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프랜차이즈 갓-1042화 (1,042/1,270)

프랜차이즈 갓 1042화

245장 벼를 구하라 (2)

수이창 부회장은 머리가 차가워졌다.

25억 위안이 아니라 250억 위안'이상'이라고 했다.

"그 말은 상한선을 두지 않겠다는 뜻입니까?"

"그렇습니다. 능력과 여건이 되는 한 얼마든지 구매하셔도 됩니다."

"혹시 가격에서 불리한 제한을 두지는……."

"지나친 폭리를 취하면 적정한 제 재를 가할 수는 있겠지만, 상식과 관행을 벗어나지 않는 수준이라면 문제 될 게 있겠습니까?"

가격 책정은 크게 문제 될 게 없다는 소리다.

상황은 좋다.

하지만 수이창 부회장은 불안함을 지우기 힘들었다.

농업부 부부장이 이렇게 조용히 찾아와서 은밀히 전달을 하는 이유가 뭘까.

"지금 당은 한국산 수입품 수입은 금지하고 있지 않습니까? 어디까지나 생선만 예외로……."

"그런데도 수오미는 유통망을 뚫기 위해서 사은품을 뿌리며 분위기를 잡으려 했지요?"

"……."

"탓하는 게 아닙니다. 다만 당의 기조가 조금은 바뀌어야 할 때라고 해두겠습니다."

"이유를 물어도 될까요?"

수이창은 질문을 하면서도 기대하지 않았다.

이제 적절한 함구 요청이 쐐기를 박을 것이고, 대화는 종료될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도 예상이 빗나갔다.

"그러지요. 이유를 확실히 알아야 동기부여가 될 테니 말입니다."

"……!"

당 고위인사가 왜 이렇게 친절하지?

농업부는 중앙정부 안에서는 비교적 힘이 없는 부서이지만, 그래도 부장 승진을 눈앞에 두고 있는 인물이다.

그런 이의 지나친 친절은, 오히려 사람을 더 불안하게 만든다.

"올해 식량 생산량이 최소 11%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허어."

수이창 부회장은 단번에 이 모든 상황이 이해가 갔다.

신두는 주식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근로자들이 하루에 점심 한 끼만 신두로 대체해도, 식량 감소량을 거뜬히 커버할 수 있으리라.

"원인은 가뭄입니다. 싼샤 댐의 수위가 계속 낮아진다는 이야기는 들어보셨을 겁니다."

"네, 알고 있습니다.

"싼샤 댐에 가려져서 그렇지, 지금 전 대륙에 은근한 가뭄이 들었습니다. 때문에 수확기를 앞두고 알곡이 부실하게 맺혔습니다."

"으음, 그래서……."

"현 상황에서 미국 수입량을 더 늘리는 것은 좋은 수가 아닙니다. 베트남은 지금 반중 감정이 심해서 쌀수입이 어렵고, 그런 차에 신두 수입 소스에 닿은 겁니다."

"이 조치는 일시적인 겁니까?"

"그렇지는 않습니다. 다만 주석께서 이번 일을 계기로 농업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돌아보시게 되시면 좋겠군요."

"……."

많은 의미가 함축된 말이었다.

한 번 트인 수입을 다시 막지는 않겠지만, 농촌을 밀어줘서 경쟁력을 끌어올릴 거라는 이야기.

"최소 11% 감소라는 것이지, 어디까지 내려갈지 모릅니다. 가급적 많은 물량을 비축해 두시길 권장합니다. 그리고 당은 이 일을 모르는 겁니다."

"무슨 말씀이신지 알겠습니다."

여차하면 사냥이 끝난 뒤 솥에 들어갈 수도 있다.

그러니 충분히 대비를 해둬라.

수이창 부회장은 그런 암시를 주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였다.

"생선 역시 눈치 보지 말고 최대한 많이 사들여서 냉동창고에 비축해 두십시오. 어획대란은 아무래도 1, 2년 안에 끝날 것 같지 않습니다."

"그 정도로 심각합니까?"

"자체 조사 결과 지금 당장 전 세계가 모든 조업을 중단해도 완전 회복에는 최소 3년이 걸립니다."

수이창 부회장은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의아해하다가 이내 깨달았다.

"조업은 중단된 게 아니었습니까?"

"제3세계와 탐욕스러운 자본주의자들의 범법활동까지 모두 통제할 수 있겠습니까? 바다 한복판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

"제가 수오미만 찾아왔다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알겠습니다."

