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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갓-1032화 (1,032/1,270)

프랜차이즈 갓 1032화

242장 용왕의 진노 (7)

"트럭 한 대, 겨우 트럭 한 대만 멀쩡하게 건질 수 있었다고?"

"……예. 소말리아에서부터 신고 온 트럭이라고 했습니다."

"포도나무는……."

"화재에서 살아남지 못했습니다."

당연하다.

그 뜨거운 열기가 컨테이너 안까지 침투했을 테니, 나무 따위가 무슨 재주로 살아남겠는가.

분석할 가치도 없는 쓸모없는 재만 남기고 없어졌을 테지.

웨이룽 회장은 가슴이 부들부들 떨려서 입을 열 수가 없었다.

어떻게 실행한 계획이고, 작전인데!

친형인 중앙공산당 군사위원회 고위간부가 발 벗고 적극적으로 나서 줘서 잠수함까지 동원해 해적질을 성공시킬 수 있었다.

이제 유전자연구실에서 분석하는 일만 남았는데, 항구에 오자마자 재가 돼버리다니.

분하고 억울한 나머지 눈물까지 나올 것 같았다.

'황비버섯! 황비버섯!'

중국에서 한 해에 무려 2,500억달러 이상씩 팔리는 그 요물 같은 식자재!

그 어느 중국 요리에도 쓰이지 않는 게 없다고 알려진 마법 같은 식재료.

14억 중국인들은 적어도 하루에 한 끼 이상은 반드시 황비버섯이 들어간 요리를 먹는다.

그리고 그 황비버섯은 지금 수영농장과 제휴를 맺은 류이엔의 농장에서만 독점공급되고 있다.

웨이룽은 그 말도 안 되는 생산력의 비밀을 알아내서, 황비버섯뿐만 아니라 모든 곡물을 아우르는 곡물재벌이 되고 싶었다.

하지만 며칠의 꿈은 이미 잿더미로 변한 지 오래.

"대체 얼마를 손해를 본 건가……."

인민해방군을 움직이기 위해서 들어간 돈과 노력만 생각해도, 회사 하나는 거뜬히 세우고도 남았으리라.

그 돈과 노력이 아까워서, 웨이룽은 분통이 터져 잠이 오지 않았다.

그리고 화재가 발생하고 나서 정확히 19시간 후.

비서실장이 새하얗게 질린 채 달려와서 보고를 했다.

"회장님, 수영농장에서 화물을 보내왔습니다!"

"뭐? 수영농장에서?"

"네, 뭔가 이상합니다."

웨이룽 그룹과 수영농장은 아무런 교류가 없다.

그런데 화재가 발생하고 나서 곧바로 화물을 보내오다니?

'난 네가 한 짓을 다 알고 있다.'

라고 심증을 팍팍 드러내는 행동이 아닌가?

"무슨 화물을 보내왔는데?"

"아직 열어보지는 않았습니다. 모두 컨테이너입니다."

"컨테이너?"

퍼뜩 스친 생각에 웨이룽 회장은 설마 하는 마음을 품고 물었다.

"혹시 몇 개나 보냈나?"

"……모두 19개입니다."

"……."

19개, 빼도 박도 못하는 정곡이다.

나는 네가 한 짓을 다 알고 있어, 라고 노골적인 메시지를 보내온 것이다.

"혹시 우리 화물선을 추적당했나?"

"그런 낌새는 없었습니다. 그리고 우리 화물선은 수백km 떨어진 항구에 있었고, 반년 전부터 예정된 스케줄로 소말리아를 드나들고 있었습니다. 외부의 의심을 살 만한 이유는 없었습니다."

"그럼 한국 배에서 컨테이너를 운송하다가 뒤를 밟힌 모양이군. 아니면 놈들이 처음부터 위성 같은 것으로 낱낱이 보고 있었던가 말이야."

"……."

"컨테이너를 모두 가져오게."

"예, 회장님."

도대체 뭘 보냈을까?

적어도 좋은 의미로 보낸 것은 아니리라.

세관 품목에는 그저 잡화로만 기재가 되어 있었다.

수신자가 중앙당과 연이 깊은 웨이룽 그룹이었기에 세관에서도 그런 허술한 신고에도 별말 없이 내어준 것이다.

마침내 19개의 컨테이너가 웨이룽회장의 눈앞까지 도착했다.

그리고 첫 컨테이너를 개봉한 순간, 웨이룽 회장은 그만 숨을 흡 들이마셨다.

함께 지켜보던 그룹 임원 및 비서실장도 놀라서 입을 크게 벌렸다.

"이, 이런……!"

이루 말할 수 없는 모욕감에, 웨이 룽 회장은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컨테이너 안에는 고작 6개입 콜라한 박스만 실려 있었다.

그리고 콜라 박스 위에는 중국어로 쓰여진 종이 한 장이 있었다.

[인생 다 그런 거지요. 힘내요. 파이팅.]

