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족은 뿔이라는 신체 특징으로 인해 투구를 쓰기 힘들다. 심지어 뿔마저 각기 다른 모양을 띄고 있는 경우가 많다."
세실리는 단순히 관자놀이에서부터 위로 솟은 뿔이지만, 가르츠는 양처럼 돌돌 말려진 뿔이다. 이 특징 때문이라도 상용화가 어려웠을 것이다."
그건 그냥 깎아버리면 돼. 당장 축구를 하려고 뿔을 깎는 마족이 있을 정도인데.""
그 정도야? 마족은 뿔에 큰 의미는 두잖아.""
다른 사람이 만졌을 때만 한해서야. 뿔을 깎지 않는 이유도 외관상의 문제 때문이고.""
세실리의 설명은 매우 단순했다. 마족이 뿔을 깎지 않는 이유는 굳이 깎을 필요성을 못 느껴라서."
뿔을 깎는다고한들 흑발적안이라는 마족만의 고유 색상이 있다. 더구나 외관상으로 좋지 않아 다들 놔두는 거란다."
따라서 뿔을 깎는데에 불편함을 겪는 마족은 아무도 없다고. 그러면 다행이다."
다른 종족은 음······ 지금은 인간이랑 드워프만 생각하자. 그게 나을 것 같아.""
알았어. 이거 몇 개 정도 만들면 될까?""
서류만 파악하고 알려줄게.""
며칠 후, 영지에 지내는 노동자들에게 안전모를 지급했다. 서류를 따로 작성할 필요없이 세실리가 전부 무료로 주더라."
다들 처음에 미심쩍어했다. 하기야 강철 투구도 아니고 생전 처음 보는 물질로 만든 투구이니 당연한 거겠지."
그래서 세실리에게 보여줬던 실험을 그대로 보여줬다. 큰 충격에도 수박귤이 멀쩡한 모습에 다들 납득하고 쓰기 시작했다."
겸사겸사 리나에게도 소개시켜줬다. 나는 몰라도 이제는 무역으로 넘어가서 '협상'을 할 수밖에 없었다."
닥치고 내 돈 가져가!""
고마워.""
협상은 무슨 눈에 불을 켜고 교역을 맺으려고 하더라. 세실리로서는 제국의 돈을 쓸어담을 수 있었다."
솔직히 둘 다 이득인 것이, 헬리움은 막대한 부를 쥘 수 있었으며 리나는 엄청 싼 가격에 강철보다 단단한 안전모를 얻을 수 있었다."
더구나 비밀리에 갤리온을 제작할 예정이다. 숙련공들 중 한 명이라도 다치는 순간 계획이 틀어지는데 그걸 최대한 막는 게 안전모다."
'드워프의 반응이 궁금해지네.'"
조만간 소식이 퍼져서 마키나까지 닿기를 기다리면 된다. 그러면 헬리움은 말 그대로 돈이란 돈은 다 먹겠지."
이래서 기술 및 자원 독점이 무시무시하다. 전생의 중동도 석유로 미국을 찍어눌렀던 적이 있지 않은가."
그렇게 또다른 안전 장비가 없나 싶어 열심히 구상하고 있을 때, 전혀 생각치도 못한 곳에서 반응이 터졌다."
[안전모를 쓴 모험가와 쓰지 않은 모험가의 생존 비율. 안전모를 쓴 모험가 쪽에서 더 높은 생존 비율을 달성해······]"
[단 30골드로 당신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 강철보다 가볍고 단단한 투구가 있다면 믿을 것인가!]"
[본래 안전모는 인부들을 위한 장비. 최초로 도입을 시도한 사람은 제논이며······]"
하루 먹고 살기 바쁜 모험가들의 생존률이 대폭 상승했다."
과거와 현재를 통틀어 인지도가 가장 높은 직업은 기사와 모험가다."
기사는 두말할 것없이 선망과 명예의 직업이고, 모험가는 본인이 원하는 낭만을 이룰 수 있다."
두 직업의 차이점은 질서를 추구하느냐 아니면 자유를 추구하느냐다. 어찌 됐던 간에 재능과 실력이 뒷받침해야 하는 건 똑같다."
하지만 세세히 따졌을 때 기사보다 모험가가 다소 각박한 삶을 살고 있다. 기사는 체계와 구조가 안정된 반면, 모험가는 지극히 불안정했으니."
아무래도 몬스터와 맞닥뜨리는 경우가 다른 직업에 비해 훨씬 많은데다가 단순 정찰만으로도 위험을 동반한다."
그래도 모험가는 이 세상에 필수다. 그렇지 않으면 몬스터의 숫자가 미친듯이 증가해서 참사가 발생하니까."
