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포수로 승승장구-77화 (77/201)

조언

숙소로 돌아오자 룸메이트 김인환은 곯아떨어져 자고 있었다.

송석현은 김인환이 깨지 않게 핸드폰 불빛을 켜 노트를 펼쳤다.

열 권의 노트 중 여덟 권이 고트를 비롯한 여덟 개 팀의 자료라면, 나머지 두 권은 컨디션 관리, 포수 노하우, 야구 격언 등이 중구난방으로 쓰인 것이었다.

개중에는 송석현이 평소에는 생각해 보지 못한 내용도 많았다.

-송구는 계획된 게 아니라면 차라리 하지 말 것.

-휘는 공 조심해서 받을 것(왼손 엄지 꺾일 가능성 높음).

-포수는 투수마다 다른 자세가 필요(하지만 미트는 절대 움직이지 않는 게 1원칙).

-포수는 심판과 협조해야 : 심판에게 존이 잘 보이는 체크, 인간적 유대 형성 중요, 싸우지 말기.

-피치아웃은 딱 한 번만. 송구를 자제하자. 주자의 발을 묶어 놓는 게 더 중요하다.

-번트한 공은 아무리 급해도 옆에서 낚아채지 말고 꼭 한 번에 움켜잡기.

-공이 굴러가면 한 손이 아니라 양손으로 감싸기.

-홈 블로킹은 절대 하지 마라. 활로를 열어 줘라. 1점을 내주는 게 포수가 다쳐 팀 운영에 차질을 주는 것보다 훨씬 낫다.

-포수는 건강이 최우선이다. 잔부상이 많은 포수는 결코 1군에 남을 수 없다.

홈 블로킹을 하지 않는다거나, 송구를 자제한다는 건 송석현이 평소 생각해 보지 못한 부분이었다.

박신언의 주관이 많이 들어간 내용이지만 송석현은 박신언의 기본 마인드를 알 수 있었다.

“미리 준비해서 변수를 만들지 마라…….”

이 외에도 몸 관리나 사생활 관리에 관한 내용도 있었다.

-아침에 일어나서 스트레칭 후 유산소 30분, 차 한 잔 마신 후 명상.

-따뜻한 물로 샤워하되 마지막은 꼭 찬물로.

-명상 후엔 전날 경기 복기. 당일 경기 준비.

-생각을 길게 하지 말 것. 30분 내외로 끝내라. 길어도 1시간 안으로.

-경기 전엔 탄수화물을 충분히(배부르지 않게, 밀가루나 탄산, 커피 안 됨), 저녁은 꼭 고기(지방이 너무 많으면 안 됨) 먹고 3시간 후 자기.

-잠은 8시간 이상.

-SNS는 하지 마라.

-팬과 개인적 연락은 금지.

-경기 끝나면 꼭 복기할 것.

-쉬는 날에는 개인적 약속은 딱 1개만(술은 무알코올까지만).

-쉬는 날에는 복기한 내용 정리 및 일주일~한 달 경기 간단 준비.

(후략)

이 외에도 빼곡했다.

송석현은 잠시 노트를 덮었다.

박신언은 정용욱처럼 당대 최고의 포수는 아니었다.

송석현처럼 타고난 어깨도, 정용욱처럼 신들린 프레이밍도 없었고, 타격도 월등하지 않았다.

특출한 점은 없었지만 박신언은 자타 공인 A급 포수의 전형이었다.

어떻게 정용욱의 백업 포수임에도 FA 대박을 터뜨리고 고트 부동의 주전이 됐을까?

노트 안에는 비밀 아닌 비밀이 빼곡하게 적혀 있었다.

“후우우우.”

송석현은 다시 한번 노트를 쓰다듬었다.

직접 몸으로 겪고 경험했다면 적어도 3년, 어쩌면 5년, 7년 후에나 깨달았을 내용이다.

박신언의 10년 이상의 경험치를 짧게는 몇 달 안에 손에 넣을 수 있는 기회다.

알아도 실천하기 어려운 내용이라 박신언이 자신 있게 내줬을지도 모른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선배님.”

송석현은 주먹을 꽉 쥐었다.

* * *

“아하하함.”

아침 겸 점심 식사에 나선 송석현은 연신 하품을 해 댔다.

김정률이 다가와 송석현의 어깨를 주물렀다.

“우리 송 스타께서 피곤하신가 보네. 어제 뭐 했어? 나이트라도 갔다 오셨나?”

옆의 김인환이 중얼거렸다.

“요새 누가 나이트를 가요, 클럽도 아니고.”

“그래? 나이트가 아니라 클럽인가?”

“네, 그렇죠.”

“너는 그걸 어떻게 알아? 너도 요새 뻔질나게 다니는 거 아냐?”

