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프랜차이즈 갓-830화 (830/1,270)

프랜차이즈 갓 830화

204장 평창동 VS 청담동 (6)

수영콜라.

하수영이 100% 지분을 가진 콜라 제조사다.

당장은 프라임컴퍼니가 수영콜라를 생산하고 있지만, 조만간 콜라 생산라인을 이전하는 등 콜라 사업의 모든 것을 인수할 예정.

그리고 수영콜라의 사장 김범석은, 델지생건과 C콜라코리아에 먼저 선빵을 날렸다.

"우리야말로 레시피의 진정한 권리자입니다. C콜라는 헐값에 강탈하다시피 해놓고 권리자와 제대로 수익쉐어를 하지도 않았어요."

"그러나 우리는 다릅니다. 얼마 전 권리자의 상속인으로부터 천문학적인 돈을 주고 비법을 샀습니다."

"원발명자가 비법을 팔긴 했어도 독점사용을 허락한 건 아니죠. 아니, 그런 푼돈으로 독점사용을 보장받았다는 게 말이 됩니까?"

"독점사용을 보장받았다면 계약서와 레시피를 공개해 보시죠. 누가 진정한 권리자인지 법정에서 한번 가려보자는 겁니다."

"뭐, 사실 이미 의미는 없어요. 레시피는 그 이후로도 꾸준하게 변했으니까. 우리 역시 몇 년간 그 레시피를 가다듬으며 지금의 레시피로 완성시켰습니다."

"상속인이 누구냐고요? 그건 밝힐수 없습니다. 아, 법정에서라면 얼마든지 가능할 수도 있겠죠."

"콜라 맛이 동일한 이유? 기자님, 혹시 각 나라 전차들이 왜 비슷비슷하게 생겼는지 아십니까? 무한궤도 전차 차량이라는 게 발전의 단계를 거치면서 성능과 효율을 중시하다보면, 결국 하나의 길로 이르게 됩니다."

"레시피라는 것도 그렇죠. 세상 모든 맛있는 레시피는 결국 한 마디로 축약할 수 있어요. 바로 단짠단짠입니다."

"이게 바로 만류귀종입니다. 물고기와 잠수함이 왜 비슷하게 생겼는데요?"

"우리는 C콜라를 참칭권리자로 법정 공방을 준비 중입니다."

김범석은 기자들을 앞에 놓고 두시간 동안이나 쉬지 않고 떠들어댔다.

그들이 던지는 질문은 유들유들하게 받아넘기고, 간결하면서도 깔끔한 답변으로 만족을 주었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정말로 수영콜라가 C콜라 원액비법의 정당한 권리자라고 생각할 정도.

델지생건 관계자들도 인터뷰를 보다가 '정말 C콜라가 나쁜 새끼들인가?'라고 착각을 할 정도였으니까.

"이사님, 여기 인터뷰 내용이 정말 사실입니까?"

"그럴 리가 없잖나! 말조심하게! 통역! 지금 이 말은 통역하지 말아요!"

"저도 그 정도 눈치는 있습니다. 염려하지 마세요."

델지생건 이사는 얼굴이 분노로 시뻘게져 있었다.

김범석 사장, 처음 보는 얼굴이다.

대머리의 나이 들어 보임과 탱글탱글한 흰 피부의 어려 보임이 기묘조화를 만들어내는 얼굴.

분명 배 나온 대머리 아저씨인데 자꾸만 친근감이 느껴지는 게, 오히려 한 대 때려주고 싶은 충동을 끌어오는 페이스.

"저 개자식이 지금 어디서 뻔한 거짓말을 하고 있어!"

하나부터 열까지 다 거짓말인데, 그걸 당당하게 하고 있으니 기자들도 '정말 그런가?' 하는 얼굴이었다.

"수영콜라 사장이라고? 뭐하는 놈인지 얼른 샅샅이 알아내서 가져와!"

"예!"

***

하수영은 콜라 3병을 노려보았다.

'켜져라, 통찰안.'

주신의 지식보고접근 권한이 활성화되며, 3종류 콜라의 본질이 보이기 시작했다.

