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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갓-534화 (534/1,270)

프랜차이즈 갓 534화

134장 반독점 위반? (2)

캘리포니아의 모든 수영레스토랑은 오후 2시 이후에 오픈한다.

대다수의 직장인들은 더 이상 수영라면을 점심으로 선택할 수 없게 된 것.

당연히 직장인들의 분노가 들끓었다.

"맛있는 점심 먹는 게 그나마 자본주의 노예로서 유일한 낙인데, 어떻게 그것마저 뺏어갈 수 있느냐!"

"하원 놈들, 너희들은 점심도 안먹나 봐?"

"우리 수영라면을 돌려내라! 돌려 내란 말이다!"

캘리포니아 직장인들은 주의회 청문회 때문에 나노소프트가 그런 결정을 내린 것을 알게 되었다.

자연히 분노는 의회를 향했다.

"식당 상권을 지켜줘야 한다고? 그럼 우리 일반 직장인들은 점심을 굶어도 상관없다는 거냐?"

"아니, 상식적으로 식당 주인들하고 일반 직장인하고 머릿수를 따져 봐라. 어느 쪽을 더 보호해야 하는지 감이 안 오냐?"

"수영라면이 그리 싼 것도 아닌데 독점이라고 하는 건 대체 무슨 무논리냐?"

"9.9불짜리로 버티다가 일주일에 한 번 35불짜리 수영라면 먹는 게 사는 낙이었는데, 그걸 이렇게 뺏어가면 어쩌자는 말이냐!"

수영레스토랑은 점심때가 가장 장사가 잘된다.

저녁은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요리를 먹는다는 정서가 보편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점심 메뉴로 수영라면을 선택할 수 없게 된 지금, 직장인들의 식습관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허니? 나 조금 있으면 끝나니까 애들 데리고 같이 나노소프트 매장에서 밥 먹을까?"

-OK. 그럼 내가 시간 맞춰서 애들 데리고 갈게. 줄은?

"내가 5시면 업무 끝나니까 먼저가서 줄 서고 있을게. 상황 봐서 자기한테 연락 줄게."

-알았어.

집에서의 저녁을 포기하고, 아예 가족과 함께 수영레스토랑을 찾기 시작한 것이다.

이전에도 가족 단위의 손님은 많았다.

하지만 점심을 박탈당한 직장인들까지 우르르 가세하니, 수영레스토랑은 저녁이 되면 미어터지는 지경에 이르렀다.

자리가 꽉 찬 것은 기본, 줄이 길게 늘어져 있을 때가 많았다.

인근 식당가로서는 허탈할 지경이었다.

점심 매출이 늘어나서 다행이라고 여겼는데, 그 이상으로 오후 저녁 매출이 대폭락해 버렸으니.

직장인들의 저항은 그게 끝이 아니었다.

"보스, 우리 회사도 탄력적 출퇴근시간을 적용해 보는 건 어떨까요?"

"수영라면 때문이지?"

"엇, 어떻게 아셨습니까?"

"자네만 그 제안을 했을 거라고 생각하나?"

사장이 가볍게 혀를 차자 직원은 그래도 동료들과 통했다는 생각에 마음이 뿌듯했다.

"안 그래도 내일부터는 2시간까지 출퇴근 시간을 자율적으로 하기로 했어. 오늘부터 신청받을 거니까 사내공지 띄우고."

"오오! 보스! 감사합니다!"

"이봐, 나도 수영라면 중독자라고. 의회 때문에 이번에 얼마나 빡쳤는데."

"감사합니다, 보스, 저녁에 가족들과 수영라면을 먹으러 갈 환경이 아니어서 당분간 못 먹나 싶었는데, 보스 덕분에 살았습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아예 점심시간을 오후 2시로 밀어버린 회사도 있었다.

수영레스토랑의 운영시간에 맞춰서, 캘리포니아의 회사들이 뒤따라 움직이는 기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라면 한 그릇은 간단한 점심 문화와 잘 어울렸다.

짧고 간단히 식사가 끝나면서도 맛이 좋고 중독성까지 있었으니.

"이제 다시 샌드위치나 햄버거로 점심 때우라고 하면 도저히 못 할 거 같다."

"내 말이 그 말이야."

"요즘 주말 점심에 와이프가 집에서 해 먹지 말고 나가서 먹자고 얼마나 조르던지."

"어? 자네도?"

"아, 자네도?"

이처럼 수영레스토랑은 캘리포니아직장인들의 식습관을 바꿔 놓은 지 오래였던 것이다.

***

주의회는 처음에는 만족했다.

"점심시간 영업 자체를 포기해 버리다니…… 이건 우리가 고려한 제재 이상의 대응 아닙니까?"

"나노소프트가 이렇게 과감하게 나올 줄은 몰랐습니다."