“저도 듣는 귀가 있으니까 알죠. 형도 알잖아요, 저 잠 많은 거. 전 새벽에 못 가요.”

“그럼 우리 석현이 새벽에 클럽을 다녀오셨나? 부비부비 하고 온 거야?”

송석현은 고개를 저었다.

‘노트’라는 단어를 꺼내려다 다른 말을 했다.

“제가 원래 좀 잠자리를 가려서요.”

“그래? 야, 어떡하냐. 야구 선수가 잠자리를 가리면 어떡하려고?”

“적응하면 괜찮겠죠.”

“고럼, 고럼. 적응해야지. 우리 송 스타께서 컨디션 관리를 해 주셔야 우리 팀도 잘나간다 아닙니까.”

“에이, 선배님 지금 저 놀리시는 거죠?”

“놀리긴, 사실인데. 벌써 소문이 짜르르르 하게 났더라. 고트의 KS포. 어제 짤 못 봤어?”

송석현과 김인환은 서로를 쳐다봤다.

“뭔데요?”

“김인환, 송석현 KS포로 코리안시리즈 직행! 어제 난리였어, 난리. 피닉스여서 좀 폄하된 감이 있지만 그래도 홈런이 몇 방인데.”

김정률은 송석현과 김인환을 팀의 마지막 희망이니 영웅이니 얘기하면서 두 사람을 놀렸다.

송석현은 식사를 하면서 눈으로 박신언을 찾았다.

“그런데 박신언 선배님은 안 보이시네요?”

“신언이? 걔는 원래 제일 먼저 밥 후딱 먹고 가. 지금은 밥 먹고…….”

“산책하고 계시겠네요.”

김정률이 눈을 깜박였다.

“그걸 어떻게 알아? 걔 만날 밥 먹고 산책하는데.”

“아…… 그게…… 전에 본 거 같아서요, 산책하시는 거.”

“그랬어?”

김정률이 고개를 갸웃했다.

“신언이 유명하지. 밥 먹고 산책하고 혼자 또 뭘 하는지 꼼지락거린다고 안 보이고. 걔는 애들이랑 항상 거리를 둬. 그렇다고 성격이 모난 것도 아닌데 희한하단 말이지.”

송석현은 대답 대신 밥을 오물거렸다.

박신언의 스케줄은 이제 줄줄 꿸 수 있다.

원정 경기니 채소나 과일은 못 챙겨 먹을 거다.

아침을 먹고 난 후에는 산책, 산책 후엔 경기 준비, 경기 준비 후엔 웨이트, 웨이트 후엔 경기 전 미팅 등등.

“그런데 진일이 형은 왜 자꾸 여길 보지?”

“네?”

“너를 보는 거 같아서 말이야.”

김인환이 뜬금없이 설진일 얘기를 꺼냈다.

설진일은 송석현을 힐끔힐끔 보고 있었다.

“너 형이랑 뭐 엮인 거 있어?”

“아뇨. 그런 거 없는데.”

“그런데 왜 저런데?”

“글쎄요.”

김정률이 한마디를 보탰다.

“석현이가 여자가 아니라 남자한테 인기 있는 타입인가?”

* * *

피닉스와의 3차전.

원정팀은 4시에 맞춰 경기장에 도착한다.

4시 30분에 짧은 훈련을 한 후 5시에 저녁 식사를 한다.

송석현은 밥을 먹은 후에 외따로이 앉아 수첩을 꺼냈다.

수첩에는 피닉스 선수 기록이 빼곡했다.

어제 노트의 내용을 필사하면서 송석현이 개인적으로 내용을 추가한 것도 있었다.

“……경수인은 정 가운데 공이 가장 타율이 떨어진다.”

송석현이 중얼거리는 사이 누군가 송석현 옆에 앉았다.

“경수인한테 정면 승부하려고?”

“어, 선배님. 오셨습니까.”

옆에 앉은 사람은 서일혁이었다.

고트의 백업 포수이자 고트의 프랜차이즈 플레이어.

백업 포수지만 고트의 젊은 선수들이 많이 따르는 선수기도 했다.

“넌 포수로 나서지도 않으면서 뭘 그렇게 중얼거리고 있어?”

“아…… 그래도 저도 포수니까요.”

“그래? 방망이도 잘 돌리는데 그냥 1루로 전업하지 그래?”

“아니요. 타격은 타격이죠. 어디까지나 저는 포숩니다.”

“그러냐.”

서일혁이 한숨을 쉬었다.

“이거 참, 너한테 못하라고 말할 수도 없고 말이야. 응? 후우.”

서일혁은 쓴웃음을 지은 뒤 자리에서 일어섰다.

송석현이 따라 일어서려 하자 서일혁은 송석현의 어깨를 두드렸다.

