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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갓-807화 (807/1,270)

프랜차이즈 갓 807화

200장 넌 내 함정 카드를 발동시켰다 (1)

담배 밀매, 마약 밀매, 카지노.

콜롬보 패밀리의 주요 3대 수입원이다.

놈들은 여러 가지 사업장을 운영하는데, 그중 가장 큰 수익이 나는 사업들이다.

하수영은 네바다를 찾았다.

거대한 환락의 도시답게 수백 개가 넘는 카지노 호텔이 화려한 휘광으로 그를 반겼다.

"기다리고 있었어요, 의원님."

늘씬하면서도 육감적인 몸매를 자랑하는 금발의 미인이 윙크하며 하수영을 반겼다.

어깨와 가슴골이 한껏 드러나고, 몸매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화려한 드레스,

"미레아라고 불러주세요."

"어디 소속이죠?"

"비밀인데, 맞춰 보실래요?"

"NSA 같군요."

"아쉽지만 아니에요."

미레아는 배시시 웃으며 고개를 제었지만, 하수영은 그녀의 태연한 연기력에 감탄했다.

'눈도 깜짝 안 하고 거짓말을 하는군, 역시 블랙요원다워.'

통찰안(지식보고접근권한)으로 다 살펴봤는데, 자연스럽게 딱 잡아떼기는.

모르는 사람이면 백이면 백 그 자연스러운 반응을 의심하지 못할 것이다.

"무슨 일로 미 정부에 지원 요청을 하셨나 의아했는데, 겨우 카지노 파트너 구해달라는 내용이었나요?"

"혼자 들어가는 것보다는 자연스럽죠. 아무래도."

"아주 예쁘고 몸매 좋고 섹시한 여자 파트너로 해달라고 해서 다들 의아해했어요. 저는 어때요? 합격인가요?"

"금발의 미인과 동행하는 게 남들 눈에도 자연스럽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걸어서 갈 건 아니죠?"

"그럴 리가요. 차를 준비해 뒀습니다. 곧 올…… 저기 오는군요."

미레아는 고개를 돌리다가 그만 눈이 휘둥그렇게 변했다.

온통 금으로 된 롤스로이스 한 대가 이쪽을 향해 천천히 다가오고 있었다.

유리창과 바퀴를 제외하고는 말 그대로 온통 금으로 도금이 되어 있다.

환희의 여신상 역시 순금을 만든 듯 찬란한 금색을 자랑했다.

정복 차림의 기사가 차에서 내려서 정중히 허리를 굽히고는, 문을 좌우로 활짝 열어주었다.

"타시죠."

하수영이 권하자 미레아는 흥분으로 물든 얼굴로 돌아봤다.

"이런 차를 언제 마련하셨대요?"

"잠깐 빌렸습니다. 지질학 교수님한테서요."

"아! 안살린 왕자님!"

미레아는 그제야 납득했다.

아부다비 왕족이자 세계 제일의 거 부인 안살린이라면 충분히 이런 차를 갖고 있을 만하다.

'근데 이 두 사람, 정확한 재산을 비교하면 어떻게 될까?'

문득 든 궁금증을 살포시 누른 채, 미레아는 다소곳하게 차에 탔다.

이어 차에 탄 하수영은 곧바로 옷을 훌렁 벗고는, 다른 옷을 꺼내 갈아입기 시작했다.

"숙녀 앞에서 그러셔도 되는 거예요?"

"겉옷만 벗었습니다. 이 옷을 입고 돌아다니는 것은 부자연스러워서요."

"…그럴 만하네요."

미레아는 하수영의 새 복장을 위아래로 가볍게 훑어보고는 그렇게 말했다.

"이제 말해줘요. 금발의 미녀 파트너를 구하고 싶으면 얼마든지 가능하실 텐데, 굳이 미 정부에 협조 요청을 한 이유가 뭔가요?"

"짐작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알트리아의 모리츠 CEO를 만나서 비즈니스 이야기를 나눴다는 것 밖에는 알지 못한답니다."

"그럼 곧 알게 될 겁니다."

롤스로이스 리무진은 부드럽게 출발했다.

화려한 라스베이거스의 거리에서, 온통 금으로 도금된 롤스로이스는 관광객들의 시선을 사정없이 잡아당겼다.

마침내 리무진은 어느 호텔 카지노앞에 섰다.

아랍의 왕족이나 끌 법한 리무진이 정차하자, 호텔 직원이 황급히 달려와서 문을 열어주었다.

큼직한 선글라스를 쓴 하수영이 내리자 직원들의 얼굴에 잔뜩 기합이 들어갔다.

아랍 남성의 전통 복장.

