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프랜차이즈 갓-826화 (826/1,270)

프랜차이즈 갓 826화

204장 평창동 VS 청담동 (2)

수영콜라.

그 말에 정서희의 표정이 밝아졌다.

"혹시 따로 콜라 개발하고 있었어요 한테도 진작 말하지 지금 어느 단계까지 왔어요?"

"어제 처음으로 수영콜라 출시해야 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럼 지금 아무것도 없는 거 네요?"

"몇 가지 아이디어야 머릿속에 있죠."

"근데 알죠? C콜라는 소비자의 브랜드 각인 효과가 매우 커요. 황비버섯라면 정도 되는 핵폭탄을 떨어뜨려야 그 각인을 지울 수 있어요."

그렇다고 과에 황버섯을 넣어서 독보적인 맛을 끌어낸다는 것은, 정서희의 상상에서도 윤곽이 잡히지 않았다.

"그럼 언제 시제품이 나올까요?"

"그래 봤자 코카잎 삶은 물에 구연선과 설탕 닐라 음수데요. 오래 안 걸립니다. 금방 만들어요."

사실 어제 밤새도록 전생의 기억과 주신의 지식보고까지 뒤적이면서 한참 궁리를 하긴 했다.

하지만 아직 '이거다!' 싶은 것은 찾아내지 못했다.

'어디 보자, 쓸 만한 레시피가 뭐가 있…… 아, 그러고 보니 레시피는 내가 아는 게 없군.'

'듀로크 행성에서 황제 놀이할 때군에 보급했던 음료수를 한번 응용해 볼까? 아버지 지식보고 안에 레시피가 들어 있지 않을까?'

아직 숙소가 한참 낮아서인지 원하는 정보를 찾기가 힘들었다.

간신히 찾았나 싶었는데 또 열람권한이 상당히 제한되어 있었다.

'아버지, 이런다고 제가 잉여로운 농부생활을 조기에 접을 거 같아요? 지금 헛수고하시는 겁니다.'

겨우 원하는 레시피 한 가닥을 찾아낼 수 있었지만, 지구에 없는 식재료였다.

'어쩔 수 없지. 뭐, 그래도 수영조리용수와 엘릭서 코카나무잎 조합이면 C콜라 정도야 별거 아니겠지.'

"시제품은 조만간 개발하는 대로 보여줄지요. 냉정하게 시식해 줘요."

"알았어요. 그런데 정말 가능성 있는 거죠? 미리 생산라인 갖춰놓으려고요."

"그럼요. 안 되면 되게 하면 됩니다. 그리고 수영조리용수로 만들 거라서 맛도 좋을 겁니다."

"아……!"

정서희는 저도 모르게 탄성을 내뱉었다.

그래, 수영조리용수. 왜 그 생각을 못 했을까?

음료수는 물맛이 가장 중요한 식품이니만큼, 수영조리용수를 사용하면(신 콜라 맛이 뛰어 상승것이다.

하수영은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제가 한번 작품 하나 만들어보죠. 기대해도 좋습니다."

"진짜 엄청 기대할게요."

아직 이렇다 할 강력한 무기는 없지만, 하수영은 전혀 걱정하지 않았다.

***

하수영은 식약처에 연락했다.

"제가 코카나무잎을 좀 삶아보려고 하는데요."

"예? 코카나무잎이요?"

"그러니까 와서 감독 좀 해주세요. 코카인 성분은 빼야 할 거 아니에요?"

"대체 코키잎은 왜 삶으시려는 건지……."

"콜라 좀 만들어보려고 그럽니다."

"……그, 그렇군요."

수영농장에서는 코카나무도 키운다.

물론 정부의 허가를 받아서 의료목적으로 키우는 것이다.

함부로 코카인을 추출했다가는 큰일 나니까.

그렇게 하수영은 코카나무잎을 식약처 입회하에 여러 번 삶아서 유해 성분을 거의 빼냈다.

그렇게 추출한 식품용 원료에 다른 첨가물을 이것저것 넣어서 콜라 시제품을 만들었다.

그렇게 첫 시제품이 나왔고, 정서희는 잔뜩 기대를 품고 맛을 봤다.

"C콜라와 거의 차이가 없는데요?"

"원래 콜라 맛이 다 거기서 거기예요."

"그래도 수영조리용수를 썼으니까 뭔가 다를 줄 알았는데……."

"수영조리용수는 요리에 버프를 부여하는 거지, 본질을 바꾸는 것은 아닙니다. 수영조리용수를 썼다고 해서 홍합탕이 꽃게탕이 되지는 않아요."

"그럼 수영조리용수가 아무런 작용을 하지 않았다는 거예요?"

"아니죠. 작용을 하긴 했습니다. 그게 마셨을 때 바로 드러나지 않을뿐."

