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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갓-779화 (779/1,270)

프랜차이즈 갓 779화

193장 그 오토의 각성 (5)

지급 보증을 거절했다는 소식에, 제주시장은 처음에는 실망했다.

프라임건설의 의지가 제법이었지만, 결국 기재부의 벽을 넘을 수는 없었나 하고 생각이 들었다.

'국토부도 기재부를 설득할 자신이 없어서 결국 포기한 거겠지.'

하지만 미팅 자리에서 만난 이도공의 눈빛은 이전보다 더 강렬했다.

"제주도 - 부산 간의 자치정부 제휴민자사업으로 추진을 해야 할 거 같습니다."

"민자사업으로 한다고요? 진심입니까?"

"국토부 이 친구들, 그냥 겁먹고 포기할 모양입니다."

"기재부가 돈 안 주겠다고 하면 그 친구들도 어쩔 수가 없었을 거요."

"그것도 그렇고, 서해라테중앙 건설에서 로비를 하는 모양입니다. 이번에 좌초시키면 나중에 언제고 자기들이 일반철강철교를 놓을 수 있겠다는 생각인 거죠."

제주시장은 저도 모르게 흥분했다.

"이것들이! 결국 자기들 욕심을 위해서 제주도에 KTX가 못 들어오게 하겠다는 거 아닌가!"

"맞습니다. 그래서 더욱더 우리가 판을 주도해야 합니다."

"그래서 민자사업을 추진한다?"

"네, 이미 울릉, 독도 대교라는 선례가 있으니 중앙정부도 '국비없이' 사업을 하는 것을 막을 수 없을 겁니다."

"국비 지원 없이 사업을 할 수가…… 아, 미안합니다. 내가 헛소리를 할 뻔했군요."

울릉, 독도 대교에 들어간 공사비를 떠올리며 제주시장은 헛소리를 주워 삼켰다.

"원래 저희는 제주도 KTX에 큰 관심이 없었습니다. 아시다시피, 제 주도에는 우리 그룹의 기반이라고 할 만한 게 없기 때문입니다."

"그랬지요."

"비록 시작은 다른 이들이 했겠지만, 끝내는 것은 그렇게 못합니다. 이렇게 한 방 맞고 나서 얌전히 넘어가 주면 나중에 또 두 방, 세 방치려고 할 테니까요."

"맞는 말입니다. 그래서, 프라임건설 독자적으로 공사를 하겠다는 겁니까?"

"아닙니다. 국토부나 부산시도 상을 차린 것에 대한 설거지 책임을져야죠. 안 지면 강제로 설거지 비용 청구서라도 하렵니다."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군요. 자세한 설명을 부탁합니다."

"KTX 철교는 우리 건설이 독자적으로 짓겠습니다. 중앙정부는 막을 수 없을 겁니다. 또, 정말 손 놓고 구경만 한다면 철도공사는 꽤 큰 철도 이용료를 물어야 할 겁니다."

"통행료를 걷겠다는 거군요. 미지원 공사비를 충당할 만큼."

"이용객당 5만 원은 내야 할 겁니다. 물론 빈 좌석이라 하더라도 말입니다."

"……그렇게나 많이?"

열차가 한 번 지나갈 때마다.

4,700만 원 가까이 되는 돈을 지불해야 한다고?

철도공사가 비명을 지르는 소리가 벌써부터 들리는 것 같다.

"그걸 견제하고 싶으면 공사비 지원을 해야지요. '투자'가 아니라 '지원'입니다."

"차이가 있는 겁니까?"

"철교 소유권은 여전히 우리 그룹이 갖게 되니까요."

"중앙정부에 대한 협박이로군요. 하지만 통할 거 같습니다."

"제주도 KTX의 미래가 궁금하다면 고개를 들어 독도대교를 바라보시면 됩니다."

교통의 편의성은 접근성을 높여준다.

그게 제주도 같은 국내 최대의 관광 지역이라면 더 말할 것도 없다.

"부산에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백화점이 있습니다. 제주도에 부족한 쇼핑 인프라를 채워줄 수 있죠. 두도시가 철교로 연결된다면, 외국인들을 상대로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우리도 그걸 알기에 이렇게 적극적으로 밀어붙이는 거 아닙니까? 그런데 부산은 영 적극적이지 못하니…… 내륙이라서 자기들 이득은 그리 크지 않다고 오해하는 건가."

"얼마나 많은 해외관광객들이 제주도를 찾는지 몰라서 그러는 거지요."

"상황이 변했으니, 조건도 변했겠군요."

국토부의 지급 보증이 사라졌으니, 당연히 큰 틀도 변해야 한다.

"지방채는 제주도 것만 받습니다."

"제주도 것만? 부산은 제외한다?"

"지급 보증을 하지 않는데, 부산을 배려해 줄 필요가 있겠습니까?"

