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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갓 1051화

246장 하수영맛 (6)

로한이 판을 깔아놨고, 이제 하수영이 나설 차례.

캠핑카에서 내린 그는 나운중공업연구시설로 향했다.

「마스터, 그런데 이번 모터에는 무슨 마스터맛을 입히신 겁니까? 어떤 원리로 추력이 발생하는 거죠?」

"반중력 생성기다."

「예? 그게 반중력 엔진이란 말입니까!」

"엔진은 무슨. 모터야, 모터. 기름 안 쓰는데 무슨 엔진이냐."

보안요원들이 황급히 다가와서 하수영의 입장 절차를 도왔다.

"전기를 걸어주면 걸어주는 만큼 중력에 반응하는 힘이 발생하는데, 원통으로 만들면 그 추력이 수직이 아니라 수평으로 나간다. 그래서 회전하는 거지."

「그럼 모양을 다르게 만들면 추력 방향을 수직으로도 할 수 있는 겁니까?」

"그렇지. 원래 그런 용도였었으니까."

「마치 원래 용도대로 쓰인 적이 없다는 말씀처럼 들립니다.」

"이게 중력권에서 일정 이상 멀어지면 작동을 안 해. 자석이 몇십 cm만 떨어져도 자기장이 0이 되는 것처럼. 원래 우주선에 달려고 했는데 대기권 내에서만 쓸 수 있으니, 어떻게 됐겠냐?"

「사장될 수밖에 없었군요…….」

"그래도 중력이 큰 행성 지표면에서는 효율이 아주 좋아서 나름 운송동력기로 자주 쓰였다."

「아! 중력이 큰 행성일수록 오히려 에너지는 적게 들었겠군요.」

"지구는 중력이 워낙 낮아서 저파워 구간에서는 에너지 효율이 좀 별로긴 하네. 그래도 힘 하나는 다른 모터나 엔진보다 나으니까."

「크기 대비 51배면 엄청난 겁니다. 전기 문제만 해결되면 헤슬라자동차가 절을 하면서 팔아달라고 애원할 겁니다.」

"51배에서 끝난 것도 축 같은 다른 부품 내구도가 부하를 못 이겨서 그래. 강도 높은 부품으로 만들면 더 높은 출력도 낼 수 있을 거다."

자동차 모터 크기에서 '51배'만을 기록한 것은 크기에서 오는 강도의 한계에 봉착했기 때문이다.

때문에 크고 단단하게 만들수록 파워 출력은 계속 증가한다.

「반중력 생성기를 고작 전기모터 취급하시다니. 마스터의 위대함에 제 인공전자회로가 새삼 전율을 하고 말았습니다.」

"내가 전율 코드 같은 것은 안 짠거 같은데."

안내가 끝나고, 어느덧 연구실에 도착했다.

로한과 연구소 직원들이 모여 있는 걸 보고, 하수영은 두 팔을 번쩍 벌렸다.

"이야!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우리 나운중공업에서 또 아주 기가 막힌, 레일건 못지않은 전기모터를 만들었다면서요?"

"그게 에릭 로한 박사 혼자서 만든 거라서 저희는 딱히……."

"어디어디, 한 번 봅시다."

하수영이 좋아라 앞으로 나서자 연구원들은 로한의 눈치를 봤다.

당연히 발명가인 그가 설명을 해야 하거늘, 그는 팔짱을 낀 채 '여배우들과' 톡을 하느라 바쁘기만 했다.

결국 수석연구원이 어쩔 수 없이 대신 나서서 설명을 했다.

"전기가 흐르면 지향성 추력을 발생시키는 동력기, 아니, 전기모터입니다. 영구자석과 코일을 사용하지 않는 점이 차별적이며, 출력 면에서는……."

이미 다 알고 있는 내용.

심지어 만든 것도 하수영 본인.

하지만 하수영은 처음 듣는 사람처럼 한껏 놀라워하며, 추임새까지 넣어가면서 연구원의 설명을 열심히 들었다.

설명하는 사람으로서 정말 브리핑하는 맛이 제대로 나는 반응이었다.

"우와! 정말 대단하네요! 한마디로 힘 하나는 다른 모두를 몽땅 다 씹어먹는 괴물이라는 거죠?"

"그렇습니다. 다만 그 힘을 내기 위해서 무지막지한 전기를 먹는다는 게 단점이긴 합니다만……."

"그건 단점이 아니라 특징이죠. 원래 세상은 기브앤테이크잖아요."

"예?"

"힘을 많이 내는 놈이 많이 먹는 건 당연한 거 아닙니까? 병신보존, 아니, 에너지보존 법칙 같은 거죠."

"……."

뭔가 아귀가 맞는 듯 아닌 듯한 흐름에 연구원들은 정신이 살짝 혼미해졌다.