순환이 잘 유지되는 곳이라면 모를까, 어느 한 몬스터 무리가 먹이사슬 정점에 서는 순간 무조건 토벌해야 된다."
토벌하지 않으면 숫자가 자연히 늘어나고, 그 늘어난 숫자가 밖으로 튀어나오니까. 민간은 물론 국가에 큰 피해를 끼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때문에 모험가는 범국가적 기관으로 자리잡았으며 국경의 의미가 없다. 모험가임을 증명하는 패만 있다면 어느 나라든 방문하기 쉽다."
그렇다면 모험가의 생활 및 체계는 어떨까. "
[용병 길드. 모험가 길드와 통합 예정.]"
[평화로운 시대가 이어지면서 용병의 입지가 크게 줄어들었다. 따라서 용병 길드는 모험가 길드에 합병될 것으로······]"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모험가와 용병은 따로 구분된 직업이었지만 현재는 통합된 상황이다."
용병은 주로 전쟁터에서 활약하는 직업이고, 모험가는 몬스터 토벌에 특화된 직업이다. 서로 맡는 분야가 다르다."
그러나 용병은 전쟁이 자주 발생하는 시대에나 금전적 이득을 볼 수 있으며 현재는 평화의 시대다."
따라서 모험가 길드에 편입되는 건 당연한 수순이지만, 사실 이것도 자주 반복된 상황이다."
전쟁이 터지게 된다면 언제든지 분리될 수 있으며 사실상 큰 의미는 없다."
[모험가는 높은 등급일수록 몬스터 부산물에서 떼는 수수료가 낮다.]"
모험가에도 등급이 있다. 그리고 등급이 높으면 높을수록 수수료가 기하급수적으로 낮아진다."
모험가는 다른 직업과 달리 일정한 수입이 없으며 의뢰 혹은 몬스터 사냥으로 돈을 벌 수밖에 없다."
의뢰 같은 경우는 길드에서 수수료를 떼기에 별 말은 없지만, 모험가들이 가장 민감히 반응하는 건 바로 몬스터 부산물이다."
[몬스터는 우리에게 많은 걸 주는 존재. 그렇기에 우리는 이들을 증오한다.]"
몬스터 부산물은 다양한 곳에서 이용되며, 강력한 몬스터일수록 비싸게 팔린다."
하지만 모험가 길드에서 떼는 수수료로 인해 수중으로 들어오는 돈은 거의 없다."
비록 모험가가 범국가적인 기관이기에 세금은 떼지 않는다지만, 그럼에도 모험가들이 투덜거리는 이유가 바로 수수료 때문이다."
그렇다면 다른 곳에 팔면 되지 않느냐고 할 수 있는데, 팔 수는 있다. '실적'에 적용되지 않아 성장이 막힐 뿐이지."
그나마 첫 등록자를 위해 장비를 따로 맞춰주는 편이다. 모험가 길드 입장에서도 사람의 목숨은 중요하니까."
제논 일대기로 인해 모험가의 숫자가 폭증하여 보급에 곤란을 겪은 적이 있지만 꾸준히 유지되는 정책이다."
[세상에서 가장 사망률이 높은 직업은 바로 모험가. 모험가의 사망률이 높은 이유는?]"
[빈약한 장비 지원 및 미숙함. 실제로 등급이 낮은 모험가들의 사망률이 압도적으로 높아······]"
[모험가는 의뢰 혹은 토벌에 나설 때마다 목숨을 걸어야하는 직업. 그러나 그걸 모르고 낭만에만 매달리는 자들이 많다.]"
하지만 그것조차 모험가의 압도적인 사망률을 낮추기는 힘들었다."
장비는 말 그대로 첫 등록자를 위한 장비였으니. 품질에 큰 기대를 할 수 없다는 뜻이다."
비록 장비가 망가질 때마다 꾸준히 지급해주고 있으나 그래봤자 기본 장비다."
기본 장비는 간단한 검과 방패, 그리고 팔 보호대가 끝이다. 기사처럼 육중한 갑옷은 기대하면 안 된다."
기사는 그 장비에만 수 천만 골드가 넘는데 그런 지원은 길드에서 할 수 없다. 오직 사비로 살 수밖에."
문제는 모험가의 수입이 지극히 불안정하다는 것. 하루하루 입에 풀칠하는 것조차 힘든데 고급 장비는 어불성설이다."
따라서 위험한 일을 할 수밖에 없다는 뜻인데, 그리 된다면 목숨이 날아갈 확률이 크다."
모험가 길드 입장에서도 모험가 본인에게도 여러모로 딜레마에 봉착한 것이다."
다행히 이런 상황에서도 모험가는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그러나 계속 이러다가는 인식이 안 좋아질 수도 있었다."
