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판타지 세상에서 작가로 살아가는 법-498화 (499/763)

원래 가이스트(공장당)는 마키나의 공장들만이 아니라 억압받던 드워프들에게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었다.

어둡고 우울한 분위기 속에서 우리는 할 수 있다며, 더 이상 참을 필요가 없다며 기운을 북돋아 주는데 누가 싫어하겠나.

수도에서부터 시작된 선전 활동은 머지않아 마키나 전체를 잠식했고, 수많은 공장들이 파업을 하며 정당에 가입했다.

그로 인해 전세계가 공황에 빠져들게 되었으나 이건 나중으로 미루도록 하자.

물론 피의 일요일 사건 이전까지만 해도 왕을 믿는 드워프가 없는 건 아니었다.

오히려 그들은 왕에게 반기를 들고 있다니, 말만 그럴 듯하지 현실을 못 본다니 폄훼하기 바빴다.

더구나 현실이 지독한 건 맞지만 그렇다고 정권을 완전히 붕괴시키는 게 옳은지 긴가민가했던 상황.

가이스트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열심히 선전 운동을 펼쳤다. 목소리야말로 힘이라면서, 그들에게 참여를 독려했다.

이후에 피의 일요일 사건이 발생하고, 공장들 대부분이 가이스트에 입당하게 되면서 어마어마한 세력을 키울 수 있었다.

그러나 아무리 세력이 강해도 군대에 대항할 '무력'이 없다면 부질없는 상황.

미네르바 제국이 물밑에서 가이스트를 지원하고, 피의 일요일 사건 이후 회의감을 느낀 몇몇 군인들이 전향했으나 현저히 부족하다.

드워프는 엘프나 마족보다는 아니어도 수명이 300년 정도로 긴 편이고, 이로 인해 기득권이 무너지기 어려운 환경이다.

군인이나 정치인이 한 번 권력을 붙잡은 순간 떠나갈 일이 거의 없다는 뜻이며, 군대가 왕의 명령을 잘 따르는 이유도 이때문이다.

왕의 명령만 잘 따르면 부귀영화가 떨어지는데 싫어할 리가 있나?

군대는 사실상 왕, 그리고 공장주들의 사병들이나 다름없다. 가이스트가 왕을 끌어내리기 위해서는 군대와 정면대결을 해야 된다는 소리.

아무리 군대가 썩어빠지고, 회의감을 느낀 몇몇 부대가 전향했다지만 그래도 모자라다. 거인을 무너뜨리기 위해서는 '힘' 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 이만한 재료는 어디서 얻은 거요?"

"쉿. 조용히 하시오. 제국에서 보내준 물품이니 들키지 않도록 해야 된다오."

"제국이 우리를 도와준다고? 무슨 이유로?"

"우리가 알 턱이 있나? 그냥 쓰라면 써야지."

때마침 리나의 주도 아래에 미네르바 제국이 지원을 보내는 중이다. 대부분 원자재였으나 전에 말했다시피 드워프들이 제작하면 끝이다.

이뿐만이 아니라 몇몇 당원들은 미네르바 제국에 들어가 따로 교육을 받고, 그 교육을 토대로 당원들을 훈련시켰다.

세력도, 무력도 충분히 갖추게 된 상황. 공장당의 당원들은 어둠 속에서 차근차근 힘을 키우며 때를 기다렸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오늘, '전차'의 등장과 함께 신호가 올라오면서 공장당의 진정한 힘이 발휘됐다.

[대장간의 불은 땀이 되어 흐르고, 땀은 우리의 가치이자 증명이다.]

[힘찬 망치 소리는 노래가 되어 흥얼거리네.]

[내 손에서 새로움이 탄생한다네. 우리의 손으로 거대한 산을 쌓아올리고 있다네.]

[함께 만들자. 함께 노래하자. 함께 춤추자.]

수많은 드워프들이 힘찬 목소리로 국가를 부른다. 한 걸음 한 걸음 당당하게 나아가며 우렁찬 목소리들이 결집된다.

