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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갓-1089화 (1,089/1,270)

프랜차이즈 갓 1089화

254장 청담식 농법 (2)

직파법이란 말에 토요쿠니의 머릿속이 어질어질해졌다.

그의 상식에서는 이해가 안 되는 말이었다.

요즘 시대에 직파법으로 벼농사를 짓는다고?

그럼 잡초 관리는 도대체 어떻게 하려고?

-이앙법이야 물 관리, 잡초 관리, 농지 로케이션 관리 안 될 때나 쓰던 미개한 농법이고요. 땅에 볍씨뿌리면 알아서 싹 잘 틔우고 잘 자라는데 뭐하러 번거롭게 두 번에 걸쳐 일합니까?

"하, 하잇……."

토요쿠니의 머릿속은 이미 헝클어질 대로 헝클어지고 있었다.

히사타로 총리는 하수영을 귀히 대하라고 엄하게 신신당부를 했다.

하수영의 말에 토를 다는 것은, 히사타로 총리의 말에 토를 다는 것과 같다.

가신, 할복 문화를 소중히 여기는 토요쿠니 입장에서는 절대로 거스를 수 없는 금기.

그것이 직파법이라는 단어와 충돌하면서, 그의 뇌를 패닉에 빠뜨리고 있었다.

-아무튼 우리 농장에서는 직파법으로 벼를 재배합니다. 이앙법도 해봤는데 손만 두 번 가고 효율도 별로라서 직파법으로 완전히 전환한 지 오래예요.

"하, 하잇. 그렇습니까?"

-제 농장의 생산력을 의심합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죄송합니다! 제가 감히 믿음이 부족해서 부끄러운 추태를 보이고 말았습니다! 성심껏 모시지 못한 죄는 제가 반드시……!"

-됐으니까 그냥 우리 인부들이 하는 대로 가만히 놔두세요. 필요한 거 요구하면 두 번 묻지 마시고 그대로 해주시면 됩니다. 알겠죠?

"하, 하잇. 알겠습니다!"

통화가 끊겼다.

토요쿠니는 파종기가 껍질이 달린 볍씨를 밭갈이가 끝난 논에 뿌리는 것을 멍하니 지켜보았다.

영상 18도라고는 하지만, 엄연히 초겨울이다.

이런 날씨에 벼농사를 시작하겠다는 것도 이해가 안 되지만, 물 없는 논에 볍씨를 바로 뿌리는 것도 납득이 안 된다.

정말 이런 농법으로, 그 작은 농지에서 그 엄청난 쌀을 생산하고 있다고?

'도대체가 수영농장은 어떤 곳이란 말인가…….'

토요쿠니는 아예 규슈에 호텔을 잡고, 매일같이 농지에 출근 도장을 찍었다.

자신의 상식을 벗어난 농법이기에, 하루라도 확인하지 않고는 불안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이제 초겨울이니 잡초의 피해를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게 유일한 위안거리였다.

그러나 발걸음을 할수록, 토요쿠니는 상식이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것을 느꼈다.

"이렇게 빨리 싹이 났어?"

놀랍게도 며칠이 지나기도 전에 논전체가 푸르게 물들었다.

한 뼘 길이로 자라난 어린 벼싹들이 온 사방을 가득 메우고 있었던 것이다.

인부들은 자동 쿨러를 이용해 하루에 몇 차례씩 논에 물을 주었다.

물이 고일 정도는 아니고, 땅을 촉촉하게 적실 정도.

"믿을 수가 없군. 물을 저렇게 조금 줘서 벼들이 제대로 자랄 수가 있는 건가?"

"힘들 거라고 봅니다. 벼는 물이 정말로 많이 필요한 작물이에요. 이건 논농사가 아니라 밭농사입니다. 벼가 제대로 자랄 리도 없고, 쌀알이 맺힐 리도 없습니다."

히사타로농업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부정적인 의견을 냈다.

그러나 벼들은 그들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무럭무럭 쑥쑥 자라났다.

하루가 멀다 하고 커져가는 볏줄기는 어느덧 완전히 자라나서 씨를 패기 시작했다.

한겨울에 논을 가득 메운 푸른 벼.

이런 진귀한 풍경을 보기 위해 인근의 농민들이 날마다 몰려들었다.

그뿐만이 아니라 도시에서도 한겨울의 벼농사를 구경하기 위해 사람들이 몰려왔다.

심지어는 저 멀리 홋카이도에서도구경을 위해 사람들이 왔다.

"세상에. 살다살다 이 날씨에 벼농사를 하는 건 처음 봐."

"다모작은 저기 동남아나 적도 지방에서나 하는 거 아니었어?"

"거기서도 이런 날씨에는 벼농사못 지어요. 지금 기온이 15도예요, 15도."

"아니, 이 정도면 벼들이 다 얼어서 시들어야 하는 거 아니야? 대체 어떻게 저렇게 잘 자라는 거지?"

