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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갓-1018화 (1,018/1,270)

프랜차이즈 갓 1018화

240장 한 번 해병은 영원한 (1)

"오늘치 물량은 일단 킬로당 89유로에 넘기게. 그렇게만 해도 다들 환장해서 사 가려고 할 거야. 요즘가뜩이나 황비버섯이 부족해져서 물량 대란 상태거든."

"특별한 이유라도 있습니까?"

"생선 대란 때문이지, 뭐가 있겠나?"

"아아, 그렇군요."

코즈펠트는 그 한마디에 모든 상황을 납득했다.

시장이란 대체로 다 비슷한 원리로 돌아간다.

전투기 시장이라고 해서 식료품 시장과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다.

'필수 품목 하나가 갑자기 사라지면, 그것을 대체하기 위해 다른 품목들의 가격도 오르게 마련이지.'

"식탁에 생선을 올릴 수가 없으니, 구색을 맞추기 위해서 스튜나 국물요리에 더 힘을 주게 되었지. 그리고 물 들어가는 요리에는 황비버섯이 필수 식재료고 말일세."

"생선만 오른 게 아니라 황비버섯도 가격이 덩달아 오른 셈이군요."

"그나마 황비버섯은 유로화를 두툼하게 들고 가면 만질 수라도 있지, 생선은 아무리 많은 돈이 있어도 구경조차 할 수 없어."

취미로 소규모 목장도 병행한다는 농부, 우즈란이 끄덕이며 나섰다.

"보아하니 이틀에 한 번은 황비버섯을 찍어낼 수 있을 거 같은데, 아닌가?"

"맞습니다."

"이런, 말하는 사이 벌써부터 로봇들이 밭갈이와 파종이 들어갔군. 젠장, 그러면 내일모레면 또 이만한 물량이 쏟아져 나온다는 거 아닌가?"

"그렇겠지요."

"어차피 가격은 떨어질 수밖에 없겠군. 그러니 우려먹을 수 있을 때 최대한 우려먹는 게 답이지. 89유로로 내놓으면 아마 한나절도 안 돼서 물량이 전부 동이 날 거야."

"음, 조언 감사합니다."

코즈펠트는 현지 사정을 잘 아는 좋은 이웃의 조언을 충실히 따랐다.

킬로당 89유로에 내놓자 정말로 불티나게 모조리 팔려나간 것이다.

눈 깜짝할 사이에 거액이 들어왔다.

이제 여기에서 세금 등 비용 처리를 하고 난 수익에서 10%가 코즈펠트 자신의 몫이 된다.

농장 로봇 렌탈 비용은 전혀 없다.

로봇들은 모두 본점의 소유이자 본 점에서 관리하기 때문이다.

기껏해야 프리덤을 이식한 개조 트랙터가 잡아먹는 기름 비용 정도만 소모될까?

「오늘 판매량에서 이사님의 예상몫은 약 124만 유로입니다.」

"……."

코즈펠트 이사는 순간 할 말을 잃었다.

키우는 데 이틀이 걸렸으니, 하루에 약 62만 유로를 번 셈.

물론 물량이 늘어남에 따라 여기에서 조금씩 떨어지겠지만, 그래도 록히드마틴의 이사로 받는 급여와는 비교도 안 된다.

'록히드마틴에서 일 년 일하고 받는 돈이 900만 달러가 안 되는데…….'

연봉의 약 7%가 되는 돈을 하루만에 벌어버린 셈 아닌가.

코즈펠트는 순간 주말농장이고 뭐고, 그냥 록히드마틴 때려치우고 농장에 올인하고 싶은 충동이 솟구쳤다.

하지만 가까스로 참았다.

'수영농장에서 내게 이런 파격적인 우대를 해주는 것은, 내가 록히드마틴에서 하수영 회장님의 편의를 최대한 봐주는 담당자이기 때문이지.'

그 직위가 사라지면, 수영농장에서도 이런 대우를 해줄 이유가 없어진다.

'어차피 농장은 프리덤이 알아서 관리해 줄 테니, 난 록히드마틴 이사직에 더욱 충실하면 되겠군.'

통장에 꽂힐 주말농장 수익금을 확인하니, 갑자기 마음이 다급해졌다.

'F35C 300기!'

지금 들어와 있는 해군용 F35 전 투기 구매 주문.

얼마 전에 하수영이 넣은 주문으로, 록히드마틴에서 즐거운 비명을 지르며 한창 생산라인을 증설하고 있기는 하다.

'느려! 너무 느려!'

코즈펠트 이사는 회장 이상으로 목소리를 높이며 생산라인 확장을 꾀했다.

지금까지는 자신이 충분히 넘치는 노력을 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오늘 확인한 주말농장 수익금을 생각하니, 이런 자책이 든다.

'그게 충분하다고? 정말 그 정도면 충분한가? 나는 진짜 충분한 노력을 다했나?'

