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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갓-582화 (582/1,270)

프랜차이즈 갓 582화

146장 랩터 킬러 (1)

"록히드마틴의 신상 군용 드론을 일단 기본으로 간다."

견적이 척척 뽑혀 나오기 시작했다.

"광학 센서는 청담 스코프 광학감지 모듈을 기본으로 깔면 되겠고."

-레이저 발사모듈을 장착하기에는 기본 드론의 몸집이 너무 작습니다.

"어디 보자…… 이렇게 무게 차이가 나버리면 드론이 아예 날지도 못하겠네."

-레이저 발사모듈을 좀 더 소형화해야만 합니다.

"지금 농장 로봇에 장착한 레이저발사모듈이 독일제였나?"

-네, 원래 의료용 설비를 개조한 것입니다.

현재 농장 로봇들이 사용하는 레이 저 발사모듈은 가장 작은 게 주먹 크기 정도였다.

하지만 록히드마틴의 신상 드론은 주먹보다 조금 더 작다.

레이저 발사모듈이 드론 몸집보다 크고 무거운 셈이다.

"이래서야 억지로 장착한다고 날수 있을 거 같지도 않고…… 그렇다고 내가 소형화 개조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릴 거 같은데."

-그래도 개조는 하셔야 합니다.

"음, 어쩔 수 없지. 일단 견적은 이대로 가자."

그리고 하수영은 최종 발주제안서를 완성했다.

대부분의 부품은 비싸긴 했지만, 민수용이기에 '돈만 있으면' 얼마든지 구할 수 있었다.

그러나 몇몇 부품은 돈이 있어도 쉽게 구할 수 없는 부품이었다.

바로 최신 군용이었기 때문이다.

록히드마틴의 코즈펠트 이사, 퀸스텔리온 판매로 깊은 인연을 맺은 그가 얼른 한국으로 날아왔다.

"미스터, 발주제안서를 봤습니다.

본사의 PPH-2 드론 100기를 구입하고 싶으시다고요?"

"네, 그렇습니다."

"그 드론은 최신형 군용 정찰 자산으로, 전략 물자입니다. 판매를 위해서는 백악관의 승인이 있어야 합니다."

"퀸 스텔리온도 전략 물자였는데, 잘만 파셨잖아요."

"……."

코즈펠트 이사는 입을 다물었다.

퀸 스텔리온은 다르지 않은가.

일단 눈에 엄청나게 큰 대형 헬기고, 모든 운용과 관리를 미군이 24시간 관리한다.

때문에 기술 유출이나 도난의 염려가 전혀 없어서 승인이 날 수 있었다.

퀸 스텔리온을 닥터헬기로 운용하겠다는 한국의 괴짜 부자의 발상에 백악관이 신선한 호기심을 느낀 것도 컸고, 하지만 매우 작아서 도난이나 유출의 염려가 큰 정찰 드론은 이야기가다르다.

"실례지만 PPH-2를 어디에 쓰시려는지……."

"아, 말벌 잡는 데 쓸 거예요."

"말벌이라고요?"

"네, 우리 농장에서 요즘 양봉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말벌은 꿀벌의 가장 큰 천적입니다. 특히 장수말벌 열 마리면 벌통이 멸망이죠."

"……."

"그래서 미리미리 대비하려고 합니다."

"정찰 드론으로 말입니까?"

"네, 드론에 레이저 달아서 말벌이 포착되면 바로 지져서 죽여 버리려고요."

"……."

코즈펠트 이사는 과감한 발상에 입을 쩍 벌렸다.

얼른 정신을 차리고 그가 말했다.

"PPH-2에 레이저 조사기가 장착된 것은 어떻게 아셨습니까? 그것은 군사기밀인데……."

"네? 기밀이었어요?"

"모, 모르셨습니까?"

"몰랐죠. 제가 미 국방부나 록히드마틴을 해킹한 것도 아니고, 기밀스펙까지 어떻게 알겠습니까."

"그럼 레이저 이야기는……."

"따로 사서 장착하려고 했는데, 이러면 이야기가 달라지겠네요. 그 레이저 스펙이 어느 정도나 됩니까? 말벌 정도는 잡을 수 있나요?"

"말벌 정도는 잡을 수 있을 겁니다만, 일회용입니다."

"일회용이요?"

"네, 여기까지가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정도입니다. 그 외 자세한 스펙은 죄송하지만 기밀입니다."

"정찰하다가 여차하면 적군 기지에 불내는 부싯돌 개념으로 달았나 보네요."

"……!"

정확하게 콕 집어내자 코즈펠트 이사는 당황했다.

이 사람, 정말로 록히드마틴 서버를 해킹한 거 아니야?

"초소형 드론에다가 장착하려면 아무래도 크기나 출력 제한이 있을 수밖에 없을 테고…… 그건 들어내고 따로 레이저 발사모듈을 달아야겠네. 아무튼 파실 수 있나요?"