왕에게 구걸하기 위해 행렬을 이루며 나아갔던 때와 달라도 전혀 다른 모습.

그때는 사라져가는 희망을 붙잡기 위해 불렀지만 이제는 아니다.

아무 의미도 없는 희망이 아닌, 가슴 속에 활활 타오르는 혁명의 불씨를 키우며 전진하고 있었다.

"부르주 5세가 똥을 시원하게 싸질러서 다행이네."

한다이는 뒤를 따라오며 국가를 부르는 백성들과, 전차 옆을 나란히 행진하는 당원들을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혁명은 이제 거의 성공 직전까지 다다른 상황이다. 남은 건 왕을 끌어내리고 새로운 국가를 설립하는 것밖에 없다.

아마 많은 사람들은 의문을 가질 것이다. 부르주 5세가 멍청하다고 한들 군대가 너무 속수무책으로 무너진 거 아니냐고.

듣도 보도 못한 괴물(전차)이 모습을 드러냈다지만 군대가 너무 나약한 거 아니냐고.

"군대에도 돈을 쏟아부었다면 이렇게 쉽게 돌파하지 못 했겠지."

"아무렴. 자업자득 아니겠어?"

사실 군대, 그러니까 시대상 '상비군'이 거의 없는 건 정상이다. 기껏해야 왕궁을 지키는 군사들밖에 없다.

당장 미네르바 제국조차 그 넓은 영토를 관리하는 것 치고는 상비군이 20만명 정도밖에 안 된다.

물론 전쟁이 발발한다면 최대 100만까지 동원이 가능하겠으나 그건 '전쟁'일 때의 이야기.

따라서 상비군이 20만명이나 되는 것도 정말 미친듯이 많은 거다. 경제력이 뒷받침해주니 가능한 일이다.

이처럼 시대가 시대다 보니 상비군이 현저히 적은 건 '당연한' 일이다. 더구나 마키나는 '군사'가 아닌 '생산'에만 치중한 터라 상비군이 적다.

무엇보다 마키나는 300년 간 평화로웠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가끔씩 미네르바 제국이 마키나를 노렸지만 금방 포기했다.

수시로 광산에 들락날락하는 드워프들의 종족 특징으로 인해 마키나는 산이 많다. 정말 질릴만큼 많다.

나라 전체가 거대한 성벽에 둘러싸여 있었기에 침략은커녕 길을 뚫는 것마저 토나오는 수준이다.

결정적으로 부르주 5세는 휘하 군사에게 '돈'을 줬지, 예산은 별개다. 어차피 썩을대로 썩은 군대가 예산을 신경 쓸 일도 없었다.

"이제 슬슬 보이는군."

여유롭게 진군하다 보니 어느새인가 왕궁의 코앞까지 도착했다.

한다이가 눈매를 좁히며 사실을 알리자 기아스가 곧바로 행동에 나섰다.

그는 마키나의 공장들을 단결시켰던 것처럼, 확성기를 들며 뒤의 사람들이 들리도록 크게 외쳤다.

[동지들이여! 탐욕 그 자체이자 우리에게 화살과 대포를 발사한 왕의 궁전 앞에 도착했습니다! 고지가 눈 앞입니다!]

와아아아아!!

드디어 왕궁 앞에 도착했다는 기아스의 소식에 뒤의 드워프들이 환호했다.

그에 반면 직접 전투에 나서야 할 공장당의 당원들은 긴장한 낯빛이었다.

기아스도 그 사이에서 느껴지는 기류 차이를 느끼며 소리쳤다.

[하지만 여러분이 또다시 피를 흘릴 필요는 없습니다! 남은 건 저희들, 공장당에게 맡겨주십시오! 여러분의 창과 방패가 되어서 여러분의 피를 대신 흘리겠습니다!]

대신 피를 흘리겠다는 기아스의 호언에 드워프들의 환호성이 점차 사그라들었다.

혁명에 심취하여 잘 모르고 있었지만 그들도 이제 깨달은 것이다. 피를 흘릴 일이 더 남았다고.

