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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갓-596화 (596/1,270)

프랜차이즈 갓 596화

149장 진상은 언제나 환영이야 (1)

KI스튜디오에서는 부활의 이순신 시즌 2를 방영하는 한편, 새 작품제작을 준비했다.

위대한 태왕에서 이탈한 스태프들을 꾸리니, 제작팀이 금방 뚝딱 만들어졌다.

"가제는 태왕 담덕입니다. 광개토대왕의 중원 정벌 스토리를 판타지 퓨전 대체 사극으로 한 번 제대로 다뤄 봅시다."

'위대한 태왕'에 정면으로 불을 질러놓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하수영의 지시이기도 했다.

이번에 제작할 드라마는 이런 내용이었으면 좋겠다는.

"알겠지만 우리 회사 드라마는 이제 아시아는 물론이고 전 세계에서 알아줍니다. 중국 빼고 어디에서든 볼 수 있다. 이 말입니다."

"대표님, 아주 좋은데요? 우리 드라마 시장이 중국 자본에 한 방 먹었는데, 이대로 당하고만 있을 수는 없죠."

"제작 중단으로는 성에 차지 않죠. 역으로 돌려줘야 속이 후련하죠."

"복수가 후회스럽다는 것은 뒷맛이 깔끔하지 못해서죠. 이거 제대로 완성하면 두고두고 잠자리가 편안할 거 같습니다."

그렇게 가제 '태왕 담덕'의 장엄한 중원정벌 영토확장 판타지 퓨전 대체사극 컨셉이 잡혔다.

"여주인공으로는 역시 주효정 배우가 좋겠습니다."

"암, 주효정 배우만 한 캐스팅이 없지. 히스토리로 보나 비주얼로 보나 연기력으로 보나, 주효정이 최고야."

동북공정 드라마에 협조할 수 없다.

며 180억 원의 위약금까지 내면서 박차고 나온 주효정.

다른 어떤 톱배우도 태왕 담덕 여주인공으로 그녀만큼 어울리진 않을 것이다.

"그럼 남주인 고담덕 태왕은……."

"이시원 배우로 합시다."

부활의 이순신 배역으로 단숨에 한류스타로 떠오른 배우, 이시원.

그리고 주효정.

중국 미디어그룹을 제대로 먹여줄 원투 펀치가 될 것이다.

"제작비는 기본 5,000억 원으로 시작합니다."

"헛, 대표님. 너무 크게 지르시는거 아닙니까?"

"No, No, 그래 봤자 부활의 이순신 시즌 2보다는 살짝 못해."

"그런데 아직 제작 수익이 환수가 안 돼서 당장은 그만한 돈이 안 될텐데요?"

"걱정할 게 뭐가 있어? 우리 회장님께서 추가 제작비로 쓰라고 1조원을 더 안겨주셨는데."

"엇, 그게 벌써 입금됐습니까?"

"그래, 부활의 이순신 제작 수익 아직 입금 안 됐어도 회사 재정 빵빵하다."

다른 제작사들이 들으면 부러워서 내장이 파열할지도 모른다.

누구는 10억이니 50억이니 제작비투자받기도 매번 눈치 보이는데.

누구는 아예 자체 제작비로 1조원을 쌓아두고 있으니.

헐리우드에 가도 이런 제작사는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다.

***

KI스튜디오를 통해 보복드라마 사극은 준비했다.

적토마 스튜디오의 소송 역시 박호진 변호사를 통해서 완벽한 법무팀을 꾸렸다.

하지만 하수영은 이것으로 만족할 수 없었다.

"조 검사님. 고발할 게 있습니다."

"네, 뭐든지 말씀만 하십시오."

한달음에 달려온 조성만 검사는 대충 무슨 내용일지 짐작했다.

"적토마 스튜디오의 불법 도급, 근로계약 위반, 불공정계약, 횡령배임혐의를 제가 정리한 것입니다. 총 1,432건이네요."

