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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갓-1141화 (1,141/1,270)

프랜차이즈 갓 1141화

265장 항모는 사랑이야 (2)

"니들을 향한 나의 사랑은 무조건 포드급이야. 니들을 향한 나의 사랑은 항공모함이야. 태평양을 건너! 대서양을 건너! 인도양을 건너서라도! 니들의 뚝배기! 스텔스 폭격! 무조건 미사일이야!"

"우와, 수영 씨, 트로트 나가도 되겠어요. 음색이 아주 구수한데요?"

장효주의 칭찬에 하수영은 어깨를 으쓱했다.

"제가 또 한 트로트 하죠."

"그런데 가사는 왜 그래요?"

"적들을 향한 제 사랑이 진심이라는 마음을 듬뿍 담아서 개사해 봤어요. 사랑하는 적에게는 항모함대를 특급으로 배달해 줘야 합니다."

"언제 우리나라가 산 건 니미츠급인데 왜 포드급이 나와요?"

"아니, 20대 톱스타 여배우가 항모체급을 구분할 줄 안다고요? 이건 정말 귀한데. 순간 입덕할 뻔했잖아요."

"썸남이 해군원수인데 그 정도는 공부해야죠."

"우리가 썸이었어요?"

"아니에요? 그럼 어젯밤에 키스 왜 했어요?"

"아니, 그거야 술 먹어서 서로 같이 한 거잖아요. 나 혼자 한 것도 아닌데."

「마스터. 조 위드너 부사장의 연락입니다.」

순간 장효주가 눈을 흘겼다.

"어머, 이걸 이렇게 빠져나간다고?"

"미안합니다. 급한연락이라서요."

하수영은 그 자리에서 바로 통화를 연결했다.

-6개 도크 확보 완료했고, 준비되는 대로 곧바로 건조 들어갈 계획입니다.

"네. 알겠습니다."

-모든 금속물에 반수성 처리를 하겠다고 하셨었죠?

"네, 맞습니다."

-그럼 저희가 프라임건설 그룹에 철근 주문을 넣겠습니다.

보통 민간 선박들은 물과 접촉하는 선체 외피만 반수성 처리를 한다.

하지만 백두중공업이 새로 건조하는 세종대왕급 이지스함들은 선체를 이룬 골격이나 갑판 등 대부분에 반수성 처리를 한다.

군함이니만큼 격침을 가정하고, 배가 파괴되더라도 가라앉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하수영은 신규 포드 항모 6척에도 같은 기준을 적용하기로 했다.

"의회 승인이 오늘 나오던가요?"

-네, 그렇습니다. 이제 온 세상이 깜짝 놀라게 될 겁니다.

"저 지금 의회 승인 공개되기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거기 딱 맞춰서 발표하려고요."

-이런 건 빠질 수 없죠. 저도 그 심정은 깊이 이해합니다.

"그나저나 정찰기와 공중조기경보통제기도 쇼핑을 해야 하는데 항모에 전투기만 실을 순 없으니까요."

-보잉과 노스롭 그루먼이 아주 좋아하겠습니다. 록히드마틴에 밀린 매출을 따라잡을 기회이니까요.

"휴. 진짜 아시아에 북한과 중국, 러시아가 없었으면 미국 군수회사들은 어쩔 뻔했어요? 진작 다 굶어 죽었을 듯요."

-…….

묘하게 뼈가 있는 것 같이 느껴지는 말이지만, 하수영은 순수한 뜻으로 한 말이었다.

통화를 마무리하자 장효주가 호기심을 잔뜩 품은 채 물었다.

"무슨 말이에요? 의회 승인이니 정찰기니 하던데."

"항모에 전투기만 실을 순 없잖아요. 다른 항공기도 실어야죠."

"혹시 니미츠급에 실을 것도 수영씨가 사주려는 거예요?"

"제가 왜요? 니미츠급도 제가 산게 아니고 국방부 예산으로 산 겁니다."

"그럼……."

"아. 저는 최신식 포드 항모를 따로 6척 사기로 했습니다. 그게 오늘 발표날 거예요."

"어머, 그게 정말이에요? 대박이네. 얼마 줬어요?"

"다 합쳐서 870억 달러 주기로 했어요."

"그럼 87조 원? 와, 진짜 비싸다. 한 척에 14조 원이 넘네요?"

"이번에 중국과 러시아가 식량 사면서 1,300억 달러 주기로 했으니까 그걸로 내면 돼요."

중국과 러시아는 알까?

자신들이 몰래 전쟁을 준비하기 위해 구매한 식량 대금으로, 상대방이 항모를 사기로 했다는 것을?

"지금까지 입이 근질근질해서 어떻게 참았대요? 수영 씨 성격에 진작 터뜨렸을 텐데."

"아직 대금을 다 못 받아서 일부러 의회 승인도 미뤘습니다. 어제야 1,300억 달러 전부 입금됐거든요."

중국과 러시아는 자신들의 '진정성'을 연기하기 위해 돈부터 급하게 지불했다.

한국이 니미츠급 2척을 들여온 것을 보고 마음이 다급해졌던 것이다.