부부장이 돌아간 후, 수이창 부회장은 경직된 가슴을 누그러뜨렸다.

'이거 가뭄이 생각보다 심한 모양인데?'

가뭄.

싼샤 댐의 수위 하락 때문에 알음알음 나오는 소리다.

하지만 전자 회사인 수오미 입장에서는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갈 주제였다.

나노소프트 덕분에 생선과 신두를 취급하게 되니, 가뭄이라는 주제에 큰 관심이 생겼다.

그는 장옌더 이사를 호출했다.

"부르셨습니까, 부회장님."

"당으로부터 묵인하겠다는 허가를 받았네. 신두는 얼마든지, 자금이 되는 한에서 사들이도록 하게. 아, 그리고 생선도."

"얼마든지라고 하셨습니까?"

"그래. 물량에는 제한이 없어. 더 이상 눈치 보지 말고 마음껏 구매하면 되네. 아, 어디까지나 생선과 신두에 한해서일세."

"예! 부회장님!"

"그리고 신두 말인데. 혹시 우리 말고 다른 회사에서도 수입을 한다고 하던가?"

그 말에 장옌더 이사는 놀라서 반문했다.

"어떻게 아셨습니까? 제가 아는 것만 다섯 개 회사에서 신두를 수입할 모양입니다."

"음, 혹시 생선도?"

"그건 아닌 거 같습니다. 생선은 우리 회사에 댈 물량만 해도 빠듯하니까요."

"그나마 다행인가."

***

환신대륙물류 오너 류환신은 중국에서 4위 안에 드는 식품유통업체였다.

원래 10위권 밖이었던 회사는 한국의 엘릭서 드링크를 중국으로 수입하면서 대박을 터뜨렸고, 금세 4위까지 안착할 수 있었다.

다만 그 시기에 문제가 생겼다.

중국은 한국 식품을 지속적으로 견제하고 있었고, 엘릭서 드링크도 그 품목에 해당되었다.

엘릭서 드링크를 수입하기 위해서는 이것저것 까다로운 규제 심사를 통과해야 했다.

컨테이너가 통관에 몇 달씩 묶이는 일은 예사였다.

-내가 한국계 일본인 사업가라고 당국 눈에서 벗어난 건 아니오?

프라임웰빙 최고경영자, 마케미야는 불쾌함을 토로하며 그렇게 거래를 끊었다.

이제 중국에 들어오는 엘릭서 드링크는 거의 다 밀수품이었다.

정식 물량이라고 해봐야, 마케미야가 원래 거래하던 중국 인맥들이 사적 친분을 동원해서 사가는 수준.

나중에야 공산당 고위 간부가 엘릭서 드링크 유통독점권을 얻기 위해 벌인 일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이미 흘러간 뒷물결이었다.

그리고 지금, 다시 한국에서 기회를 찾았다.

"신두 10억 알을 구매하고 싶습니다. 계약 즉시 일시불로 지급할 수 있습니다."

류환신은 나노소프트 중국 지부를 찾아가서 거래를 요청했다.

4위에 도약한 지 얼마 안 된 회사로서 여유 자금을 박박 긁어모아 가져왔다.

"좋습니다. 계약합시다."

여기저기서 유통업체들이 나노소프트에 몰려들었다.

그들은 신두뿐만이 아니라 생선도 원했다.

하지만 나노소프트는 철저히 집중과 분산 원칙을 지켰다.

생선은 수오미에 몰아주되, 신두는 가리지 않고 분산하는 것.

다른 업체들은 생선 유통은 넘보지 못하고, 신두 구매에만 만족해야 했다.

***

신두는 출시되자마자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특히 제조공장을 많이 거느린 회사들이 신두에 열광했다.

"회장님, 신두가 정말 대박입니다."

"그래?"

"예! 지금처럼 공장 직원들이 점심 먹는 시간 20분을 단 1분 밑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식당을 갈 필요도 없이 라인에서 바로 뜯어서 입에 털어 넣기만 하면 그만이니까요."

"그것참 다행이야. 안 그래도 동남아시아 쪽에서 바짝 추격하고 있어서 숨이 턱에 찼는데, 이제 한숨 돌릴 수 있겠어."

"네! 이제 공장 생산량을 더 올릴 수 있게 됐습니다!"

"그거 비용은 얼마 안 하지?"

"물론입니다! 식당을 운용하는 것에 비하면 터무니없이 저렴합니다!"

"잘됐어. 구내식당도 그만 전부 정리해 버려. 매점 같은 거나 대충 채워 넣고."