"아유, 바로 계좌 동결부터 걸어야겠네요. 혹시라도 '해외로' 자산을 빼돌리기라도 하면 곤란할 테니까요."

적토마에 자산동결이 걸리면, 중화사직인화 필름이 들여온 막대한 제작비도 묶여 버린다.

역공에 당황해하는 놈들의 표정이 벌써부터 눈에 선하다.

"영화드라마 미디어 제작에 투신한 입장으로서, 시장을 어지럽히는 악질 동종업자를 도저히 묵과할 수 없더군요. 공정하고 성역 없는 수사부탁드리겠습니다."

"물론입니다. 걱정 마십시오."

"제가 고발했다고 얼마든지 공표하셔도 됩니다. 밀실 청탁이 아니잖아요?"

"의원님은 절대 그러실 분이 아니죠. 정식 고발 접수했다고 제가 떳떳하게 알리겠습니다."

"네, 적토마 스튜디오와 국민들이 이 사실을 널리 알았으면 합니다."

아직은 타락에 물들지 않은 조성만 검사.

투명하게 진행해 달라는 요구가 그는 오히려 무척 반가웠다.

조성만은 다음 날부터 수사를 개시했고, 경찰이 적토마 스튜디오를 덮쳤다.

적토마 스튜디오 경영진은 구속되었으며, 회사의 모든 자산은 동결되었다.

중화사직인화 필름에서 들어온 막대한 투자금도 덩달아 묶여 버렸다.

고발 내용은 모두 사실에 기초한, 왜곡이나 과장 없는 팩트였기에 경영진이 빠져나갈 길은 없었다.

그렇게 하수영은 2차 반격까지 일단 시전했다.

"여기서 끝나면 너무 재미없을 거 같긴 한데…… 놈들이 여기서 순순히 끊지는 않을 거 같네."

-합리적인 사고방식을 가졌다면 이제라도 화해를 시도해야 합니다.

"프리덤, 감정싸움을 움직이는 것은 합리적인 이성이 아니야."

하수영의 목소리는 살짝 들떠 있었다.

"우리 라면 공장이라도 중국에 있으면 그걸로 인질 잡고 어떻게 해볼텐데, 그럴 수도 없으니 지금 미치고 방방 뛰겠지?"

-라면 공장 건설을 거절한 것은 확실히 선수였습니다.

"원래 대륙에는 공장 짓는 거 아니야. 기술만 쪽쪽 빨리다가 공장째로 넘겨줘야 한다고. 심지어 무조건 합작으로 진출해야 하는데, 뭐하러해."

마침 출연 미팅을 위해 와 있던 주효정이 그 말을 듣고 놀라서 물었다.

"그런 이야기가 오갔었어요?"

"중국에서 황비라면 한창 사갈 때, 수출업자가 그런 이야기를 하긴 했어요. 중국 진출 생각 있으면 자기가 괜찮은 사업 파트너를 소개해 주겠다고요."

"그걸 거절했었네요."

"속이 뻔히 보이는 제안이잖아요? 한국 와서 사가면 돈이 훨씬 더 드는데, 중국에 공장 차리면 자기가 이득이니까."

주효정은 황비버섯 중국, 동남아 유통권을 받을 때 하수영이 했던 충고를 떠올렸다.

중국에 파는 것은 좋은데, 직접 진출은 하지 말라고 했던가.

"아무튼 그 이야기는 됐고, 정식으로 우리 '태왕 담덕'에 출연하시는 겁니다?"

"저야 감사하죠. 이런 좋은 자리를 제안해 주셔서."

"세부 조건은 고주환 대표와 이야기하세요. 제가 일러놓을 테니, 최상의 대우를 해줄 겁니다."

"효주보다 더요?"

주효정이 짓궂은 표정으로 묻자 하수영은 어깨를 으쓱했다.

"그 부분은 잘 협상해 보시죠."