C콜라.

수영농장 코카잎을 사용한 수영콜라.

콜롬비아 수입산 코카잎을 사용한 수영콜라.

"C콜라는 별거 없으니 패스. 이거 코카잎 생산지가 만드는 차이가 문제네."

엘릭서로 만든 수영조리용수는 콜라의 청량감과 중독성에 버프를 얹어준다.

그리고 엘릭서로 키운 코카잎은 기존에 없던 독특한 성질을 가진다.

-엘릭서 코카잎으로 만든 콜라

-배척성 : 다른 콜라의 코카잎 추출 성분을 강력하게 배척한다.

-이 콜라를 마신 이들은 같은 성분으로 구성된 다른 콜라에 거리감을 느끼게 된다.

"꼴에 지도 원래 약쟁이라 이건가. 다른 약은 가만히 두고 보지를 못하는구나."

여러 번 시음을 했던 정서희, 전성렬 등도 이렇게 말했다.

'수영농장 코카잎으로 만든 콜라가 제일 나아요.'

'물론 콜롬비아 코카잎 콜라도 C 콜라보다는 더 좋긴 한데, 그건 조리용수 차이 같아.'

'콜롬비아산이 수영농장산을 이길수는 없죠. 아무렴요.'

통찰안으로 꿰뚫어 보니, 그 차이가 선명하게 보인다.

"이러면 결국 내가 코카나무도 직접 키워야 한다는 건데……."

해외농장 20억 달러 투자는 사실 블러핑이었다.

아직까지 콜롬비아에 나간 돈은 수천만 달러고, 그나마 코카잎 정제시설에만 들어갔다.

해외농장에 20억 달러를 투자한다.

고 공무원, 정치인들을 압박했지만, 아직까지 꿈쩍도 하지 않는다.

'이렇게까지 여론이 안 좋은데, 정말 코카나무 재배 허락 안 해줄 거야?'

'진짜 해외에 코카나무 농장 짓는다?'

'진짜 콜롬비아 간다? 응?'

가급적 국내에서 재배를 하고 싶었다.

코카인을 만들 수 있는 코카나무 농장이기 때문에 더욱 앞마당에서 하고 싶었다.

"이거 돌아가는 분위기 보니 국내에서 코카나무 재배는 영 글렀고."

정부와 국회도 이번만큼은 완고하게 거부 의사를 보이고 있었다.

마약과 직결된 작물이다 보니, 수영농장의 이름에도 불구하고 법 개정을 주저하는 것이다.

'죄송합니다. 하수영 의원님.'

'당론이 워낙에 강경해서…….'

'이번만큼은 의원님이 양보하심이…….'

'대신 해외 코카잎 수입에는 차질이 없도록 적극 지원을 하겠습니다.'

'라데그룹 장녀의 마약 스캔들 때문에 지금 마약에 대한 정치인들의 거부감이 심합니다.'

여론도 반으로 나뉘었다.

코카나무 재배를 허락해서 국부 유출을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 못지않게.

마약청정국 이미지를 훼손할 순 없다는 주장도 팽배했다.

물론 하수영은 진심으로 수긍하진 않았다.

"못 하는 게 세상에 어딨어. 안 하는 거지. 그저 자기들 금배지 다칠까 봐 사리는 거지."

장효주가 실소하며 말했다.

"수영 씨 자기 당에 오라고 그렇게 애원을 할 땐 언제고, 선은 정중하면서도 확실하게 긋네요."

"원래 정치란 게 그래요. 사람을 믿으면 안 됩니다."

"그럼 뭘 믿어요?"

"상황을 믿어야죠. 이 사람이 이렇게 할 수밖에 없는 상황, 그런 거."

"아, 상황."

"상황이 사람을 움직이게 만들거든요. 상황은 절대로 신뢰를 배신하지 않죠."

"이참에 수영 씨도 정치 한 번 크게 제대로 해보면 안 돼요? 정식으로 정당도 설립하고, 당원들도 크게 늘리고."