"좋습니다. 그럼 우리도 이제 모터장사를 할 수 있겠어요."

"모터 장사요? 일반 전기자동차에 이 모터를 달았다가는 완충 주행거리가 수십 ㎞밖에 나오지 않을 겁니다."

"그러니 무…… 아, 그건 당장은 안 되지, 참. 내가 너무 오래 살아서 그런지 며칠 전에 결심한 것도 자꾸만 깜빡깜빡하네."

"……."

"뭐, 주행거리가 10km면 어떻고 50㎞면 또 어떻습니까? 밥값이야 뭐 돈으로 때우면 되지만, 근손실은 그게 안 돼요."

근손실 이야기가 갑자기 여기서 왜 나오지?

설마 다른 자동차 엔진, 모터들은 죄다 근손실 당한 허약체들이다, 그런 의미인가?

"뒤는 제가 알아서 할 테니, 한 번 새끈하게 시판모델 만들어주시죠."

"시판모델이요?"

"네, 당장 시판차량에 넣어도 작동가능한 수준으로 몇 개만 만들어주세요."

"그건 에릭 박사가……."

수석연구원은 두리번거리면서 로한을 찾았지만, 벌써 그의 모습은 사라지고 없었다.

대신 차량 모터에 들어갈 원통형 코어 부품들만 덩그러니 남아 있을 뿐이었다.

"에릭 박사가 그새 어디 갔지?"

"모르겠습니다. 분명히 방금 전까지 여기 있었던 거 같았는데……."

"아, 로한이라면 여배우와 데이트하러 갔습니다. 놔둡시다. 연기하랴 연구하랴 연애하랴 바쁜 사람이잖아요."

연구원들은 다시 한번 로한이 미칠듯이 부러워졌다.

***

며칠 후, 연구원들을 갈아 넣은 결과가 나왔다.

차량에 넣을 만한 완제품 모터가 만들어진 것이다.

"완성도는 95% 정도입니다. 마지막 조율이 더 필요합니다. 이대로 차량을 움직여도 문제는 없겠지만, 시판을 위한 행정절차를 거치려면……."

"이 정도면 충분하죠. 어차피 제조사 상대로 브리핑할 건데요."

수석연구원은 한숨을 돌렸지만, 그들은 아직 쉴 틈이 없었다.

"자, 오늘 미팅 자리를 마련했으니까 다들 이동합시다."

"오늘입니까?"

"이런 건 빨리빨리 처리를 해야죠. 늑장 부리면 쉬어버립니다. 어서 가죠."

그리하여 연구원들은 하수영과 함께 이동했다.

교외 지역에 마련된 넓은 공터였는 데, 바닥에 선으로 그려진 간이 주행코스가 완성돼 있었다.

그리고 헤슬라자동차 사람들도 이미 도착해서 기다리고 있었다.

"자, 여기는 우리 나운중공업 연구원들입니다."

연구원들은 정신이 없는 와중에도 헤슬라 측 사람들과 인사를 나눴다.

헤슬라 최고기술책임자 세이브렌이 날카로운 눈으로 완성된 모터들을 훑었다.

"이 모터들입니까?"

"네, 우리 나운중공업에서 개발한 신모터입니다. 헤슬라자동차에 꼭 납품하고 싶습니다."

헤슬라자동차로서는 쉽게 거절할 수 없는 요구였다.

수영그룹은 자율주행시스템 프리덤을 납품하는 슈퍼을이었으니까.

헤슬라가 갑이지만 수영그룹의 눈치를 더 심하게 보는 관계인 것이다.

"그럼 테스트를 위해 모터를 장착하겠습니다."

헤슬라가 준비한 차량은 모두 세종류였다.

승용차, 소형 트럭, 그리고 대형 화물차였다.

대형 화물차는 모터 크기가 맞지 않아서 따로 받쳐주는 거치대를 즉석에서 추가로 설치해야 했다.

약 두 시간이 걸려서 모터 설치가 모두 끝났다.

"먼저 승용차입니다."

4인승 승용차에는 운전석 외에도 사람 무게에 해당하는 짐을 나머지 3개 좌석에 모두 실었다.

또한 트렁크에도 한계치까지 짐을 가득 싣고, 퍼포먼스를 확인했다.

승용차는 무리 없이 코스를 돌았다.

순간 가속력도 좋았고, 정속 주행도 안정적으로 유지되었다.

뿐만 아니라 한계치까지 짐을 적재했음에도 비탈길을 전혀 힘들이지 않고 어렵게 올라갔다.

세이브렌과 직원들이 박수를 쳤다.

"와우, 확실히 힘 하나는 회장님이 장담한 대로 정말 대단하군요."

"그런데 배터리가……."