그리고 그 피는 나약한 자신들이 아닌, 저 거대한 철괴물과 당원들이 흘릴 것이다.

가이스트는 믿을 수 있다. 하지만 믿는 것과 별개로 피까지 대신 흘려준다는데 걱정할 수밖에 없다.

기아스는 그 분위기를 읽고 속으로 미소를 지었다. 걱정한다는 것 자체부터가 전적으로 신뢰하고 있다는 뜻이니.

[미안해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망치질을 하다가 손가락을 다치는 것처럼, 마키나와 가이스트 또한 그런 과정을 거치는 것뿐입니다. 미스트?]

"예! 당수님!"

기아스의 부름에 어느 한 드워프가 힘찬 목소리로 답하며 앞으로 나왔다.

말끔한 무장과 더불어 열정으로 활활 타오르는 눈빛. 다만 수염이 짧은 편이다.

수염이 짧다는 건 어린 드워프라는 의미. 기아스는 그에게 다정한 목소리로 부탁했다.

"시민들이 다치지 않도록 보호해주기 바라네. 아직 곳곳에 남아있는 더러운 탐욕이 남아있을지도 모르니까."

"알겠습니다! 여러분! 이제 집으로 돌아가시면 됩니······"

콰앙!

미스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바로 앞에서 거대한 폭음이 터졌다.

기아스를 포함한 드워프들은 화들짝 놀라며 무슨 일인지 확인하기 위해 앞을 쳐다봤다.

솟아올랐던 흙먼지가 서서히 가라앉고, 땅 위에 박힌 거대한 철구를 확인하고나서 깨달았다.

[앞에 놈들이 진을 치고 있다! 빨리 안으로 들어와!]

때마침 호스로부터 한다이의 외침이 들렸다.

기아스는 얼굴을 딱딱하게 굳히며 전차 안으로 들어갔다. 그가 맡은 역할은 포수였으니.

이윽고 기아스가 안으로 들어간 후에는 한다이가 해치 밖으로 나섰다. 그는 양옆에 도열해 있는 당원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모두 전투 준비! 전에 알려줬던 대로 일부는 전차 뒤에 딱 붙는다! 나머지는 대포와 석궁으로 우리를 지원한다!"

"예!"

"명을 받겠습니다!"

한다이는 당원들에게 명령을 내린 후 앞을 쳐다봤다. 시기적절하게도 전차 안의 기아스가 망원경을 건네줬다.

망원경을 건네받은 그는 포탄이 날라왔던 곳으로 추정되는 왕궁을 바라봤다.

이미 보고를 받았는지 왕궁의 대문 앞에 군사들이 도열해 있다.

아까 신호를 주면서 당원들이 곳곳에 퍼져있던 군대를 처치했다지만 아직도 많은 양.

저것만 뚫는다면 다음은 왕을 지키는 호위대밖에 남지 않는다.

쾅!

머뭇거리는 사이에 또다시 포탄이 낙하했다. 다행히 사격 실력은 젬병이었는지 코 앞에 떨어졌다.

한다이는 해치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앞을 주시하면서 거세게 외쳤다.

"전진!"

치익!

전진이라는 외침과 강철 괴물이 거친 호흡을 내뱉는다.

뒤이어 모두를 떨게 만들었던 괴물이 앞으로 천천히 나아간다.

크르르르-ㅣ

짐승과도 같은 울음소리를 내며 나아가는 오우거 1호 전차. 한다이는 망원경으로 왕궁 앞을 수호하는 군인들의 반응을 살펴봤다.

표정을 보아하니 다들 썩 당황스러운 모양이다. 하기야 보고를 받았더라도 쉽사리 믿지 못했겠지.

그러나 저들이 보고 있는 건 명백한 현실이다. 이 강철 괴물이 점점 다가오는 중이다.

한다이는 미소를 지었다가 이내 재차 망원경으로 대포의 숫자를 파악했다.