길드와 개인 할 것없이 모두가 생존률을 높이기 위해 골머리를 앓고 있을 때, 실로 혁명에 가까운 발명품이 세상에 등장했다."
[제논의 또다른 발명품, 안전모. 이 물건의 효능은?]"
[있고 없고의 차이가 극명하게 갈린다. 중노동자들의 목숨을 구해주는 보호구.]"
[마이샬 영지에서는 무료로 구할 수 있으나 다른 곳은 약 30~40 골드로······]"
아이작이 중노동자의 안전을 위해 고안했던 플라스틱 안전모. 그 안전모가 모험가들에게 흘러넘어온 것이다."
그렇다면 누가 안전모를 모험가 길드까지 흘러넘어오게 만들었나."
자네들이 이 투구를 쓰기를 종용했다는데 맞나?""
육중한 풍채에 단단한 체격을 과시하는 남자가 테이블에 놓인 안전모를 가리키며 질문했다. 그의 맞은편에는 두 남녀가 나란히 앉아있다."
제논에게 가장 영향력을 많이 받았던 모험가들, 로이와 앤. 그들은 다소 긴장한 기색으로 빠릿빠릿하게 앉아있었다."
예. 부길드장 님.""
편하게 선배라고 불러. 어차피 같은 동업자인데.""
로이의 대답에 테오는 솥뚜껑만한 손을 대충 휘저으며 껄껄 웃었다. 그의 권유에도 로이와 앤은 바짝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모험가 길드는 범국가적 기관인만큼 행정 인력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칼밥을 먹는 사람이 아닌, 소위 말하는 샌님이 위에 앉는 편이다."
딱 하나, 부길드장을 제외한다면. 길드장이 평범하디 평범한 공무원에 가깝다면 부길드장은 그 곁을 보조하는 역할에 가깝다."
밑의 사람이 함부러 길드장을 위협할 수 없도록 고안된 장치이며 실제로 효과를 보고 있다."
듣자하니 자네들은 마이샬 영지를 자주 방문하는 모험가로 알려져 있군. 한 달에 몇 번 정도 방문하는가?""
한 달에 한 번은 꼭 방문하고 있습니다.""
무슨 이유로?""
카드 사려고요.""
너무나도 솔직한 로이의 대답에 테오는 껄껄 웃었다. 반면 동료인 앤은 팔꿈치로 그의 옆구리를 꾹꾹 누르며 눈치를 줬다."
실제로 이 둘은 한 달에 한 번은 마이샬 영지를 방문하는 편이다. 스트레스를 풀기에는 마이샬 영지만큼 적당한 곳이 없으니까."
무엇보다 최근 콜 오브 듀티에 흠뻑 빠져있어서 어떻게든 방문하고 있다. 돈이 쓰나미처럼 몰려나가는 건 신경 쓰지 않았다."
재미있는 이유로구만. 요즘 모험가들 사이에서 한창 인기지 않나?""
모험가뿐만 아니라 모든 직종에서 인기일 겁니다.""
하긴 그렇군. 아무튼 자네들이 이 안전모라는 투구를 쓰라고 권유했었지. 이후로 알음알음 퍼져나가더니 생존률이 급등했고.""
테오는 천천히 전후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어느 순간부터 안전모가 모험가들 사이에서 유행하더니 이제는 필수물품으로 자리잡았다."
화살을 맞았는데 튕겨져 나가더라, 던전에서 돌이 머리로 떨어졌는데 멀쩡하더라. 도끼로 머리를 찍혔는데 부숴지기만 하고 괜찮더라 등등."
생존자들의 증언이 하나둘씩 이어지더니 어느새 확신으로 채워졌다. 안전모를 쓰게 된다면 적어도 목숨은 건진다고."
다만 현재로서는 시중에서 구하기 힘든 물품이다. 때문에 당장은 마이샬 영지를 거칠 수밖에 없다."
자네들은 어떤 이유로 이 안전모를 쓰게 됐는지 궁금하군. 아, 물론 취조가 아니라 단순 궁금증 때문에 그런 거니 긴장할 필요는 없어. 정말 말 그대로 궁금해서야.""
음······""
그 질문에 로이는 앤을 쳐다봤다. 이걸 말해도 되는지 허가를 구하는 표정이다."
앤도 약간 고민하다가 마음대로 하라며 그의 허벅지를 가볍게 두들겨줬다. 이에 자신감을 얻은 로이가 당당히 입을 열었다."
제논께서 위험한 일을 하는 자들을 위한 장비라고 하셨기 때문입니다.""
흠?""
그리고 모험가는 위험한 일을 하는 사람들이죠. 그래서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 겁니다.""
별 거창한 이유 같은 건 없었다. 그저 단순하디 단순한 사고의 흐름이었다."
