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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갓-167화 (167/1,270)

프랜차이즈 갓 167화

41장 재물운 MAX (1)

전성렬은 황당해서 반문했다.

"금으로 된 불상? 그게 무슨 소리야?"

-직원 한 명이 골짜기 냇가에 세수하러 갔다가 흙 틈에서 뭔가 반짝이는 걸 봤대요! 그래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파보니까 금으로 된 불상이 나오지 뭡니까?

"금불상? 진짜 금이 맞긴 해?"

-그건 모르겠고, 겉으로 보기엔 금으로 된 불상처럼 생겼어요! 불상말고 금으로 된 다른 조각상도 잔뜩 있습니다! 지금까지 본 것만 해도 열 가지가 넘는데, 이거 어떡하죠? 일단 저희가 더 이상 손은 안 대고 있습니다.

"일단 건드리지 말고 가만있어. 아무도 접근하지 못하게 하고, 누구도 서락산을 벗어나선 안 돼. 알겠어?"

-네, 알겠습니다.

"내가 지금 바로 가지."

전성렬이 곧바로 전화를 끊자, 심각한 표정으로 듣고 있던 정서희가 물었다.

"서락산에서 금불상이 나왔다고요?"

"네, 그거 말고 금으로 된 다른 조각상도 나왔다고 하네요. 정말 금인지 아닌지는 가서 확인해 봐야겠지만."

정서희와 마찬가지로 전성렬의 표정도 그다지 좋지 않았다.

"수영 사장님한테도 연락해야 하지 않을까요?"

"일단 확실해지면 연락하죠. 그냥 잡동사니일 가능성도 있잖아요."

"제발 그래야 할 텐데요."

전성렬은 부랴부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차를 타고 회사를 나서서 서락산으로 향했다.

'제발, 제발…….'

그는 평소에 찾지도 않는 신까지 찾으며, 간절히 빌었다.

'그냥 유실된 잡동사니이기를!'

힘껏 액셀을 밟으며 서락산에 도착한 그는 직원들을 재촉해서 골짜기로 내려갔다.

이미 몇 명의 직원들이 골짜기 근처에 자리를 잡은 채, 누가 접근하지 못하게 지키고 있었다.

"저겁니다."

냇가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는 흙 밖으로 모습을 드러낸 조각상들이 보였다. 샛노란 색은 한눈에 보기에도 금처럼 보였다.

가까이에서 조각상을 확인한 전성렬은 저도 모르게 신음했다.

'엿 됐다.'

"야."

"네, 사장님."

"지금 바로 문화재청에 신고해. 이거 아무래도 문화재가 맞는 거 같다."

"알겠습니다. 지금 바로 신고하겠습니다."

다른 직원이 눈치껏 폰을 꺼내서 전화 신고를 하는 사이, 전성렬이 다시금 물었다.

"외부로 나간 사람은 없지?"

"네, 없습니다."

"혹시 몰래 빼돌린 게 있는 사람 있으면 곧바로 자수, 아니, 지금 여기에다가 고이 돌려놔라. 나중에 문화재 직원들 와서 발각되면 골치 아프니까, 지금 내가 말할 때 얼른 원상복귀 해놔."

직원들은 서로 눈치만 살필 뿐, 누구도 나서지 않았다.

"다들 몰래 빼돌린 거 전혀 없는 거지? 그렇게 알겠다."

"그런 거 같습니다."

"……그나저나 이거 진짜 큰일 났네."

전성렬은 한숨을 푹푹 쉬었고, 얼마 후 문화재청 직원들이 서락산에 도착했다.

그들은 흙 위로 드러난 금 조각상들을 자세히 살피고 난 이후 전성렬에게 다가왔다.

"신고 감사드립니다."

"잡동사니입니까?"

"아닙니다. 자세한 건 좀 더 확인을 해봐야겠지만 조선 시대 문화재로 추정됩니다."

"저, 그럼……."

"이제부터 이 산에서의 모든 공사, 야적, 설치, 접근 행위는 금지됩니다. 문화재 보호 및 발굴을 위한 법적 조치이니 적극 협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여기 산에 농장이 있는데……."

"작물 재배도 마찬가지입니다. 일체의 행위를 중단하고 접근을 금지해 주십시오. 만약 꼭 필요한 조치가 있다면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서 시행해 주십시오. 이를 위반할 시 법률에 따라 처벌받게 됩니다."

농장 이야기를 꺼내자마자 직원은 어림도 없다는 듯이 강경한 표정으로 말했다.

전성렬은 힘없이 스마트폰을 들어서 하수영의 번호를 찾았다.