'대포는 대략 20문 정도 되고······ 마법사는······ 없군.'

전에 말했듯이 마키나는 마법사가 전무한 수준이다. 살상 마법에 특화된 마법사는 더욱이.

마법사를 양산할 바에야 대포를 더 만드는 것이 효율적이었으며 종족의 성향상 마법의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다.

냉장고나 에어컨 같은 기물도 엘프에게 마법을 빌려 기계화를 시키지, 독자적인 성장은 거의 없다.

그나마 왕을 수호하는 마법사들이 있겠지만 그들의 실력은 빈말로도 좋지 못하다.

'아예 작정을 했군.'

그럼에도 대포를 20문이나 끌고 온 걸 보면 여기서 방어하겠다는 생각인 모양이다.

더군다나 가장 눈에 띄는 건 군사들의 숫자. 최소 500명은 되는 것 같다.

반면 무장당원들의 숫자는 많게 잡아봐야 약 300명. 무기를 제대로 쓰기 위해서는 최소 1년은 소요되니 이것도 많은 편이다.

그리고 왕궁 안은 저것보다 더 많은 군인들이 지키고 있겠지. 왕궁으로 진입하기 위한 첫 관문조차 빡세다.

'우리는 기병이 없어서 다행이다.'

마키나는 놀랍게도 기병이 없다. 그들에게 맞는 품종도 없고 종족 자체가 전투와 거리가 멀다.

무엇보다 300년 동안 길게 이어진 평화는 검의 존재를 유명무실하게 만들었다.

만약 시시때때로 외세의 침략을 당했다면 마키나도 충분히 군사력을 증강했겠지만 그런 건 없었다.

본래 전차가 훗날 기병의 역할을 대신한다는 걸 고려했을 때, 마키나의 과학 발전도는 괴상한 수준이라 할 수 있다.

콰과광!

말없이 전진하는 도중에 여러 발의 포탄이 사방에 꽂혀들어간다.

귀가 멀 것 같은 폭음. 하지만 직접적인 피해는 전무한 수준.

"으으윽!"

"정신 차려! 이 괴물을 믿어라! 절대 부서지지 않는다!"

전차 뒤를 쫄래쫄래 따라오고 있는 당원들도 마찬가지. 전차를 엄폐물로 충실히 사용 중이다.

이건 아이작이 가르쳐 준 전법이 아니라 드워프 삼인방이 직접 고안한 전술이다.

전차가 없었더라면 생각치도 못할 전술. 한다이는 무수한 대포 세례를 버티며 외쳤다.

"일단 대포부터 처리한다! 12시 방향!"

[거리는?!]

"약 500m!"

위이잉-

방향까지 얼추 계산하자 주포가 서서히 상승한다. 한다이는 주포가 멈추자마자 크게 외쳤다.

"발사!"

[발포!]

쾅!

오우거가 불을 뿜으며 그 반동으로 인해 전차가 잠시 주춤거린다.

반동을 억제하는 기술까지는 생각하지 않았기에 포를 쏠 때마다 멈칫거릴 수밖에 없었다.

피잉!

안타깝게도 초탄은 군사들 머리 위를 쌩- 하고 지나쳤다. 대신 왕궁의 커다란 대문을 활짝 개방시켰다.

한다이는 그 광경에 쯧, 하며 혀를 찼다. 그렇다면 살짝만 낮추면 되겠지.

게다가 전차 뒤를 쫄래쫄래 따라오는 당원이 아닌, 다른 당원들이 뒤에서 포를 쏘거나 화살을 쏘는 등. 열심히 지원하고 있다.

"포신을 낮춰! 400m다!"

위이잉-

다시 한 번 포신의 각도가 조절되고.

"발사!"

[발포!]

쾅!

괴물의 입에서 불이 뿜어졌다.

콰앙!

"으아아악!"

"끄아악!"

적중. 포탄은 정확히 12시 방향의 군대에게 적중했다.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된 12시 방향의 군사들. 한다이는 입꼬리를 올리며 한다이에게 외쳤다.