"네, 회장님!"

점심 제공은 공장 오너들의 골칫거리였다.

식대를 줘서 알아서 먹게 하자니, 점심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공장 밖으로 나가서 밥 먹고 들어오는 시간을 다 고려해야 하니까.

구내식당을 운영하자니 추가 인건 비, 시설관리비 등의 고용비용이 발생한다.

하지만 신두를 구매하니, 그런 걱정이 싹 사라졌다.

공장 오너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기 시작했다.

"신두라는 이 물건, 아주 좋은데?"

"직원들이 점심 때문에 라인에서 벗어날 일이 없으니까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게 됐어."

"이건 정말 우리 같은 공장 오너들을 위해 만든 상품이군. 진짜 마음에 들어."

"듣자니 요즘 들어오는 생선도 같은 회사에서 양식한 거라던데?"

"오, 그 중금속 완전 무공해라는 생선 말하는 건가?"

"그렇다고. 엘릭서 드링크라는 것도 그렇고, 한국에서는 몸에 좋은 식품만 만드나 봐. 웰빙하면 요즘한국이라니까."

"황비버섯농장도 같은 식품회사에서 진출한 거라고 들었어."

"역시."

"나도 요즘 신두만 먹고 있네. 하루 3, 4알이면 하루가 거뜬하다니까? 장 트러블이 심했는데 신두만 먹으면서부터 그런 것도 싹 없어졌어."

근로자들은 황금 같은 점심시간이 줄어든 것도 아니고 삭제된 것에 불만이 많았다.

하지만 식사가 영양학적으로 완벽하게 해결된 이상, 회사의 방침에 거부할 방법이 없었다.

공장주들은 '일 에너지'만 채워 넣으면 그만 아닌가 생각했고, 신두는 거기에 최적화된 상품이었던 것이다.

***

발머 스틴은 차근차근 진행되는 중국 시장 잠식에 만족했다.

생선을 최전방에 세운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단단히 문을 걸어 잠근 중국의 외장갑을 사정없이 뜯어내 버렸으니.

거기에 신두라는 본진을 상륙시키자, 중국 시장은 속절없이 무너지는듯이 보였다.

"그래도 방심해서는 안 되지. 중국정부가 어떻게 나올지는 장담할 수 없다."

"발머 부회장님. 생선과 신두 판매로 벌써 100억 달러를 돌파했습니다."

"겨우 100억 달러? 그렇다면 한 사람당 8달러도 채 안 쓴 셈이 아닌가?"

"그, 그렇게 됩니까?"

"중국 인구가 공식적으로 14억, 실제로는 15억 이상으로 추산되네. 우리는 수영농장이라는 독점재화를 취급하는데, 항상 소비자의 머릿수로 매출을 가늠해야지."

"제가 생각이 짧았습니다."

"사람이 최신 윈드밀이 설치된 윈드밀폰 없이는 살 수 있어도, 먹을 거 없이는 살 수 없네. 그나저나 중국의 가뭄이 우리를 도왔군."

"예. 중국의 올해 산출량이 -20%까지 찍을 수도 있다고 합니다. 신두가 그 부분을 채워주면 식량 부족은 큰 문제 없이 넘어갈 듯합니다."

"모자라는 주식의 대체……. 겨우 이 정도로 그치기에는 내 갈증이 해소되지 않는데 말이지."

발머 스틴은 중국 지도를 바라보며 입맛을 다셨다.

지금 신두는 무섭도록 팔리고 있다.

하지만 그 대부분의 물량은 사업주들이 구매하는 것이다.

크게는 재벌 회장부터 작게는 직원두셋을 거느린 자영업체 사장까지.

직원들의 식사를 대체하기 위해 구매하고 있었다.

일반 소비자들이 스스로 사먹기 위해 구매하는 비율은 아직 1%도 채 되지 않는다.

"모자라, 모자라. 이것으로는……. 콜라까지 상륙시키기에는 아직 영향력이 부족해."

생선은 중국도 애타게 필요했고, 신두는 부족한 곡물 생산량을 메워 줄 수 있기에, 중국 정부도 수입을 묵인했다.

하지만 수영콜라까지 들어오는 것은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

"전선을 더 넓혀야겠군."

그때 노크를 하고 들어선 비서가 빠르게 다가와 낮게 보고했다.

"부회장님, 장강 하부 지역에서 메뚜기떼가 발생했습니다."

"메뚜기떼?"

"예, 지금까지 입은 피해만 벼 50만 톤 이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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