"그러면 양당 모두 태도 바꿔서 견제 퍼붓기 시작합니다. 심심하면 세무조사니 금감원 조사니 하면서 귀찮게 할걸요?"

"아, 그렇구나……."

"못 찍어 누를 건 없는데, 거기에 소모할 에너지를 한 톨이라도 아껴서 건강한 농작물과 식품을 만들어서 팔아야죠."

자신 없어서 안 하는 게 아니라, 시간이 없어서 안 하는 거다.

장효주는 하수영의 그런 자신만만한 모습이 보기 좋아 보였다.

믿음직하기도 했고, 전혀 허장성세로 보이지도 않았다.

"이렇게 된 이상, 어쩔 수 없이 해외에 코카나무 농장을 짓는 수밖에 없겠네요."

엘릭서 코카잎이 더 좋다는 걸 확인한 이상, 망설일 수는 없었다.

식품종사자로서 최고의 맛을 추구해야 하므로,

"미국에 지을 건가요?"

"미국은 안 돼요. 거기도 연방정부 차원에서 코카나무 농장 계속 줄이려는 분위기라."

"그럼……?"

"코카나무 농장은 역시 콜롬비아죠. 거기가 잘 자라는 동네거든요."

"남미 농장은 피하고 싶어 했잖아요."

"어쩔 수 없잖아요."

"러시아 연해주는…… 아, 거기는 기후 때문에 안 되려나요?"

"기후는 문제가 아닌데, 도둑이나 근로자들이 코카인을 빼돌릴까 봐염려입니다. 그래도 친구 먹은 나라인데 나쁜 걸 유통시킬 순 없죠."

엘릭서 비료를 사용하면 시베리아에서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하수영은 콜롬비아에서 키우기로 했다.

"콜롬비아는 그럼 괜찮은 거예요?"

"거기는 마약 생산의 본거지라서, 코카나무 농장 같은 건 발에 치이도록 널렸어요. 오히려 별 관심도 안줄 겁니다."

"……."

"반대로 러시아는 코카나무를 키우기 어려우니 약쟁이들이 환장해서 몰려들 수도 있어요."

"이야기 들으니까 콜롬비아가 낫긴 하겠네요."

"콜롬비아 코카나무 농장…… 이거 갑자기 옛날 생각나네요."

'미국 본거지로 지구 황제 놀이 하던 시절. 그때도 재밌었지.'

미국에서 태어나 반정을 일으켜 미국을 전제군주국으로 만들었던 적이 있었다.

가족들이 모두 마약 중독으로 죽은 것에 대한 복수였다.

미국의 국가 시스템은 가족들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고, 그는 철저히 자연법의 원칙을 실행했다.

미국을 집어삼키고 왕이 된 후, 콜왕된 클롬비아의 모든 마약농장을 깡그리불태워 버렸다.

물론 지금은 유감이 없다.

전생의 악연은 어디까지나 그 삶안에서 끝낸다.

그게 무한전생을 거치며 정립한 원칙이니까.

"위험하지는 않겠죠? 남미는 원래 무법지대나 마찬가지잖아요."

"일반인한테는 위험하겠죠."

"……수영 씨는 안 그런다는 거예요?"

"저요? 콜롬비아가 위험하긴 하겠네요."

"……."

장효주는 말문이 막힌 표정으로 바라보다가 풀썩 웃었다.

"잠깐만요. 콜롬비아에서 코카나무 농장을…… 이거 맨 프롬 콜롬비아완전히 실사판 아니에요?"

"아, 그렇게 되나요?"

"우와, 대박. 2편 찍을 때 그 점을 살려서 홍보하면 반응 좋을 거 같아요."

영화 속 콜롬비아 한국계 마약상김주환이 현실에서도 콜롬비아 코카나무 농장주라고?

코카잎으로 코카인이 아니라 콜라를 만들어 세계에 판다고?

장효주는 갑자기 가슴이 세차게 두근거렸다.

"2편 찍을 때 거길 촬영지로 써도 좋을 거 같은데요? 어떻게 생각해요?"