"하 사장, 날세. 나 지금 서락산에 와 있는데……."

-전 지금 청담동 3호기에 있습니다. 무슨 일이신가요? 목소리에 힘이 없는데요?

"직원 연락 받고 왔는데, 서락산에서 조선 시대 유물이 출토된 거 같아."

-…….

일순 정적이 찾아왔다.

전성렬은 하수영의 심정을 알 것 같았다.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가뜩이나 바빠 죽겠는데! 물량 부족 때문에 다들 고생하고 있는데!

'하필 이럴 때 이런 일이 터지다니!'

매장 문화재가 발견되면 공사를 비롯한 모든 작업을 곧바로 중단해야 한다. 그리고 문화재청의 관리하에 문화재 발굴 작업이 시작된다.

조각상들이 발견된 골짜기만 뒤지는 게 아니다.

이 산 전체가 문화재가 묻혀 있는 후보지로 간주, 산 전체를 샅샅이 뒤질 것이다.

당연히 농사 따위는 꿈에도 꿀 수 없다.

버섯은 특히나(전성렬이 알기로는) 재배하는 환경이 까다롭다. 일반 곡물처럼 평지 논이나 밭에서 지을 수 있는 게 아닐 것이다. 그러니 하수영도 이런 산을 구매해서 버섯을 키운 것이리라.

식품사업은 황금비단우산버섯의 생산량이 생명인데, 그것이 보기 좋게 막혀 버리고 만 것이다.

'건설업자들이 왜 공사 도중에 문화재가 나오면 모른 체하고 묻어버리는지 알 것 같아.'

문화재 발굴 작업이 완전히 끝날때까지 서락산에서 농사를 짓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리고 그 발굴 작업이 어느 세월에 끝나겠는가? 몇 년은 기본이고 10년 이상도 걸릴 수 있다.

그동안 허송세월을 할 수 없으니, 서둘러 다른 산을 구해서 버섯 농장을 새로 만들어야 한다.

버섯이 조달되지 않으면 당연히 라면 공장도 가동을 멈추고 모두 놀아야만 한다.

전성렬은 눈앞에 닥친 미래가 그저 끔찍하기만 했다.

-……제가 그럴 줄 알았어요. 그래도 설마 설마 했는데.

"…

…응?"

-하아, 진짜 이놈의 재물운은 왜 이렇게 쓸데없는 데서 열일하는지 모르겠네요. 그래도 지도 보고 최대한 이상한 거 안 나오는 지점으로 골랐는데, 위치상 유전이나 금광 같은 건 절대 안 나올 거라고 생각했는데, 와, 하다 하다 이제는 문화재가 튀어나오네.

전성렬은 어안이 벙벙했다.

하수영도 난감해서 한탄을 하는 건 알겠다. 그런데 포인트가 뭔가 미묘하게 어긋나 있는 것 같은데?

-조선 시대 유물이라고 하셨죠? 혹시 백자나 뭐 그런 건가요?

"그게……."

-무슨 국보급 문화재가 나온 건 아니죠? 혹시 온통 금으로 된 조각상 같은 건가요? 왠지 느낌이 싸해서 맞을 거 같은데요.

"마, 맞네. 금으로 된 조각상들이 다수 나왔어. 불상도 있고 거북이상도 있고……."

-와. 유전, 금광이 안 되니까 금으로 된 문화재가 튀어나온다 이거네요.

뭔가 이상했다. 하수영은 꼭 이런 일이 터질 거라는 것을 은연중에 각오하고 있었던 것처럼 느껴졌다.

"하 사장, 어떡하지? 일단 여기서 더 이상 버섯을 키울 수는 없어. 문화재청 직원이 아주 강경해."

-법이 그러니 어쩔 수 없잖아요. 서락산은 포기해야죠, 뭐.

"자네도 알잖나? 버섯이 없으면 공장을 돌릴 수가 없어."

-지금 버섯 재고분은 얼마나 있죠?

"버섯 재고라는 게 어디 있나. 그 때 그때 들여오는 대로 죄다 공장에 투입해서 라면에 넣고 있는데."

-그럼 라면 완제품 재고는요?

"한 6,000만 개 정도? 이거 가지고는 2, 3주도 못 버텨. 금방 동나고 말 거야."

-다행히도 제가 얼마 전에 매입한 새 농장이 있어요. 원래 포도밭이던 곳인데, 거기에 버섯을 새로 키우도록 해볼게요. 세팅하는 데 며칠 정도 걸릴 수 있습니다.

"포도밭이면 평지일 거 같은데, 그런 데서 버섯이 제대로 잘 자라나? 좀 습한 산지에서 자랄 수 있는 거 아니었어?"

