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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갓-597화 (597/1,270)

프랜차이즈 갓 597화

149장 진상은 언제나 환영이야 (2)

[제목 : 수영레스토랑 위생 뭐임? ㅋㅋㅋ]

[일단인증부터 깐다.(사진) 간만에 면발 한 번 시원하게 빨아볼까 하고 두근두근해서 갔다.

맛이 그렇게 좋다기에 뭐 얼마나 대단한가 하고 평가도 할 겸, 에헴, 나님은 냉정한 맛 감별사란 말이지.

아놔 근데ㅋㅋㅋㅋ 그릇 받자마자 입맛기분인성영혼 잡쳐버림.

사진에 이거 보이냐? 저거 잘 보면 바퀴벌레 다리다ㅋㅋ

진짜 내가 딱 봤기에 망정이지, 한 젓가락이라도 들었으면 바퀴벌레다리 씹을뻔했지뭐야ㅠㅠ

아니 척 보면 이렇게 딱 보이는데 저걸 그냥 내놓은 요리사도 웃기고, 그걸 또 부들부들 서빙한 알바도 웃기네.

어차피 붕sin붕sin 뛰면서 자기네 탓 아니라고 할 게 뻔해서 그냥 입씨름하기 싫어서 조용히 계산하고 나옴.

내가 한 젓가락도 뜨지 않았으니 놈들도 당연히 뭔지 알 거임.

근데ㅋㅋ 아직까지 아무 소식 없음.

혹시 그거 확인도 안 하고 그냥버린 거?

상식적으로 손님이 한 젓갈도 안뜨고 나오면 음식이 뭔가 이상한가 해서 확인을 해보지 않냐?

얼척없음.

다신 안 감. 매장 직원들 죄다 장티푸스나 걸려서 뒈져버려라.

칵~ 텟!]

"바퀴벌레가 들어갔다고?"

-정확히는 바퀴벌레 다리 하나가 발견되었다는 언급입니다. 사진도 그렇게 나와 있습니다.

"아니, 이게 말이 돼? 위생으로 엄격한 우리 매장에서 바퀴벌레가 음식에 들어가는 게 가능키나 해?"

하수영은 어처구니가 없었다.

"내 성역 선포를 뚫고 음식까지 기어이 쳐들어갈 바퀴벌레가 한국에 존재한다고?"

-그런 종이 존재한다면 한국은 진작 멸망했을 겁니다.

성역 선포는 하수영이 원치 않는 부정한 것들을 쫓아내는 힘을 담고 있다.

예를 들어 병원은 병마의 기운을 부정하다 여겨서 쫓아내려고 하고.

음식점은 벌레나 식중독균 등 음식에 불결한 것들을 부정하다 여기고 쫓아낸다.

병원만큼 강력한 성역은 아니지만, 그래도 바퀴벌레 따위는 음식점에 감히 얼씬도 하지 못할 텐데.

"일단 가서 확인해야겠어."

하수영은 본점으로 향했다.

발을 들이밀자마자 느껴졌다.

손님의 숫자가 평소 같지 않다.

아마 SNS에 올라온 그 글이 영향을 준 모양이다.

박지현도 걱정이 되어 안절부절못하다가 하수영을 보고 반색했다.

"아, 사장님."

"글은 봤습니다. CCTV는 확인하셨나요?"

"네, 음식 나가기 전후도 확인했는데 아무 문제 없었어요."

"전후 사진 한 번 봅시다."

모든 음식들은 홀에서 나가기 전, 천장의 카메라로 자동 촬영되어 기록된다.

주방의 과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증거 채집이다.

또한 지금처럼 손님이 음식을 거의 먹지 않고 남겼을 경우에도, 처분하기 전에 반드시 촬영해서 기록을 남긴다.

SNS 클레임으로 올라온 라면 그릇.

홀로 나가기 전과, 다시 주방으로 돌아오기 전의 모습.

둘을 자세히 살펴보았지만, 어디에도 바퀴벌레 다리는 보이지 않았다.