실제로 모험가는 위험한 일을 하는 사람이긴 하다. 하지만 광부나 공사장 인부처럼 다른 의미의 위험이다."
서로 같은 건지는 모르겠으나 로이는 원래부터 자기대로 해석하는 경향이 강하다. 특히 제논에 한해서는."
지난번에도 히틀러 코스프레를 하고 제논과 만났지 않았는가. 물론 홀로코스트가 터지고나서 깔끔히 면도하는 건 잊지 않았다."
정말 단순한 이유이긴 한데······ 정말 명쾌한 대답이로군. 제논이 정말 그렇게 말했나?""
네. 제 귀로 똑똑히 들었습니다.""
그런 거라면 더이상 물어볼 필요도 없겠군.""
테오는 더이상 물어보기를 포기했다. 제논과 엮인 사건사고는 대체로 깊게 파고들지 않는 게 현명하다."
괜히 파고들었다가는 머리만 아프니까. 골치아프다라는 의미가 아니라 전후관계를 전혀 파악할 수 없다는 뜻이다."
다른 나라도 아닌 다른 세상에서 뚝 떨어진 것마냥 별의별 역사를 터뜨리고 다니는 인물이다. 최근에는 본인을 스스로 성자라 인정했고."
안전모도 마찬가지. 안전모가 제논의 손에서 태어난 이상 무던히 받아들여야 된다. 자연을 맞이하는 인류처럼 말이다."
다만 궁금한 게 있다. 어째서 안전모의 도입 이후 모험가의 생존률이 대폭 증가했냐는 것."
모험가 길드가 바보도 아니고 많은 조사를 했음에도 생존률만큼은 끌어올릴 수 없었다."
그것도 이제는 옛말이다. 사람들은 뒤늦게나마 깨달았다."
자네들도 알다시피 팔 보호대를 지급하는 이유는 초심자들이 팔을 많이 다쳐서 오기 때문이라네. 그다지 큰 효과는 없었지만.""
안전모는 다르다는 거군요.""
그래. 머리를 다친 자는 말이 없던 거야.""
생존자 편향의 오류."
살아남은 자를 대상으로 조사했기에 여태껏 오류를 범했던 것이다. 머리를 다친 모험가는 전부 죽었으니까."
어느 한 학자가 저 이론을 내세운 이후부터 모험가 길드는 처음부터 끝까지 정비하기 시작했다."
살아남은 자의 경험담이 아니라, 사망자부터 조사하는 것으로. 이에 길드 차원에서 실종된 모험가를 찾는 의뢰가 대폭 증가했다."
앞으로 우리 모험가 길드는 팔 보호대 대신 안전모를 지급할 예정이라네. 듣자하니 제국에서 헬리움과 계약을 맺었다 했으니 반입하는 건 시간 문제겠지.""
좋은 소식이로군요.""
다만 소문에 따르자면 열에 약하던데······ 이걸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은 없나?""
세상은 다양한 몬스터가 존재하며 그중에는 고열을 뿜는 몬스터도 있다."
그리고 안전모는 열에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테오는 이게 거슬렸다."
부길드······ 아니, 선배님.""
말하게.""
이게 녹일 정도의 열이면 사람의 피부는 다 타서 없어질 겁니다.""
별 의미는 없었지만. 테오는 로이의 대답에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거 좋은 소식이로군.""
이렇듯 모험가 길드에서 안전모를 들이기 시작하면서 유행은 꺼지지 않았다."
도리어 약간 위험하다 싶은 직업에도 안전모를 씌울 정도였으니 여러모로 큰 파장을 낳게 됐다."
물론 이러한 현상을 반기지 않는 사람도 있기 마련. 그 사람들은 너무 지나친 거 아니냐며, 돈을 막 쓰는 거라며 힐난했다."
실제로 안전모는 30골드가 훌쩍 넘는 가격을 자랑했기에 다소 과한 투자로도 생각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마저도 얼마 지나지 않아 묵살됐다."
[제논: 안전에는 지나침이 없다.]"
다름아닌 아이작의 말 한 마디에. 모두가 공감할만한 메세지라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들으셨죠, 체리? 저 말은 반드시 적도록 하세요. 아이작 님께서 친히 가르쳐주신 교리입니다.""
네······ 안전에는······ 지나침이······ 없다······""
두 광신도에게는 '교리'로 들릴만한 말이었다는 게 흠이지만."
안전모의 등장으로 모험가를 비롯한 수많은 중노동자들이 환히 웃었지만, 이럼에도 웃지 못한 사람이 한 명 있었다."
그건 바로 아이작의 영원한 노예로 낙인찍혀버린 그림 작가, 칼즈. 그는 오늘도 기계처럼 붓을 움직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