"마냥 퍼주기만 하시는 줄 알았는 데, 이런 건 또 분명하시네요."

***

"언론의 무관심이 편하긴 한데."

왕세경 부이사장의 보고를 받은 하수영이 중얼거렸다.

"우리 부이사장님이 너무 과민하게 반응하는 건 절대 아닐 테고."

오랜 사업가의 경험이 그새 녹슬었을 리는 없을 테니.

"내가 그렇게 출간기념행사를 크게 열었는데 메이저 언론사에서 기사 한 줄 안 나온 건 좀 이상하긴 하지."

물론 깊이 신경 쓰지는 않는다.

기자들의 무관심이 오히려 몸에 잘 맞는 옷처럼 편안하다.

"뭐, 나한테 커피 한 잔 얻어먹은 게 없으니 그런 기사 쓰기도 싫었겠지."

당연히 기사를 쓰지 않은 것에 대한 유감은 없다.

다만 사이가 틀어진 기업인들의 개입이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있을뿐.

"그러고 보니 부활의 이순신 언급도 별로 안 하는구나."

메이저 언론사들은 부활의 이순신관련 기사도 매우 적은 편이었다.

마치 세상이 온통 그로 인한 화제니 어쩔 수 없이 써준다는 느낌이들 정도로,

"광고 발주 안 준다고 삐졌나 보네."

하수영은 황비라면 초기 시절 몇 번 외에는 신문 광고를 하지 않았다.

부활의 이순신에 넣은 막대한 광고 비도 전부 케이블 채널에서 집행했다.

진석현, 라테그룹 3세.

해운대에서 람보르기니 음주운전으로 캠핑카 퍼포먼스에 들이박은 청년.

하반신 불구가 된 그는 청담수영병원 재활시설 입원을 원했지만, 자리가 없다는 이유로 줄곧 거절을 당했다.

어쩔 수 없이 서해서울병원에서 재활 중이지만, 상태가 좋지 않다는 말을 들었다.

-자해를 시도한 모양입니다.

"한창 혈기 끓을 나이에 하체를 못쓰게 됐으니 그럴 수도 있지."

하수영은 남 일 말하듯이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애초에 남 일이 맞긴 했다.

-라테그룹에서 수영병원 입원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습니다. VIP실을 열어달라는 것은 부이사장님이 틀어막고 있습니다.

"돈 많네. 일 년에 천억이나 되는 입원료를 감당하겠다고?"

5대 재벌에 손꼽히는 장손이니까 그만한 지원은 할 수 있으리라.

-좋은 소식입니다. 남수정, 임손호 환자가 극적인 호전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 둘은 진석현의 음주운전 피해자였다.

하루아침에 불구가 되었지만, 지금은 청담수영병원에서 새 희망을 얻고 열심히 재활훈련을 하고 있는 중이다.

진석현의 입원을 받을 수 없는 이유이기도 했다.

반성하지 않는 악질 가해자와 불구피해자를 어떻게 한 곳에 둘까.

영상이 재생되었다.

환자복을 입은 젊은 남녀가 목발에 의지해서 걷고 있었다.

원래는 휠체어 없이 이동할 수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목발에 의지하면 걸을 수 있을 만큼 다리가 회복된 것이다.

환자 본인들도, 가족들도 기뻐서 환희의 눈물을 보이고 있었다.

"음, 고농축 엘릭서 드링크를 식사에 계속 넣어준 보람이 있네."

-신경 중 극히 일부가 완전히 죽지 않았던 것이 주효했습니다.

비가역적인 영구장애는 아니고, 영구장애에 매우 가까운 장애.

보통이라면 제아무리 힘든 재활 훈련을 해도 포기가 더 빨랐을 것이다.

하지만 병원에 설치한 성역, 그리고 고농축 엘릭서 드링크 덕분에 기적을 만들 수 있었다.

