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판타지 세상에서 작가로 살아가는 법 (653)화 (654/763)

 [신의 심판을 맞이할 준비를 해라.]"

 [감히 신들이 직접 데려온 성자를 해하다니, 그 죄는 백번 죽어 마땅하다.]"

 [성자께서는 무고한 희생자가 발생하는 것을 막았을 뿐, 결국에 스타비르크는 끝날 운명이다.]"

 어째서 내가 제국의 사절단과 대동한 이유에 대해서는 아무런 관심도 없었다. 내가 우려하던 집단광기가 스멀스멀 올라오기 시작한 것이다."

 오히려 무고한 희생자를 막았다며 칭찬하고 있다. 뭐, 사실 내 입장에서도 리나가 치명상을 입는 것보다 내가 다치는 게 더 낫다."

 이처럼 험악하다 못해 용암처럼 부글부글 끓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을 때, 가장 기대되고 두려웠던 헬리움이 입장문을 발표했다."

 [헬리움의 입장 표명. 악마 전쟁 이후로 돌아갈 준비나 하라.]"

 악마 전쟁 이후 알븐하임을 제외한 대부분의 문명은 석기 시대로 돌아갔다. 저 말은 즉슨, 석기 시대로 돌아갈 준비나 하라는 뜻이다."

 실제로 헬리움의 마법 전력을 본다면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특히 마족은 엘프보다 '화력'이 매우 강한 종족이다."

 당장 세실리가 고위 마법을 쓰는 것만으로도 산 하나 정도는 날려버리는 수준. 스타비르크가 방어할 가능성은 현저히 낮다."

 헬리움이 수위가 높은 비판까지 날리면서 분위기가 점차 과열되고 있을 때쯤, 나는 최대한 피해를 막으려 골똘히 생각했다."

 아까 말했듯이 집단 광기에 빠져들어 학살을 저지르면 악순환만 반복될 뿐이다. 이것만큼은 막고 싶다."

 이에 황궁에서 며칠 정도 쉬다가 곧바로 저택으로 복귀했을 뒤였다. 곧장 모라의 신전으로 향하려 할 때쯤."

 안녕······""

 어······""

 전에 못 보던 손님이 저택에서 쉬고 있었다. 나는 어안이 벙벙한 얼굴로 손님을 바라봤다."

 은하수를 담은 것처럼 반짝거리는 검은색 머리카락을 길게 기르고, 눈 또한 우주를 담은 듯이 반짝거렸다."

 복장은 옛 그리스 사람들이 입을 법한 옷이라 노출된 면적이 많다. 그럼에도 야하다거나 그런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다."

 도리어 성스러운 느낌이 강하게 든달까. 아무튼 간에 나는 이 여자의 정체를 알고 있다."

 ······설마 모라님?""

 고행 당시 만났던 모라의 모습과 똑같다. 내가 설마하는 목소리로 묻자 모라로 추정되는 여인이 어색하게 웃었다."

 여기서 웃긴 점은 품 안에 아리엘을 꼭 안고 있다는 것. 아리엘은 모라의 품이 편안한지 꼬물꼬물거리며 잠을 청하고 있었다."

 진짜 모라님이에요?""

 응.""

 아니. 어떻게 여기에······""

 의문이란 의문이 함축된 내 질문에 모라가 푼수처럼 뒷머리를 긁적거렸다."

 뒤이어 말을 고르는 듯, 잠깐 고민하더니 머쓱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억지를 부린 대가랄까?""

 신이 현세에 강림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조건이 필요하다. 무턱대고 강림을 한다면 본신의 힘도 약해지고 현세에 크고 작은 영향을 끼친다."

 이 세상의 신들도 마음만 먹으면 강림이 가능하나 그런 경우는 거의 없다. 악마 전쟁처럼 세계의 명운이 걸린 게 아닌 이상은."

