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판타지 세상에서 작가로 살아가는 법-473화 (474/763)

이 세상에는 다양한 종족이 살고 있다. 디폴트값이라 할 수 있는 인간부터 시작해서 수인, 드워프, 엘프, 마족까지.

종족 안에 포함돼 있는 '인종' 혹은 '민족'까지 합친다면 훨씬 많겠지만 종족 자체만 따져도 구분하기 힘들기에 거의 신경 쓰지 않는다.

하지만 같은 종족끼리의 차별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피부색을 비롯한 출생지, 더 나아가 문화 차이로 인해 다양한 차별이 발생하고 있다.

원래 인류는 서로 간의 차이가 존재하다면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다. 사람 사는 곳이 다 똑같다는 말이 왜 있겠나.

특히 인간보다 더 심한 인종차별을 당하는 종족이 있으니, 바로 수인이다. 이들은 바깥보다 내부적인 문제로 인종차별을 앓고 있다.

수인을 제외한 다른 종족은 '털이 없는 종족'이라며 다 비슷비슷하게 생각하고 있지만 안은 전혀 다르다.

사자, 호랑이, 곰, 소, 개, 고양이, 토끼 등등. 다양한 민족이 애니머즈 내에 살고 있으며 그야말로 인종의 용광로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만큼 온갖 사건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수인은 동물처럼 제각기 습성이 다른데다가 문화는 천차만별이다.

전세계 각지에 흩어져 부족 생활을 할 때는 괜찮지만 애니머즈가 건국되고 나서부터 여러 문제가 튀어나왔다.

다소 거친 면모를 지닌 호랑이 수인이 겁이 많은 토끼 수인을 겁박하는 건 기본이다.

곰 수인은 가족을 끔찍히 아끼는 면모를 갖고 있는데, 이걸 모르고 있던 원숭이 수인이 장난을 쳤다가 몸이 갈기갈기 찢긴 적도 있다.

이외에 영역 개념이 명확한 고양이 수인이 다른 수인과 싸운다던가, 소 수인에게 밭이나 끌라고 모욕하던가 등등.

애니머즈가 건국된 이래로 갖가지 사건사고들이 쏟아져 나오는 중이었으며 사회적 문제로 자리잡았다.

"그 표라는 게 과연 결집될 거라고 보나? 이렇게 많은 민족들이 있는데?"

호랑이 수인, 아누만은 그런 애니머즈의 문제점과 민주주의의 한계를 명확히 꼬집었다.

다른 종족처럼 문화와 사상의 차이만 있다면 모를까, 수인 같은 경우는 '태생'이 생활에 깊히 관여하고 있다.

건국왕, 히크가 애니머즈를 건국하고 난 후 300년이 흐르면서 동화주의가 이루어졌지만 여전히 산재한 문제점이다.

히크 사후 라이언즈 일족이 단단한 기둥이 되어 그 분열을 간신히 막았으나 최근 그 기둥이 뿌리 뽑힌 상황.

안 그래도 수인 개개인의 개성이 너무 강해서 탈인데 나라까지 쪼개졌다면 애니머즈는 더이상 존립을 유지할 수 없었을 것이다.

"뭐, 네 말도 일리는 있어. 지금은 각자의 문화를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다지만 애니머즈가 존립하는 이상 영원히 존재할 문제겠지."

의외로 지나이도 그 부분은 순순히 인정했다. 당장 자신만 하더라도 저 멍청이가 왜 저럴까? 라고 생각하고 있는 마당이다.

"그런데 그거 알아? 사람의 생각이라는 게 의외로 단순하다는 거."

"그건 또 무슨 말이지?"

"방금 전 너에게 동조했던 족장들과 카누 족장에게 동조했던 족장들. 다소 극단적이긴 해도 말이지 반반으로 나뉘어졌잖아?"

"··· ···"

지나이의 설명이 이어지자 아누만은 눈매를 좁히며 그녀를 바라봤다. 표정이 구겨졌지만 무슨 말을 하는지 들어나 보자에 가까운 반응.

이에 지나이는 아누만이 아닌 카누를 바라보면서 특유의 능청스러운 말투로 입을 열었다.

"이번에는 카누 족장에게 묻겠어. 너희 일족 사이에도 아누만에 동조하는 의견이 있지?"

"······많았소."

"그럼 다른 족장들에게도 물어볼게. 극단적이긴 해도 아누만의 사상에 동조하는 동포와 카누의 사상에 동조하는 동포. 이 둘 중에 누가 많은지 알아?"

지나이가 테이블 양옆에 앉은 족장들에게 질문을 했지만 다들 망설이는 반응을 보였다.