"청문회 한 번에 이렇게 큰 결정을 내릴 줄이야. 역시 전 세계 컴퓨터산업을 이끌어가는 공룡 기업답습니다."

"빌 고든 회장이 자선 사업가로 변신하고 나더니 나노소프트가 아주 인심이 후덕해졌어요."

빌 고든 창업주의 결정이 반영된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하루 영업시간을 3시간이나 줄이 면서까지 점심시간을 포기했으니, 제재하기로 한 것은 중지하는 게 좋겠습니다."

"동의합니다. 나노소프트가 먼저 알아서 이렇게까지 엎드렸는데, 거기에 또 짐을 올리는 건 형평성이 어긋나는 일이죠."

그렇게 나노소프트에 대한 제재 조치는 없던 일로 돌아가나 싶었다.

하지만…….

-우리 점심을 돌려내라!

-우리는 점심 메뉴를 선택할 자유와 권리가 있다!

직장인들이 들고일어나자 캘리포니아 주의회는 당황했다.

나노소프트가 결단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매출 자체는 달라진 게 없었다.

점심을 샌드위치로 때운 사람들은 보상이라도 받으려는 듯 저녁에 가족까지 데리고 수영레스토랑을 찾았고,저녁에 여건이 안 되는 이들은 아예 점심시간을 뒤로 늦췄다.

수영레스토랑의 매출은 오히려 이전보다 더 증가했고, 인근 식당 상권의 상황은 여전했다.

주 정부와 의회가 받은 충격은 상당했다.

"이럴 수가…… 수영레스토랑에 대한 충성도가 이렇게 높을 줄이야."

"이러면 안 됩니다. 이러다가 주변 샌드위치 가게들은 전부 문을 닫게 생겼어요."

"조치를 해야 합니다."

더즈렌 주지사는 인근 소상공인들로부터 로비를 받아서 움직이는 게 아니었다.

나노소프트나 수영레스토랑에 악감정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 역시 수영라면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그래도 독점은 별개의 문제지.'

샌드위치 가게 등 많은 식당이 망하고, 수영레스토랑 하나만 남는다면?

인근 지역의 소비자들은 더 이상 수영라면 외의 외식 선택지가 없어지게 된다.

그리되면 수영라면은 눈치 보지 않고 마음껏 가격을 올릴 것이다.

가격을 올리지 않더라도 시장의 다양성이 훼손된 채로 남는 것은 변하지 않는다.

결국 독점의 피해는 시민들이 보기에, 더즈렌 주지사는 한발 빠르게 나서려고 했던 것이다.

그가 예상하지 못했던 것은…….

"이렇게 수영라면에 대한 충성도가 높을 줄이야."

수영라면을 먹다 말고 그가 탄식을 터뜨리자, 보좌관들은 못 들은 척하며 조용히 식사에 열중했다.

주지사 일행은 지금 수영레스토랑에서 늦은 점심을 해결하는 중이었다.

***

발머 스틴은 의외에 결과에 놀라워했다.

"이렇게 충성도가 높을 줄이야."

점심시간 장사를 포기했으니 그래도 어느 정도 매출이 줄어들 줄 알았다.

하지만 매출은 소폭이지만 이전보다 오히려 올랐다.

가족들을 데리고 저녁을 먹으러 오는 직장인들 덕분이었다.

"미스터, 이렇게 되리라고 예상하셨습니까?"

하수영은 어깨를 으쓱했다.

"주 정부가 역공 맞고 어리둥절해할 것만 생각했는데요."

"……."

"이야, 생각보다 캘리포니아 고객들의 충성도가 무척 높네요. 이 정도면 수영향신료도 결과가 좋을 거 같은데요?"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하루빨리 수영향신료를 매장에 쫙 깔아서 판매했으면 좋겠군요."

"안 그래도 청문회 소식 듣자마자 제가 준비해서 항공편으로 날리라고 했습니다."

"오, 정말입니까?"

"네, 오늘 화물기가 들어올 텐데…… 양이 그리 많진 않지만, 캘리포니아 매장 서너 군데 정도는 진열할 수 있겠네요."

"이거, 주 정부를 압박할 카드가 하나 더 생긴 셈이군요."

현재 발머 스틴은 주 정부와 주의회에서 오가는 논의에서 귀를 떼지 않고 있었다.

지금 현상은 주 정부가 원하는 결과가 아니다.

당연히 그들은 더 적극적인 제재를 시도하려고 할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청문회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

'명분은 우리한테 있지.'

점심시간 포기를 위해 영업시간을 3시간이나 줄이기까지 했다.

점심, 저녁 장사로 먹고사는 외식 업체로서는 큰 결심을 한 것 아닌가.

더즈렌 도지사도 그걸 모르지 않을테니, 지금쯤 머리가 아플 것이다.

그리고 직원들을 풀어 조사한 결과도 나왔다.

