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프랜차이즈 갓-169화 (169/1,270)

프랜차이즈 갓 169화

41장 재물운 MAX(3)

-집에 쟁여놓은 황비버섯라면 재고 다 떨어져서 마트 갔는데, 황비버섯라면이 하나도 없더라. 황당해서 할 말을 잃음.

-나도 같은 일 겪음. 편의점에 황비버섯라면이 지금 이틀째 안 들어오고 있음. 들어오긴 하는데 들어오자마자 그냥 다 팔리는 듯.

-황비버섯 출시 초기로 되돌아간 것만 같다. 이게 왜 이런지 누구 설명 가능한 사람?

-혹시 프라임컴퍼니 라면공장에 불이라도 난 거 아니야? 누가 관련기사 한 번 찾아봐라.

-프라임컴퍼니 공장에 불났다는 이야기는 없다. 회사 홈페이지도 들어가 봤는데 아직은 별말 없네.

-이번에 중국 관광객들이 엄청 들어와서 황비버섯라면을 쓸어가다시피 한다는데, 설마 그거 때문에 이런 거냐?

-정말 그런 거면 출입국사무국은 중국 관광객들 입국금지 안 시키고 뭐함?

시중에 황비버섯라면 품귀 현상이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소비자들은 영문 모를 품귀 현상에 싹쓸이나 사재기 등을 의심했다. 특히 중국, 일본 관광객들이 가장 큰 의심의 눈초리를 받았다.

-내가 통계청에서 자료 그래프 가져왔다. 황비버섯라면 출시 이후 중국, 일본 관광객 증가를 나타낸 수치다. 보다시피 라면 출시 이후로 가파르게 수치가 증가하고 있어.

-빈 캐리어 바리바리 가지고 들어와서 라면만 한 가득 사서 가져간다고 하던데 그게 진짜네.

-황비버섯 값만 생각해도 티켓값, 숙소값은 이미 남는 장사라는 거 아니겠냐. 그래서 출시 초기에 물량부족으로 엄청 고생했던 기억난다.

-그래도 요즘에는 괜찮았잖아? 대체 왜 갑자기 라면 품귀 현상이 일어난 거야? 어디 전쟁이라도 났어?

-중국 경제가 요즘 눈부시게 발전하다 보니 라면 쓸어가는 양이 더 커진 것은 아닐까?

-중국 대부호가 프라임컴퍼니를 10조 원에 사겠다고 제안을 했음. 그래서 지금 이 난리 난 거임. 지금 10조 원이 눈앞에 아른거리는데 라면 공장 돌리는 게 신경이나 쓰이겠음?

-헐, 10조 원이라고? 그거 팩트야?

-나 같으면 그 돈에 안 팜. 막말로 우리나라 라면시장의 90% 이상을 먹었는데 무슨 10조 원이야. 태양심도 윤라면 브랜드와 공장을 프라임컴퍼니에 넘기고 손 떼는 판인데.

-맞음. 두고두고 황금알을 낳을 게 뻔한 거위인데 뭐하러 겨우 10조원에 팜. 한 100조 원이라면 또 몰라도.

-100조 원도 아깝다. 솔직히 해외시장까지 진출하면 돈 긁어모으는 것은 일도 아닌데. 황비버섯은 다른 버섯들과 달리 지역을 가리지 않고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식재료거든.

-됐고, 대체 왜 황비버섯라면이 없는 거냐?

-JM식품과 사업 제휴해서 그런게 아닐까? JM식품 라면들에도 황비버섯이 모두 들어가잖아.

-그 JM식품 라면까지도 포함해서 황비버섯이라고 퉁쳐서 부르는 거 모르냐? JM식품 라면도 지금 구하기가 힘들어.

-헐, 대체 무슨 일이야?

어디 전쟁이 났는가, 라면 공장에 불이 났는가, 아니면 물밑에서 매각협상이 진행 중인가.

온갖 추측이 SNS를 점령한 가운데, 충격적인 사실 하나가 인터넷여론을 강타했다.

-님들 그거 들음? 황금유물 쏟아져 나온 산 말이야.

-이미 쉰 떡밥입니다. 조용히 사라져 주시죠.

-아우, 답답해! 내가 그걸 몰라서 하는 말이 아니야! 그 산에 황비버섯 농장이 있었대!

-그게 무슨 말이야?

-황비버섯라면에 들어가는 황비버섯 키우는 농장이 원래 그 산에 있었다고! 그래서 지금 이 품귀 현상이 일어난 거임!

-농장이 그 산에 있는 거랑 품귀현상이 무슨 상관인데?

-답답하다. 매장문화재 발견되면 그 지역에서 모든 작업 중지하고 얌전히 물러나야 하는 거 모름? 버섯재배도 당연히 못 한다고!