 머나먼 과거에는 화신을 이용하여 간접적으로 체험을 했으나 최근에는 그런 경우가 지극히 적다."

 심지어 그 과거가 전쟁이 판을 치던 시대였으니 사실상 루미너스 홀로 화신을 이용한 셈이다."

 설명을 좀 부탁드려도 될까요?""

 다시 말해 지금 내 앞에 펼쳐진 상황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뜻이다."

 현세에 강림하는 것조차 막대한 부담을 안고 가는 건데 어찌 된 연유인지 멀쩡하다."

 고행 당시 봤던 아름답고도 신비스러운 외모도 그대로였으며 특유의 잔망스러운 성격까지."

 하나라도 이해가 간다면 모를까, 도대체 무슨 일인지 감조차 잡히지 않아서 설명을 부탁할 수밖에 없었다."

 아까 말했듯이 억지를 부린 대가야. 지금 나를 보면 아무것도 안 느껴지지?""

 네.""

 격으로 따지자면 너와 똑같은 상황이야. 필멸자와 거리가 멀지만 신이라 부르기에는 부족하지. 참고로 신성을 박탈당한 건 아니다?""

 그럼 뭔데요.""

 내가 퉁명스레 묻자 모라가 밑을 힐긋거렸다. 그녀의 품에는 여전히 아리엘이 안겨있다. "

 뒤이어 그녀는 조심스럽게 아리엘을 침대에 올려놓더니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아리엘도 그녀의 손길이 기분 좋은지 베시시 웃었다."

 알다시피 신이 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건 신성과 신앙. 이 두 가지야. 하지만 신조차 함부로 건드려서 안 되는 게 있지.""

 ······혹시 운명 같은 건가요?""

 비슷해. 운명이라기보다는 순리지. 지구의 신들이 노발대발한 것처럼 우리도 순리가 매우 중요해.""

 모라의 설명은 대략 이렇다. 본래 순리대로 흘러갔다면 이번 스타비르크 사건으로 수많은 피해자가 발생했을 거라고."

 하지만 나는 이 세상의 순리로부터 벗어난 존재여서 편법을 사용한 거란다. 정말로 운명을 비틀어버린 것이다."

 나는 평화를 관장하는 여신이야. 만약 순리대로 흘러갔다면 지구에서 발생한 대전쟁과 유사한 전쟁이 발발했겠지.""

 세계 1차 대전을 말씀하시는 거군요.""

 맞아.""

 하지만 과정은 비슷해도 스타비르크과 연합 중인 나라가 없는데요?""

 세계 1차 대전은 화약고에 횃불을 던졌기에 발생한 전쟁이다. 일촉즉발의 상황 속에서 터져버린 전쟁."

 지난번 겪은 사건도 사라예보 사건과 비슷한 양상으로 흘러갔지만 세계 정세로 따지면 부족함이 많다."

 어떤 이유로 미네르바 제국과 스타비르크 사이의 전쟁이 세계로 번지는 건지 도통 알 수가 없었다."

 혹시 리나 그 아이를 해칠 뻔한 무기를 기억하니?""

 총을 말씀하시는 거군요.""

 맞아. 그 무기 때문에 제국이 상상 이상으로 고전하게 돼.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겠지.""

 나는 총의 존재가 제국을 고전시킨다는 말에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아무리 그래도 총 때문에 제국이 고전한다니 이해가 안 간다."

 총을 발명했다는 것 자체가 말도 안 되는 일이긴 해도 화승총에 가까운 형태였다. 제약이 상당히 많다."

 기사의 철갑옷은 뚫을 수 있어도 마나로 단련된 신체는 뚫기 힘들겠지. 기관총이 아닌 이상 힘들 것이다."

 네 생각이 맞아. 현재의 총으로는 기사를 이기긴 힘들겠지. 하지만 기사가 얼마나 귀중한 전력인지 너도 잘 알잖니?""

 알고 있······ 잠깐만요. 지금 제 생각을 읽으신 거예요?""