웨이룽 회장은 짐승이 울부짖는 듯한 괴성을 내지르며 지쳐 쓰러질 때까지 분노를 토했다.

그리고 어느 순간 까무러쳤다.

"회, 회장님!"

"정신차리십시오!"

"구급차를 불러!"

웨이룽 회장은 사흘 만에 깨어났다.

지나친 흥분으로 인해 뇌혈관이 수축되어, 지주막하 출혈이 일어났다고 한다.

검사가 끝난 후 의사가 밝은 얼굴로 맞이했다.

"다행히 큰 이상은 없습니다. 손발끝의 모든 감각도 정상적입니다. 이대로 일상으로 복귀하시면 되겠습니다."

"고맙소. 명의라고 하더니, 정말 솜씨가 장난 아니구려. 뇌출혈 환자를 사흘 만에 집으로 돌려보내다니."

"제가 한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모두 회장님이 정정하신 덕분입니다."

손가락을 움직이는 데도 지장이 없고, 걷는 데도 느낌이 예전과 동일하다.

웨이룽 회장은 안심하고 저택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집에는 뜻밖의 손님이 와 있었다.

바로 중국 국가 서열 2위, 란푸아 국가 부주석이었던 것이다.

"몸은 좀 괜찮으시오?"

"아니, 부주석께서 이런 누추한 곳까지는 어인 일로…… 걱정해 주셔서 영광입니다."

"나라의 동량이 그깟 사소한 일에 흥분해서 건강을 잃을 뻔했다니, 내가 정말이지 크게 염려했소이다."

뇌출혈로 퇴원한 첫날이지만, 웨이룽 회장은 독한 술상을 차리고 잔을 나눴다.

피 좀 흘렸다고 부주석 앞에서 약한 꼴을 보일 수는 없는 법.

다행히 부주석은 건강을 염려해서인지 첫 잔을 넘기자마자 본론을 꺼냈다.

"귀 그룹이 이번에 소말리아에서 가져왔다는 화물 있지 않소?"

"화물이라니요? 항구에 불이 나는 바람에 모조리 타버렸습니다만……."

정확히는 항구가 아니라 자신의 배에서 발화가 시작된 것이지만, 웨이룽은 그런 식으로 대충 얼버무렸다.

보험을 훨씬 능가하는 피해금액이 발생했기에, 그것들을 다 어떻게 물어줘야 하나 벌써부터 머리가 지끈거렸다.

"트럭 한 대가 멀쩡히 살아남았다고 들었소만."

"……아, 그런 보고를 받은 거 같긴 합니다."

겨우 트럭 한 대 멀쩡한 게 무슨 의미가 있겠나.

해서 당연히 잊어버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 트럭을 나에게 줄 수 없겠소?"

"그 트럭을 말입니까?"

웨이룽 회장은 당연히 황당했다.

아니, 트럭 한 대가 뭐라고 국가 부주석씩이나 되는 양반이 직접 찾아와서 부탁한단 말인가.

"수조 위안에 달하는 재산피해를 낳은 화재요. 우리 숙달된 공산당의 소방관들도 쉽사리 진압을 하지 못해서, 결국 항구의 모든 게 잿더미로 변하고 말았지."

"……그 정도였습니까?"

화재 피해가 엄청 크다는 건 알았지만, 그 이후에 쓰러져 버려서 자세한 내역은 몰랐다.

그런데 부주석이 말하는 걸 보니, 항구 자체가 통째로 없어질 수준이었나 보다.

"말 그대로 붙이 붙을 수 있는 것은 모조리 불타고, 콘크리트조차도 녹아내렸소. 인명 피해는 거의 없었지만 재산 피해가 막대했지. 모두 부숴버리고 새로 짓는 게 더 나을 정도로."

"정말 심했군요."

"그런데 그런 엄청난 화재 속에서, 심지어 화재의 발원지이자 중심에 있던 작은 차량이 아무 피해 없이 살아남았다?"

웨이룽은 순간 섬뜩한 두려움을 느끼고 얼른 말했다.

"절대로 고의로 일으킨 게 아닙니다! 믿어주십시오, 부주석!"

란푸아 부주석은 온화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오해 마시오. 화재 책임을 물으려고 찾아온 게 아니오."

"그럼……."

"우리 웨이룽 회장이 오늘 막 퇴원해서 아직 경황이 없으신 거 같소. 그런 대화재 속에서도 멀쩡히 살아남은 트럭이오! 이보다 길한 징조가 어디에 있단 말이오?"

"……!"

웨이룽은 그제야 퍼뜩 생각이 났다.

란푸아 부주석은 정신적, 문화적 가치를 무척 선호하는 성격을 갖고 있었다.

골동품, 예술품, 그 외에도 특별한 의미가 깃든 물건들을 무척 사랑하고, 수집하는 취미를 갖고 있었다.