"그 손님 CCTV 영상도 한 번 보죠."

"네, 사장님."

사실 하수영은 이미 전부 확인했다.

다만 본점 직원들의 사기 문제도 있고 해서, 이렇게 함께 다시 한번보는 것이다.

직원들은 이 좋은 직장에 타격이 오면 어쩌나 하고 벌써부터 걱정하고 있었다.

"SNS에 올라온 영수증 결제 시간을 보고 프리덤이 손님을 특정했어요."

"네."

"그 시간대에 음식에 손도 대지 않은 손님은 딱 한 명뿐이었거든요."

애초에 수영라면은 국물 한 방울까지 다 긁어먹고 가는 게 보통이었다.

"이걸 보면…… 조금 이상하지 않아요?"

"CCTV에 찍힐까 슬그머니 가리는 것 같군요."

20대 중반으로 보이는 남자 손님은 조용히 사방을 둘러보며, 몸과 가방, 그리고 손으로 그릇을 가리고 있었다.

"이래서야 정말 스스로 그릇에 바퀴벌레 다리를 넣었어도 알 수가 없군요."

"지금 그릇 사진을 찍고 있네요, 사장님. 어? 근데 웃고 있는데요?"

"진짜네요. 뭐가 그리 즐거운지 아주 싱글벙글 웃고 있네요?"

"아니, 바퀴벌레 다리가 보여서 증거로 남기려고 사진 찍는 거면 얼굴이 찌푸려져야 하는 거 아니야?"

"뭐 넣는 거 들킬까 봐 그렇게 가렸으면서 표정은 왜 관리 안 하는 거죠?"

직원들이 황당해했고, 하수영은 태연히 말했다.

"4K 카메라 50대로 CCTV를 찍고 있을 거라고 상상을 못 했을 테니까요. 자기 웃는 표정까지 이렇게 대놓고 찍힐 줄은 몰랐나 봅니다."

"아, 맞아요. 우리 가게 CCTV 엄청 고화질이지, 참……."

"……."

"사진 찍은 다음에는 다시 그릇을 가리고 뭔가를 하는군요."

"다시 바퀴벌레 다리를 빼내는 걸 수도 있어요. 증거를 안 남기려고요."

"벌레 다리 나왔다고 그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지 않고 왜 굳이 그래야 했을까요?"

"매장에서 벌레 나왔다고 직접 시비 거는 것보다는 이렇게 사진 남아서 인터넷에 올리는 게 일방적으로 매장을 펼 수 있잖아요."

"아, 그러네요."

"저도 그렇게 생각이 듭니다. 지금 빼도 박도 못하게 생겼는데 우리는 반박할 증거도 없어요."

"사장님, 이거 빨리 대처해야 하는거 아닐까요?"

다들 발을 동동 구르고 있을 무렵, 프리덤이 하수영한테 보고했다.

-마스터, 기사 떴습니다.

"뭐?"

-벌레 다리가 나온 모 유명라면 음식점이라고 기사 떴습니다. 홍일일보입니다.

홍일일보는 대한민국의 3대 메이저신문사 중 하나였다.

"오, 빠르네. 비방글 올라온 지 몇 시간이나 됐다고 벌써 기사가 뜨네."

하수영이 태연스럽게 반응하자 박지현은 한층 더 걱정이 되었다.

"사장님, 이거 어떡해요? 아무리봐도 우리 가게 잘못은 아닌 거 같은데…… 제가 요리사님이나 홀직원들 편드는 게 아니라 객관적인 증거가……."

"아아, 저도 가게 잘못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봐도 이건 주작이네요."

"그, 그런데 너무 태연하신 거 아니에요?"

"행성 내핵이 터져서 균열 에너지가 줄줄 흘러나온 것도 아닌데, 뭐 이 정도 가지고 흥분할 게 있나요?"

"……."

"……."

박지현과 신임 주방장, 그리고 직원들은 어느새 입을 다물었다.

하수영의 반응이 뭔가 이상했다.

화를 참고 평온함을 유지하는 정도가 아니다.

