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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갓-1036화 (1,036/1,270)

프랜차이즈 갓 1036화

243장 강의 것은 바다에게로 (4)

수십만 톤짜리 화물선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발전기.

디젤이 아니라 LNG발전기이긴 하지만 오히려 더 좋다.

지금 중국은 디젤발전기 사재기 열풍이 심했고, 자연히 경유에도 영향이 가고 있었다.

하지만 LNG는 그 사재기 열풍에서 완전히 빗겨나 있었다.

때문에 구하기도 쉬웠다.

"아무리 그래도 선박용 LNG발전기를 갖다 주실 줄은 몰랐습니다."

"하지만 살았습니다. 이 정도면 농장 인부숙소와 기타 설비들을 돌리기에는 충분합니다."

"설비용량이 워낙 높아서 주변 소농가에 전기를 나눠줄 수도 있겠는데요, 하하."

한숨을 돌린 그룹 임원들은 그렇게 기뻐했다.

황비버섯농장은 지금 류이엔 그룹에서 가장 많은 수익을 창출하는 사업.

싼샤 댐 전력 부족으로 농장을 못굴리면 타격이 매우 컸는데, 조기에 무마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싼샤 댐 문제는 아무래도 장기화 될 거 같습니다. 수위가 계속 낮아지고 있답니다."

"당에서 디젤발전기 사재기 단속에 들어간다고 합니다. 싼샤 댐에 공급 받던 공업지대에 돌리려고 강제징발을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어, 그럼 우리 LNG발전기도 위험한 거 아닙니까?"

"규격이 안 맞아서 아마 우리 가스발전기는 징발하지 않을 겁니다. 99개의 디젤발전기가 모인 곳에 가스발전기 하나가 섞이면 관리만 번거로워지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우리 가스발전기는 그 한 개만으로 일당백이라 이야기가 조금 다르긴 한데……."

그래도 당에서 양심이 있는지, 아니면 다른 이유에서인지 가스발전기를 징발하거나 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류이엔 그룹이 전력 수급을 자체적으로 해결했는데 그것마저 뺏으면, 세수의 감소에 대비해서 오히려 손실이라고 판단했는지도 모른다.

메가 컨테이너선 가스발전기는 잘 작동했고, 농장에 풍부한 전기를 보급해 줬다.

경유 시장은 전시나 다름없었지만, LNG 시장은 평온했기에 구하기도 쉬웠다.

***

전력 문제는 해결했지만, 또 다른 문제가 류이엔 그룹의 앞을 가로막았다.

바로 농업용수 문제였다.

비단 류이엔 그룹뿐만 아니라, 다른 농가, 도시도 마찬가지였다.

"댐 수위가 낮아질 때부터 짐작은 했지만, 물 확보 역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지금 다른 지역 농가들도 물 부족문제로 아우성입니다."

"곧 논 완전 물빼기에 들어가기 전 마지막으로 물을 충분히 공급해 줘야 하는데, 지금 물이 너무 부족합니다."

"이러다가 한 해 농사 다 망치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느닷없는 가뭄이 차라리 조금만 늦게 왔으면 농사에 큰 문제는 없었을 것이다.

수확 직전에는 논에서 물을 완전히 빼버리니까.

하지만 아직은 물을 빼기 전인데 물 부족 문제가 대두돼버렸다.

장강에서 물을 끌어 쓰는 농가는 수위 변화 문제로 부랴부랴 수로를 더 깊게 파는 등 야단법석을 피웠다.

펌프에 의존해서 물을 끌어오면 수위가 조금 낮아진다고 해도 상관이 없지만, 높낮이 차이를 통한 수로 공급에서는 문제가 심했다.

"저희 옥수수 농장은 이번에 수확을 다 끝내서 물 문제는 없습니다만, 계속 이대로라면 내년에는 수로 시설을 전부 펌프식으로 갈아엎어야 할지도 모릅니다."

"다행히 황비버섯은 물과 상관없이 잘 자라기에 큰 문제는 없습니다."

황비버섯 재배는 정말이지 편했다.

그냥 수영농장에서 준 비료에 바스러진 포자를 잘 섞어서 살포하기만 하면 된다.

따로 물을 더 줄 필요도 없다.

그렇게 뿌려주기만 한 뒤 사흘 정도 지나서 채취하기만 하면 되니까.

류이엔은 황비버섯농장이 정상화된 것에 안도하면서도, 큰마음 먹고 개시한 옥수수 농사가 2년 차에 좌초될까 우려되었다.