“그래, 열심히 해라. 너나 나나 프론데 실력으로 해야지.”

서일혁은 어깨를 늘어뜨리곤 자리를 떴다.

서일혁이 자리를 뜨자 이를 지켜보던 김정률이 송석현에게 다가왔다.

“뭐야? 일혁이가 너한테 뭐라고 했어?”

“아뇨. 별말 안 했는데요.”

“그래? 진짜?”

“네, 그냥 열심히 하라고 하시던데요.”

김정률이 입맛을 다셨다.

“저놈도 죽을 맛일 거야. 너무 지랄하는 거 아니면 이해해.”

“정말 별말 안 했다니까요.”

“아무튼. 갑자기 네가 훅 떠오르니까 속 타겠지. 벌써 쟤도 서른이야. FA가 1년씩 늦어질 때마다 몇 억이 날아가겠냐? 어차피 프로 선수는 FA 보고 뛰는 건데 답답하겠지.”

“선배님이 그렇게 말하니까 제가 되게 나쁜 놈 같거든요?”

“쟤 입장에선 네가 그렇게 보일 순 있지.”

“에이, 진짜. 선배님!”

“농담, 농담. 하하. 그냥 그렇다고. 일혁이가 그렇게 쪼잔한 놈은 아니지만 혹시 일혁이가 너한테 뭐라고 하면 말해. 알았지?”

“일혁 선배님 정말 별말 안 해서 괜찮아요.”

“혹시 또 모르지. 안 그러냐?”

김정률까지 자리를 뜬 후 송석현은 한숨을 돌렸다.

가시방석 같다.

박신언이 자신에게 노하우를 아낌없이 줬다는 걸 알게 된다면 서일혁의 기분은 어떨까?

박신언의 조언이 아니더라도 자신이 박신언에게 노트를 받은 일은 아무도 몰라야 한다.

* * *

경기 시작 전.

그라운드에 해설자와 캐스터가 나와 경기 프리뷰를 진행했다.

“와, 오늘 이 함성 들리십니까?”

“대단하네요. 경기가 시작도 하기 전에 고트 응원석의 분위기가 정말 뜨겁습니다.”

“여기가 대전인지 잠실인지 구분이 안 갑니다. 대전 팬들의 응원도 뜨겁기로 유명한데 오늘은 고트 팬들의 함성이 더 크네요.”

“역시 그 이유는 이틀간의 대승 때문일 겁니다.”

“거기에 KS포의 탄생도 크지 않을까요?”

“하하, 그렇죠. KS. 김인환, 송석현. 사실 고트가 참으로 불미스러운 사건에 연루된 지 며칠 안 됐습니다. FA로 영입한 스타 셋이 대거 이탈했는데 공교롭게도 클린업이었단 말이죠. 클린업이 시즌 중에 통째로 없어졌습니다. 이건 어떤 팀이든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어요. 클린업의 공백을 누가 메우겠습니까?”

“하지만 그걸 엊그제와 어제 KS포가 해내지 않았습니까?”

“하하하, 그렇습니다. 송석현 선수의 장외 홈런, 김인환 선수의 만루 홈런. 정말 대단했습니다. 김인환 선수야 참 오랫동안 유망주로 남아 있었는데 드디어 껍질을 깨고 나오려고 하고 있습니다.”

“송석현 선수는 껍질을 이미 깬 거 같죠? 신인 선수답지 않게 침착합니다.”

“예, 그렇죠. 거기다 딱히 약점이 없는 타자예요. 신중한 데다 한 방을 가지고 있으니 어디 투수가 무서워서 쉽게 승부할 수 있겠습니까? 지나칠 정도로 배트를 아끼는 경향이 있지만 그만큼 볼넷도 잘 고릅니다. 이 정도면 신인 선수가 아니라 프로야구 선수의 기준으로 봐도 이미 수준급의 타잡니다.”

“새옹지마라고 하지 않습니까? 클린업 세 명이 사라지는 어마어마한 충격 속에서 생각지도 못한 선수 두 명이 툭 튀어나왔습니다.”

“무엇보다 고트가 그토록 기다리던 팜에서 길러 낸 유망주 아닙니까? 고트 팀도, 팬들도 매번 선수를 사 온다는 비난에 힘들어했는데 드디어 나왔습니다. 고트가 길러 낸 유망주, 김인환과 송석현. 과연 KS포가 오늘도 가동될지 정말 궁금하네요.”

-플레이볼!

1회 초 고트의 공격.

무거워진 팀 분위기 속에 선발 정광우가 마운드에 올랐다.

피닉스는 1, 2선발 용병 둘을 내고도 대패했다.

심지어 오늘은 고트가 1선발을 냈다.

“하.”

정광우가 마른침을 삼키며 마운드를 정리했다.