정말 진심으로 화가 나지 않는다는 듯이, 오히려 즐겁다는 미소마저 입가에 띠고 있었다.

'즈, 즐기시고 계셔? 이걸?'

정말 즐기시게 놔둬야 하는지, 박지현은 머릿속으로 갈팡질팡했다.

평소 아주 밝고 살짝 들떠 있는 성정인 것은 알지만, 이런 말도 안되는 주작 음해에도 저렇게 반응할 줄이야.

"원래 도시건설운영 게임도 가끔 태풍 불어주고 원자력 발전소도 터져 주고 해야 할 맛이 나는 거죠. 그동안 계속 잘되기만 해서 살짝 무료했는데, 어떻게 이런 이벤트가 터져 주네요."

"사, 사장님?"

"이 건으로 무슨 연락이 오든 간에 저한테 전부 돌리세요. 가게에서 직접 대응하면 안 됩니다."

하수영은 웃음을 띠고 말했다.

"지금 제 느낌이 말해주는데, 이거 단순한 개인 주작 같지는 않네요."

***

가게는 하수영이 말한 대로 일단 무반응 대응을 하기로 했다.

외부 대응은 오직 하수영만 혼자 움직이기로 한 것이다.

한편 하수영은 프리덤을 통해 가맹점주들한테 공지사항을 전달했다.

더욱더 철저하게 증거 사진을 남기고, 손님의 행동을 유심히 보라는 것이었다.

3대 일간지에 크게 보도가 된 덕분에 분위기가 뒤집어졌지만, 가맹점주들은 오히려 본점을 응원했다.

-우리 레스토랑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위생이 얼마나 철저한데. 이건 도저히 주작일 수밖에 없어.

-음식 나가기 전에 무조건 사진 찍고, 양 많이 남은 그릇도 이상 있나 한 번 더 확인하는데, 바퀴벌레다리가 어떻게 나와?

-본점 믿습니다. 응원합니다. 분명히 주작일 겁니다.

-내가 수영 사장님 성격 아는데, 만약 저 글이 진짜였으면 바로 공개 사과하고 배상하셨을 분이야. 그런데 아직까지 조용하시다는 것은?

-추진력을 얻기 위해 무릎을 꿇고 계신 겁니다!

-그렇습니다!

가맹점주들은 수영레스토랑 덕을 톡톡히 본다.

아무리 못해도 사장이 월 2,000만 원 이상은 가져간다.

무엇보다 사장 수익이 월 500만 미만일 경우, 본점이 아예 수익을 포기한다는 배려 조항이 컸다.

다른 프랜차이즈 본사와 달리 가맹점을 크게 배려해 주는 곳.

때문에 가맹점주들은 본사에 대한 믿음이 매우 확고했다.

하수영이 따로 통지를 하기도 했다.

[논란이 된 사건은 방문객의 주작이라고, 본사는 확신합니다.

다만 법적 문제가 있을 수 있으니, 각 가맹점에서는 외부에 대한 어떤 입장 표명도 자제해 주시기 바랍니다.

매장 손님이 문의할 경우에는 '그렇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정도로만 설명해 주십시오.]

진흙탕 싸움이 될지도 모를 무대에, 가맹점들을 끌어들이지 않기 위한 배려였다.

***

언론은 조용하지 않았다.

라면 벌레 사건은 계속해서 기사로 나왔다.

[바퀴벌레 다리 나온 유명라면 프랜차이즈는 어디?]

[강남에서 한창 핫한 그 라면?]

[벌레다리 논란 매장, 작년에 구청위생 점검 도마 오른 적 있어. 터질게 것?]

[일체의 해명 없는 이유? 침묵으로 인정? 아니면 바람이 지나가기만을 기다리는 안이함인가?]

[줄어드는 손님들, 줄어드는 매출.]

[가맹점주들, 본사에 문제 해결을 촉구하라며 날을 세우고 있어.]

[심화되는 본사와 가맹점 간의 갈등, 과연 돌파구는?]

홍일일보뿐만 아니었다.