식품유통재벌인 류이에 그룹은 곡물과 육류의 자체 생산 시스템 구축을 강화하려 끊임없이 시도하고 있는 중이다.

옥수수농장을 시작한 이유도 소돼지 사료 확보를 위해서다.

"회장님, 수영사료에서 가축사료를 사 오는 것도 미리 고려를 해야 할 거 같습니다. 내년에는 옥수수 농사가 어떻게 될지 모릅니다."

"올해 수확한 옥수수로는 충분한가?"

"사실 저희 그룹에서 운영하는 축사에 대는 것만 해도 벅찹니다."

"음……."

"아무래도 미국산 옥수수와는 가격면에서 경쟁이 되지 않습니다."

미국, 그 광활한 옥수수밭을 떠올린 류이엔은 작은 신음을 삼켰다.

사료의 자급화를 위해서 옥수수 농장을 운영 중이지만, 가격 면에서는 미국에 비교할 수가 없다.

때문에 축사에 공급하는 옥수수의 절반 이상은 아직까지 수입품이었다.

'하필 이럴 때 물 부족이라니.'

물을 대량으로 소모하는 옥수수의 특성상, 장강의 수위 저하는 꽤 심각했다.

"수영사료는 같은 무게의 미국산옥수수보다도 훨씬 쌉니다. 세계에서 가장 가격 경쟁력이 높은 가축사료입니다."

"그런데 당에서 허락을 할지를 모르겠군. 지금도 한국산 농산물은 수입이 금지돼 있는데."

중국의 대한 수출 제재는 완화되긴 했어도, 아직 유지되고 있었다.

특히 가공식품과 농산물 등은 수입조건이 매우 빽빽했다.

수영농장이 한국의 식탁을 집어삼키는 걸 목격한 중국 정부는 먹거리 시장만큼은 철저하게 걸어 잠그고 있었다.

"북경 인맥을 활용해서, 가축 사료만큼은 제재를 좀 피해 보는 건 어떻습니까? 한국에서 직접 들여오지 말고 미국을 한 번 경유하는 식으로 말입니다."

"음……."

"어차피 중미곡물수출 계약 때문에 수입 할당량은 채워야 합니다. 북경도 그 점 때문에 난감할 겁니다. 저희 그룹이 콩에서 그만큼을 채워주면 모두가 윈윈입니다."

"콩?"

"네, 수영농장산 콩이 그렇게 사료 원재료로 좋다고 하더군요. 미국산 콩으로 둔갑시켜서 수입하면 괜찮지 않을까요?"

"그럼 시험 삼아 1만 톤 정도만 한 번 추진을 해보게."

"네, 회장님."

농장 시찰을 나온 류이엔은 고개를 돌려 가스발전기를 바라봤다.

거대한 발전기는 듬직한 구동음을 내며, 농장의 모든 시설에 전기를 공급하고 있었다.

사흘에 한 번 수확이라지만, 정확히 72시간이 아니기에 밤에도 수확을 할 때가 있다.

그럴 때에는 농장을 환히 밝히기 위해서 전기가 많이 필요했고, 때문에 싼샤 댐 문제가 불거졌을 때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선박용 가스발전기가 그 문제를 말끔히 해결해 주었다.

"우리 버섯농장에는 물이 그렇게 필요하지 않아서 다행이야."

황비버섯 재래식 농법에는 물이 제법 든다.

그냥 물만 있으면 되는 게 아니라, 생육 상태에 따라서 물을 정교하게 조절해야 한다.

그렇다 보니 농장 출하 가격이 킬로당 500위안이 훌쩍 넘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수영농장식 농법은 그렇지 않다.

밤사이에 맺히는 이슬만으로도 물은 충분한 수준이었다.

마치 야생의 생존성을 수십 배 이상 극대화해 놓은 것처럼.

***

[장강 수량 변화 분석 보고서]

[전국 수량 생태 분석 보고서]

하수영은 수백 장이 넘는 보고서를 빠르게 훑어 넘겼다.

대부분 중국어와 영어로 된 보고서였다.

쇼파 한쪽에 다리를 꼬고 앉은 장효주가 신기하다는 듯이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마침내 그의 손이 마지막 장을 넘기자 입을 열었다.

"진짜 그거 다 읽을 수 있는 거예요? 난 보기만 해도 어지러운데."

"그럼요. 이 정도야 쉽죠."

"영어 잘하는 건 알았는데 중국어는 또 언제 그렇게 배웠대요? 진짜 언어 천재 아니에요?"

"천재는 무슨. 제가 중국에서 얼마를 살았는데 이 정도도 못 읽겠습니까?"