"벽력탄 준비!"

벽력탄 준비라는 말에 전차 안의 기아스는 뒤의 장전수를 바라봤다.

석탄 충전 겸 장전수는 그의 눈짓에 고개를 끄덕이더니 일반 포탄이 아닌, 다른 포탄을 꺼내들었다.

다른 포탄과 달리 전체적으로 푸른색을 띠는 독특한 포탄.

장전수는 그 포탄을 포 안에 넣지 않고 기아스를 쳐다봤다. 기아스도 준비가 완료된 장전수를 확인하고 한다이에게 외쳤다.

[벽력탄 준비 완료!]

"2시 방향! 400m!"

철컥!

한다이의 지시가 떨어지자 장전수는 지체없이 푸른빛 포탄을 집어넣었다.

집어넣기 전에 마나를 흘려보내는 건 잊지 않았다. 그러자 푸른빛 포탄이 점점 빛을 발하는 게 아닌가.

"발사!"

[발포!]

쾅!

포탄의 빛이 강해지기도 전에 기아스가 줄을 잡아당겨 발포시켰다.

그와 동시에 쏜살같이 나아가는 푸른색 포탄.

머지않아 그 포탄은 한다이가 원하는 곳으로 떨어졌다. 쾅! 소리와 함께 또다시 망가지는 대열.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아까 말했듯이 마나를 흘려넣으면서 포탄이 빛을 발했다고 언급했지 않았는가.

콰지지직!

-으아아아아!

-으르르르르······!!

-버, 번개다! 모두 조심해!

포탄은 땅에 박히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사방에 강력한 번개를 흩뿌렸다.

정말로 번개를 터뜨린 것 같은 현상. 군인들은 전류가 자신에게 닿기 전에 서둘러 대열을 이탈했다.

드워프 기술자만의 전유물이자 상징, 마법의 기계화를 응용한 포탄.

만약 아이작이 이 상황을 봤다면 자신이 대체 뭘 만든 건지 경악해 정신을 잃었을 것이다.

지구에서조차 불가능한 짓을, 드워프들이 기어코 해버렸다.

"하하하! 아주 짜릿할 거야! 개자식들아!"

한다이는 호탕하게 웃으며 우왕좌왕하는 군세를 쳐다봤다. 이대로라면 뚫는 건 시간 문제일 터.

더군다나 뒤에서 다른 당원들이 열심히 지원포격을 하는 중이다.

쾅!

이대로는 물러갈 수 없다는 듯이 다시 한 번 포탄을 발사하는 왕궁의 군대.

"하. 어림도 없······"

꽈앙!!!

한다이는 그런 그들의 행동을 비웃으려다 말고 말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몸 전체가 흔들린다. 아니, 그걸 넘어서 전차 자체가 크게 흔들렸다.

전혀 생각치도 못한 현상에 한다이는 몸이 해치 안으로 빨려들어갈 뻔한 것을 간신히 멈췄다.

이윽고 그는 해치 입구를 간신히 붙들어 매면서 무슨 일인지 파악했다.

"뭐야? 대체 뭐길래······"

[에인스! 야! 정신차려!]

한다이가 말문을 잃음과 동시에 안쪽에서 기아스의 다급한 외침이 들린다.

그도 그럴 것이 웬 커다란 '쇠창' 하나가 전차의 두터운 장갑을 뚫고 진입한 상황이었으니.

설상가상으로 쇠창이 뚫은 곳이 운전석 즉, 에인스가 있는 곳이다.

[으으윽······! 난 괜찮다! 그런데 이건······ 뭐야? 설마 쇠창?]

[개같은 놈들! 드래곤한테나 쓰는 쇠창을 가져왔어! 이거 그때 미네르바 제국 놈들이 주문한 거잖아! 어째서 왕궁에 남아있는 거지?!]

오우거가 아닌 '드래곤' 같은 거대 괴수에게 '피해'를 주기 위해 고안된 무기.

"······씨발."

'쇠창'이 전차의 전면부를 관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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