목에서 발끝까지 온통 새하얗게 떨어지는 토브를 입고.

머리에는 등까지 내려오는 흰색 스카프를 썼다.

검고 둥근 이갈 링으로 스카프를 누르고, 큼직한 선글라스로 눈을 완전히 가려 누군지 알아보지 못하게 했다.

그리고 차에서 뒤따라 내리는, 환상적인 몸매와 비주얼을 자랑하는 붉은 드레스를 입은 금발의 화려한 미녀.

누가 봐도 아랍 왕족의 행차다.

경호 차량을 한 대도 거느리지 않고 움직이는 것이 의아할 정도.

로비로 안내하자 어느새 소식을 듣고 지배인이 급하게 나타났다.

"저희 호텔 카지노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일단 게임부터 하고 싶은데."

"아! 바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지배인은 급히 하수영과 미레아를 내부 카지노 시설까지 에스코트했다.

-마스터, 마스터의 재산을 고려하면 1억 달러 정도는 하룻밤에 날려도 도박죄로 인정되지 않는 게 맞습니다.

프리덤이 귀에 꽂힌 이어폰을 통해 설명했다.

-하지만 판결은 결국 판사의 해석, 그리고 마스터는 정치인이라는 약점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100만 달러 이하로 소모하시는 게 안전하다고 봅니다.

한국인이 카지노에서 게임을 했다고 해서 무조건 도박은 아니다.

일회성이 있고, 행위자의 재산에 비례해서 소액의 금액일 경우에는 가벼운 오락이라고 판례도 인정한다.

누구에게는 2만 원도 도박이 되지만, 누구에게는 100만 원도 도박이 되지 않는 것이다.

-미국에서 번 돈을 사용하는 것이니 외환법에도 저촉되지 않을…….

"무슨 100만 달러씩이나. 1달러면 충분하지."

"예? 1달러로 충분하다고요?"

미레아가 반응했고, 하수영은 피식 웃으며 1달러 한 장을 꺼내 흔들어 보였다.

"네, 이거면 충분합니다."

"……뭐에 충분하다는 건데요?"

미레아는 하수영의 입가에 걸린 상큼한 미소가, 불현듯 무섭게 느껴졌다.

"이 카지노 사버리는데요."

***

"본게임을 즐기기 전에, 먼저 오늘 내 재물운 컨디션을 한번 점검하고 싶은데."

카지노에 들어선 하수영이 말하자, 지배인은 공손히 질문했다.

"오늘의 행운을 어떻게 점검을 하시겠습니까?"

"이걸로."

하수영은 1달러를 흔들며 말을 이었다.

"간단한 즉석복권 같은 거 없나? 오늘 내 룰렛운이 어떨지 긁어보고 싶군."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지배인은 얼른 하수영을 즉석복권 코너로 안내했다.

슬롯머신, 룰렛, 카드에 질린 이들이 잠시 머리를 식힐 수 있도록 갖춰 놓은 즉석복권.

-마스터, 통찰안을 사용하시는 겁니까?

"옛날에 암 치료비 궁했을 때나 그랬지, 지금은 그럴 필요도 없어. 확률은 내게 아무런 의미가 없으니까."

하수영은 굳이 통찰안을 발동하지도 않은 채, 짚이는 대로 즉석복권을 골랐다.

그리고 거만하게 지배인에게 즉석복권을 내밀었다.

공손하게 복권을 긁은 지배인은 순간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어? 이게 뭐야?'

놀랍게도 즉석복권은 100만 달러짜리 당첨복권이었던 것이다.

"운이 아주 나쁘지는 않은 거 같군. 오늘 게임을 제법 재미있게 즐길 수 있겠어."

지배인은 이미 한껏 충격을 받아 있었다.

트릭 같은 것을 고려할 여지는 전혀 없었다.

이 젊은 '아랍 왕자'는 아무거나 손이 짚이는 대로 대충 골랐을 뿐이니까.

100만 달러에 해당하는 머니 집이 제공되었다.

지배인은 당연히 이 '아랍 왕자'가 그 칩들을 들고 게임에 참가할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자네 손이 오늘 내 행운의 출발점인 거 같군. 사양 말고 가지게."

놀랍게도 이 아랍 왕자는 100달러 짜리 칩 하나를 제외하고, 나머지 칩을 전부 자신에게 칩으로 몽땅 준 것이다.

하수영은 미레아를 향해 100달러 짜리 칩 하나를 흔들어 보였다.

"어때요, 1달러가 순식간에 100배로 늘어났죠?"

"……."

미레아 역시 충격을 받은 채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불과 3년도 안 돼서 천문학적인 자산을 쌓은 남자.