-……서락산만큼 잘 자라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없는 것보다는 낫잖아요. 근데 아직 소유권 이전을 한 게 아니라서 매도인하고 이야기는 해봐야 합니다.

"알았어. 혹시 내가 도와줄 게 있으면 언제든지 말하고."

-네, 알겠습니다.

***

-우리 아들이 재물운이 좀 따르는구나. 이게 전부 꾸준히 엘릭서를 복용한 덕이다. 본래 전능함이라 함은, 운조차 자유자재로 다룸을 뜻하는 것이니.

은하신목의 말에 하수영은 시큰둥하게 반응했다.

"그냥 제가 태어날 때부터 재물운을 만땅 채운 채 태어나서 그런 게 아닐까요?"

-무슨 소리냐? 내가 널 어렸을 때부터 키워서 알아요. 넌 재물운같은 것은 크게 따르지 않는 평범한 아이였다.

"고대 주신의 후계자로 선택받은 것부터가 이미 재물운이 발동한 거라고는 생각 안 하세요?"

-…….

은하신목은 순간 멈칫했고, 하수영은 작게 킬킬거렸다.

"그냥 해본 말인데 너무 진지하게 반응하시네."

-아니…… 생각해 보니 네 말에도 일리가 있구나. 지금까지 내가 후계자 후보로 손꼽았던 아이들은 하나같이 뭔가가 있었지. 왕자라는지, 영웅의 후예라든지, 우주를 구했다든지. 그런데 수영이 넌 친부모한 테서조차 버림받은 고아였다. 심지어 유전적으로 특출난 재능을 가진 것도 아니었지.

"그렇게 말씀하시니 서운하잖아요. 제가 특출난 게 전혀 없다니요."

-흠……. 한번 진지하게 우리의 인연을 되짚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구나. 10조 분의 1이란 높은 확률의 행운이 어떻게 변변찮은 우리 양아들에게 내려앉았는지 말이다.

"네, 천천히 생각하세요. 전 농장매도인한테 전화나 한번 해보려고요."

농장 매매 계약을 하긴 했지만, 아직 소유권이 완전히 넘어온 것은 아니다.

잔금일까지는 아직 꽤 날짜가 남아 있다.

농장주는 포도밭에서 마지막으로 정리할 게 있다는 이유로 잔금일을 넉넉하게 잡았다.

하수영은 우형신에게 연락해서 잔금일 조정이 가능한지는 물었지만, 얼마 후 돌아온 대답은 실망스러웠다.

-매도인이 곤란하다고 하시네요. 그래도 애정을 갖고 가꾼 포도밭이라 마지막 정리는 하게 해달라고. 최대한 당겨보겠지만 일주일 이상은 힘들 거라고 합니다.

"어쩔 수 없죠. 그래도 부탁드린다고 전해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하수영은 낭패 가득한 표정을 지으며 생각에 잠겼다.

"그동안 황비버섯을 어떻게 하지?"

버섯을 키우려면 일단 땅이 필요하다.

아무리 촘촘하게 자라난다 해도, 한 번에 1, 2톤만 생산할 게 아닌 이상 그래도 넓은 면적이 필요하다.

"남의 땅을 잠시 빌려서 할 수도 없고."

버섯이 하루 만에 엄청나게 자라나는 광경을 세상이 보이지 않기 위해서라도, 일정 이상의 보안은 필요하다. 그래서 서락산에 돈과 시간을 들여서 높은 울타리를 친 것인데…

* * *

문화재청은 서락산의 출입을 통제하고, 본격적인 발굴 작업에 들어갔다.

발굴전문회사가 다양한 학자들의 참여 아래 본격적인 발굴을 시작했다.

그들은 첫날에만 금 조각상 30여 점을 발굴하는 놀라운 성과를 보였다.

"이거 좀 이상한데요? 조선 시대 조각상만 있는 게 아닙니다. 고려 시대, 통일신라 시대, 삼국 시대 등 다양한 시대의 유물이 함께하고 있어요. 가장 최근 유물이 조선 시대 것일 뿐입니다."

금으로 된 조각상은 물론이고 옥으로 된 장신구, 벼루, 붓, 그림, 도자기 등 다양한 종류의 유물이 쏟아져 나왔다.

유물이 이런 형태로 나온 것은 처음이었기에 발굴에 참여한 학자들도 처음에는 당황했다.

"이거 아무래도 보상금 물어주려면 문화재청이 파산하겠는데요? 지금까지 캐낸 유물들, 순수한 금값만 따져도 그 가치가 상당한 수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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