대답은 아니다, 였다.

코즈펠트 이사는 아직도 농장 로봇 들한테서 눈을 뗄 줄 모르는 이웃들을 뒤로한 채, 미국 본사에 급히 전화를 걸었다.

"F35C 생산라인 증설이 어떻게 돼가고 있습니까? 아니, 그 정도로는 안 돼요. 그 정도 확장으로 어느 세월에 300기를 조립해서 넘깁니까?"

통화가 길어질수록 코즈펠트의 음성이 계속해서 거칠어졌다.

"하수영 회장님이 10기, 20기씩 이렇게 찔끔찔끔 만들어서 넘기는 걸 선호할 거라고 생각하십니까? 지금 계획으로는 300기를 전부 납품하기 위해서 10년은 족히 걸린단 말입니다!"

이제 얼굴에는 핏발마저 섰다.

"우리가 지금 F35만 생산합니까? 수영농장하고만 거래합니까? 미 해군에도 물량 넘겨줘야 하고, 한국외 해외 판매량도 있는데, 왜 생산테크트리에 더 투자할 생각을 안 합니까?"

통장에 찍힌 농장 수익금이 심장을 더욱 벌렁거리게 만든다.

"더! 더! 더 늘려야 합니다! 전시라 가정하고 밤낮 구분 없이 24시간 생산라인을 돌리면 충분히 2년 안에 모두 납품할 수 있습니다!"

-코즈펠트 이사. 하지만 무턱대고 생산라인을 늘렸다가 나중에 납품완료하고 나면, 그때는 비게 될 라인은 어찌할 셈인가?

"그때 가서 긴축을 하면 됩니다."

-그럼 결국 우리 부담이 커지게 되네.

"약간의 라인 유지 비용을 감수함으로써 고객이 더욱 빨리 상품 인도를 받게 할 수 있는 겁니다. 300기를 한 번에 발주하는 개인 고객이 어디 흔합니까?"

-…….

"우리 록히드마틴의 주요 해외 고객 중 하나인 한국군도 많이 발주해 봐야 한 번에 2, 30기 정도란 말입니다! 300기라고요, 300기!"

-음, 자네 말도 일리는 있어. 여기에서 우리가 조기 인도를 위해 라인 증설에 과감한 투자를 한다면, 수영농장도 나중에 그 점을 고려해 주겠지?

"하수영 회장님의 스타일을 고려하면 절대 300기로 끝날 거 같진 않습니다."

조기 인도 보너스!!

코즈펠트는 그 점을 거듭해서 강조했다.

현금으로 들어오는 것도 아니고, 하수영이 명시적으로 약속한 것도 아니다.

하지만 빠른 납품 속도에 만족한 하수영이 곧바로 추가 주문을 발주하지 않을까?

"수영농장은 북아메리카급 함재기로 F35B 26기를 발주한 게 얼마나 됐다고, 벌써 F35C 300기를 추가로 발주했습니다. 제 생각에는 절반 정도 납품 완료하면 또 다른 발주가 나올 거라고 봅니다."

-미국에는 언제 들어오나? 언제까지 프랑스에 머물러 있을 참인가?

"오늘 바로 들어가겠습니다. 이제 휴가는 끝내겠습니다."

-기다리고 있겠네. 새벽에라도 좋으니 전화 주게.

"네, 사장님."

전화를 끊은 코즈펠트는 이틀 만에 큰 정이 들어버린 이웃들에게 작별을 고했다.

"제가 오늘 당장 미국으로 들어가 봐야 할 거 같습니다. 급히 처리해야 할 일이 생겨서요."

"아, 맞다. 미국에 본업이 따로 있다고 그랬지."

"전투기 재벌이라니까. 그걸 그새 까먹었어, 이 친구야?"

"전투기 재벌이니까 전투기 판매로 돈을 얼마나 긁어모으겠어?"

"그러니까 막 식재료도 비행기로 공수하고 그러는 거지. 아, 이거 공항에 이미 개인 전용기가 대기하고 있는 거 아닌가?"

개인 전용기?

퍼스트 클래스는커녕 그냥 비즈니스석에 타고 가야 하는 코즈펠트는 잠시 민망한 기분이 들었다.

"전투기 재벌 아닙니다. 그냥 록히드마틴의 월급 기술이사 중 하나일 뿐입니다."

"그래도 취미로 하는 농장보다는 더 많이 벌지 않소?"

"……900만 달러 정도 됩니다."

"900만 달러면 몇 유로야? 한 9억유로 정도 되는가?"

프랑스 시골에서 평생 흙만 만진 이들답게, 달러와 유로의 환율 차이에 대한 감 자체가 없었다.

하기야 수영농장의 존재도 여전히 모르고 있으니…….

"900만 유로 정도라고 보시면 됩니다."

"뭐? 일 년에 겨우 900만 유로라고?"