'이봐, 친구. 우리는 먹고살기 바빠서 너와 드잡이할 마음 없다니까? 겁나게 왜 갑자기 항모를 사고 그래? 안심해, 안심하라구.'

라는 의사를 내비추기 위한 대금지급이었다.

1,300억 달러를 내면서까지 식량을 구매했는데, 그게 설마 전쟁 대비용이라고 생각을 하진 않겠지?

라는 마음에서 한 행동이었다.

"근데 저한테 말해줘도 되는 거예요?"

"우리 썸 아니었어요?"

"어머, 아까 그걸 또 이렇게 넘어가요?"

"효주 씨 삐지면 내가 피곤해서 말입니다."

***

의회가 포드 항모 2척 판매를 추가 승인하자, 세상이 발칵 뒤집혔다.

-니미츠급 2척은 겨우 시작이었다고?

-후후, 그 두 놈은 우리 팔대천왕 중에서 가장 최약체들이지.

-지금 잉걸스 조선소는 일할 사람을 찾지 못해서 몸살이 중.

-870억 달러라니. 진짜 대박이다. 한국 사랑해요. 한국 너무 좋아.

-무기 수출액은 이미 한국이 모든 나라 제치고 1위로 뛰어올랐음. 군수업체들은 한국을 바라보며 백번 천 번 절해야 한다.

-중국 러시아는 속 쓰리겠네. 자기들이 식량 산 돈이 포드 항모 6척으로 돌아왔으니.

-이러면 한국이 미국에 이어서 항모 보유 2순위 국가가 되는 건가?

-병원선까지 합치면 한국이 10척으로 1위인데?

-우리 미국 11척 아니었음?

-병시나. 니미츠 2척 팔아서 이제 9척 됐잖아.

-아…… 그렇네.

-한국이 항모 보유 1순위 국가라고? 이건 대체 무슨 멀티버스 세상이냐?

한국이고 미국이고 전 세계 여론이 뒤집혔다.

국방부 대변인은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공세를 받아주느라 안색이 수척해졌다.

하수영 의원사무실에도 전화가 끊이지 않고 쏟아졌다.

니미츠급 2척과 달리 포드 항모 6척은 하수영의 순수한 사비로 구매한다는 사실 덕분이었다.

-니미츠급 2척을 판 건 포드 항모만드는 동안 열심히 훈련하라는 거구나.

-짧게 잡아도 2년은 잡아야 하니까.

-즘 기술이 하도 좋아져서 1년 반이면 만들 수 있을걸? 6척 모두 동시 건조 시작한다더라.

-백두중공업에서 미국 조선소에 보낼 지원자 받는다고 하더라.

-항모 속성 과외까지 모자라 기술자들 단련까지…… 갓메리카를 찬양하라.

-니미츠까지 8척이니까 최소 항모함대 4개를 상시 운용할 수 있는 거네?

-기왕이면 핵미사일도 실었으면 싶지만…… 아무래도 그건 무리겠지?

-킹갓제네럴 로한 교수님이 핵융합탄두 만들어 주실 거라고 강하게 확신한다.

***

[대한민국의 군사력 증강에 따라 세계가 우려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중략…… 이처럼 진정으로 세계 평화에 힘쓰고 싶다면 무리한 군사력 증강으로 주변국을 도발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중국 매체들은 그런 논지의 기사들을 다급히 써내려가기 시작했고, 중국 대사가 청와대를 방문해 항의를 전달하기도 했다.

8척의 항모면 원양작전과 대기를 번갈아 행한다는 가정하에 4개 항모함대를 운용할 수 있게 된다.

하수영의 사비로 건조 중인 3척의 1만톤급 이지스함이 추가되면, 구축함만 15척이 된다.

개별 함대 규모는 다소 빈약해도 항모함대 8개를 꾸릴 수 있는 청사진이 완성된 것이다.

심지어 1만 톤이 훌쩍 넘는 핵잠수함 2척도 있고, 레일건을 장착한 줌왈트 구축함 3척이나 된다.

-연안은 경비정으로 수비하고, 그 외 군함은 전부 항모함대에 편제하면 되겠네.

-대한민국이 항모함대 8개 보유국이라고? 가슴이 웅장해진다…….

-원양에 상시적으로 항모함대 4개 띄워놓고, 줌왈트 3척이 단독으로 돌아다니면서 레일건 쏟아붓고, 육지에서는 F22 700 기가 상시 대기…….

-이 정도면 솔직히 군사력으로 3, 4위쯤은 하지 않을까? 미국, 러시아다음.

-근데 우크라이나 전쟁하는 거 보면 러시아군도 맛이 갔어. 애들 실전하는 거 보니까 답 없어. 보급이 안 돼, 보급이.

-불곰불곰하면서 막 무지성 치켜 세워준 게 이번에 까발려진 거지.

-뭐야, 그럼 우리가 2위야?

-중국을 생각해야지.

-F22 700기만 해도 중국은 그냥 이기지 않을까?

