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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갓-763화 (763/1,270)

프랜차이즈 갓 763화

189장 한껏 돈을 싸들고 (5)

"질문받겠습니다."

이도공 사장의 발표 시연은 기자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 주었다.

물에 뜨는 금속이라니.

심지어 물보다 가벼워서 뜨는 게 아니란다.

그냥 물을 싫어하기 때문에 물 위에 떠오르는 것이라니.

"그…… 티타늄 합금이 특수한 처리 과정을 통해 만들어져서 그런 성질을 지니게 된 겁니까?"

"네, 맞습니다. 다른 금속에도 동일한 처리가 가능합니다. 철, 알루미늄, 구리, 금, 등등 가리지 않습니다."

"본연의 성질은 전혀 변하지 않는다고요?"

"네, 맞습니다. 단지 물에 대한 표면저항성만 지니게 될 뿐입니다."

"사람의 몸은 1/2 내지 2/3이 수분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럼 사람이 저 금속판 위에 올라가면 어떻게 됩니까?"

"신발을 신으면 아무것도 작용하지 않죠. 맨발로 걷거나 맨몸으로 눕는다면, 피부에 맺힌 체액으로 반발력이 일어나겠네요. 하지만 사람이 느낄 정도는 못 됩니다."

결국 사람이 드러누워도 별일이 없을 거라는 뜻이다.

기자들은 눈으로 보고 있으면서도 믿어지지 않았다.

저게 된다고? 구멍 숭숭 뚫린 다 공성 금속도 아닌데?

무슨 마법 같은 거 아니야?

"대체 어떤 원리로 이런 말도 안되는 현상이 가능한 것입니까?"

"제조설명은 안 드립니다."

"……?"

"……?"

"다시 말씀드립니다. 제조에 관한 설명은 안 드립니다. 사용, 응용에 관한 설명만 드립니다. 제조에 관한 질문은 삼가주십시오."

"아니, 해명을 하셔야 하지 않습니까?"

"특허를 내지 않을 계획이라서 그렇습니다. 제조, 공정원리에 관한 설명은 일절 없습니다. 사용법에 관한 설명만 해주십시오."

기자들은 충격적인 얼굴이 되었다.

"아니, 특허를 내지 않는다고요? 그랬다가 다른 나라가 비밀을 밝혀 내서 특허를 선점해 버리면 어떻게 하시려고 그럽니까?"

"기밀공정법만 지키면 됩니다. 염려는 저희가 알아서 합니다."

"세상의 발전을 위해서 대승적인 마음으로 특허를 공개할 마음은 없으십니까?"

어느 기자의 질문에 이도공은 그를 빤히 바라보다가 대답했다.

"기자님 본인과 4촌 이내의 친족이 세상의 발전을 위해서 전 재산을 자선단체에 기부하시면 한 번 생각해 보겠습니다."

"……."

"개인의 자산입니다. 그 개인이 알아서 할 테니 걱정하지 마십시오. 사실 우리 프라임건설의 소유 권리도 아닙니다."

사실 이도공도 잘 모른다.

다만 특허봉쇄를 할 만한 건덕지가 전혀 없고, 탈취당할 염려가 없다는 말만 들었다.

-제조설명 안 합니다. 특허공개 안합니다. 사용설명만 합니다.

저 쿨시크한 천재 과학자를 보라.

저게 바로 프리덤을 개발하고, 물이 필요 없는 신반도체공정 기술을 만든 이가 가질 수 있는 카리스마아니던가!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제조설명안 합니다. 특허공개 안 합니다. 사용설명, 그리고 사용검증만 합니다. 설명 안 드린다는 부분은 더 이상 질문하지 마십시오."

이도공은 로한의 그 쿨시크함을 조금 닮아보기로 했다.

절대 업무 떠넘김을 당한 스트레스 때문이 아니다.

***

산업부, 국토부, 과기정통부, 행안부에서 검증을 위해 나섰다.

원래 서로 자기 관할이라고 싸우다가 하수영이 슬쩍 끼어든 덕분이다.

"기술안정 검증을 하는 거니까, 그냥 부서 4곳 전부 같이 움직이는 게 어때요? 저도 같이 움직일 겁니다만."

그렇게 해서 네 행정기관이 함께 검증을 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금속처리 공정 자체를 감독하지는 못했다.

"특허 공개도 안 할 만큼 철저하게 지키겠다는 건데, 그걸 보여주라고요?"

그래서 폐쇄된 환경의 실험로에서 추가 오염물질이 배출되지 않는다는 것만 확인하고, 일단 그 부분은 넘어갔다.