그도 그럴게 자신들이 이곳에 찾아온 이유는 족장이었기 때문이었으니. 그리고 족장은 홀름강이 아닌 이상 대부분 혈통을 통해 인계된다.

일족 내에 어떤 의견이 많은지 알고 싶다면 조사를 하면 된다. 하지만 현실은 목소리가 큰 놈이 이기는 법이라 그마저도 쉽지 않았다.

"거 봐. 전혀 모르잖아. 동포들이 뭘 원하는지 제대로 모르는데 무작정 투쟁이니 안전이니 할 수 없다는 거야."

"··· ···"

"만약 민주주의가 들어선다면 아누만의 투쟁과 카누의 안전이 서로 분류될 가능성이 높지."

민주주의에 있어서 뗄래야 뗄 수 없는 라이벌 관계, 보수와 진보. 특수한 상황(전쟁)이 아닌 이상 절대 합일될 수 없는 사상들.

지나이는 과거의 인물인데도 미래를 정확히 읽고 있었다. 만약 아이작이 봤다면 역시 종신대족장을 해야 된다고 감탄할 정도.

그러나 그녀는 1년이라도 빨리 대족장의 자리에서 내려오고 싶은 마음밖에 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민주주의를 도입한 이후, 자연스레 자리에서 내려오는 것이 최선이다.

"여기서 아누만에게 묻겠어. 네가 생각하는 투쟁은 몸으로 싸우는 투쟁이지?"

"······그렇다."

"그럼 머리로 싸우는 투쟁도 투쟁이냐? 내가 그랬듯이 무력이 아닌 지혜로 싸우는 것도?"

"비열하긴 하지만 그것도 투쟁이라 할 수 있지. 함정에 빠져 전사답지 못하다고 소리치는 건 머저리나 하는 변명이니까."

"이중에서 너는 전자를 선호하고?"

아누만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는 단지 모두에게 투표권을 준다는 게 마음에 안 들었을 뿐, '투쟁' 자체에 의미를 두고 있다.

그것이 무력이든 지혜든 상관하지 않는다. 단순무식한 사상이어도 수인에게, 그것도 '장군'에게 걸맞는 방법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머저리들에게 같은 투표권을 줄 수 없다! 투표권을 얻으려면 투쟁해서 쟁취해라!

만약 비실비실한 수인이 저런 말을 했다면 이리 비난했을 것이다. 매 행새를 하는 닭 즉, 치킨 호크라고.

하지만 아누만은 자격을 증명했다. 그의 사상에 동조하는 족장이 꽤 많다는 걸 보면 알 수 있다.

"잘 알아들었어. 그런데 아누만. 네 방식에 불만을 품는 사람이 있다면 어떻게 할 거야? 무력이 아니라 지혜로 투쟁하는 방식 말이야."

"그 놈이 나를 이긴다면 순순히 인정할 거다. 그게 아니라면 말밖에 없는 겁쟁이나 다름없지."

"그럼 그 놈이 투표를 하자고 해도? 어찌 됐던 간에 지혜로 싸우자는 거잖아."

"······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게냐."

아누만은 거칠긴 해도 바보는 아니다. 그는 무언가 빙빙 돌아가는 듯한 느낌이 들자 으르릉거리며 지나이를 위협했다.

이에 지나이는 제대로 걸렸다는 듯,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차근차근 설명을 꺼냈다.

"무력으로 쟁취하는 투쟁에 한계가 있다는 거야. 특히 태생적으로 무력이 강한 사자, 호랑이, 곰 이렇게 세 일족이 너무 유리하겠지. 다른 일족에게 불만이 없을 수가 없어."

"··· ···"

"하지만 너를 누르고 올라간 놈이 폭정을 저지른다면 자연스레 지지는 떨어지겠지. 반대로 네가 올라갔는데 개판을 쳐서 이상하게 된다면 의구심을 품을 테고. 족장이 되어도 증명해야 된다는 소리야. 지금의 너처럼 말이야."

"크흠."

때없는 칭찬에 아누만이 머쓱한 듯 헛기침을 토했다. 입에 발린 말이라는 건 알고 있지만 칭찬은 칭찬이다.

무엇보다 입에 발린 말도 아니다. 실제로 아누만은 투쟁으로 일족에게 다양한 이익을 보장해주었으니.

지나이는 그의 마음이 민주주의 쪽으로 기울어 간다는 걸 간파한 후, 이번에는 카누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카누 족장도 마찬가지. 네가 말하는 의미의 안전은 제각기 달라. 문화의 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차별 속의 안전인지, 아니면 외부의 안전인지, 그것도 아니면 다른 의미의 안전인지 말이야."