"어떤 작용을 했다는 거죠?"

"콜라의 가장 큰 특징이 뭐죠?"

정서희는 가만히 생각하면서 말했다.

"글쎄요? 일단 톡 쏘는 시원한 맛, 덥수룩한 위장을 씻어주는 청결함, 그리고 중독성…… 중독성?"

정서희는 화색이 돼서 하수영을 돌아봤고, 하수영은 미소를 지으며 고덕였다.

"2급수는 1급수와 함께 있을 때 더 잘 도드라지는 법이죠. 이것도 한번 드셔보시죠."

그러면서 하수영은 C콜라를 새로 내밀었다.

맛을 본 정서희는 몹시 신기해하는 눈빛으로 하수영을 보았다.

"이상해요. 맛은 거의 차이가 없는 데, 뭐랄까? 뭔가 밍밍한 느낌? 맛은 아니고 말 그대로 느낌이라고 할까? 그런 차이가 있어요."

"1차는 성공했군요. 좋습니다. 좀 더 개량해서 다시 보여줄게요."

"지금 이 정도만으로도 충분할 거 같은데, 여기서 더 개량을 할 수 있어요?"

"C콜라를 퇴출시키려면 탄도 미사일 가지고 되겠어요? 거기에 다연발핵탄두는 탑재해야죠."

하수영은 김범석을 호출했다.

자기 회사에서 근무 중이었지만, 김범석은 호출을 받자마자 부리나케달려왔다.

"헉헉! 주인님, 부르셨습니까?"

"오냐. 아이템 좀 하나 맡겨보려고 그러는데 말이다."

"어떤 것이든 간에 맡겨주십시오! 제 목숨과 머리카락을 바쳐서라도 이뤄내겠습니다!"

"너 머리카락 없잖아, 인마."

"앗! 죄송합니다!"

김범석은 얼른 고개를 숙였고, 하수영은 맨들맨들한 정수리를 흐뭇하게 보다가 말했다.

"조만간 음료수 회사를 따로 만들 거야."

"프라임컴퍼니에서 음료수 사업을 분리하시는 겁니까?"

"그건 아니고, 콜라만 전문으로 생산하는 음료수 회사를 만들 거다. 네가 유통을 좀 맡아주면 좋겠는데."

"아! 유통이라면 제가 잘해낼 자신 있습니다! 믿고 맡겨주십시오!"

"당분간은 한국에만 유통할 거지만, 궁극적으로는 전 세계에 공급할 거다. 그렇게 알고 있어라."

"네! 알겠습니다!"

"그리고 델지생건이 C콜라 국내독점권으로 꼭 손해 보게 만들어야 한다. 무슨 말인지 알지?"

김범석의 눈이 날카롭게 빛났다.

"알겠습니다. 주인님의 의지, 이 미천한 김범석이가 제대로 이해했습니다."

"이해력이 빨라서 좋네. 그만 가봐. 이건 용돈이나 해."

하수영이 골드바 하나를 내밀자 김범석은 눈이 휘둥그레져서 눈물이글썽거렸다.

"아, 아니…… 이렇게 비싸고 값진 것을 용돈으로 주시다니……."

"수영농장 금맥에서 캔 걸로 만든 골드바다. 난 수익 쉐어를 그냥 금으로 받기로 했어."

현 경기도 수영농장에는 600톤에 달하는 금이 묻혀 있다.

현재 JS에너지자원이 광업권자로서 열심히 금을 캐고 있는 중이다.

금 광물이 집중적으로 분포되어 있어, 생각보다 작업 속도가 빨랐다.

즉 무인농장을 슬슬 치워줄 때가 되었다는 소리다.

JS에너지자원은 일부러 농장 가동에 해가 되지 않게끔 채굴 속도를 조절하고 있었다.

"아, 저도 압니다! 지금 수영농장지하에 30조 원어치 금이 묻혀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래, 겨우 30조 원밖에 안 되는 금맥 따위 때문에 예치금 1,100조원의 수영사채를 일궈낸 농장이 이사 가야 하는 현실, 어떻게 생각하냐?"

"천부당만부당한 일입니다! 산자부 공무원들은 도대체가 뭣이 중요한지 모르는 머저리들만 모아놓은 거 같습니다!"

"그깟 30조 원, 수영농장이 한 번 데구르르 구르면 금방 버는 돈인데."

"그래도 서락산으로 다시 돌아가시면 이제 더 이상 그런 걱정은 안하셔도 될 거 같습니다."

이미 파헤칠 만큼 파헤친 서락산은 더 이상 땅에서 뭔가가 나올 건덕지가 없었다.

하수영도 그 점에서 안심하는 것이고,

"그래도 몰라. 방심하면 안 돼. 희귀금속으로 된 운석이 재수 없이 떨어질 수도 있어."