'공정 과정의 안정성 검증도 해야 하지만, 일단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지.'

'추가 오염물질 배출은 없다.'

'그렇다면…….'

'이 후처리를 한 금속의 정확한 스펙을 확인하는 게 급선무다.'

시험 소재는 다양하게 준비했다.

티타늄 합금.

H빔과 철근, 철강 슬래브 등 여러 종류의 건축자재.

1m X 1m X 10cm 사이즈.

3m X 3m X 10m 사이즈.

5m X 5m X 10m 사이즈.

10m X 10m X 10m 사이즈.

시험 금속 종류마다 저렇게 다양한 사이즈로 준비를 했다.

시험은 하수영도 참관을 했다.

하지만 정작 개발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코빼기도 내비치지 않았다.

"우리 로한 교수가 이미 다 머릿속으로 시험을 하고, 여기 결과를 냈습니다. 마음껏 시험을 해보세요. 이대로 나올 테니까요."

"이미 따로 실험을 한 게 아닙니까?"

"티타늄 합금만 가지고 몇 번 해본게 다예요. 정확하고 다양하지 하진 않았죠."

개발자가 참석하지 않았지만, 어쨌든 가장 큰 투자자가 참석을 한 상황.

행정기관들도 불만 없이 실험을 시작했다.

실험의 목적은 다음과 같다.

단위면적, 혹은 단위질량당 얼마만의 무게를 견디느냐?

금속의 종류에 따라 견디는 무게가 달라지느냐?

로한이 제출한 머릿속 시뮬레이션 값에서는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물에 대한 저항성은 질량이 아닌, 물과 접촉하는 표층면적에 따라 변화한다.

저 조건은 금방 검증되었다.

크기만 같고 무게는 다른 금속판들이, 전부 같은 결과를 보여주었다.

"즉 가라앉게 되면 더욱 큰 저항성이 생겨서 수면 쪽으로 밀려나게 되는군요."

"그렇다면 굳이 티타늄이 아니라 철강으로 교량을 지어도 버티는 중량은 같다는 거네요."

즉 크게 지을수록 오히려 더욱 물저항성이 커져서 수면에 더 잘 뜨게 된다는 것.

이건 마치 해상교량 같은 초대형 구조물을 지으라고, 신이 하사한 듯한 성질이 아닌가?

건축학자들은 무척 감격스러운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콘크리트와 철근의 열팽창 계수가 거의 동일한 것 이상으로, 건축의 신이 선물한 기적입니다."

"이건 정말이지 신께서 '옛다, 이걸로 해상건축물이나 잘 지어라.'라고 만들어준 거나 다름이 없어요!"

무종교인 건축학자들도 이렇게 말할 정도였다.

검증단에 포함된 해군장교 출신들도 감평을 내놓았다.

"이걸로 잠수함은 못 만들겠는데. 무조건 물 밖으로 튕겨져 나가려고 할 테니까."

"잠수함에 친절한 금속은 아니지. 하지만 수상함한테는 이보다 더 친절한 금속은 없어."

"선체 수면 윗부분을 이걸로 만든다면, 어떤 경우에도 절대 전복되거나 가라앉지 않겠는데?"

그들은 백두중공업과 동일한 점을 지적했다.

조선업, 해운업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이들 역시 같은 생각을 했다.

"컨테이너 외관을 이렇게 처리하면, 만약 바다에 쏟아져도 절대 가라앉지 않겠는데?"

"에이, 그래도 물이 들어가서 내부 상품 다 훼손되고, 또 컨테이너 회수하는 비용이 더 비싸."

"그거야 방수 처리하면 그만이지. 고가 상품 컨테이너로 운송할 때는 필수일 거 같은데?"

하수영이 뒤에서 눈을 크게 뜨고 지켜보다 보니, 검증단은 허투루 일을 할 수 없었다.

그들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열심히 스펙과 안정성을 검증했다.

"10m X 10m 사이즈의 금속판이 120톤의 무게를 가뜬히 버티는군."

"만재 대형 덤프트럭 네 대 올리면 꽉 차는 면적인데…… 그걸 전부 버틴다고? 세상에. 이건 당장 해상교량에 써야 해!"

"어차피 해상교량이라 위쪽 도로는 좁고 밑면은 넓게 할 거니까, 150km 도로 위를 만재 대형 덤프트럭으로 빼곡하게 올려놔도 다리는 전혀 끄떡없겠는데?"