 신성을 박탈당한 게 아니라니까? 아무튼 일반 병사가 총을 막는 건 불가능하고, 결국 기사가 나서서 해결할 수밖에 없지. 그런데 총은 배우기만 한다면 누구나 쏠 수 있잖아?""

 총이 기사의 시대를 끝낸 이유가 바로 저것이다. 누구나 쉽게 다룰 수 있는데 그 파괴력은 활보다 강하다."

 물론 초창기에는 많은 문제를 안고 있어서 완전히 끝내지는 않았다. 기병대에게 쓸려나가는 걸 방지하기 위해 파이크병과 대동했고."

 하지만 전쟁은 '교환비'라는 게 있다. 양측의 병력이 얼마만큼의 비율로 교환되었는가를 따지는 것이다."

 모라의 말대로 총을 든 병사를 제압하기 위해 기사가 나서야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압도적인 교환비를 나누는 셈이다."

 '기사 하나에 들어가는 비용이 억을 호가하니까.'"

 기사는 그 전력 자체만으로도 전차에 준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던지듯이 사용할 수 없다. 양성 비용만 해도 답이 나온다."

 어떻게든 일반 병사를 갈아넣을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기사를 넣는 순간 미네르바 제국의 전력에 큰 손실이 생기는 거니까."

 다소 비약적인 관측이라 할 수도 있지만 역사가 증명해주고 있다. 총은 그만큼 '최강'에 어울리는 무기다."

 미네르바 제국이 의외로 고전하는 걸 보고 다른 나라에서도 관심을 보이지. 스타비르크로서는 누가 든든한 우군이 되어줄까?""

 테르스 왕국?""

 정답. 너도 봤겠지만 제국이 먼저 제시한 협정문은 불합리한 부분이 엄청 많아. 테르스 왕국이 이걸 명분으로 참전하겠지. 기사만 지원해줘도 미네르바 제국으로서는 앞날이 캄캄했을 거야.""

 나도 1차 협정문을 봤기에 납득할 수 있었다. 객관적으로 봐도 불합리의 극치에 달하는 협정문이었다."

 당시의 나는 제 3자의 입장이어서 허허 웃고 넘어갔지, 다른 나라가 봤다면 '이건 좀······'이라며 스타비르크를 옹호했을 터."

 그렇게 제국의 국력을 야금야금 갉아먹다가 테르스 왕국이 다른 나라에 사절단을 보낼거야. 미네르바 제국을 철저히 고립시키자고. 미네르바 제국도 그걸 막기 위해 마키나와 협정을 맺게 될 거야.""

 헬리움과 알븐하임은요?""

 그 두 나라는 직접적으로 충돌하지는 않아. 너를 중심으로 맺어진 사이여서 눈치만 보겠지. 게다가 제국에는 너의 형제들이 있잖아? 이거 때문이라도 비판 성명문만 내지, 직접적으로 나서지는 않을 거야.""

 마지막으로 세이비어는 중립, 애니머즈는 미네르바 제국을 칠 거라고 설명을 끝맺었다. 이게 정말 가능한 건가 싶을 정도로 복잡한 양상이다."

 저 정도라면 내가 나서도 아무도 듣지 않았겠지. 도리어 제국을 옹호했다가 어마어마한 역풍을 맞이했을 수도 있다."

 너네 세상에도 비슷하게나마 전쟁이 발생했다며? 과거가 아니라 네가 넘어오기 직전에도 말이야.""

 ······러시아랑 우크라이나를 얘기하는 건가요? 적어도 그 전쟁은 세계 대전으로 번지지는 않았어요.""

 인류를 멸망시킬 무기 때문에 그렇지. 그게 없었다면 똑같이 흘러갔을 걸?""

 ··· ···""

 그리 말하니 할 말이 없어진다. 강대국이 상대적 약소국이라 생각했던 나라에게 고전하는 것도 비슷하다."