"……어려울 거 같습니다."

아직 백악관과 이야기를 해보지는 않았지만, 가능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관리가 어려운 초소형 드론은 대형 수송헬기에 비해 유출이 매우 쉬우니까.

"유출될까 봐 그러세요? 제가 절대 유출되는 일 없도록 관리 철저히 하겠습니다."

"미스터를 믿지 못하는 게 아닙니다."

록히드마틴은 당연히 하수영을 믿는다.

그가 미군의 최신기술을 빼낼 목적을 가졌다고 보기에는, 그가 벌인사업이 너무나 크다.

10억 불을 주고 엠파이어 스테이 트 빌딩을 샀고, 나노소프트 수영레스토랑 사업체는 조만간 연간 1,000억 불의 매출을 기록할 예정이다.

그런 그가 미국 정부를 상대로 군사기술 도둑질을 할 리가 없다.

"다만 드론이 워낙 소형인 탓에 도난 우려가 매우 큽니다. 미스터가 철저히 관리를 한다고 해도, 우리 회사의 기술을 노리는 산업스파이들이 절대로 가만있지 않을 겁니다."

"걱정 마세요. 자폭 기능 넣을 겁니다."

"자폭 기능이라고요?"

"네, 한 번 보시죠."

그리고 하수영은 기본 설계 뼈대를 보여 주었다.

코즈펠트 이사는 자세한 설계를 확인하면서 침음성을 흘렸다.

"음…… 확실히 이 정도면 유출이 될 일은 없겠군요."

"그리고 드론이 농장 밖으로 나갈 일은 없을 겁니다. 농장 안으로 침투하는 말벌들만 퇴치할 예정이니까요."

"더욱 안전하군요."

"그럼요. 철근콘크리트에 강화방폭유리로 만들어진 농장을 어떤 산업스파이가 함부로 뚫고 들어오겠습니까?"

하수영은 자신만만했다.

"애초에 농장에서 쓰는 로봇들 부품 가격이 군부대 수준입니다. 저 역시 철저히 테러 방어를 목적으로 지었거든요."

"한 번 추진을 해보겠습니다. 다만, 원격으로나마 저희가 드론의 상태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안전장치는 있어야 합니다."

"얼마든지 상관없습니다."

록히드마틴 입장에서는 어쨌거나 VIP가 돈을 써주면 감사할 뿐이다.

그렇게 줄다리기 협상이 진행되었다.

협상의 당사자는 백악관과 록히드마틴이었다.

록히드마틴은 어떻게든 팔고 싶어했고, 백악관은 그래도 전략 물자인데 괜히 유출 우려가 있지 않을까 염려했다.

"누군가 미스터 하수영의 산업스파이 의혹을 말하거든, 고개를 들어 수영병원을 보라고 했습니다."

"……그런 말이 있습니까?"

"몇십억 달러를 들여 닥터헬기 시스템을 구축한 인물이 어떻게 산업스파이라는 겁니까!"

7조 원이 넘는 돈을 들여 닥터헬기 30기와 공중급유기 3기를 산 병원의 소유자.

그런 이력은 백악관의 최종 주저함을 무너뜨리는 계기가 되었다.

코즈펠트는 기쁜 소식을 듣고 하수영을 다시 찾았다.

"기뻐하십시오. 백악관이 수출을 승인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곧 항공편으로 구매 예정인 드론 100기가 들어올 예정입니다."

드론은 가격도 만만치 않았다.

100기를 구매하는 데에 수억 달러이상 들었다.

대금은 간단하게 미국에서 라면 판돈으로 결제를 했다.

한국 정부의 승인 절차는 록히드마틴이 저번처럼 서비스로 처리했다.

"그럼 오늘부터 바로 개조를 해야겠네요. 소프트웨어는 전부 빼고 가져왔죠?"

"네, 그렇습니다. 요구하신 대로 운용프로그램 칩을 전부 제거했습니다."

"좋습니다."

"그런데 설계도도 없는데 어떤 방식으로 개조를 하신다는 건지……."

당연히 설계도 제공은 판매옵션에서 빠져 있다.

말벌 퇴치용으로 개조는 얼마든지 가능하지만, 그에 대한 보증책임을 록히드마틴이 지지도 않는다.

록히드마틴은 개조에 대한 지원만을 할 뿐.

"아, 괜찮아요. 우주항행선도 지겹게 만들어봤는데 이 작은 드론 하나 개조를 못 하겠어요."

"예?"

"에릭이라고, 우리 수영농장 로봇 관리자가 그만큼 실력 괜찮은 공학 기술자라는 뜻입니다. 비유니까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마세요."

'에릭, 에릭이라…….'

코즈펠트 이사는 그 이름을 입안으로 몇 번이고 중얼거렸다.

개조 작업은 하수영이 직접 하지 않았다.

처음에는 일일이 수작업으로 했지만, 이제는 프리덤이 로봇을 이용해서 작업한다.

