허리를 숙이며 정중히 인사했다.

호텔리어 여성 넷도 함께 허리를 숙이며 안살린을 환영했다.

"그런데 동행분은 없으십니까?"

"지하크 실장을 데리고 오려고 했는데, 첫 달 관광의 영광은 오롯이 나 혼자 누리라고 해서. 그래서 혼자 왔어요."

"과연 충신입니다."

"그래서 지하크 말대로 달 관광은 나 혼자 누려보려고요. 고요의 바다에서 경험하는 고독이라는 게 쉽게 할 수 있는 경험은 아니잖아요."

"지당하신 말씀이십니다."

"준비할 게 있나요? 나도 우주복으로 갈아입어야 하나?"

"그렇지 않습니다. 편안한 옷차림으로 탑승하시면 됩니다."

"그래도 돼요? 탈출속도에 다다르면 몸에 큰 부담이 가해질 텐데."

"대기권 탈출은 시속 400km의 속력으로 진행할 겁니다. 몸에 큰 부담은 없을 겁니다."

"아하. 속도를 줄여 연료를 낭비하는 대신 승객의 신체 부담을 없앤다는 거군요."

"이것은 관광이니까요.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해야죠."

400㎞/h의 상승속력을 꾸준히 유지하면 12분이면 우주(고도 80㎞)에 도달할 수 있다.

그 후 무중력 공간에서 초속 60㎞이상까지 아주 천천히 속력을 올린다.

"넉넉하게 3시간 30분이면 달까지 도착할 겁니다. 안전한 증속과 감속 때문에 그러는 것이니 양해해 주십시오."

"달 편도가 겨우 3시간 30분이라니. 뉴욕에서 LA 가는 것보다 더 가깝군요."

"그럼 모시겠습니다."

달 여행의 모든 과정은 안살린의 동의에 따라 생중계되고 있었다.

편안한 하와이안 셔츠에 반바지, 슬리퍼를 신고 우주선에 오르는 모습은 전 세계인들에게 커다란 충격을 주었다.

-진짜 어디 한강에 소풍 가는 거 같네.

-얼마나 달 여행이 개껌이면 저렇게 편안한 복장으로 타는 걸까.

-호텔리어들 엄청 예쁜데. 뭐 하는 사람들이지?

-하수영 회장님 애인들이라는 말이 있음.

-말이 되는 소리를 해. 그냥 여사친이겠지.

-효주 누나만 빼고 그냥 여사친들임.

전 세계의 부러움을 싣고, 청담 1호가 마침내 떠올랐다.

이제까지의 비행과는 달리 상승 속력을 아주 천천히 높였다.

우주복을 입지 않은 승객들에게 강력한 G를 부담시키지 않기 위해서다.

12분 동안 천천히 대기권을 벗어난 청담 1호는 본격적으로 속력을 올렸다.

달에 착륙할 때에도 천천히 감속을 마치고, 사뿐히 내려앉았다.

하수영은 한 손을 가슴에 정중히 올린 채 문을 열어주고는 기다렸다.

"먼저 내리십시오."

달에는 공기가 없으니, 당연히 우주복을 입은 채로 내려야 한다.

하지만 안살린은 굳이 반문하지 않고 태연히 우주선에서 내렸다.

이유는 바로 알 수 있었다.

VIP게이트처럼 보딩 브릿지가 우주선에 연결되어 있었던 것이다.

보딩 브릿지의 상부 절반은 투명한 재질로 되어 있어, 달 표면을 얼마든지 내려다볼 수 있었다.

보딩 브릿지의 끝은 거대한 튜브챔버를 부풀려 설치한 간이거주시설까지 연결되어 있었다.

안전을 위해서 4겹의 특수소재로 만든, 직경 20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튜브 챔버.

"해로운 광선 필터링 처리가 되어 있으니, 안심하고 태양 쪽을 바라보셔도 됩니다."

하수영의 말에 안살린은 잠시 태양과 지구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고객님, 달의 챔버형 호텔에서 하와이안 셔츠를 입고 지구를 내려다 보는 기분이 어떠십니까?"

안살린은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웃었다.

"지배인, 티켓값 제대로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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