"그래도 부산이 성의 표시를 하긴 해야겠지요? 공사비 지원 같은……."

돌려받을 생각 없는 시비 지원.

해상철교가 놓이면 결국 부산도 이득이기에, 반대급부를 묻지 않고 줄수도 있다.

"외부 공사비 지원이 얼마냐에 따라서, 철도공사가 질러야 할 비명이 달라지게 될 겁니다."

"안 물 수가 없는 떡밥이군요. 알면서도 결국 물어야 하는…… 흐흐."

"제주도 지방채는 수영사채에서 전량 책임질 겁니다."

"조건은 변했을 거 같습니다."

"기본 10년, 이후 3년마다 갱신. 이율은 2.2%에 초기 5년은 면제. 금액의 상한선은 없습니다."

"기간을 제외하면, 우리 입장에서는 오히려 더 좋아졌군요."

"그리고 제주도 내의 공공사업에 관해서 저희 그룹에 배려를 많이 해주셔야 합니다."

"그건 합의서에는 들어가지 않겠지요?"

"물론입니다. 합의서에 대놓고 넣을 수가 없지요."

"어차피 지방채 상환이라는 인질이 잡혀 있으니 우리 도 정부로서는 지속적으로 배려를 해줄 수밖에 없는 입장이고요."

"아주 섭섭하게만 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계속 함께 갈 수 있을 겁니다."

"추가로 철도공사를 인질로 잡고 안 돌려줘도 되는 공사비를 더 뜯어 낸다? 국토부와 부산시에서?"

"용돈 벌이를 마다할 일은 없습니다."

"그렇지요."

제주시장은 아주 만족했고, 곧 도지사에 보고했다.

도지사는 흡족해서 결국 프로젝트에 정식으로 합의를 했다.

도 정부에서 국토부와 협의해서 자체적으로 입찰을 진행했다.

입찰 참가사는 1개, 프라임건설뿐이었다.

'주소재로 티타늄 합금을 사용할것.'

이 조건을 지킬 수 있는 것은 프라임건설뿐이었기 때문이었다.

시공은 프라임건설이 하지만, 다리의 소유권은 수영사채가 갖는다.

수영사채가 가장 큰 전주이기에 당연한 전개.

메이저 건설사들은 부랴부랴 이 프로젝트를 훼방하기 위해서 나섰다.

「유례없는 특혜 입찰! 정계 유착없는지 샅샅이 조사해야 할 것!」

「특정 기업만 충족 가능한 조건을 입찰 조건에 내건 이유는 무엇인가?」

「50만 인구의 제주도에 이어지는 다리는 어느 한 기업이나 개인이 독점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국가 소유가 되어야만 한다.」

「값비싼 재료만 고집하는 이유는? 건설 비자금 조성을 위해서?」

메이저 건설사들의 지령을 받은 언론사들이 매일같이 기사를 써 내려 갔다.

하지만 프라임건설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광고를 집행하는 TV 방송국을 통해 특집 자료를 만들어서 방영했다.

「이것은 가상 시뮬레이션입니다. 철강재 교량과 티타늄재 교량의 차이점을 시간, 환경의 변화에 따라 표현해 봤습니다.」

「철강재 교량은 끊임없이 부식 관리를 해줘야 하는군요.」

「아무래도 대량의 해수에 직접, 상시 노출이 되어 있으니까요.」

「만약 중요한 녹을 제때 발견하지 못한다면, 최악의 경우 다리가 끊어지는 경우도 생길 수 있겠습니다.」

「물론 반수성 처리를 했기에 가라 앉지는 않습니다만, 열차는 다릅니다. 다리가 끊어지기라도 하면 파도의 흐름에 서로 완전히 어긋나고, 속도를 줄이지 못한 열차는 바닷속으로 뛰어들게 됩니다.」

「비용을 제외하면, 철강이 나을게 정말 하나도 없는 듯합니다.」

「그 비용 문제도 수영그룹에서 처리를 해주기로 했습니다. 정말이지 수영그룹은 남는 게 전혀 없어요.」

프리덤도 열심히 이용자들을 상대로 티타늄 편을 들었다.

「280㎞나 되는 바다를 지나가는 다리입니다. 품질과 안전만큼 더 중요한 게 있습니까?」

"없지, 없어. 하여튼 건설 놈들은 안전은 고사하고 자기들 돈 빼먹는 것에만 혈안이 되어 있다니까."

「프라임건설은 그렇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품질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회사입니다.」

"그러니까 울릉, 독도 대교를 올티타늄제로 지었을 거 아니야?"

「네, 맞습니다.」

부산시는 본래 부담하기로 했던 공사비를 지원하는 것으로 참여하기로 했다.

이제는 국토부의 승인만 남아 있었다.

국토부는 여론의 눈치를 보면서 방향을 저울질하고 있었다.