"······그것까지는 고려하지 못했구려."

"자연스러운 일이야. 선거는 복잡해야 돼. 모두의 의견을 들어주지는 못하겠지만 51%를 만족시킬 수 있도록. 그런데 그 51%가 전부 같은 생각을 하는 건 아니란 말이지. 이 복잡한 것들이 뿌리처럼 얽히고설켜 거목처럼 단단하게 만들어 줄 거야."

묘하게 설득력이 강한 설명에 족장들이 경청하는 태도를 보였다. 심지어 발칸마저 그녀의 말에 빠져든 표정이다.

이렇듯이 대부분의 족장들이 민주주의에 마음이 기울고 있을 때쯤, 여전히 불만을 가지고 있던 아누만이 손을 슬쩍 들었다.

아까 전과 달리 발언권을 요청하는 모습이었기에 지나이조차 살짝 놀랐으나 요청은 요청.

그녀는 아누만을 손으로 가리키며 발언권을 부여했다. 그러자 모든 족장들의 시선이 그에게로 향했다.

"민주주의라는 건 여전히 마음에 들지 않지만 한 번 시험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군. 그런데 각 일족마다 문화와 법이 다른데 이건 어떻게 할 거지?"

"거대한 틀은 국가가 만들 거야. 예를 들어 살인, 강간, 강도, 도난, 사기 등등. 개인이 개인을 함부로 수탈할 수 없도록 말이지."

"거대한 틀을 국가가 만든다면 나머지는······"

"세세한 부분은 각 일족이 다스리는 지역이 담당할 거야. 이건 천천히 의견을 나눠야 되겠지. 단, 족장이 함부로 법을 바꿀 수 없도록 견제할 세력도 만들 예정이야. 다시 말해 족장이 투쟁을 원하더라도 그 세력이 안전을 원한다면 족장이 마음대로 법을 바꾸기 힘들겠지."

"더럽게 복잡하구만."

듣기만 해도 복잡한 체제에 아누만이 혀를 끌끌 찼다. 하지만 동시에 신기했다.

대체 저 하이에나 머릿속에는 뭐가 들어었길래 저런 생각들을 하는 것일까.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대족장이 되었다만 인정할 건 인정할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았더라면 지나이를 제치고 자신이 대족장이 되었을 테니. 짜증나게 유능한 자가 바로 지나이다.

"늘 말했지만 그 복잡성이 애니머즈를 더욱 견고하게 만들 거야. 그리고 이건 아누만 네가 제일 좋아할 법한 제도인데······"

"그게 뭐지?"

"대족장에게 홀름강을 신청할 수 없다는 제도 있지? 그거 철폐할 예정이야."

"뭐? 그게 무슨 소리지?"

지나이의 폭탄발언에 아누만도 아누만이지만 발칸의 반응이 더욱 강했다.

대족장에게 홀름강을 신청할 수 없다는 규제를 만든 지가 언젠가 갑작스레 철폐한다니. 도통 이해할 수 없다.

이건 비단 그뿐만 아니라 다른 족장들도 매한가지. 그렇게 된다면 민주주의의 복잡성이 쓸모가 없어진다.

"대족장뿐만 아니라 족장, 그리고 그 족장을 견제하거나 도와주는 세력의 수장도 홀름강 신청이 가능해. 단, 조건이 있어."

"조건이라면······?"

"그 대상의 이미지가 바닥을 찍어야 할 것. 한 번 상상해 보자. 만약 내가 국고를 이용해 사치를 부려. 그러면 너희는 무슨 생각을 하겠어?"

"목을 뜯어버리고 싶다만."

역시 아누만. 대족장이 앞에 있는데도 거친 말을 서슴없이 꺼낸다.

더 씁쓸한 건 온화한 카누 족장마저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는 것.

하지만 지나이는 이에 개의치 않고 말을 이었다.

"거 봐. 그런데 대족장에게 홀름강을 신청할 수 없다? 얼마나 좆 같겠어? 이것도 자세히 의견을 나누는 게 좋겠다만 하긴 할 거야. 이른바 '정당성'을 부여하는 셈이지."

"아주 속 시원해서 좋군. 헌데 만약 그 폭군이 홀름강에서 이겨버린다면 어떡할 거지?"

"상관없어. 홀름강이 성사됐다는 것만으로도 폭군의 명예는 땅에 떨어져버리니까. 과연 누가 그 폭군의 말을 들어줄까?"

"호오······"

이제 슬슬 흥미가 가는지 아누만이 턱을 쓰다듬었다. 다른 족장들도 독특한 홀름강 방식에 관심을 기울였다.