"대화재 속에서 멀쩡하게 우뚝 살아남았으니, 참으로 큰 행운을 상징하는 물건이오. 게다가 4인승 트럭이라고 하지 않았소?"

"……그랬던 거 같습니다."

몇 인승인지 보고를 받은 기억도 없지만, 웨이룽은 대충 말을 받았다.

이미 란푸아 부주석은 전부 알아볼만큼 알아보고 온 것 같다.

"바퀴가 4개에 4인승이라. 둘을 더하면 8이니, 옛부터 우리 중국에서는 8을 참으로 길한 숫자라 여기지 않았소이까?"

이게 그렇게도 해석이 될 수 있는 건가?

"참으로 행운이 가득한 물건이오. 그러니 그걸 내게 넘겨줬으면 좋겠소."

"그것이……."

냉정하게 말해서 트럭 자체는 별 가치가 없다.

심지어 자신의 것도 아니다.

인민해방군 장교 하나가 멋대로 가져온 트럭이라는데, 발화 의심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자 소유권을 주장하는 이가 없어졌을 뿐.

하지만 부주석이 저리 귀히 여기는 걸 보니, 뭐라도 대가를 받아서 손해를 보전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장사치의 두뇌가 빠르게 굴러갔다.

"저에게는 변변찮은 물건이지만 부주석께서 그리 귀히 여기신다면, 당연히 더 귀히 여기실 분에게 드려야지요. 그게 그 트럭 입장에서도 좋은 일일 겁니다."

"참으로 고맙소. 아, 화재사고는 너무 걱정하지 마시오. 보험 처리가 잘 될 거요."

"염려 감사합니다."

웨이룽 회장은 속으로 기쁜 표정을 감췄다.

역시 이것저것 재지 않고 시원스럽게 넘겨주기를 잘한 것 같다.

상대가 기다렸다는 듯이 바로 대가를 보여주지 않는가.

전소된 항구화재를 보험 처리만 해줘도 그룹은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흠, 확실히 대화재에서 멀쩡히 살아남은 걸 보면 길한 물건이긴 한데, 괜히 넘겼나? 아니야, 보험 처리가 되는 것만 해도 다행이지.'

전체 피해 금액이 보험보장범위보다 수십 배는 넘을 테니, 차량 한대 넘기고 빠져나오는 게 정답이리라.

그 이후 부주석이 친한 인사들을 초청해서 새로운 수집품을 보여주는데 열을 올린다는 소문을 접할 수 있었다.

웨이룽도 초청 그룹에 끼여서 슬쩍 그 자리에 참석할 수 있었다.

"이것 보시오. 그 엄청난 대화재속에서도 그을음 하나 없이 살아남았다는 게 대단하지 않소이까?"

"정말 놀랍습니다, 부주석님. 대체 어떻게 대화재 속에서 살아남았을까요?"

"더 놀라운 건 화물선에서 이 차량을 누가 꺼내왔다는 그런 말도 일절 없었다는 거요. 본인이 포상금까지 걸고 수소문을 했지만, 나서는 이들 전부 가짜들이었소."

"정말 길한 징조 그 자체로군요!"

"조금 더 가까이에서 자세히 봐도 되겠습니까?"

"허허, 마음껏 보시오."

부주석이 한없이 웃으며 자랑하는 걸 보고, 웨이룽은 괜히 넘겨줬나 하는 마음이 들었다.

정말 저게 큰 행운을 품고 있다면, 차라리 자신이 갖고 있는 게 회사 성장에 더 큰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에이, 이미 떠나간 배다. 더 이상 미련 두지 말자.'

***

포도나무 빼돌리기 공작이 실패했지만, 웨이룽은 포기하지 않았다.

이제는 더 치밀하고 신중하게 수영농장의 비밀을 파헤칠 계획을 세웠다.

'군자의 복수는 10년이 걸려도 늦지 않다.'

10년이든 20년이든, 장기적으로 진행하며 반드시 성공시킬 것이다.

'인류의 다음 100년은 식량을 쥔 자가 주도할 수 있다.'

그런 확신을 품고 있기에, 웨이룽은 자신의 방향성을 의심하지 않았다.

경쟁자인 류이엔 역시 그 때문에 많은 부분을 양보하면서까지 황비버섯농장을 유치하지 않았는가.

"그래도 뇌출혈까지 겪었는데 몸이 멀쩡해서 참으로 다행이지, 암. 그러고 보면 그 트럭이 정말 행운의 보물인 건 맞나 보군."

그렇게 희희낙락했던 웨이룽은 곧 자신의 몸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음을, 가장 중요한 부분이 고장이 나 있었다는 걸 뒤늦게 알게 되었다.

"회장님, 실데나필이라도 가져올까요? 오늘따라 잘 안 되시는데……."

"으어억! 이럴 수는 없어!"

아직 60대.

한창 쾌락을 추구할 시기에 그는 발기불능 진단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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