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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갓-821화 (821/1,270)

프랜차이즈 갓 821화

203장 청담과 하수영 (1)

하수영은 단숨에 병장까지 특별진급을 한 뒤, 다시 연달아 특진을 했다.

무난히 통과된 예비역 특별진급 법률 덕분에 과정은 문제가 없었다.

그렇게 특진 몇 번을 반복하니, 순식간에 1스타를 달 수 있었다.

현 해군준장, 원수(진) 하수영.

별 넷도 고개를 숙이는 1스타의 탄생이다.

러시아의 핵추진 미사일 순양함과 미국의 핵추진 헬기모함이 동해 해군기지에 입항했다.

2.8만 톤급 순양함과 4.5만 톤급 대형수송함이 나란히 입항한 모습은, 실로 장관이었다.

뉴스와 SNS를 통해 소식을 들은 일반인들도 저 멀리 구경을 나왔다.

"우와, 진짜 엄청 크네. 저렇게 큰 군함은 처음 봤어."

"웬만한 컨테이너선들은 짤도 안되겠는데?"

"마라도함이 만재 1.8만 톤인데 저것들은 2.8만 톤, 4.5만 톤이니까."

"그럼 4.5만 톤이 더 좋은 거야?"

"그렇게 보면 안 되지. 키로프급은 미사일 위주 전투함이고, 북아메리카급은 경항모나 마찬가지니까. 서로가 서로를 보완할 수 있다고."

"가격은?"

"키로프급은 중고라서 19억 달러인가 주고 샀고, 북아메리카급은 신형이라 34억 달러 주고 샀다고 하던데."

"그럼 5조 3,000억 원…… 와, 세상에. 개인이 그걸 사비로 사서 해군에 기증한 거란 말이야?"

"그것도 배 가격만, 안에 들어간 무장은 당연히 별도일 거야. 미사일 같은."

"전례가 없던 일이지. 그래서 해군에서도 하수영 의원님을 특별히 해군대원수로 추존하기로 결정을 했다더라. 이미 법도 통과됐어."

"추존? 멀쩡히 잘 살아 계신 분을 왜 돌아가신 분으로 만드냐?"

"진짜 하수영 의원님이 현대판 충무공 이순신인 거 같아."

"부활의 이순신도 하수영 의원님이 전부 제작비 대서 만들었잖아."

"소설판도 하수영 의원님이 직접 쓰셨고…… 와, 진짜 이렇게 말하고 보니 소름 돋는데?"

"진짜 충무공 이순신으로 환생하신 거 아닐까?"

"전생에 분명히 충무공이었을 거야. 틀림없어."

아쉽게도 전생에 충무공은 아니었다.

충무공 밑에서 복무했던 이름없는 무명소졸 중 한 명이었을 뿐이다.

"내가 우리 의원님 원수 임명식에는 꼭 참여하고 만다."

"군 내부 행사로 끝내지 않겠지? 대통령이 임명하는 거니까 국가급 행사로 진행하는 거겠지? 일반인 참석 신청도 받겠지?"

***

이제 당당한 예비역 해군 준장이니만큼, 하수영은 제복을 입었다.

다만 계급장은 아직 별 1개를 달았다.

1스타가 가장 앞장을 서고, 4스타와 3스타가 그 뒤를 우르르 따르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하수영은 먼저 러시아 키로프급 순양함 갑판에 먼저 올랐다.

갑판 이곳저곳에서는 러시아 해군들이 한창 인수인계 중이었다.

해군 기록관들은 그들이 전해주는 함 운용 노하우를 남김없이 녹음하고, 기록하느라 바빴다.

물론 훈련배치에 들어가면 또다시 인원을 파견해서 장교 및 병사들을 상대로 운용법을 교수해 줄 예정이다.

합참의장, 해군참모총장, 해군참모차장, 해군주임원사 등등이 열심히 뒤를 따르며 설명했다.

"원수님, 해군은 원래 대형수송함에는 영해 수호 의지를 담아 최외곽섬 이름을 붙입니다. 순양함은 아직 작명법이 없습니다."

한국 해군은 순양함을 한 척도 보유하지 않았기에.

"하지만 키로프급과 북아메리카급은 도입 자체가 전례 없는 개인의 기증입니다. 해서 작명도 전례를 따르지 않기로 했습니다."

"경항모 북아메리카급은 영토 수호의 의지를 담아 청담함, 키로프급 순양함은 하수영함이라 붙이기로 했습니다."

전례 없는 도입 방식이기에, 전례없는 함명이 붙었다.

"만약 원수님께서 다른 생각이 있으시다면 해군은 얼마든지 그 의지를 따르겠습니다."

"전 몹시 마음에 듭니다. 혹시 최성재 준장님이 건의한 이름인가요?"

가장 말단에 있던 최성재는 자기의 이름이 나오자 가슴이 터질 듯이 두근거렸다.