일부 직원들이 배터리 소모량을 확인하고 곤혹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힘은 좋지만 배터리를 조금 많이 잡아먹는 게 단점이라고 했던가.'

'그런데 이건 조금 많이 잡아먹는 정도가 아니잖아?'

'승용차 힘이 조금 좋아지긴 했지만 배터리 문제가 이래서야 굳이 대체할 이유는 전혀 없는데?'

그들이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배터리 소모량이 극악했던 것이다.

그런 표정을 애써 감추고, 남은 테스트를 마저 진행했다.

소형 트럭은 조금 더 놀라웠다.

시판 모델보다 더욱 차별화된 힘을 보여주었던 것이다.

'톤수가 증가하니까 출력 퍼포먼스가 오히려 더 눈에 띄는데?'

'힘 하나는 정말 괜찮군.'

'하지만 역시 전력 소모 문제가 너무 커.'

그러나 대형 화물차에 이르러서는, 그들 모두가 벌떡 일어나서 눈을 비비고 말았다.

대형 전기화물차는 아직 실험단계였다.

모터가 내연기관의 출력을 따라잡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차체에서 모터를 넣을 공간을 한계치까지 뽑아냈음에도, 컨테이너 한 개를 싣고 저속으로 간신히 운행 가능한 수준.

그러나 그간 나오지 않았던 출력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대형 화물차는 무거운 컨테이너를 싣고 비탈진 경사도 힘차게 오르고 있었다.

세이브렌의 표정도 싹 달라졌다.

"화물차로 다시 세팅해! 발전차량을 연결해서 뒤에 따르도록, 충분한 주행 상태를 확인해야겠어."

"알겠습니다!"

직원들의 손이 다시금 바빠졌다.

혹시나 해서 준비한 발전차량을 대형 화물차와 연결해서 뒤에 따르게 했다.

전력 문제를 해결하고, 화물차 주행 테스트를 시작했다.

한계중량을 신고도 화물차는 100km/h 이상의 속력을 냈다.

가속력, 토크, 경사 등 모든 면에서 디젤 화물차를 능가하는 파워를 보였다.

힘은 좋지만, 전기를 너무 많이 처먹는 모터.

이제는 '힘 하나는 진짜 끝내준다!'로 직원들의 평가가 바뀌었다.

"배, 배터리! 진짜 배터리만 해결되면 대형 차량 시장은 그냥 접수하는 건데!"

"잠깐? 승용차하고 만적 대형화물차하고 연비 차이가 거의 안 나는데?"

"뭐? 그럴 수가 있어?"

무거워질수록 당연히 연비가 나빠져야 한다.

그런데 오히려 별 차이가 없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나운중공업 연구원들은 물론 그 이유를 알고 있었다.

'우리 천재 에릭 박사가 원래 중량 1억 톤을 상정하고 설계한 동력기인데, 당연하지.'

'1톤이나 10톤이나, 에릭 동력기 앞에서는 그게 그거일 뿐.'

'무부하 무중량 공회전시키는 데 들어가는 전력하고도 별 차이가 안나지.'

원래 대형 화물차는 헤슬라 입장에서도 큰 숙제였다.

원하는 파워를 내기 위해서는 모터가 한도 끝도 없이 커져야 했고, 덩달아 차체도 커져야만 했으니.

하지만 출력 문제는 간단히 해결되었다.

디젤 엔진보다 더 작은 모터가 더 큰 힘을 냈으니 말이다.

"문제는 배터리군요, 회장님."

"전하 저장식 배터리는 결국 한계 점이 있죠. 공간압축 기술이 나와야 해결이 될 텐데 말입니다."

"하하, 공간압축이라니. 듣기만 해도 꿈만 같군요."

"그런데 공간압축 기술이 나오기 전에 배터리는 사장될 겁니다. 그 전에 전기를 저장하지 않는 플래폼이 먼저 나올 테니까요."

"전기를 저장하지 않는 플래폼이라."

"배터리는 과도기거든요. 시간이 지나면 전혀 필요가 없어질 겁니다."

세이브렌은 모터가 내는 파워가 너무 아까웠다.

대관절 어떤 구조로 되어 있는지, 당장 내부를 뜯어서 샅샅이 분해해 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1차적으로 5,000대어치만 납품을 받아줄 수 있겠습니까?"

"음, 저도 들어드리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배터리 문제가 해결되기 전에는 상용성이……."

"그리고 그 5,000대 제가 다시 살게요."

"예?"

"모터 납품하고, 차량 구매하고, 둘다 제가 하겠습니다. 그럼 문제없지 않아요?"

"하지만 풀주행 거리가 50㎞도 채 안 되는 차량으로는……."

"구매자가 괜찮다고 하잖아요."

하수영맛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세이브렌은 한참이나 쩔쩔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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