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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갓-433화 (433/1,270)

프랜차이즈 갓 433화

109장 확장과 확장(2)

부활의 이순신을 이대로 끝내기에는 너무 아깝다.

그러니 시즌2를 제작하자.

심지어 넷플렉스나 미국 초대형 케이블사에서 원금만 회수 조건으로 제작비를 투자할 수도 있단다.

제작만 하면 무조건 대박이다.

KI스튜디오 대표 고주환과 장기석실장은 열과 성을 다해 하수영을 설득했다.

시나리오를 대충 듣고 난 하수영이 소감을 표했다.

"이거 완전히 장르가 대체역사물아닌가요?"

"원래 우리나라 사극이라는 게 꼭 정통 역사대로만 전개하지는 않습니다. 일정 부분 픽션, 혹은 제작진의 상상력을 가미합니다."

"이순신 장군이 노량해전에서 죽고 그 혼이 부하 장수한테 깃들었다는 게 말이 됩니까? 시청자들이 납득할까요?"

"재밌기만 하면 됩니다. 통쾌하잖습니까. 충무공은 죽었으나 죽지 아니한 채 영원히 우리 조선반도를 수호한다!"

"……."

"정말 재밌고 잘 팔리게 만들 자신 있습니다."

하수영은 잠시 고민했다.

박수 칠 때 떠나는 게 맞는 건지, 아니면 물 들어온 김에 계속 노를 젓는 게 맞는 건지.

수익 유무에 관한 고민은 전혀 아니었다.

문외한인 자신이 보기에도 이건 무조건 큰 수익이 난다. 안 날 수가 없다.

'이거 그 양반 체면에 먹칠을 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네.'

물론 제작진이 이순신의 명예를 감히 건드리거나 하지는 못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이순신은 신성불가침한 존재이니까.

다만 하수영 입장에서는 이순신이 명계에서(정말 그런 게 있다면) 시즌 2를 보게 된다면, 제작자인 자신을 향해 어떤 감정을 품을까 궁금했다.

"시즌2…… 좋습니다."

고심 끝에 하수영이 승낙하자 고주환과 장기석의 안색이 환히 밝아졌다.

"대신 미국 드라마 장기 시즌제 꼴 나는 건 절대 안 됩니다."

대박이 난 드라마의 단물을 쪽쪽 빨아먹기 위해 시즌 1, 2, 3, 4, 5…… 이런 식으로 쭉쭉 초장기 편성으로 이어나가다가 결국 목적지를 잃고 방황, 종착에는 이도 저도 아닌 흐지부지 종결을 맞이하는 것.

"절대 그 꼴은 못 봅니다. 아시겠습니까?"

"네, 알겠습니다."

"이거 일상물 아니라 사극이잖아요. 할 이야기가 없는데 시청률 때문에 계속 이어나가면 안 됩니다."

"길어봐야 시즌3일 겁니다. 시즌4까지 가면 시청자의 피로도가 너무 높아질 테니까요. 저희도 그건 달갑지 않습니다."

"투자하죠. 얼마가 됐든 간에 상관없습니다."

옆에서 듣고 있던 장효주가 얼른 끼어들었다.

"대표님, 수영 씨도 설마 원금만 회수 조건으로 투자받으려는 건 아니겠죠?"

"그럴 리가. 우리 회장님은 당연히 투자수익 정산받으셔야지."

고주환은 아부처럼 너스레를 떨면서 얼른 하수영한테 말했다.

"1순위 투자자는 당연히 회장님이십니다. 회장님한테 가장 먼저 투자를 받고, 모자라는 금액은 넷플렉스나 HBO 등에서 원금 회수 조건으로 투자받을 생각입니다."

"모자라는 금액이요?"

하수영은 고개를 갸우뚱하다가 묘한 미소를 지었다.

"왜 모자랄 거라고 생각하세요? 제가 얼마를 쓸지 알고."

"그거야……."

"항공모함 만드실 것도 아니잖아요. 그래 봐야 드라마인데."

항공모함 이야기에 고주환은 저도 모르게 긴장해서 마른침을 삼켰다.

한 척 건조비가 몇조 원이나 하는 군함.

이 드라마에도 얼마든지 그만한 돈을 투자할 수 있다는 포부인가?

하수영은 빵을 뜯어서 한 조각 입에 넣고 씹어 삼켰다.

"그래도 확실한 선을 그어드리는 게 마음에 편하실 테니까, 시즌2 제작비는 얼마나 생각하시나요?"

"시즌1 제작비 정도로 일단 생각하고 있습니다. 2,900억 원 정도……."