"실제 다리를 짓고 시험을 해봐야겠지만, 이 정도면 아무 문제 없겠는데?"

금속은 수차례 실험에서 말도 안되는 부상능력을 보여주었다.

"상부 전체 폭을 24미터 정도로 하고……."

하수영이 끼어들었다.

"아니, 차선도 긋고 중앙분리대, 긴급차로분리대, 외벽도 넣어야 하는 데, 24미터로 하면 너무 좁잖아요? 34미터로 기준 잡아줘요. 우리 시제품 34미터로 만들었습니다."

"아, 네. 알겠습니다. 상폭을 34미터로 잡고, 높이를 약 2미터로……."

"파도 세게 들이닥치면 차량들 죄다 소금물 뒤집어쓰겠네요?"

"……."

"우린 높이 6미터로 잡았습니다. 그렇게 견적 내주세요."

"아, 네. 상폭 34미터, 높이 6미터, 그럼 하폭은 최소 44미터……."

"저희 하폭 60미터로 했습니다. 그 정도는 해야 파도에 뒤집어지지 않고 안정적이죠."

"아, 네. 하폭은 그럼 60미터……. 이 정도면 포드 항공모함 갑판보다도 훨씬 안정적이겠군요."

절단면을 보면 하폭이 크면서도 납작해서 매우 안정감을 준다.

"하폭은 격자 얽힘식으로 지어서 파도가 빠져나갈 수 있도록 할 겁니다. 파도가 주는 저항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죠."

이도공이 옆에서 영혼이 빠져나간 듯한 건조한 목소리로 설명했다.

"그리고 500m마다 길이 20미터, 너비 2미터로 추가 하폭을 양옆으로 뺄 겁니다."

"아, 자전거의 보조바퀴 역할을 하는 셈이군요."

"네, 어떤 경우에도 절대 다리가 뒤집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죠. 당연히 흔들림도 적어질 겁니다."

검증단은 지금까지 검토한 물 저항성, 그리고 해상교량의 사이즈를 떠올렸다.

'이거 진짜 웬만해서는 흔들림 자체를 거의 못 느낄 수도 있겠는데?'

"너무 기니까 아예 안 흔들릴 수는 없겠지만, 사람이 흔들림을 느끼기는 힘들 거 같은데?'

'이거 정말…….'

'몇 년 안에 울릉도 해상교량 놓이는 거 아니야?'

가장 중요한 것은 돈, 돈, 돈.

그 큰 다리를 통짜 티타늄으로 짓는다면, 얼마나 무지막지한 돈이 들어갈까?

수십조 원? 어쩌면 100조 원 이상이 들어갈지도?

'수영사채 수신액이 지금 1,100조원이랬지?'

'중국 버섯 수출액만 연간 최소 100조 원 이상이라고 하니까…….'

'진짜 가능할지도?'

공무원들은 머리카락이 쭈뼛 곤두섰다.

다들 말도 안 되는 계획이라고, 차라리 화성 유인 탐사를 가는 게 더 빠르고 쉬울 거라고 생각했다.

계획을 잡는 데만 10년, 완공은 50년 이상 바라봐야 한다는 게 현실적인 판단이었다.

하지만 현실은 그들의 상상보다 더욱 놀라웠다.

'이거 잘하면…… 10년?'

'아니지, 다리를 마구 찍어내서 예인한 다음에 연결만 하면 되니까…….'

'어쩌면 5년 안으로 가능할지도?'

이 순간, 실무 공무원 및 선출직고위공무원들은 모두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땅 사자.'

'울릉도에 땅 사야겠다.'

'이건 무조건 사야 해.'

***

건설회사, 조선회사, 철강회사들을 대표하는 전문가들도 교차검증을 위해 참여했었다.

1차 검증에서 스펙 최대 상한치는 확인하지 못했다.

미리 준비를 제대로 못 한 탓이다.

설마 이것도 버티겠어? 하는 마음에서 준비한 모든 과정을, 시험소재들은 모두 가볍게 물리친 덕분이다.

무른 소재가 중량을 견디지 못해 부서진 적은 있어도, 물 반발력이 부족한 적은 없었다.

조선 기술, 해상교량, 해상플래폼시장에서 절대적이고 필수적인 궁극기술의 탄생.

누구보다 가장 다급하고 목이 마른 철강기업, 포스코 임원들이 프라임건설 로비에 아예 눌러앉았다.

"이도공 사장님을 꼭 좀 뵙고 싶습니다. 부디 한 번만 뵙게 해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미국, 독일의 철강기업들도 일제히 한국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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