"주인님의 대운을 생각하면 정말 그럴 수도 있겠군요!"

"잘 봐둬라. 농사짓기가 이렇게 힘들어. 내가 이렇게 힘들게 농사지어서 네놈 먹여 살리는 거다."

"죽을 때까지 은혜를 잊지 않겠습니다. 주인님."

"금광 수익 구조가 지금 정부 40%, JS에너지자원이 30%, 내가 30%이야. 근데 거기서 또 세금을 매긴다고, 결국 정부만 절반 넘게 가져가고 있어. 난 농장 옮겨야 해서 손해 보는데 말이지."

"나라만 노났네요. 아무것도 안 하고 지켜만 보면서 돈은 가장 많이 가져가니 말입니다."

기재부는 금 보유량을 늘릴 절호의 기회라며, 금맥에서 나오는 금을 모조리 수매하려고 했다.

하지만 하수영은 자기 몫은 금 그 자체로 받겠다고 했고, 이에 정부에서 주조한 골드바가 차곡차곡 쌓이고 있는 중이다.

"이거 어떠냐? 광산회사에서 만들어준 농기구 동상인데."

"오오! 순금으로 된 동상이군요! 정말 멋집니다!"

"서락산 테라리움에 이거 전시해 놓을 거다. 더 이상 부정한 것들이 농사 방해하지 말라고."

600톤의 30%면 180톤이다.

하지만 소득세로 일단 90톤 가까이 빠진다.

여기에 금 구매에 붙는 소비세 10%가 또 빠지니, 하수영이 쥐는 건 80톤 남짓 된다.

"겨우 실수령 4조 원 때문에 농장을 이전해야 한다는 게 말이 되냐?"

"말도 안 됩니다."

"내가 그래서 그냥 돈 말고 금으로 수익쉐어 받는 거야. 수영사채에 4조원 보태봤자 티도 안 나요, 티도."

***

"이거 쑥스럽구먼. 엄연히 하 사장 자네가 있는데, 내가 회장이라니……."

"제가 프라임컴퍼니 경영진은 아니니까요. 이게 맞는 거죠. 앞으로 잘부탁합니다."

"고맙네. 자네 덕분에 내가 재벌회장 소리도 다 들어보고, 허허."

전성렬은 프라임컴퍼니 회장에 취임했다.

정서희 또한 부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취임했다.

프라임컴퍼니의 덩치가 커지고, 관계사와 계열사도 추가됨에 따라 체제 전환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레스토랑, 치킨, 마트 같은 것은하수영이 직접 챙기지만.

식품사업은 전성렬과 정서희가 공동으로 경영하고 있었으니.

"수영콜라도 추가되었으니, 이제 그룹 체제 전환을 더 미루면 안 되죠."

전성렬과 정서희는 각각 프라임컴퍼니의 지분 10%와 5%를 갖고 있었다.

수영콜라 등 그 외의 관계사들은 하수영이 지분 100%를 갖고 있었다.

앞으로는 전성렬 회장 체제하에서 통합경영을 하게 될 것이다.

하수영은 오너이자, 식재료 납품업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

"근데 수영콜라, 정서희 부회장 말들으니까 엄청 대박이라면서?"

"네, C콜라 정도는 국내에서 몰아 낼 수 있을 겁니다."

"그럼 나중에 해외 시장도 노릴 수 있겠지?"

"당장은 어려워요. 일단 코카나무 잎 수급부터가 딸립니다. 국내에서는 연구용, 시제품 정도만 가능한 수준이라서 전량 해외에서 수입해야 하는데……."

"수입하면 되지, 문제가 있나?"

"C콜라 회사에서 코카나무 농장은 거의 다 매점매석했죠."

"……아."

"대형 설탕 농장 같은 것도 C콜라 회사 소유인 것도 많고요. 뭐, 설탕이야 제 농장에서 '찍어내면' 그만 이긴 한데, 코카나무 잎이 관건이네요."

"국내 재배가 너무 엄격하게 제한되어 있다고는 들었네."

"러시아 연해주 농장에서 키워볼까 했는데 거기는 추워서 잘 안 자랄 거고요. 그리고 거기는 뭐 재배할지 이미 리스트를 다 정해놓았다 보니……."

"코카나무를 심는다고 당장 수확을 기대할 수 있는 건 아니니, 해외 진출은 몇 년은 더 기다려야겠군."

"그래도 국내 콜라 시장은 빨리 잡아야죠. 남미에서 그 정도 잎 물량은 확보할 수 있을 거 같아요."

그래야 자신을 약 올린 그 빌어먹을 사장 놈에게 승리의 세리머니를 보여줄 수 있을 테니까.

"나라에서 규제 풀어주면 가장 좋은데."

"금광이고 뭐고 간에, 온 우주의 기운이 자네 농장을 방해하고 있는거 같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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