"캘리포니아 요식협회에서 따로 로비를 한 정황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

"네, 주 정부에 불평불만은 자주 털어놓았지만, 적극적인 로비 정황은 없었습니다."

"그럼 더즈 주지사의 순수한 결정이라는 말이군. 우리 나노소프트가 식당 상권 생태계를 망가뜨릴 수 있다고 말이야."

"아무래도 그런 것 같습니다."

"말도 안 되는 거지. 다른 음식 매장들 수가 줄어들 순 있어도 없어질 순 없어. 사람의 입맛이라는 게 그리 간단한 게 아닌데."

아무리 질리지 않는 맛있는 음식이라도, 중간중간 다른 음식을 먹고 싶을 때가 있다.

수영라면이 질려서가 아니라 원래 먹었던 다른 음식도 먹어보고 싶은 게 사람의 마음.

"제로백 슈퍼 카가 아무리 멋있고, 좋아도 그것만 타고 다닐 수는 없는 것처럼. 세단이나 SUV, 픽업 트럭도 자기 나름대로의 가치가 있는 건데."

발머 스틴은 오래전 일을 생각했다.

창업주 빌 고든 회장이 현직에 있을 때에 닥쳤던 일이다.

'회사가 강제로 분리될 뻔했지.'

나노소프트의 시장 독점을 우려한 연방 정부는 회사를 세 개로 강제분리하는 제재안을 추진했다.

빌 고든 회장이 이리저리 뛰어다니면서 결국 회사 분리는 막아냈지만, 지금 생각해도 아찔한 순간이었다.

과연 캘리포니아 주 정부는 어떤 제재안을 들고 나올까?

"고객들의 불평불만이 주 정부를 향하고 있을 텐데…… 그 정치적 부담을 뚫고 과연 우리를 어떻게 제재하려고 할까?"

***

주 정부 부지사가 조용히 나노소프트를 찾았다.

세간의 이목을 신경 쓰는 듯, 그는 내내 주변을 확인하는 모습이었다.

발머 스틴은 차를 대접하며 간단히 잡담을 나누며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었다.

"원래 주 정부에서 고려했던 것은 점심시간 영업 포기가 아니었습니다."

"무슨 제재안을 고려했는지는 우리로서는 알 수 없죠. 다만 성의를 보여드렸을 뿐입니다."

"다른 식당들과 엇비슷한 수준의 이익이 발생하게끔 판매 가격을 정상화하는 것, 그게 주 정부에서 생각했던 제재안이었습니다."

사실 이 정도면 제재라고 할 것도 없는, 지극히 합리적인 수준의 조치였다.

"지금처럼 시장 잠식을 위해 손해 보고 파는 짓은 그만둬 주십시오."

부지사의 목소리에는 확신이 가득했다.

발머 스틴은 속으로 혀를 찼다.

9.9불과 35불.

라면 한 그릇치고는 상당히 비싼가격이지만, 요리에 들어가는 풍부한 재료 구성을 보면 누구나 무척 싸다고 생각한다.

-이 돈 받고 이렇게 팔아서 정말 남기는 해요? 손해 보고 파는 거 아닌가요?

종업원들이 손님한테 이런 말을 수차례 들을 정도였으니.

"가격 정상화라면…… 어느 정도를 생각하시는지요?"

"매출에서 최소 20% 이상의 이익이 남도록 책정해야 합니다."

"납세 자료를 보면 그 이상의 이익이 남는 것으로 나와 있습니다만."

"그건 우리도 확인했습니다."

"설마 허위 자료를 국세청에 제출했다고 생각하시는 겁니까?"

"서류는 완벽하겠죠. 하지만 식재료 매입 가격이 말이 안 됩니다. 아마 식재료 매입비를 떨어뜨리는 대가로, 업체에는 다른 방향으로 보상을 해줬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모든 식재료의 원자재 가격을 투명하게 밝히고 메뉴 가격도 정상적으로 높여서 책정하십시오. 그러면 주 정부 차원의 제재는 없을 겁니다."

부지사가 돌아갔고, 발머 스틴은 어이가 없어서 직원들과 뒷담을 나눴다.

"주 정부는 우리가 식재료 가격을 낮게 매입한 것으로 속였다고 생각하는데?"

"황비버섯, 송이버섯 가격이 미국보다 월등히 싸니까 그럴 수도 있지요. 그 정도라면야 뭐 증빙은 쉽겠습니다."

"증빙 가지고 되겠어?"

"그러면요?"

"수영향신료 언제 세관 통과되지?"

"오늘이면 전부 통과될 겁니다."

"향신료 매장 진열 판매는 당분간 보류다."

"설마 수영라면에 전부 쓰신다는……."

"그래, 향신료 팍팍 뿌리자. 캘리포니아 시민들을 아주 수영라면 중독자로 만들어버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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