"일단 6,000억 원까지는 무제한으로 투자하죠. 아, 그 이상은 안 된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렇게 선그어드리는 게 마음 편하실 테니까요. 나중에 가서 더 필요하면 말씀하세요."

"가, 감사합니다!"

6,000억 원 투자라니!

그것도 시즌2에 한정한 금액이다.

그 어떤 블록버스터 미드를 가져와도 이 수치는 절대로 넘어서지 못할 것이다.

"말 나온 김에 지금 계약할까요?"

고주환은 혹시라도 하수영의 마음이 변할까 얼른 그 자리에서 계약서를 썼다.

"장효주 씨는 어떻게 되나요? 다른 기존 배우들은요?"

"효주야 당연히 출연 확정이죠. 다른 배우들도 이야기의 연속성을 위한 범위 내에서 출연합니다."

"이순신 배역을 맡은 배우는 어떻게 되지요? 그 배우 연기가 참 마음에 들었었는데."

"혼령의 형태로 등장시킬 수 있을지 고려 중입니다. 하지만 불필요한 제작비 지출이 늘어나겠지요."

"배우 출연료 그거 얼마나 된다고요. 그런 거 생각하지 마시라니까."

"아이고, 죄송합니다."

큰 계약을 성사시킨 고주환 대표는 홀가분하고 편한 마음으로 식사에 임할 수 있었다.

"부활의 이순신 소설화 작업을 해보는 건 어떨까요?"

"소설화요?"

"네, 한글뿐만 아니라 영어, 일어, 중국어 등등 번역해서 지금 인기리에 방영 중인 나라에 동시 출간하는 겁니다. 어때요?"

"음…… 그러려면 무엇보다 번역이 중요한데…… 사실 한국어 소설을 다른 나라 언어로 옮겨서 흥행을 꾀하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작업입니다."

"사실 제가 심심해서 작업을 좀 해봤거든요. 일단 영어와 한국어로 작업해 봤습니다."

"네? 직접 쓰셨다고요?"

사실 2차 판권 자체는 스튜디오에 있고 하수영 개인은 어디까지나 드라마 투자자일 뿐이다. 그에게 소설화 작업을 할 권리는 없다.

물론 퀄리티만 맞다면 하수영과 계약을 맺으면 되지만…….

"한 번 보시겠어요?"

하수영은 그 자리에서 태블릿을 건네서 보여 주었다.

떨떠름하게 태블릿을 받아든 고주환은 일단 한국어 파일을 먼저 열었다.

파일을 열자마자 그의 눈이 달라졌다.

"표지 작업까지 다 하셨습니까? 정말 대단한데요? 표지는 이대로 바로 출간해도 될 정도입니다."

"심심해서 틈나는 대로 작업했습니다."

표지는 일단 눈에 확 들어온다. 과연 내용은 어떨까?

차분히 읽어 내려가던 고주환과 장기석은 어느새 소설 내용에 정신없이 빠져들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나는지도 모른 채 읽어 내려가던 둘은 장효주의 목소리에 겨우 정신을 차렸다.

"명필입니다! 정말 재밌고 정신없이 읽었습니다! 끝까지 읽어봐야겠지만 이런 퀄리티라면 이대로 바로 출간해도 될 정도인데요?"

"드라마 애청자라면 분명 깊게 빠져들 겁니다! 이걸 정말 회장님이 쓰셨다고요? 영문 버전도요?"

"네, 제가 작업했습니다. 영문 버전도 가져가서 한 번 검수해 보시죠.

퀄리티는 둘이 비슷비슷할 겁니다."

'대박……!'

고주환은 흥분을 감출 수 없었다.

장효주도 놀라서 입을 가린 채 하수영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런 재주가 있었어?

부활의 이순신을 한국어 소설로 옮긴 거야 그렇다 치더라도, 영어 소설은 대체 어떻게?

***

"프리덤, 수고했다."

사실 하수영이 직접 쓴 것은 아니다.

프리덤을 시켜서 드라마를 소설화한 것이다. 즉 인공지능이 쓴 소설.

마음만 먹으면 일본어, 중국어, 베트남어 등 다양한 나라 언어로 자연스럽게 옮길 수도 있다. 시간도 얼마 안 걸린다.

'뭐, 내가 작업한 것은 맞지.'

그는 처음부터 '내가 썼다' 라고는 안 했다. 작업을 했다고만 했지.

프리덤은 하수영이 설계했고 운영하는 프로그램이므로, 그 프로그램의 결과물 역시 하수영이 작업한 것은 맞지 않은가?

"혹시 모르니까 다른 나라 언어 버전도 미리 준비해 둬. 부활의 이순신이 흥행하는 나라들은 전부."

-네, 마스터.

***

수영농장산 볏짚 사료 때문에, 최진국은 큰 충격에 빠진 채 헤어 나오지 못했다.