 차이점은 허울 뿐인 러시아와 다르게 미네르바 제국은 실제로 매우 강력하다는 것."

 더구나 러시아와 달리 보급의 중요성까지 차츰 깨닫고 있어서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어쨌거나 이제는 완전히 사라진, 다시 말해 존재할 뻔한 사건이었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믿지 않아도 돼. 네 생각처럼 이제는 완전히 사라진 운명이니까. 애당초 미네르바 제국과 테르스 왕국은 견원지간이었고, 애니머즈는 영토 문제를 해결해야 됐지. 헬리움은 영향력을 키울 기회지만 알븐하임의 눈치를 볼 거고. 알븐하임도 헬리움을 견제해야 되서 아무것도 안할거야. 위험 요소가 군데군데 포진돼 있어.""

 그럼 왜 막으신 건가요? 평화의 여신이라는 이유 때문인가요?""

 그런 것도 있지만 네가 가장 난처해질 테니까. 무슨 말인지 알겠지?""

 잘 안다. 모라의 말대로 상황이 흘러갔다면 제일 난처해지는 건 나다."

 어떻게든 중재를 하고 싶겠지만 먼저 양아치짓을 한 건 제국이다. 협정문을 봤다면 다들 감탄하겠지."

 물론 제국도 훗날 서로 간의 합의 하에 수정할 예정이었다 변명할 수도 있다. 문제는 아살라가 그건 눈 뜨고 지켜볼 사람이 아니라는 점."

 결국 한 발의 총알이 도화선이 되어 전세계에 불을 지르는 것이다. 내가 소방차를 끌고 와도 어찌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잘 알겠어요. 다행이라면 다행이네요. 스타비르크로서는 자기가 직접 폭탄을 안은 셈이지만. 그러면 아까 억지를 부렸다는 건······""

 너도 우리 오빠가 전쟁의 신이라는 건 알고 있지?""

 알다마다. 처음에는 그렇게 온화하신 분이 무슨 전쟁의 신이냐고 의문을 가졌었지."

 하지만 루미너스를 직접 대면하고나서는 생각이 달라졌다. 사람을 문자 그대로 찢어죽일 수 있는 근육을 갖고 계셨다."

 원래라면 오빠가 막대한 신성을 얻었을 거야. 전쟁이 터지게 되면 오빠가 제일 큰 이익을 얻었을 테니까.""

 잘 차려진 밥상을 시원하게 뒤엎으신 거군요.""

 어······ 요약을 너무 잘해서 할 말이 없네. 맞아. 딱 그거야. 그래서 오빠에게 막대한 신성력을 빼앗기고 이리 된 거지.""

 모라가 철부지처럼 웃으며 머리를 긁적거렸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며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이해는 간다만 나 같아도 집 밖으로 쫒겨내겠다. 맛있는 식사가 눈 앞에 차려졌는데 모라가 전부 뒤엎은 셈이다."

 그 대가로 막대한 신성력을 빼앗기고 결국 추방된 모양이다. 신격이 그대로 유지되는 건 신성력만 빼앗겨서 그런 거겠지."

 그러면 모라 님의 신도들은요? 신성력은 어떻게 공급하는 건가요?""

 걱정 마. 예언은 내리지 못해도 신성력은 공급될 거라서. 본체만 추방당한 거지, 내 신성은 그 차원에 그대로 속해있어. 뇌와 심장 같은 느낌이라 보면 돼.""

 무슨 말인지 모르겠지만 일단 알겠습니다.""

 그냥 분신 같은 개념인 모양이다. 그러면 루미너스도 직접적인 현신이 가능한 건가. "

 그건 안 돼. 신성이 존재하는 이상 신성력이 사라지지는 않아. 나처럼 대가를 치른 게 아니라면. 이마저도 자연스레 회복될 거야.""

 여전히 복잡하네요. 언제까지 여기 있는 건가요?""