"언제 중국에서 살았었어요? 전혀 몰랐는데."

"나름 오래 살았습니다. 그나저나 대충 어떻게 돌아갈지 이제 알겠네요."

"진짜 싼샤 댐 무너지는 거예요? 주변에서 다들 그렇게 호들갑을 떨더라고요."

"물 높이가 낮아지고 있는데 왜 무너집니까. 높아져야 무너지네 마네하는 이야기가 나오는 거지요."

"그러니까요. 저도 답답했다고요."

"무너질 일이야 당연히 없지만, 조만간 수력발전소의 가치는 잃어버릴지도 모릅니다."

댐의 이상 현상이 감지된 날은, 공교롭게도 소말리아에서 온 '그 트럭'이 부주석에게 인도된 날짜와 일치했다.

웨이룽 회장의 소유물 판정을 받았을 때에는 그 개인의 회사에 저주를 끼쳤지만, 부주석의 소유물 판정을 받은 이후에는 중국 전체에 저주를 끼치게 된 것이다.

물론 아무도 그 사실을 모른다.

심지어 부주석도 마찬가지.

부주석의 '개인 재산'에는 영향을 끼치지 않기 때문이다.

"판정 한 번 절묘하네. 완전히 청담동식이야. 아, 내가 건 축복이니까 당연한 거구나."

트럭에 건 축복(저주)은 부주석의 개인 재산과 중국 그 자체를 구분하지 않는다.

그 둘을 묶어서 하나로 본다.

국가 서열 2위라는 부주석의 지위를 고려한 절묘한 '판정'이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사소한 개인 재산보다는, 더 큰 재산인 중국 전체에 영향을 끼치는 식으로 결과가 나타나고 있었다.

부주석의 지분이 상당수 포함되어 있는 싼샤 댐을 가장 먼저 공격한 것이다.

"장강의 물을 매개체로 해서 전체로 퍼져 나가고 있나 보네."

그 결과로, 지금 중국은 보이지 않게 조금씩 가뭄의 기운이 들고 있었다.

강물이 증발, 지하, 수로를 통해 평소보다 더 빨리 바다로 빠져나간다.

바다에서 만들어진 구름이 비를 통해서 채워주는 것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가뭄이 별건가?

채워지는 것보다 빠져나가는 게 더 빠르면 그게 보통 가뭄이다.

"이러면 지금 수력 발전이 문제가 아닌데. 아직 논 물 빼기 전이니까 벼농사 타격도 좀 있겠고, 내년에는 모든 농사가 힘들어질 수도 있겠는데."

장강 생태계는 오히려 나아질 것이다.

거기에는 너무 많은 물이 항상 몰려 있었으니까.

하지만 나라 전체적으로는 물이 더욱 부족해진다.

「마스터, 지금이 바로 중국 식량시장을 공략할 절호의 기회입니다.」

"응,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즉시 류이엔 그룹과 동업으로 합자회사를 세워서 중국 시장 진출을……!」

"직접 진출은 안 해. 그러다가 개들 변덕 때문에 사업체 홀라당 압수당하면 어떻게 될 거 같냐?"

「세계전쟁이군요.」

"그래, 세계전쟁…… 아니, 이놈이 날 뭘로 보고?"

「마스터가 당연히 분노로 각성해서 중국에 선전포고를 하지 않을까요?」

"인마, 그 정도로 화를 내고 일을 벌이기에는 내가 너무 오래 살았어. 이제는 귀찮고 피곤해서도 그렇게는 못 해. 그냥 큰 지맥, 수맥 몇 개 좀 몰래 터뜨리고 말겠지."

「그렇게 국가경제를 무너뜨린 후 자본침탈로 접수하는 겁니까? 확실히 화약을 동반한 전쟁보다는 소리 없는 자본전쟁이 더 우아하고 확실하겠습니다.」

"난 그냥 파이프만 뚫어놓으면, 류이엔이든 뭐든 걔네 회사들이 알아서 사 가는 거지. 원래 진짜 큰 상인은 찾아가서 팔지 않는다. 남들이 찾아와서 사 가지."

중국은 값싸고 품질 좋은 수영농장의 농산물을 두려워한다.

자국의 식탁이 한국처럼 수영농장에 잠식될까 봐 두려워한다.

그 증거로 수영농장의 상품을 철저히 차단하고 있다.

황비버섯도 중국에서 생산하지 않고 수입유통을 했다면 절대로 받아들이지 않았을 것이다.

"지금이 딱 파이프 뚫어놓기에는 딱이네."

「류이엔 그룹 버섯 선매출 채권 빨리빨리 차감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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