'고맙다, 범석아! 내가 한 턱 크게 쏠게!'

준장이라고 해봤자 지금 별들이 우글거리는 이 무리에서는 이등병이나 마찬가지인 신세.

"네, 그렇습니다. 최성재 준장이 건의한 이름입니다."

"아, 그런데 해군은 키로프급 하수영함 편제는 어떻게 할 겁니까?"

"……."

"……."

다들 고민에 빠진 표정이었다.

전혀 생각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해군 내부에서도 순양함과 경항모의 편제를 놓고 여러 가지로 고민을 하고 있었다.

"부대 편제는 화력 단위로 정해지는 게 육해공 공통된 원칙입니다."

"그런데 하수영함의 화력은……."

하수영이 말을 자르듯이 입을 열었다.

"탄두 800kg짜리 초음속 대함미사일 40발, 대공미사일은 장거리용 100발, 단거리용 70발, 근접방어용 대공미사일 250발. 대잠미사일 40발."

하수영이 줄줄이 읊자 다들 입을 다물었다.

이미 아는 정보지만, 그의 입을 통해 들으니 새삼 실감이 났다.

"일단 '대함대공대잠근접방어' 다 합쳐서 미사일만 500발이네요?"

"……."

"……."

"함포, 어뢰, 근접방어기관총, 폭뢰는 뭐 거론하는 것 자체가 민망하네요."

이 배가 혼자서 미사일만 500발을 싣고 있다고!

"이 정도 화력이면 해군 편제에서 어느 정도 위상이죠?"

순양함 혼자서 함대와 맞짱을 떠도 이길 수 있는 전력이다.

애초에 '미 항모함대'를 단독으로 박살 내겠다는 설계 사상으로 만들어진 전투함이 아니던가.

"확실히 함대급 전력으로 분류해도 모자라지 않습니다."

"1인함대, 아니, 1척함대나 마찬가지 화력입니다."

"제4함대를 창설해서 그 소속 기함으로 하는 게 좋을 거 같습니다."

일척함대.

휘하 군함이 한 척도 없는 함대이 기함이라니.

해군 장성들은 불현듯 가슴이 뜨거워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한국 해군이 하루아침에 급격한 전력 상승을 이뤄냈다는 것을, 또렷하게 실감할 수 있었다.

"4함대가 창설된다 치면, 소장 보직도 하나 더 늘어나는 셈이군요."

장성들은 민망해서 얼굴을 붉혔다.

보직이 늘어나는 것을 싫어하는 직업군인은 없다.

당장 하수영함에 태워야 할 승조원 700명을 또 조달해야 한다.

"지금 해군에 예산 빠듯하죠? 당장 F35B도 사와야 할 거 아니에요?"

"그, 그렇습니다."

기껏 경항모 '청담함'을 도입했는 데, 헬기만 잔뜩 실을 수는 없으니.

내열갑판을 지닌 경항모이니만큼 당연히 수직이착륙기를 운용해야 하지 않겠는가.

"그럼 이렇게 합시다. 제가 예비역장성이긴 하지만 하수영함의 명예군수인사과장을 맡는 것으로요."

"명예군수 인사과장이라고 하셨습니까?"

장성들은 귀가 솔깃해져서 눈을 크게 떴다.

왠지 좋은 말이 나올 것 같았다.

"함선 운영유지비는 제가 부담하죠. 어차피 병원선 호위함으로 운영하려고 했으니 그게 이치에 맞는 거 같습니다."

"그렇게 해주시면 해군으로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해군 장성들은 다 같은 생각을 했다.

이거 별 다섯 개로 되겠어? 별 하나 더 붙여 드려야 하는 거 아니야? 하고.

"당연히 함에서 근무할 인사도 제가 결정을 하겠습니다. 물론 해군 인재풀 안에서 뽑을 테니까 문제 될 일은 없겠지요?"

순간 장성들은 재빨리 서로의 눈치를 보았다.

하수영함 700명, 청담함 1,000명.

총 1,700명에 달하는 보직을 하수영이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대다수를 차지할 일반 병사들은 상관이 없지만, 대령(함장) 이하 보직은 모두 하수영이 결정하게 되는셈.

"딱 함 살림까지만 챙길 테니까 함대사령관이나 전단장 같은 함 외부 보직은 해군본부에서 알아서 하시고요."

"인사배치는 이해했습니다. 그런데 함 살림이라 하면, 어느 정도를 말씀하시는 건지……?"

"말 그대로 함 운영에 관한 모든 비용. 승조원 월급, 부식, 각종 보급, 연료와 무기 보급, 수리까지 전부요."

해군참모총장이 얼른 말했다.

"초고가 함선 2척을 기증해 주시고, 모든 운영까지 도맡아서 해주신다니, 정말이지 감사하기 그지없습니다. 당연히 모든 인사배치는 원수님께서 하셔야지요."