-뭐야? 그럼 황비버섯 농장에서 유물이 나온 거였어?

-헐…… 농장주 떼돈 만지겠네. 가만, 그럼 앞으로는 농사 안 짓는 거 아니야?

-나 같아도 농사 때려치운다. 보상금이 적어도 천억 이상 나올 건데 뭐하러 고생고생해 가면서 농사지어?

소비자들은 황금비단우산버섯 농장주와 프라임컴퍼니의 관계를 알지 못했기에 그런 우려를 보였다.

돈방석에 앉게 될 농장주가 농사중지를 선언하면 앞으로 라면은 어떻게 되나 하고,

-듣기로 황비버섯을 이렇게 싸게 먹을 수 있게 된 게 그 농장주가 재배단가를 대폭 낮춰서 그런 거라 는데. 근데 그거 특허도 안 냈다고 함.

-헐, 그럼 농장주가 손 털면 끝인 거야?

-프라임컴퍼니에서 재배 비법을 돈 주고 사오지 않는 한은 당분간 품귀 현상이 끊이지 않을 듯. 재배비법만 사면 다인가? 농장도 새로 구매해서 처음부터 다시 세팅해야 하잖아.

-한 달에 팔리는 황비버섯라면이 1억 개가 훨씬 넘는다. 1억 개로만 쳐도 한 달에 8,000톤 이상 생산해야 하는데, 그런 농장을 하루아침에 무슨 재주로 세팅함?

-근데 한 달에 1억 개밖에 안 팔려? 난 그보다 더 많이 팔릴 거라고 생각하는데…….

-임의로 잡은 값이잖아. 대충 넘어가자, 좀!

-맞아, 맥락을 좀 보라고, 지금 중요한 건 농장에서 유물 나온 거 때문에 황비버섯라면 품귀 현상이 길어진다는 거잖아!

***

경영회의에서 공장장과 영업담당이사가 우려를 나타냈다.

"싹쓸이 현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일부러 물량을 조절해서 풀고 있는데 그 바람에 오히려 소비자들이 더 사재기하려고 난리입니다."

물량 결핍 현상 방지를 위해서 일부러 물량 조절을 했는데, 그게 오히려 품귀 현상을 부추기고 있었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었다.

"앞으로 일주일이면 공장 가동을 중지해야 합니다. 지금 황비버섯 물량이 딱 그만큼만 남았습니다."

전성렬은 입술을 깨물며 속으로 신음을 삼켰다.

흘끗 옆을 보니 정서희의 표정도 썩 좋지는 않았다.

"차라리 다른 농장 세팅 끝난 다음에 유물 발견 신고를 할 걸 그랬나 봐."

"그랬다가는 숨겼다고 더 난처해졌을 걸요? 직원들 입단속이 완전한 것도 아니고요. 바로 신고하신 건 잘하신 거예요."

정서희가 위로하듯이 두둔하고 나섰다.

"수영 사장님은 뭐라고 하세요?"

"그냥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얼마 전에 농장 하나 새로 샀다고 하지 않으셨어요?"

"계약만 한 상태고, 아직 소유권이 전을 한 건 아니래요. 그리고 매도인이 그 부지에서 정리할 게 좀 있어서 잔금일을 앞당기는 것은 곤란하다고."

"그때까지는 꼼짝없이 기다려야겠네요. 그동안 다른 땅을 빌려서 재배하는 것도 번거로울 테니까……."

"어쩔 수 없어요. 이 위기를 잘 극복하는 수밖에."

"그 이야기를 소비자들 앞에서 했다가는 아마 난리 날 거예요. 회사 앞으로 시위대가 몰려올지도 몰라요."

"하하, 설마요. 재료가 없어서 못팔고 있는 걸 가지고 시위까지야 하겠습니까."

전성렬이 너털웃음을 보이자, 공장장과 영업이사는 난처한 표정만 지었다.

그들은 라면의 인기와 열기를 직접 피부로 체감하고 있기에, 전성렬의 저런 반응이 얼마나 안일한 것인지를 알 수 있었다.

'황비버섯라면이 얼마나 인기인데…….'

'SNS에서는 지금 라면 폭동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분위기가 험악한데.'

그때 총무부장이 헛웃음을 흘리면서 한 마디 꺼냈다.

"저, 사장님. 실은 오늘 아침에 관공서에서 공문이 날아왔는데요."

"공문?"

"네, 우리 라면공장 앞에 집회 신고가 들어와 있으니 참고하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집회?"

전성렬은 어이가 없어서 눈을 크게 떴고, 정서희는 침묵했으며, 다른 이들은 올 것이 왔다는 표정으로 눈을 감았다.

***

"차라리 잘됐어."

하수영은 이왕 이리된 거, 느긋하게 마음을 먹기로 했다.