일단 송아지의 성장 속도부터가 달랐다.

정확히 말하자면 몸집이 커지는 속도가 남달랐다. 젖을 떼고 나서 불과 몇 달 만에 성체를 따라잡을 정도였으니,

"벌써 몸집이 이렇게 커졌네."

젖을 떼고 볏짚 사료를 먹여 키운 송아지 중에서 아직 도축하지 않은 개체가 한 마리 남았다.

녀석은 성장이 덜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소들보다 월등하게 덩치가 컸다.

사람으로 치면 키가 2미터 30센티미터쯤 되는 중학생이라고 할 수 있다.

어린 소의 부드러운 육질이란 장점까지 더해지니, 고기에서 흠집을 잡을 수가 없을 것이다.

이건 미국산, 호주산, 한국산을 넘어서 고기의 종족 자체가 차원이 달랐다.

"진짜 벼에 마법의 비료라도 뿌려가면서 키우나? 어떻게 볏짚 좀 먹였다고 이렇게 달라질 수가 있는 거지?"

수영치킨 생닭 공급 양계장을 운영하면서, 수영장산 작물의 위력은 이미 절실히 맛봤다.

수영농장에서 특별히 닭 사료로 재배하는 콩을 먹여봤기 때문이다.

수영농장산 콩사료를 먹은 닭들은 병에도 강했고, 성장도 빨랐으며, 몸집도 훨씬 컸다.

덕분에 소비자들의 만족도 그에 비례해서 커졌다.

기존의 치킨 브랜드보다 맛은 훨씬 좋고, 닭의 크기도 큰데, 가격은 오히려 비슷하니까.

수영치킨이 국내 치킨 시장을 제패한 것을 오히려 혁명이자 해방이라 여기는 치킨 소비자들도 많았으니.

"여보, 무슨 고민이 있어요? 해운대 갔다 오고 나서 맨날 딴생각만 하는 거 같아."

"으응, 아니야."

"당신, 혹시 해운대에서 나 몰래 어떤 년이랑 눈 맞은 건 아니지?

이렇게 어린 와이프 데리고 사는데 바람피우면 죽어."

"그런 거 아니야. 회장님이 맡기신 소들 때문에 그래."

"그거 한 마리 빼고 전부 잡지 않았어요?"

"회장님이 본격적으로 축산업에 진출하시려나 봐."

"아, 해운대 별장에서 그거 들었구나. 회장님이 축산업 시작하시면 당신 밥그릇도 좀 위험해지려나요?"

"국내 시장은 아니고 미국 시장을 생각하시는 거 같더라고."

"미국 시장? 한우가 가격에서 미국소들을 이길 수가 있어요?"

"비프스 목장이라고 미국에서 가장 큰 축산업체가 있는데 거기와 손잡으실 듯해."

"근데 뭐가 고민이에요?"

"……."

최진국은 잠시 말없이 저 멀리 소목장이 있는 곳을 바라봤다.

'내가 축산업을 계속 해야 하나?'

이미 양계장 수익이 축산업 수익을 넘어선 상황이다.

부업으로 해볼까 하고 시작한 양계 업이 이렇게 대박이 날 줄은 그도 몰랐다.

듣자 하니 수영치킨이 생기고 나서, 사람들의 닭 소비량이 예전에 비해 3배 이상 늘었다고 한다. 치킨의 맛이 업그레이드되면서 시장 자체가 커진 것이다.

배달치킨뿐만 아니라 호프집 안주, 식당의 요리, 가정집의 요리 등에서도 닭의 소비가 부쩍 늘어난 덕분이다.

이 모든 게 하수영 덕분이다.

그런데 하수영이 축산업 진출을 고려하고 있으니, 자연히 자신의 미래를 생각하게 된다.

"당신, 내가 소목장을 회장님께 넘기는 걸 어떻게 생각해?"

"그걸 왜 넘겨요?"

"어차피 회장님도 기존 목장 인수해서 확장하면 훨씬 더 편하실 거 아니야. 소목장을 회장님께 싸게 팔고, 내가 그걸 맡아서 운영하는 거지."

"그래도 아까운데…… 대를 이어서 운영해 온 거잖아."

"뭐가 아까워? 이참에 회장님 우산아래로 완전히 들어가는 거라고 생각하면 오히려 싼 거지. 당신만 수긍하면 말씀드려보려고."

한참을 생각하던 아내가 끄덕였다.

"내가 목장 사업 뭘 알아요? 당신이 알아서 해요."

"이참에 회장님 아래로 완전히 들어가는 게 장기적으로는 훨씬 나을 거야. 양계장도 그분 덕분에 대박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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