"나처럼 낯짝이 두껍다면 모를까, 그렇게 되면 사실상 식물 인간이나 다름없어. 대족장과 족장이 서로 견제하거나 도움을 주는 관계로 만들 테니까. 그냥 도장 찍는 사람이 되는 거지."

"재미있군. 홀름강에서 패배해도 명예를 얻는다라······"

"아주 좋은 방법인 듯하오. 다만 여기에······"

수인식 민주주의는 조금씩 등장하기 시작하고.

"자. 그럼 민주주의가 통과되면 나는······"

"일단 너를 앉혀두도록 하지. 그게 나을 테니까."

"나도 찬성이오. 지나이 대족장이 하는 게 나을 것 같소."

"씨발? 잠깐만. 난 왜."

지나이의 은퇴는 한 번 더 물 건너 갔다.

******

민주주의의 도입은 당장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래도 나름 절충안을 통해 긍정적인 검토가 이루어졌다.

이대로 간다면 최초로 민주주의가 도입되는 시간 문제일 터. 가장 뭉치기 힘들 것 같은 수인에게 거대한 결집력이 되어줄 것이리라.

"정말로 괜찮을 것 같나?"

하지만 모두가 긍정적인 건 아니다. 다른 체제보다는 나으나 완벽한 건 아니었으니.

모두가 떠난 대족장실에서, 발칸 또한 비슷한 걱정을 안고 있었다. 그는 상석에 앉아있는 지나이에게 질문을 날렸다.

지나이는 또다시 대족장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절망하는 중이었다. 그녀는 발칸의 질문을 듣고 피곤한 기색으로 답했다.

"······뭐가."

"민주주의가 과연 멀쩡히 유지될 것 같냐고 물었다."

"50년 내에 위태해질 거라고 본다."

고려할 가치도 없다는 듯, 단번에 부정적인 대답이 돌아왔다. 그에 발칸은 의아하다는 얼굴로 바라봤다.

그런 발칸의 표정을 알아차렸는지, 지나이는 얼굴을 덮던 손을 떼며 한숨을 푹 내쉬었다.

"멀리 가지 않아도 아누만을 봐. 저 놈보다 더 과격한 사상을 갖고 있는 동포가 있을 텐데 과연 멀쩡히 유지될까?"

"··· ···"

"아누만처럼 모두가 투쟁을 해야 된다며, 개인을 위한 나라를 만들어야 된다며 반란을 일으킬 수도 있겠지. 민주주의는 투쟁을 억압하는 족쇄나 다름없으니까."

미국이 총기 규제에 어려워하는 것처럼 애니머즈도 무력의 규제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미국인이 '개인'의 보호 및 안전을 위해 총을 소유하고 다니듯이 수인 또한 개인을 위해 무력을 사용하고 있다.

허나 그런 총이 각종 범죄에 사용되는 것처럼 수인 또한 무력을 이용해 범죄를 저지를 수도 있다.

이외에 각 민족마다 발생하는 차별과 갈등. 주변국과의 외교 마찰까지.

여러모로 미국과 흡사한 과정을 밟고 있는 애니머즈. 허나 애니머즈는 총기와 달리 개인의 무력이 강하다는 게 차이점이다.

"애니머즈는 각지에 흩어진 동포들이 모이고 모여 나라가 형성된 케이스야. 다른 종족과 달리 집단이 있던 게 아니란 말이지. 히크가 정식으로 나라를 건국해도 개인은 스스로를 보호할 수단이 필요했어. 그게 바로 무력이고."

"··· ···"

"그걸 막을 수 있다면 더없이 좋겠지만 어렵겠지. 결국 내전이 발생할 수밖에 없어. 그 내전이 애니머즈의 운명을 결정지을 거야. 그대로 무법지대가 되던가, 아니면 피로 쌓은 민주주의로 더욱 굳게 결속하던가."

뒤이어 그녀는 복잡미묘한 눈으로 발칸을 쳐다봤다. 발칸 또한 아무 말 없이 그녀와 마주했다.

"······너는 애니머즈를 지키고 싶지?"

"선조가 스스로 희생해서 세운 나라다."

"그렇다면 지켜. 투쟁을 외치는 놈들마저 누를 수 있도록, 투쟁으로 이 빌어처먹을 나라를 지키란 말이야. 알겠어?"

여러 의미가 함축된 말에 발칸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이윽고 그는 자리에서 선선히 일어나더니 허리를 서서히 숙였다.

"어련하시겠습니까."

존중을 담은 발칸의 대답에.

"어우. 역시 어색하네."

지나이는 소름이 돋는다는 듯, 몸을 부르르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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