"오, 괜찮네요. 그럼 이왕이면 경치 좋은 데 농장 아주 넓게 지어야겠어요. 잎 정제공장도 마약제조시설처럼 보이게 바로 옆에다가 짓고, 철조망도 치고, 전차도 몇 대 갖다 놔야겠네."

"항모 병원선도 2척이나 있잖아요? 이번에도 멋진 씬 많이 뽑을 수 있겠네요."

1편에서는 마침 한국을 방문한 미항모전대를 세트장으로 써먹었다.

하지만 이제는 본인 소유의 항모가 2척이나 있다.

장효주는 신이 나서 계속 말했다.

"미사일 순양함하고 경항모도 새로 샀잖아요? 해군에서도 촬영 협조 크게 해주지 않을까요?"

"까라면 까야죠. 내가 해군원수인데, 그동안 얼마나 잘해줬는데."

"전투씬 하나는 1편보다 훨씬 나은 2편이 될 거 같은데요?"

"아참, 러시아에서도 촬영 협조 도와주기로 했습니다. 전차하면 역시 시베리아 감성이죠."

"실종된 마약상 김주환이 미국의 이 의흑막 유성그룹 이창영 회장한테 어떻게 복수할지 너무 기대되네요."

"아예 남미 일통하고 그 힘으로 미국과 전쟁한다는 식으로 가볼까요? 미국이 이창영 회장의 본거지니까."

둘은 신이 나서 영화 제작 이야기를 나눴다.

청담동가즈쏜 : 아직도 1.5리터에 4천 원 넘는 C콜라 사 먹는 흑우없제?

청담동가즈쏜 : S콜라는 1.5리터에 2,000원밖에 안 하더라ㅋㅋㅋㅋㅋㅋ

청담동가즈쏜 : 만 원 넘어도 꾸역꾸역 사 먹을 거라고 하던 평창동쿨가이 님 어디 감?

평창동쿨가이 : S콜라? 그딴 거는 모르겠고, 이 회사 매출은 문제없음.

평창동쿨가이 : 님 타사 고객센터에서 이러시는 건 제재대상인 거 몰라? 이미 신고 들어갔을 듯 ㄷㄷㄷ

평창동쿨가이 : 대체 가정교육을 어떻게 받은 거야? 니 아버지 뭐하시니? 진짜 안부 궁금하다.

청담동가즈쏜 : 3년 전에 지구 떠나셨는데.

평창동쿨가이 : 애비 없는 놈이었구나. 그러니까 인성 그 모양이지. 솔직히 말해. 너 그냥 델지생건 다니는 애들 부러워서 열폭하는 거잖아? 안 그래?

청담동가즈쏜 : 영진아, 추하다. 그래도 패드립은 좀 아니지 않니?

"뭐, 뭐야! 이놈!"

고영진 사장은 깜짝 놀라서 키보드에서 손을 뗐다.

"내 이름을 어떻게 안 거야!"

고영진 사장은 빠르게 키보드를 쳐내려갔다.

평창동쿨가이 : 영진이가 누구?

청담동가즈쏜 : 님 이 회사 변호하는 게 꼭 사장 같아서 한 번 그렇게 불러봄.

평창동쿨가이 : ㄱㅅ 하지만 난 재벌 2세 아님. 고 사장님처럼 훌륭한 사람이 못 됨.

청담동가즈쏜 : 여기 회사 직원은 맞지?

평창동쿨가이 : 엌ㅋㅋㅋㅋㅋ 그건 맞음ㅋㅋ ㅋㅋ 나 여기 회사 다님ㅋㅋㅋㅋ

청담동가즈쏜 : 직원이 CS게시판에서 고객과 이래도 징계 안 먹음? 이렇게 개판이니 콜라값도 그리 개판이었지.

평창동쿨가이 : ㅋㅋㅋ 나 개인 대주주라서 전무도 나 무서워함. 님콜라값 걱정이나 하셈. ㅅㄱ

청담동가즈쏜 : 아, C콜라 너무 비싸다고! 가격 좀 내리라고!

-마스터, 이것은 적을 방심시키기 위한 기만책입니까?

"아니, 농락인데?"

-아, 이게 현실 티배깅이라는 거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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