"이거 생각보다 제주도 편을 드는 여론이 강한데요? 70% 이상이 제주도 방식대로 KTX를 놔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프라임건설이 지상파 특집으로 엄청나게 때려대던데, 대형 신문사들도 못 이기는 정도인가 봐?"

"우린 그냥 승인만 해주면 되는 상황입니다."

"그래도 이렇게 일개 기업에 떠밀리듯이 나아가는 것은 모양새가 안좋지."

"……."

"……."

몇몇 직원들은 그렇게 당하고도 아직 정신을 못 차렸나, 하고 속으로만 생각했다.

그때였다.

"국장님! 프라임건설의 긴급 발표입니다!"

"뭐야? 무슨 내용인데?"

순식간에 분위기가 그쪽으로 쏠렸다.

직원은 잠시 숨을 고르고 얼른 보고했다.

"제주도-부산 철교와 도로를 평행방식으로 동시에 놓겠다고 합니다!"

"뭐, 뭐야?"

"해상철교에, 해상고속도로도 같이 놓겠다고?"

분위기가 갑자기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예상도 못 한 상황에서 갑자기 판이 커지고 있었다.

"영상을 한번 보시죠. 여기 있습니다."

"어서 틀어!"

태블릿을 틀자, 마이크 앞에 선 이 도공의 모습이 나타났다.

「원래 포항 연결을 위해 지은 다리 모듈은 약 200km에 달했습니다. 독도대교를 짓고 나니 110km 이상이 남았는데요.」

「덕분에 더 쉽게 부산-제주도 간 도로를 놓을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철교와 고속도로를 평행으로 나란히 연결하면 하폭이 최소 100미터 이상이 됩니다. 파도와 태풍에 더욱 안정적이죠. 철교, 고속도로를 단독으로 지었을 때보다 비용도 절 감되고, 안전성도 더 높아집니다.」

「이 사업이 최종승인이 된다면, 철교와 달리 고속도로는 100% 회사비용으로 짓겠습니다.」

통행세도 울릉, 독도 대교 수준으로 한다는 말은 없었다.

하지만 국민들을 상대로는 거부할 수 없는 강력한 미끼임에 틀림없었다.

국장은 허탈해서 눈에 초점이 흐려졌다.

"허허, 철교와 도로를 나란히 같이 짓겠다라…… 이렇게 카운터를 넣을 줄이야."

"확실히 폭이 넓어지면 흔들림이 더욱 안정됩니다."

"지금이 아니면 다시는 이런 대공사를 추진할 기회가 없습니다. 프라임건설은 그걸 잘 알고 여론을 압박하는 겁니다."

말도 안 되는 가정이지만, 최고의 명품 시계 브랜드가 50% 할인을 한다고 해보자.

그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딱 한 번의 할인.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일단 스위스항공편부터 끊어야 하는 것 아니겠는가?

언젠가는 철교도 지을 거고, 고속도로도 놓을 것이다.

그러나 비용과 일정 문제로, 따로 따로 진행될 수밖에 없다.

서로 묶이기가 힘든 것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짓는다면, 서로 평행으로 연결해서 안정성을 높일수 있다.

합동공사이므로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국책 사업으로는 합동공사에 필요한 돈을 마련하는 게 불가능하다.

즉, 이번 한 번뿐인 기회라는 것이다.

"노렸군, 노렸어……."

배가 터져 죽는 한이 있더라도 입에 음식을 넣을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었다.

여론조사는 볼 것도 없이 압도적이었다.

비용 문제는 이미 해결되었고, 제주도와 부산은 강력하게 원하고 있으며, 이제 남은 것은 중앙정부의 의지뿐.

그렇게 키를 쥔 뱃사공들이 이리저리 부딪치며 엉뚱하게 노를 젓는 동안에도.

광운제철소는 한시도 쉬지 않고 이미 티타늄 부품을 뽑아내고 있었다.

이도공은 헬기를 타고, 부산에서 제주도로 이어지는 가상의 해상교량라인을 훑고 있었다.

그저 푸른 물밖에 없는 이곳에, 인간이 만들 수 있는 가장 거대한 다리가 세워진다.

그것도 자신의 손으로.

이상했다.

가슴이 벅차고 두근거리고, 막 끊을 줄만 알았다.

하지만 막상 큰 감흥이 느껴지지 않는다.

당연하고 시시한 것을 처리한 것처럼.

아직 지어지지도 않은 다리가, 마치 존재하는 듯이 눈앞에 선명하게 그어진다.

'아, 그렇군. 그런 거였어.'

불현듯 깨달았다.

더 이상의 장애는 없다.

이미 다리는 지어진 것이나 마찬가지. 단지 시간이 문제일 뿐이다.

이미 지나간 업적이나 다름없는 것 이기에, 지금 심장이 그리 뛰지 않는 것이다.

국토부는 사업을 최종 승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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