농지로 쓰려고 산 땅마다 수십억달러 이상의 가치를 가진 금, 유물, 금맥 등이 쏟아져 나온, 말 그대로 믿을 수 없는 재물운의 보유자.

하지만 말로만 듣던 그 막강한 운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니, 그가 사람으로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눈앞에서 100만 달러짜리 즉석복권이 당첨이 되다니.

"그냥 팁으로 주지 않고 전부 챙겼으면, 100배가 아니라 100만 배로 늘어난 거 아닌가요?"

"행운을 가져다준 지배인에게 결과물을 나눠주지 않을 수 없죠."

"복권은 당신이 직접 골랐잖아요? 지배인은 그저 긁기만 했을 뿐인데."

지배인이 아니라 다른 누가 긁었어도, 100만 달러 당첨이란 결과는 바뀌지 않는다.

즉 지배인은 아무것도 한 게 없다.

"카지노는 운을 즐기는 곳입니다. 즐겼으면 됐지, 100만 달러인지 100달러인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미레아는 잠시 바라보다가 조용히 말했다.

"여기 카지노, 콜롬보 패밀리 소유라고 확인되었어요."

"벌써 확인을 했군요."

"며칠 전 비프스 캘론 회장님과 함께 있을 때, 요셉 콜롬보가 찾아왔었잖아요. 그때 의원님은 아무 접촉도 없었던 것으로 아는데요."

"저는 아무 일도 없었죠."

"비프스 캘론 회장이 부탁하던가요?"

"설마요. 그 사람은 내가 알트리아 CEO를 만난 것도 모릅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선량한 농사꾼이니 가만히 놔두세요."

NSA에서는 이미 비프스 캘론과 콜롬보 패밀리의 과거 악연까지 조사를 마친 상태였다.

과거 콜롬보 패밀리에 담배 농장을 뺏긴 것.

하수영이 미국 1위의 담배회사 CEO를 만난 것.

그리고 콜롬보 패밀리가 거느린 호텔 카지노를 오늘 찾은 것.

이 모든 것은 밀접한 연관이 있으리라.

"콜롬보 패밀리에 복수하고 싶다면, 미 정부가 도와드릴 수 있습니다."

"공권력 남용은 그만큼 백악관에 부담이 되겠죠. 그 빚은 결국 제가 갚아야 하고요. 저는 무의미한 빚은 원하지 않습니다."

"……."

"그리고 제 친구가 가장 바랄 것 같은 전개로 몰락을 연출해 보려고요. 콜롬보 가족이 모두 모일 때 운석 하나 떨어뜨리면 쉽지만, 그럼 너무 허무할 거 아니겠어요?"

미레아는 자신이 지금 무슨 말을 들었나 어지러웠다.

운석 하나 떨어뜨리는 게 쉽다니.

진심으로 하는 말일까?

"비프스 캘론이 의원님께 그렇게 소중한 존재였군요."

"전혀 몰랐다면 모를까, 알아버렸으니 나설 수밖에 없죠."

하수영은 조용히 덧붙였다.

"살 터전을 송두리째 잃어버린 캘론 회장님의 가여운 모발들에 대한 추모제이기도 합니다."

"……들었어요. 뺏긴 담배 농장이 많은 돈을 버는 것을 보면서 얻은 스트레스 때문에 머리가 빠져버리셨다고……."

"그게 콜롬보 패밀리가 지은 가장 큰 죄입니다."

"……."

"자, 움직이죠."

하수영은 더 이상의 에스코트는 사양한 채, 미레아와 함께 게임장 안으로 들어갔다.

하수영이 가장 먼저 고른 게임은 카지노 룰렛.

그는 아무도 베팅을 하지 않은 빈 숫자에 베팅을 했다.

쇠구슬은 약 20번 이상 룰렛을 회전한 후, 떼구르르 굴러서 어느 한 숫자칸을 골라 들어갔다.

2번째 게임에서 하수영은 역시 아무도 베팅하지 않은 칸을 골랐고, 이번에도 홀로 승자가 되었다.

3번째 게임에서도 하수영은 승자가 되었고, 4번째 게임부터는 다른 플레이어들도 그가 베팅한 곳에 칩을 마구 놓기 시작했다.

100달러로 시작한 그의 칩이 순식간에 마구마구 불어났다.

"가볍게 손 좀 풀려고 했는데, 플레이어들이 그럴 시간도 안 주네요. 이만 일어납시다."

"……."

미레아는 문득 아까 하수영이 1달러를 흔들어 보이던 순간을 떠올렸다.

-네, 이거면 충분합니다.

-이 카지노 사버리는 데요.

단순한 농담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 보니, 농담이 아닌 것 같다.

진짜로 이뤄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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