"볏줄기 싱싱한 거 봐요. 아유, 이삭도 아주 그냥 제대로 패였네."

"역시 일본의 혼은 죽지 않았어. 벼농사가 망했다는 망언을 퍼트리는 녀석들은 모두 지옥에 떨어져 천벌을 받아야 할 것이다."

법인 이름은 히사타로농업.

때문에 사람들은 농사를 짓는 주체가 한국의 수영농장이라는 것을 몰랐다.

농장 인부들이 한국어로 대화하는 것도 전혀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요즘 한국 경제가 매우 안 좋다는 게 사실인가 봐요. 저렇게 젊은 친구들까지 멀리 외국에 와서 힘든 농사일을 하다니……."

"코이타, 잘 봤니? 너도 열심히 공부하지 않으면 저 형들처럼 되는 거야."

"응, 알았어요. 저 열심히 공부해서 절대 저런 힘든 일은 하지 않도록 할게요."

"그래. 젊은 나이에 머나먼 남의 나라에서 땀 흘리며 몸 쓰는 일을 하다니. 저 사람들도 참 안됐어. 아마 부모를 잘못 만났을 거야."

"불쌍해요."

부산 태풍 복구 작업은 어찌어찌 진척을 보이고 있었다.

전기가 안정적으로 공급되자 수도와 가스도 원활히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재민들은 하나둘씩 집으로 돌아가기 시작했고, 상점들은 영업을 재개했다.

시민들은 여전히 붉은불개미를 두려워했지만, 개미에 물려 죽었다거나 정전 사태가 발생했다는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다.

검역본부에서는 개미들이 겨울을 대비해서 본격적인 월동 준비에 들어간 것이라고 판단했다.

날이 추워지니 활동량을 최소화한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한국전력은 부산을 중심으로, 전국의 모든 송전 인프라를 갈아치울 기세로 공사를 벌려댔다.

눈먼 돈을 먼저 먹겠다고 공사업체들이 앞을 다투어 판을 쳤고, 겨울 임에도 불구하고 굴삭기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

드디어 서락산 테라리움 공사가 모두 끝났다.

원통형 초대형 농장건물이 전부 완공된 것이다.

"수고하셨습니다. 정말 고생하셨어요."

"최선을 다해서 신경 써서 지었습니다. 부실 공사는 전혀 없을 것이라고 자부합니다."

"네, 겉보기에도 매우 튼튼해 보이 네요."

높고 굵은 원통형 농장 빌딩들이 반듯하게 오와 열을 맞춰서 우뚝 세워져 있는 광경이 가슴을 벅차게 만든다.

한편으로는 조금 억울한 마음도 있다.

경기도 수영농장 지하에서 600톤짜리(추정) 금맥이 발견되지 않았으면, 이 고생을 하지 않아도 되었을 텐데.

"그래도 고생한 보람이 있네요. 경작 면적이 훨씬 더 커졌으니, 이제한 인구 80억 명 정도는 건사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테라리움 2.0은 기존 농장보다 땅면적이 훨씬 넓다.

여기에 수십 층 이상으로 구성되어 있어, 실질적인 경작 넓이는 수백배 이상이다.

「마스터, 이 정도로 80억 인구 전체를 커버하기에는 좀 많이 모자랍니다.」

"그래? 충분할 거 같은데?"

「단순히 열량만 공급한다면 충분합니다. 하지만 80억 인구 전체에 매끼마다 19첩 정식을 먹이기에는 좀 모자랍니다.」

"뭐, 원통 테라리움을 나중에 더 늘리면 되지. 조진웅 사장님, 들으셨죠?"

"추가 공사를 발주하실 생각이십니까?"

JS건설 조진웅 사장은 반색을 하며 물었다.

이런 큰 공사를 또 맡겨준다면, 회사 입장에서는 고마운 일이다.

"아직 부족하다고 하는데 더 지어야지요."

"그럼 이 근방의 토지를 더 사들이셔서 확장 공사를 하실 겁니까?"

"아뇨. 너무 한 바구니에만 담는 것도 좋지는 않죠. 지금 농장 지하에 있는 금광석 다 캐고 나면 거기 일대에 지을까 해요."

"아, 농장을 분산하시는 거군요. 탁월한 결정이십니다."

"나중에 프라임건설과 이야기해서 계약하고 공사하시면 됩니다."

"예, 알겠습니다."

그리하여 수영농장은 대대적인 이 주를 개시했다.

처음 서락산에서 황비버섯으로 시작했다가 조선시대 황금 콜렉터의 유물이 발견되는 바람에 지금의 농장으로 옮겼고, 지금 농장에서 금맥이 발견되는 바람에 다시 처음의 서락산으로 돌아간다.