한편 해군 잠수함 최고수뇌부는 해군력 증강을 반기는 반응을 볼 때마다 입이 근질거렸다.

'우리 잠수함이 보통이 아니라고.'

해군에서도 무선 전기의 비밀을 아는 이는 얼마 되지 않는다.

디젤 잠수함들은 모조리 디젤 엔진과 배터리의 상당량을 들어내고, 대신 무선 전기 체계로 개조했다.

개조를 마친 디젤 잠수함들은 이제 핵잠수함처럼 무제한 잠수가 가능해졌다. (식량이 바닥나기 전까지) 또한 공간이 다소나마 넓어지고, 물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승조원들의 생활이 크게 개선되었다.

하지만 이건 대외에 공개할 수 없는, 감춰야만 하는 전력이었다.

자랑을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

드디어 중국 총리가 청담동을 찾아왔다.

한국 정부와 이야기해서는 안 될 사안이라는 것을 꿰뚫어 본 것이다.

하수영은 휴민트타워 탑층 레스토랑 VIP실에서 그를 만났다.

"꼭 한 번 원수님을 직접 뵙고 싶었는데 마침내 원을 이루게 되어 감개가 무량합니다."

"저도 만나 봬서 마음이 무척 좋습니다. 꼭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것처럼 친근감이 듭니다."

"원수님 덕분에 삼시 세끼 황비버섯을 마음껏 먹고 있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식재료 중 하나입니다. 공화국 인민 중에서 황비버섯싫다는 사람은 없겠지만요."

총리 정도의 재력가라면 황비버섯이 비쌀 때에도 매일 먹는 것은 전혀 부담이 안 된다.

하수영은 굳이 그 점을 지적하지는 않았다.

가벼운 덕담과 외교적 수사가 한참을 오고 간 뒤에 드디어 본론이 나왔다.

"원수님, 지나친 전력 증강은 주변국들의 무한 군비 경쟁을 불러올 수 있습니다. 가뜩이나 이상기후로 세계 경제도 좋지 않은 판입니다."

총리의 표정은 잔잔했다.

"경제 발전과 환경 개선을 위해 쓰여야 할 돈이 군비로 흘러들어 가는 것은 인류 전체적으로도 불필요한 낭비가 아닐까요?"

"그래도 일단 살아남는 게 먼저가 아닐까요? 우리 한국은 일찍이 힘이 없어서 왜놈들에게 수십 년간 짓밟힌 역사가 있습니다. 심지어 왜놈들이 남긴 잔재가 아직도 온 나라에 산재해서 갉아먹고 있지요. 제도든, 사람이든."

일제강점기 이야기에 총리는 잠시 흠칫했지만, 내색하지는 않았다.

"지금의 한국해군 전력, 아니, 줌왈트 3 척만 해도 일본을 해상봉쇄하고 가두는 데에는 충분하지 않습니까?

한국의 군사력은 이미 일본을 월등히 초월했습니다."

"실은 항모 도입은 일본을 겨누고 진행하는 게 아닙니다. 러시아입니다."

러시아를 대놓고 입에 올리자 총리는 조금 표정의 변화를 드러내고 말았다.

당연히 중국을 먼저 입에 올릴 줄 알았는데, 러시아를 대뜸 꺼내 버리다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치는 거 보세요. 현대에서 큰 전쟁은 더 이상 없다는 것은 이제 허상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렇지만 러시아는 원수님과 매우 친밀한 사이 아닙니까?"

"지금은 아니죠. 저 모스크바에 아는 사람이 전혀 없습니다."

"……."

"러시아 땅 어디든 농장과 목장을 마음껏 쓰게 해주겠다는 약속도 정권이 바뀌면서 흐지부지됐습니다. 그리고 러시아가 이번에 식량을 400억 유로어치나 사들였어요. 전쟁 때문에 국고가 부실해졌을 텐데 무리해서 식량을 긁어모았습니다. 이게 무슨 뜻일까요?"

총리의 표정이 기묘해졌다.

이거, 지금 중국 들으라고 까는 건가?

하지만 표정이나 어투를 보면 정말 억울한 일을 당해서 도움을 바라고 상담을 청하는 것 같다.

"필요하면 그때그때 사면 그만인데, 인구 1억 5,000만 명도 안 되는 나라가 400억 유로어치를 무리해서 한꺼번에 샀단 말입니다."

"원수님."

"얼마 지나지 않아 저한테서 식량을 살 수 없는 날이 오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비축을 한 겁니다. 왜 식량을 살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할까요? 저와 사이가 나빠질 거라고 보는 거죠."

총리의 수행원들은 속으로 생각했다.

이거 진짜 우리더러 들으라고 하는 말 아니겠지?

"러시아는 한국과 전쟁을 준비하고 있는 게 틀림없습니다. 그래서 항모를 도입해야 합니다. 발트해에 항모함대 2개를 딱 띄워서 모스크바 조준하고 있어야죠."

총리는 순간 뿜을 뻔했다.

항모 8척이면 상시 4대 함대를 운용할 수 있을 텐데, 왜 2개 함대만?

나머지 2개 함대는 어디에 놓으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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