어차피 서락산은 장기적으로 농작물을 대량재배하기에는 마땅하지 않았다. 다만 그 당시에 가진 현금이나 상황을 고려했을 때는 최선의 선택이었을 뿐이다.

이제 상황이 달라졌으니, 그에 맞춰서 환경도 재구성을 할 필요가 있다.

"어차피 새 농장 세팅하려면 시간도 걸리겠다, 이참에 재정비 타임을 가지면 되겠네."

-집 나간 아들이 이제야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구나. 그동안 너 없는 집안이 얼마나 쓸쓸했는지 알고 있니?

"그래도 일주일에 한 번은 꼬박꼬박 들렀거든요?"

하수영은 서락산 저택에 있는 가구 및 슈퍼컴퓨터를 전부 본가로 가져왔다. 아버지와 오래 살았던 바로 그곳이다.

뒤뜰에는 은하신목이 위풍당당하게 뿌리를 내리고 있고, 담장 너머 뒷산에는 안살린 왕자가 오늘도 내일도 흙을 조사하느라 바쁜 그곳.

"정들었던 서락읍을 떠나려니 마음이 마냥 좋지는 않네요."

-그러게 말이다. 하필 우리 아들 농장에서 그런 유물이 쏟아져 나올게 뭐니. 아마 프랜차이즈 갓으로서 가진 권능이 발현한 덕분…….

"그 유물들은 아마 제가 엘릭서를 마시기 전부터 거기에 묻혀 있었을 건데요?"

-네가 엘릭서를 마시고 갓 바디로 진화함에 따라 형성된 무의식이 그 산을 선택하게 만든 거라고 해석할 수는 없겠느냐? 그나저나 신어는 열심히 연습하고 있지?

"하고 있긴 한데 잘 안 되네요. 매번 비굴한 아부 발언을 입에 담는 것도 조금씩 질리구요."

바위 하나 쪼개는 데에도 비굴함을 한껏 담아 정성스럽게 부탁을 해야 하니, 도무지 연습할 의욕이 안 생긴다.

'주신 튜토리얼 과정 UI가 이따위 여서야 플레이할 마음이 도저히 안생기잖아.'

농장 상황에 변화가 생김에 따라, 하수영은 현재의 상황을 중간점검해 보았다.

"골든 트러플은 당분간 많이 생산은 못 하겠네. 조금씩 소량생산 할 수밖에. 뭐, 어차피 뽑아 먹을 건다 뽑아먹었으니까."

서락산 재배는 중지되었고, 버섯농장으로 알려진 뒷산은 안살린 왕자가 거점까지 차린 채 열심히 연구조사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골든 트러플을 대량으로 재배하는 것은 눈치가 보인다.

당장 안살린 왕자가 '어디서 난 거냐'라고 물어보면 할 말이 없으니.

애초에 중동 왕족들이나 먹는 초호화 식자재인 만큼, 하수영도 큰 미련은 없었다.

당분간 골든 트러플은 필요할 때마다 조금씩 소량 생산을 하면 될 것이다.

애초에 골든 트러플은 큰돈을 단기간에 땅겨 쓸 수 있는 스페셜 이벤트성 아이템이었다. 송이나 황비버섯처럼 광범위하고 안정적인 판매루트를 기대할 수는 없었다.

"그래도 송이 납품은 다 끝내서 한 시름 놨네."

마케미야로부터 받은 102억 어치에 달하는 송이버섯 납품은 얼마 전에 끝냈다.

원래 일 년 생산치를 미리 한꺼번에 팔았던 것인데, 채취량이 늘었다는 핑계로 조기에 거래를 끝냈다.

"서버 이전 세팅은 다 끝냈고, 이제 새 농장만 인수받으면 되겠구나. 담장 공사 작업은 내일부터 하면 되고……."

농장 매도인은 외곽에 담장을 치는 공사는 지금 바로 실행해도 된다고 허락했다.

그래서 하수영은 밖에서 안을 볼 수 없게 높이 2미터짜리 담장을 치기로 했다.

평지밭이다 보니 아무래도 외부인의 시선이 닿지 않게 만들어야 했다.

"황비버섯, 고추, 밀, 이렇게 세 가지 작물을 재배하면 되겠네. 송이하고 골든 트러플은 나중에 작은 산 하나를 따로 사서 재배하든가 하자. 그때쯤 가서는 재배 방법을 고안했다고 공개해도 되겠지."

재정비 기간 동안 할 일을 머릿속으로 정리하고 있는데, 전성렬로부터 전화가 왔다.

-하 사장, 큰일났어! 지금 우리 라면공장 앞에 사람들 수십 명이 몰려들었어!

"왜요?"

-라면 품귀현상을 해결하라고 다들 시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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