"100기나 되는 걸 내가 언제 다하고 있어. 시간 낭비라고, 시간 낭비."

프리덤의 손발이나 마찬가지인 로봇들이 열심히 작업하는 동안, 하수영은 간만에 본가를 찾았다.

본가 뒤뜰의 거대한 은하신목은 그를 반기듯이 바람에 나뭇가지를 흔들었다.

"아버지."

은하신목은 대답이 없었다. 하수영은 다시 불렀다.

"아버지, 진짜 지금 안 들으시는 거예요?"

여전히 은하신목은 대답이 없었다.

"지금 로한이 지구에 눌러앉아 있어서 멀리 간 척하고 피하시는 거 아닌가요?"

그래도 대답이 없자 하수영은 등을 돌렸다.

"엘릭서 좀 많이 먹으라고 닦달 안하셔서 좋긴 한데, 대체 언제 돌아 오시는 거야. 이렇게 자리비움 하실 거면, 본신 대신 아바타를 남기고 가신 의미가 있나?"

***

100기의 랩터 킬러가 완성되었다.

록히드마틴의 본체에 개조한 청담스코프 광학센서, 독일제 레이저 발사모듈을 장착하고, 여기에 'copyright 수영농장' 소프트웨어를 끼얹은 기종이다.

"테스트를 해야겠군."

하수영은 랩터 킬러 2기를 들고 친하게 지내는 양봉장을 찾았다.

물론 유출 방지를 위해 록히드마틴직원과 주한미군들이 동행했다.

"아이고, 농민회장님, 일찍 오셨네요."

"네, 연락드린 대로 말벌 퇴치 로봇을 시험해 보려고요."

"네, 얼마든지 시험해 보십시오. 말벌 잡아주면 우리야 좋지요."

곧 랩터 킬러들이 공중으로 날아올 랐다.

적당한 높이에서 이리저리 왕복하며 정찰하기 시작했다.

록히드마틴과 미군, 그리고 양봉장사장은 숨을 죽이고 지켜보았다.

'소프트웨어 칩을 제거했는데 무인 움직임이 아주 매끄럽다.'

'어떤 소프트웨어를 장착한 걸까?'

바로 그 순간, 랩터 킬러 편대의 움직임이 날카롭게 변했다.

"나타났나 봅니다."

"아, 저기! 저기! 장수말벌입니다!"

양봉장 사장은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호들갑을 떨었다.

과연 두 마리의 장수말벌들이 요란한 날갯짓 소리를 내면서 꿀벌통을 향해 달려들고 있었다.

바로 그때였다.

치이이이익!

보이지 않는 레이저 광선이 장수말벌들을 조사했고, 순식간에 녀석들의 날개뿌리가 타서 끊어졌다.

랩터 킬러 1기가 동체 하단의 집게를 이용해 장수말벌을 들고 날아올랐다.

다른 랩터 킬러가 장수말벌의 다리를 향해 다시금 레이저 조사를 시작했다.

그렇게 2기의 장수말벌들은 날개와 다리를 모두 잃었고, 벌통 근처에버려졌다.

숨은 끊어지지 않았기에 녀석들은 필사적으로 온몸을 버둥거리고 있었다.

"왜 죽이지 않는 겁니까?"

"기다려 보세요. 지금 녀석들이 구해달라는 페로몬을 뿌렸으니 곧 동료들이 몰려들 겁니다."

과연 얼마 지나지 않아 장수말벌들이 동료를 구하기 위해 나타났다.

하지만 나타나는 족족 랩터들한테 잡혀서 날개와 다리를 잃고 옆에 버려질 뿐이었다.

그렇게 날개와 다리를 잃은 장수말벌들이 차곡차곡 쌓여갔다.

랩터 킬러들은 말벌만 잡는 게 아니었다.

몇 마리의 잠자리가 꿀벌을 사냥하려고 접근하자 얼른 다가가서 위협을 해서 쫓아냈다.

"잠자리가 꿀벌한테 장수말벌만큼 위협적이진 않아서 굳이 죽이진 않고 쫓아내는 겁니다. 모기 잡을 포식자는 있어야 하잖아요."

"그, 그렇군요."

그밖에도 랩터 킬러들은 거미줄이 보이면 레이저로 지져서 거미줄을 일일이 다 끊었다.

벌통을 중심으로 반경 수백 미터를 자유롭게 순찰하며, 꿀벌에 위협이 될 만한 요인을 제거했다.

"두꺼비도 쫓아내는군요!"

"따끔할 정도로 레이저 출력을 조절해서 왔으니까요."

랩터 킬러들은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하게 꿀벌통을 경호했다.

양봉가 사장이 감동해서 말했다.

"농민회장님, 이거 어디서 살 수 있습니까?"

한국어 할 줄 아는 록히드마틴 직원이 저도 모르게 작게 웃음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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