다른 매체들도 기사를 받아쓰듯이 하면서 논란을 키우고 있었다.

3대 일간지 중 다른 두 곳은 침묵하고 있지만, 홍일일보에 반하는 것은 아니었다.

공중음식점 위생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칼럼 등으로 간접 지원사격을 하고 있었으니.

"이쯤이면 연락이 올 때가 한참 지났는데……."

최초 본점 비방글을 올린 오항윤은 뭔가 이상하다 싶었다.

당연히 엉덩이에 불이 붙은 것처럼 호들갑을 떨며 연락이 와야 정상 아닌가?

제발 글 좀 내려달라고, 글만 내려 주면 뭐든 해드리겠다고 싹싹 빌어야 정상이다.

진위를 떠나서 그런 리뷰 하나가 본점은 물론이고 프랜차이즈 전체 이미지를 망가뜨리는 법이니까.

당장의 소나기는 피해야 하지 않겠나?

하지만 이상하리만치 잠잠하다.

"이놈들, 설마 내 연락처를 모르나?"

일부러 쉽게 알 수 있게 잘 흘려 놨는데?

그때 모르는 번호가 발신인에 떴다.

'혹시?'

왠지 좋은 예감에, 오항윤은 퉁명스러운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혹시 '병다리날갯속' 님 되십니까? 저는 수영레스토랑 본사 관계자입니다.

오항윤은 쾌재를 불렀다.

"맞는데요. 무슨 일이시죠? 그 리뷰 내려달라는 요구라면 생각 없으니 꺼지시구요."

-중히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전화로는 매우 어려운 일이니 만났으면 합니다.

"글쎄, 내가 나갈 일은 없다니까요."

이리저리 튕기던 오항윤은 결국 못이긴 체 약속을 잡았다.

그리고 출발하면서 어디론가 급히 전화를 걸었다.

"저 지금 수영레스토랑 본사 관계 자 만나러 갑니다."

-너무 금액이 적어도 많아도 문제니까, 적당히 3,000만 원 정도 불러. 그 정도면 쾌재 부르면서 내줄 거야.

"네, 알겠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녹음 잘하는 거 잊지 마. 계좌이체로 받는 것도 잊지 말고,

"걱정 마십시오. 물증 확실히 챙기겠습니다."

"3,000만 원이라고요?"

생각보다 젊은 본사 관계자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놈이 결정하기에는 좀 큰돈인가?

오항윤은 속으로 비웃음을 퍼부으면서 겉으로는 냉정한 표정을 풀지 않았다.

"하마터면 바퀴벌레 다리를 먹을 뻔했어요. 먹지 않았으니 그만큼이지, 먹었다면 그 세 배는 더 불러도 모자랄 판……."

하수영은 말없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바닥에 놓인 박스더미를 덮고 있던 커다란 천을 획 잡아당겼다.

천이 걷어지자 쌓인 적재물이 드러났고, 오항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5만 원짜리 지폐다발이 박스처럼 가득 쌓여 있었던 것이다.

그가 평생 본 적 없는 풍경이었다.

"30억입니다. 저희가 병다리날갯속님을 위해서 준비한 금액이죠. 사실 급히 인출하느라고 이것밖에 못 준비했습니다."

"사, 삼십 억……!"

오항윤은 눈이 핑글핑글 돌았다.

좀 전에 통화했던 상대는 지금 이 순간 머릿속에 존재하지 않았다.

30억.

개인의 인생을 바꿀 수도 있는 엄청난 돈이다.

"이걸 전부 병다리날갯속 님을 위해서 쓸 생각입니다."

"그, 글 지금 당장 내려드리겠……."

"변호사 수임료로요."

"…….?"

"걱정하지 마세요. 히트맨 고용은 안 합니다. 그게 더 싸긴 하겠지만, 대신 재미가 없잖아요?"

오항윤은 순간 정신이 혼미해졌다.

그러니까, 지금.

나한테 준다는 게 아니라, 날 조지기 위해서 쓴다는 소리가 맞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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