"차라리 잘됐네. 한 번 파헤쳤으니까 이제 또 땅에서 금이나 뭐 나올 걱정 없이 안심하고 농사에 열중하면 되겠어."

「농장 경계선이 수영리와 바로 붙어 있어서 언제든 안살린 교수를 만날 수 있다는 점도 좋습니다.」

"그래. 은하신목에서 엘릭서도 쭉쭉 뽑아올 수 있지. 지금 남은 엘릭서는 충분하냐?"

「예. 저수탱크에 아직 절반 이상 남아 있습니다.」

트레일러 행렬이 끝도 없이 이어진다.

농사 로봇들을 태운 트레일러 차량은 줄을 지어 서락산 테라리움 단지로 이동을 개시했다.

어마어마한 대행렬이었기에, 지나가는 길목에서 사람들이 무슨 일인가 하고 구경을 나오기도 했다.

"와, 저렇게 긴 트레일러 판넬은 처음 봐. 무슨 트레일러 7개가 줄줄이 실려 있네. 프리덤, 저건 무슨 차들이야?"

신기해하는 구경꾼들한테 프리덤이 알려주었다.

「오늘 수영농장이 서락산으로 이사 가는 날입니다.」

"그래? 수영농장이 이사하면 뭐 좋아? 나쁜 건 없어?"

「나쁜 건 없죠. 앞으로 소출량이 더 늘어날 게 확실한 만큼, 식료품가격과 유동성이 더욱 안정될 겁니다.」

새 집으로 이사 온 로봇들은 일사불란하게 자리를 잡고, 차근차근 작업을 시작했다.

"이제 눈치 볼 것도 없겠다, 그냥 과일나무도 막 다 심어버려."

「저희가 특별히 외부 눈치를 보진 않았던 것 같은데요…….」

정부 관계자들이 들었으면 '그게 눈치 본 거였다고?'라며 억울해했을 것이다.

과수원 섹션에는 과일나무 씨앗들이 심어졌다.

엘릭서 비료를 듬뿍 먹은 씨앗들은 순식간에 자라나서 한나절 만에 성체 크기를 갖췄다.

누가 의심하면 성목을 옮겨 심은 것이라고 설명하면 그만이다.

심지어 바나나, 코코넛, 망고, 망고 스틴, 아보카도, 파파야 등 한국의 기후에서는 자라지 않는 열대과일도 심어댔다.

사과나무, 배나무, 감나무 등도 세팅했다.

잣나무 빼고는 거의 모든 열매나무를 농장에 갖추었다.

잣나무를 빼놓은 것은, 포천시 인근에 조리용수 채취용으로 이미 잣나무밭을 조성해놓았기 때문이다.

아무튼 프리덤은 외부 눈치를 고려 하지 않고, 마음껏 나무들을 세팅했다.

「마스터, 과일 장사는 언제부터 시작합니까?」

"아직은 아냐. 하지만 언제 과일수입이 끊길지 모른다는 각오로 준비하고 있어라. 그 즉시 과일을 시중에 공급할 수 있게 말이야."

「과수원 농가들을 배려하시는군요.]

"우리는 딱 줄어든 시장 파이만큼만 먹는다. 공급량이 줄어들면 그때 들어가자고."

「알겠습니다, 마스터.」

이상기후는 곡물뿐만 아니라 과일에도 악영향을 끼치게 마련이다.

당장 수입 과일 가격들이 슬금슬금 오르는 것만 봐도 조짐이 느껴진다.

"그리고 이제 농장 규모도 커졌으니까 앞으로는 사람이 먹는 식물을 전부 취급하자. 당장 유통하진 않더라도 세팅은 다 해놔야 해."

「예, 마스터.」

이사를 모두 마친 후, 기존 농장철거 작업에 들어갔다.

개폐식 천장 등 재활용할 수 있는 설비는 떼어내서 안전한 곳에 보관했다.

차후 밀폐형 하우스를 필요로 하는 농민들 중에서 추첨해서 지어줄 작정이었다.

***

채굴에 방해가 되는 농장이 사라지자, JS중공업은 금광석 캐는 속도를 더욱 높였다.

금을 모두 캐고 나면 하수영이 다시 테라리움을 지을 거라고 했기 때문에, 그들은 채굴 작업 속도에 박차를 가했다.

"채굴을 서둘러서 마쳐야 한다. 그래야 회장님이 다시 이곳에 농장을 지으실 수 있어."

테라리움 건설사업은 JS그룹 입장에서 매우 짭짤한 일거리였다.

건물이 워낙 크고, 3교대 24시간 체제로 쉬지 않고 돌아가다 보니 공사비도 컸다.

채굴을 마쳐야 다시 테라리움 추가 공사를 맡을 수 있기에, 회장 차원에서 금 채굴을 닦달하고 있는 중이었다.

"금맥이 깊지도 않아서 채굴도 쉽잖나. 반년 안에 남은 금을 모두 다 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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