"오늘 하루만 황비버섯 팔아서 1,600만 유로 가까이 받았는데, 본 업은 겨우 일 년에 900만 유로를 번다고?"

'그 1,600만 유로 중에서 제 몫은 124만 유로 정도…… 아니, 이런 말은 별로 의미가 없나…….'

코즈펠트는 그 말을 하려다가 주워 삼켰다.

어쨌든 본업인 전투기 회사에서 받는 급여는 주말농장에는 비교를 할 수가 없는 상황.

이웃들은 여전히 왜 그리 수입이 낮은 본업을 놓지 못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그럼 농장에는 주말에 한 번씩만 들르는 거요?"

"네, 아마 그렇게 될 거 같습니다. 바쁘면 건너뛸 수도 있고요."

"자주 들르시구려. 우리 지역에도 오랜만에 젊은 피가 수혈돼서 기분이 좋거든."

"요즘 젊은이들은 흙에서 정직하게 얻는 일은 힘들고 더럽다고 잘 안하려고 들어서 말이야."

"세계적으로 그렇다니 뭐 받아들여야지."

코즈펠트도 젊은이라고는 할 수 없는 나이지만, 여기에서는 가장 젊은 축에 속했다.

이웃 중 최고령자는 그의 부친보다도 더 나이가 많았으니.

"혹시라도 도움이 필요하면 여기 이 친구에게 말을 하면 될 겁니다. 제가 없는 동안 농장을 관리할 안드로이드 로봇입니다."

「프리덤이라고 불러주십시오.」

프랑스 농장에 투입된, 유일한 안드로이드를 정식으로 소개해 주었다.

이미 오다가다 자주 봤던 농부들은 더 이상 신기하다는 반응은 없었다.

하지만 며칠만 같이 지내도 깜짝놀라게 될 것이다.

사람보다 더 사람 같은 대화 수준을 겪으면 말이다.

"일손이 부족하면 농사 로봇들을 투입해서 도와드리겠습니다."

"이거 마음이 든든하구먼."

"다음에 올 때 그 소고기 좀 넉넉하게 부탁합시다. 돈은 수고비까지 생각해서 충분히 드릴 테니, 한 100kg 정도 부탁할 수 있겠소?"

코즈펠트도 기분 좋게 승낙했다.

"돈은 필요 없으니, 직접 만든 포도주나 넉넉하게 준비해 주십시오."

"아이고, 이를 말이오? 원한다면 오크통으로도 가져다드리지."

그렇게 코즈펠트는 정든 이웃들에게 잠시간의 작별을 고하고 미국으로 돌아왔다.

***

일할 동기가 충만하게 과충전된 코즈펠트는, 밤낮을 잊은 채 조기 인도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 열심히 일했다.

생산라인을 더 늘리고, 생산공정을 더 효율적으로 수정하고, 부품 수급을 미리미리 시행하고…….

F35C 전투기 생산 프로젝트를 핸들링하는 코즈펠트는, 록히드마틴에서 사장 이상의 파워를 자랑했다.

심지어 이런 일도 있었다.

"코즈펠트, 자네, 어제 보잉사 임원하고 식사했다며?"

"아니, 그걸 어떻게 아셨습니까?"

"솔직히 말하게. 보잉에서 스카우트 제의가 왔나? 보잉에서 수영농장전투기 사업에 참여해서 우리 지분을 갉아먹으려고 하나?"

사장의 목소리는 날카로웠다.

보잉에서 코즈펠트에게 거액을 약속하고 스카우트한 뒤, 수영농장의 전투기 사업을 자신 쪽으로 돌릴 거라는 우려.

록히드마틴의 사장으로서 품을 수 있는 합리적인 의심이었다.

코즈펠트로서는 어처구니없는 의심이지만, 그만큼 사내 그의 입지가 두터워졌다는 의미였다.

"절대 아닙니다. 보잉은 지금 B-747 생산만으로도 정신이 없어서, 수영농장 전투기 사업에 눈을 돌릴 엄두도 못 냅니다."

"그건 나도 알지. 메탄 포집기로 747을 대량 생산하고 있으니……. 그래도 욕심이라는 게 끝이 없지 않나?"

"저 또한 혹시 그들이 전투기 지분까지 탐내지 않을까 탐색을 위해 몇 번 접촉을 해본 겁니다. 그런 낌새는 아직 없으니 염려하지 마십시오."

"그래, 자네만 믿겠네. 사실은 고민거리가 하나 생겨서 자네를 찾았어."

"무슨 고민입니까?"

"미 해병대에서 이미 생산한 해병대용 F35B 인수가 예산 문제로 지체되고 있는데 말이야."

"인도 거부? 설마 이제 와서 계약 파기입니까?"

"파기는 아닌데, 이번에 예산이 대폭 삭감돼서 난처해하는 눈치더군. 방법이 없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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