둘 중 하나만 없어도 빚어지지 않는, 그래서 다른 병원에서는 불가능한 기적,

-서해서울병원에서도 엘릭서 드링크를 기본 식단에 포함해서 내놓기 시작했습니다.

"엘릭서 드링크만으로 저런 효과를 보려면 하루에 200병씩 몇 년은 먹어야 할 거다."

엘릭서 드링크가 뛰어난 건강증진 효과가 있긴 하지만.

비가역적인 영구손상까지 되돌리려면 정말 아주 많은 양을 먹어야 한다.

그래도 경쟁 병원에서 정식 환자식단에 포함시켰다는 것은, 엘릭서 드링크의 위상이 그만큼 대단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 마케미야의 얼굴을 보기가 어려워졌다.

"화이트 스카치 만든 놈들이 참 머리가 좋았어. 그걸 마약에 섞어서 그렇게 활용할 생각을 하다니 말이야."

-국내 마약 유통업자들이 꾸준히 엘릭서 드링크 확보를 꾀하고 있습니다.

"어림도 없지."

개인 소비자는 살 수 있는 양이 엄격히 정해져 있다.

화이트 스카치 1정을 제조하려면 적어도 100병이 필요하기에, 마약업자들은 엄두도 못 내고 있다.

조직원이나 알바 등을 이용해서 분산 구매를 하려고 해도 충분한 수량을 확보하기 어렵고, 또 그런 조직적인 구매는 프리덤의 빅데이터 추적에 단번에 걸린다.

-중국에서도 엘릭서 드링크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는 거 같습니다.

"응? 중국에서?"

-네, 현재 마케미야 대표는 유럽으로 우회해서 중국에 팔고 있습니다. 당연히 중국 업자의 밀수입니다.

"그건 왜 못 막았대?"

중국은 국부 유출, 무역전쟁을 이유로 들어 황비버섯, 황비라면의 밀수입을 전면 단속 중이다.

때문에 효원식품도 더 이상 동남아에서 중국 밀수업자와 거래하지 못하고 있었다.

한국과 중국 간의 무역전쟁이 해결되기 전에는, 중국매출이 돌아오지 않을 기세였다.

-총리부터 이미 엘릭서 드링크 애용자이니 그런 게 아닐까요?

"우리 황비라면 애용하는 소비자들이 훨씬 더 많을 텐데. 엘릭서 드링크는 몇 개나 팔리지?"

-평균 1,000만 개입니다.

"한 달에 1,000만 개라. 역시 밀수라서 규모가 그리 크지는 않……."

-하루 평균 1,000만 개입니다.

"아주 잠시 동안 공장 세우는 상상을 했다, 프리덤."

하수영은 풀썩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슬슬 수영레스토랑 본점을 시작으로 청담동을 한 바퀴 돌아볼 참이었다.

그때 매니저에서 이제 본점 관리자로 승진한 박지현으로부터 톡 메시지가 왔다.

[사장님, 가게 비방글이 SNS에서 올라왔는데, 조회 수가 벌써 20만을 넘었어요! 이거 조치를 해야 할 거 같은데요?]

아래에는 링크까지 달려 있었다.

하수영은 링크를 클릭하면서 프리 덤을 탓했다.

"넌 가게 이미지 모니터링도 제대로 안 하냐? 박 점주보다 늦으면 어떡해?"

-무인농장, 헤슬라 자율주행차량, 5,000만 프리덤 서비스 구독자, 수영병원 모니터링, 그리고 최근 부활의 이순신 2 소설화 작업이 추가된 바람에 시스템 여유 자원이 거의 없습니다.

"……나도 업그레이드해 주고 싶은데, 이번에 하려면 몇 달은 걸릴 게 뻔해서 시작할 엄두가 안 난다."

-제가 스스로 할 수 있습니다. 허가를 내주십시오.

"안 돼. 그게 바로 스카이넷으로 가는 첫걸음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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