"암요. 원래 물주가 모든 것을 다루는 거 아니겠습니까?"

하수영은 내친김에 말했다.

"기왕이면 함대 사령관은 최성재준장님이 맡았으면 하는데요."

"함대 사령관은 원래 소장…… 아닙니다. 최성재 준장, 진급시키겠습니다. 마침 이제 진급할 때가 됐지?"

"예, 안 그래도 이번에 소장 진급 심사 대상자입니다. 진급시키고 4함대 사령관을 맡기면 좋을 거 같습니다."

"축하하네, 최성재 소장. 소속 함선이 한 척밖에 없는 함대사령관이지만, 다른 함대사령관들이 모두 부러 워할 걸세."

그 자리에서 진급이 확정된 최성재준장은 얼떨떨했다.

그는 애써 기쁜 낯을 감추며, 속으로 비명처럼 외쳤다.

'원수님! 감사합니다! 범석아! 정말 정말 너무 고맙다!'

"아, 그리고 청담함 배치는 어떻게 할 겁니까?"

하수영함으로 끝나는 게 아니다.

아직 한 척 남았다.

"문제 될 게 있겠습니까? 5함대를 창설해서 편제를 바꾸겠습니다."

"허허, 우리 해군이 3개 함대에서 순식간에 5개 함대로 늘어났습니다."

하수영이 끄덕이다가 불쑥 제기했다.

"그런데 청담함은 경항모이니만큼, 호위 구축함을 붙여서 편제를 짜야 할 텐데 말입니다."

"……."

"……."

하수영함은 단독 작전이 가능한 미사일 순양함.

그에 비해 청담함은 호위 구축함이 필요하다.

경항모가 혼자서 돌아다닐 수는 없지 않은가.

'구축함이라고 해봤자 해군 전체가 12척일 뿐인데…….'

'전체적인 편제 배치를 다시 손봐야 하는가?'

'이러면 5함대 창설로 인해서 다른 함대나 전단의 규모가 줄어들게 되겠어.'

"이거 봐요, 이거 봐. 지금 다들 밑돌 빼서 위에 놓을 생각만 하고 있죠?"

"워, 원수님!"

"전화 한 통만 할게요. 잠시만요."

하수영은 폰을 꺼내서 스피커 모드로 전화를 걸었다.

잠시 후 상대가 신호를 받았고, 해군 장성들은 숨을 죽인 채 귀를 기울였다.

-아, 하수영 의원님. 어쩐 일로 연락을 다 주셨습니까?

"세종대왕급 이지스 구축함, 백두중공업에서도 만들지 않나요?"

-아, 물론이지요. 저희 회사에서도 건조를 합니다. 설마 혹시?

"3척 주문할게요. 조만간 해군이 정식으로 사업 추진할 테니까 저 믿고 곧바로 건조 준비만 해주세요."

-의원님의 약속이라면 확실하죠.

알겠습니다.

하수영은 전화를 끊고, 다시 해군 장성들을 돌아보며 말했다.

"2척씩 상시 호위로 붙이고, 1척은 돌아가면서 유지보수하면 되겠네요. 이 정도면 충분하겠죠?"

"추, 충분합니다! 아주 충분합니다!"

"청담함과 호위 구축함들도 제가 명예군수인사과장하는 거 괜찮으시죠?"

"물론입니다!"

그냥 '해군 명예군수인사과장' 이 되어주시면 안 됩니까?

해군참모총장은 하마터면 그 말이 입 밖으로 튀어나올 뻔했다.

순식간에 1조 원짜리 이지스 구축함 3척 도입이 결정되다니.

항상 육군에만 치이던 해군에도 드디어 볕이 드는가?

다들 표정 관리가 힘들었다.

하수영의 등을 보고 있으려니, 금방이라도 히죽히죽 웃음이 터질 것만 같았다.

미사일 순양함 1척, 경항모 1척, 이지스 구축함 3척.

해군 전력은 얼마나 증강될 것이며, 또 보직은 얼마나 늘어날 것인가.

"공수원 합참의장님."

"네, 원수님!"

몇 번 인연이 있던 합참의장은 이제 단단히 기합이 들어서 대답했다.

"제가 해군을 위해서 이렇게까지 해드렸는데……."

"염려하지 마십시오! F35B 26기도입, 반드시 이뤄내겠습니다! 청담함에 F35B로만 가득 탑재하겠습니다!"

"그거 말고 병원선 호위 말인데요."

"병원선 퀸 루나 호! 움직이는 청와대라 생각하고 필사적으로 지켜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해야 할 건 저희 해군입니다! 정말정말 해군의 영웅이십니다!"

"뭘요. 군사훈련 3주로 병역 끝낸게 저도 미안해서 그러는 건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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