오늘도 4번 타자로 나선 송석현이 배트를 한편에 놓고 정광우에 대한 정보를 되뇌었다.

-패스트볼은 A, 포크볼은 B, 제구는 C, 이닝 소화력 C.

빠른 공과 변화구를 지녔지만 제구가 나빠 볼질이 많다.

5회도 못 채우고 내려오는 경우가 많은 투수.

물론 그날, 제구가 잡히는 날이면 A급 투수로 변모한다.

특이하게 선발투수로서 포크볼을 던지며 스플리터도 던질 줄 아는 투수.

팡!

-볼, 볼넷.

정광우가 첫 타자부터 모자를 벗어 땀을 훔쳤다.

“오늘은…… 그날이 아니네.”

송석현이 배트를 들고 일어섰다.

1번 타자 출루 후 고트는 런 앤드 히트를 지시했다.

포수의 송구는 투수의 머리를 넘어, 2루수의 글러브까지 넘으면서 무사 3루 상황까지 이어졌다.

멘탈이 나간 투수는 또다시 볼넷.

무사 1, 3루 상황에 김인환이 들어섰다.

“피닉스, 또 자멸합니다.”

“차라리 송구를 안 했더라면 무사 1, 2루나 1사 2루로 끝났을 텐데 정말 아쉽네요.”

정광우는 의도인 듯 아닌 듯 또 볼넷을 주며 만루를 채웠다.

정광우는 연신 팔로 땀을 닦아 댔다.

무사 만루에 4번 타자 송석현.

송석현이 타석에 들어서자 고트 팬들이 일제히 응원가를 불렀다.

“오오, 고트의 송석현. 팔방미인 송석현. 장외 홈런 송석현. 날! 려! 버! 려!”

불펜에서 노래를 듣던 김정률이 피식 웃었다.

“뭔가 급조한 거 같은데?”

다른 선수들도 웃었다.

“그런데 또 듣기에는 나쁘지 않네요.”

“응원가가 어째 제일 큰 거 같지 않냐?”

“그러게요. 나는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저러면 부담될 거 같은데.”

그때 관중석이 술렁거리더니 오오오, 놀라는 소리가 들렸다.

“뭐야? 뭐야? 뭔데?”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고개를 돌렸다.

좌월 담장을 넘기는 큼지막한 파울 홈런이 터졌다.

팬들은 파울 공을 잡기 위해 우르르 몰렸다.

“정광우 선수, 방금은 깜짝 놀랐을 겁니다. 어마어마한 비거립니다.”

“몸 쪽에 제법 잘 들어간 패스트볼이었는데 저걸 치네요. 조금만 몰렸으면 홈런이었습니다.”

“지금은 145km/h의 몸 쪽 패스트볼, 그것도 초구였는데 송석현 선수가 기다리지 않았어요.”

“존에 들어오는 공은 확실히 치는 타입의 선숩니다.”

정광우는 송석현의 파울 홈런을 보곤 얼굴이 핼쑥해졌다.

심장이 덜컥하긴 포수 김창현도 마찬가지였다.

김창현은 승부하겠다는 마음을 바꿔먹었다.

‘포크.’

김창현이 떨어지는 공을 요구했다.

정광우의 포크는 날카로웠으나 송석현은 그대로 지켜봤다.

“아, 속지 않습니다. 송석현 선수가 포크볼을 거르네요.”

“높이가 문젭니다. 카운트가 몰렸다면 낮게 들어오는 포크볼에도 배트를 휘두를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너무 낮아요. 안 맞겠다는 마음이 너무 강합니다. 포크볼은 상대 타자가 치고 싶은 높이로 오다 떨어져야 하거든요.”

제3구도 포크볼, 제4구도 포크볼이었다.

제아무리 좋은 변화구도 연속으로 들어오면 거르기 쉬운 법이다.

정광우가 제5구로 바깥쪽 패스트볼을 던졌으나 이마저도 빠지는 공이었다.

“밀어내기. 1회부터 밀어내기 볼넷이 나옵니다.”

“정광우 선수가 송석현 선수와 승부를 하지 못했습니다.”

“고트는 1회부터 빅이닝의 찬스를 잡았습니다. 이에 반해 피닉스는 오늘 경기까지 지면 스윕의 위긴데요. 선발 정광우 선수의 어깨가 무겁습니다.”

“송석현 선수의 존재감이 대단하네요. 베테랑 정광우 선수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 냅니다.”

포수 후면, TV에선 보이지 않는 철문 뒤.

한 여자가 두 눈을 질끈 감고 있었다.

“어쩌다 우리 팀이…….”

첫 20대 단장, 첫 여성 단장, 첫 전력 분석팀 출신 단장 김시윤.

김시윤은 더는 경기를 보지 못하고 자리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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