 얼마 걸리지는 않을 거야. 아마도······""

 모라는 잠깐 고민하더니 이내 내 눈치를 보다가 조심스레 말했다."

 ······넉넉하게 잡아서 1년 정도?""

 ··· ···""

 워, 원래라면 전쟁이 2년 동안 진행될 예정이었어! 오빠도 네가 곤란해질 걸 알고 최대한 봐준 거야!""

 두 손을 휘적휘적거리며 궁색하게 변명하는 모라. 정녕 신이 맞는지 심히 의심스러웠다."

 나는 정말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모라를 짠하게 쳐다보다가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래도 평화를 위해 제 한 몸 희생한 거니 뭐라 할 수가 있나."

 어차피 저택 밖으로 나갈 일도 없고 주변인에게도 잘 설명하면 될 일이다. 과연 가족들이 모라의 존재를 믿을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저를 그곳으로 가라한 것도 제가 미래를 바꿀 수 있기 때문인 거죠?""

 으, 응······""

 지구의 신들이 항의하지는 않았어요?""

 다음부터 이러지 말라고 경고했지. 그들은 자유의지를 존중하거든. 네가 위험해진 것보다 너를 이용해 운명을 비튼 걸 더 고까워했어.""

 실제로 필멸자의 자유의지를 더 중요시 여기는 분들이라 모라의 방식은 마음에 들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도 경고만 한 걸 보면 상당히 점잖은 분들인 건 확실하다."

 어쨌거나 모라 님께서는 여기서 지내실 거죠?""

 아마 그렇지 않을까? 그래도 밥만 축내지는 않을 거야. 너처럼 건겅한 신체도 있을 뿐더러 건강한 정신도 있으니까.""

 그러면······""

 나는 잠시 말을 흐렸다. 문득 좋은 생각이 하나 떠올랐기 때문이다."

 모라도 내 생각을 읽었는지 어안이 벙벙해졌다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우리의 과거가 그렇게 궁금해?""

 당연히 궁금하죠. 도와주실 수 있죠?""

 알았어. 그정도면 괜찮지. 그거면 돼?""

 밥만 축내기 싫으면 집안일도 좀 거들어주세요. 몸도 튼튼하시니 빨래도 잘하실 거 아니에요?""

 ······너무하네.""

 이리하여 우리 저택에 (잉)여신 한 명이 추가되었을 때쯤."

 [세이비어. 모든 준비는 끝났다.]"

 신문에 심히 불길한 성명문 하나가 기재되었다."

 모두가 난리고 치고 있던 와중에 세이비어가 조용하면서도 묵직한 성명문을 발표했다. 모든 준비가 끝났다는, 심히 의미심장한 성명문."

 당장 헬리움만 해도 강경한 태도로 스타비르크를 비난했는데 세이비어도 의외로 조용한 편이었다."

 헌데 그동안 차근차근 준비했다고 하니 여러모로 소름이 돋을 수밖에 없는 상황."

 스타비르크로서는 발등에 불이 떨어지다 못해 온몸이 활활 타고 있는 기분일 것이다."

 그렇다면 자세한 상황은 어떨까. 가장 먼저 헬리움부터 알아보자."

 심판을! 성자를 해한 악마들에게 심판을!""

 심판! 심판! 심판!""

 복수! 복수! 복수!""

 그만 알아봐도 될 것 같다."

 이처럼 현재 소식이 퍼진 이후로 헬리움은 난리도 아니다."

 마족들은 아이작의 암살 미수 사건을 듣고 극도로 분노했다. 오죽하면 왕궁 앞에 우글우글 모여 목소리를 합칠 정도다."

 그들의 분노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아이작이 마족에게 베푼 은혜는 가히 '구원'이라 해도 무방했으니."

 아이작이 직접 신의 성자라 인증하기도 전에 그들은 성자로 추앙하고 있던 상황이다. 이런 반응이 나오는 건 결코 이상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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