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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 세상에서 작가로 살아가는 법-421화 (422/763)

〈 421화 〉 발사(2)

* * *

아이작의 형, 데이브와 누나, 니콜. 이 두 남매는 아이작과 달리 천부적으로 무예에 재능이 깊었다.

데이브는 외모부터 시작해 신체마저 호크와 똑 닮았으며, 니콜은 외모와 달리 호크의 신체 재능을 물려받았다.

때문에 헤일로 아카데미 신입생 시절부터 두각을 드러냈으며 무학과 조교를 거쳐 네이비 기사단에 입단할 수 있었다.

입단 당시에 기사단에게 호크의 자식들이라는 이유로 수많은 기대를 받았다.

네이비 기사단은 뒷돈을 받거나 귀족간의 정치적인 이유따위로 입단할 수 없는, 그야말로 실력주의가 원칙인 곳이었으니.

애당초 입단 시험부터가 인간의 한계를 시험하는 방식이다. 몇 날 며칠 동안 잠도 자지 않고 행군을 한다거나, 아니면 밥도 먹지 않고 며칠 내내 훈련만 한다던가 등등.

이것 또한 호크가 직접 나서서 강도를 대폭 줄인 것이다. 모두 알고 있듯이 네이비 기사단이 맡는 구역은 지옥이라 불렸던 국경 지대.

인간의 한계를 벗어난 강자마저 속절없이 무너지는 곳인데, 이렇다 보니 입단 시험 도중에 죽는 사람이 대거 발생했다.

전 기사단장이었던 호크 또한 이걸 알고 있었기에 국경 지대를 서둘러 정리한 후, 시험 강도를 대폭 낮출 수 있던 것이다.

아무튼, 국경 지대의 업무 강도가 나아진 건 맞지만 그렇다 해서 네이비 기사단의 전력이 줄어든 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군대는 보급이 빵빵해도 인력이 있어야만 제대로 굴러가는 곳.

원래라면 밑 빠진 둑마냥 인력이 줄줄 빠져나가던 네이비 기사단이었으나, 그 구멍을 대부분 막은 상황이다.

그러므로 인력은 인력대로 보충되고, 설사 빠져나가도 또다시 보충될 수 있으니 다소 널널해진 편이다.

하물며 네이비 기사단은 본래부터 보급을 쏟아부었던 기사단 중 하나.

예산은 그대로인데 빠져나가는 돈이 대폭 감소하여 전보다 훨씬 좋게 생활할 수 있었다.

"야. 데이브."

"예?"

"휴가 가서 제논 사인 받아줄 수 있냐?"

"··· ···"

그렇다 해서 군대 특유의 관습이 바뀌는 건 아니다. 네이비 기사단은 국경 지대 담당을 포함하여 다양한 특수임무에 나서는 기사단.

자연히 내무반 생활을 할 수밖에 없으며, 실력주의라지만 기수 문화 또한 적절하게 섞여있다.

지금 데이브에게 부탁을 한 기사도 마찬가지. 아이작의 친형, 데이브는 그의 부탁을 듣고 애매모호한 미소를 지었다.

실력으로나, 그리고 기수로나 데이브보다 한참 위였기에 저런 부탁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라 사적으로도 친한 선배여서 거절하기에도 미안하다.

"야야. 너무 날로 먹는 거 아니냐?"

데이브가 대답하는 걸 망설이고 있을 때 옷을 갈아입고 있던 여기사 한 명이 타박했다.

데이브와 기사는 그 말을 듣자마자 그녀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등을 돌린 채 갈아입고 있었기에 그녀의 뒤태를 마음껏 감상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넓은 어깨와 광배근을 본다면 흑심보다 감탄이 나올 것이다.

"아무리 그래도 부탁할 걸 부탁해야지. 제논한테 그런 부탁을 할 데이브 입장도 생각해."

복장을 갈아입은 여기사가 등을 돌리며 말을 이었다. 금발벽안의 예쁘장한 외모였으나, 단련된 체격이 그녀의 강함을 예측할 수 있게 했다.

남자가 있음에도 옷을 갈아입는 걸 보면 예상할 수 있다시피 3명이 한 방에서 같이 생활하고 있다.

네이비 기사단은 호크 부임 전까지 열악했던 근무 환경 탓에 방을 따로 나눌 여력이 없었다. 원래는 3인 1실이 아니라 10명이서 다 함께 생활했다.

만에 하나 불미스러운 일이 생길까봐 걱정된다고?

허튼 소리. 입단했다는 것 자체가 이미 상당한 실력자라는 걸 알리는 건데 괜히 역으로 당할 것이다.

똥군기가 생길 염려도 없다. 하루하루가 지옥인데 각자 살아남기 바빴으며 유대감으로 똘똘 뭉칠 수 있었다.

또한 예산을 인력과 보급에 투자해야지, 막사를 새로이 설립할 여유는 없었다.

"에이. 사인 하나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듣자하니 제논은 접근이 힘들 뿐이지 접근만 한다면 사인은 기꺼이 허락한다고 들었어."

"그건 어디서 들은 소문이야?"

"못 들었어? 어떤 모험가가 경비를 뚫고 제논에게 갔다잖아. 그리고 제논이 바로 사인을 해준 거고."

"흐음······"

그 말을 듣고 살짝 혹했던 걸까. 여기사는 미묘한 눈빛으로 데이브를 쳐다봤다.

데이브는 그녀의 시선을 받으면서 쓴웃음만 지었다. 이건 전적으로 제논, 그러니까 아이작의 선택에 달렸으니 자신이 무어라 할 처지가 안 된다.

물론 착해빠진 동생은 하하 웃으며 기꺼이 허락해주겠지. 하지만 형으로서 미안함이 들 수밖에 없다.

여기사도 그 점을 알아차렸는지 엄숙한 목소리로 재차 말했다.

"그래도 안 돼. 모처럼의 휴가인데 아무 생각없이 쉬어야지."

"쩝. 알겠어."

"설마 데이브가 안 된다고 니콜한테 부탁하는 건 아니지?"

"나도 양심은 있어, 이 년아."

참고로 니콜도 데이브처럼 비슷한 부탁을 받고 있다. 대신 데이브와 달리 그녀는 단호하게 거부했다는 게 차이점이다.

군대식 생활에 완전히 녹아든 데이브와 달리, 니콜은 매우 똑부러진 성격이라 거부할 수 있었다.

"뭐, 아무튼 휴가 잘 갔다 와. 몇 개월만에 가는 거지?"

"이제 기억도 안 납니다. 작년에 니콜이랑 한 번 갔다 온 건 기억합니다만."

호크가 재임했을 당시 네이비 기사단은 휴가라는 개념이 거의 없었다. 휴가를 보냈다가 탈영하거나 자살하는 일이 부지기수였으니.

그런 생지옥에서 근무할 수 있던 이유는 막강한 경제적 지원 덕분이다. 귀족조차 입을 떡 벌릴 정도의 지원금.

그것마저 없었으면 네이비 기사단은 사형수를 비롯한 죄수로 가득 찬, 자유를 갈망하는 형벌부대로 남았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반쯤은 맞는 이야기인 것이, 당장 그 호크조차 상부에게 잘못 걸린 탓에 반강제적으로 보내졌다.

"하긴. 최근 들어 야만인 놈들이 행패를 부리긴 했지. 호크 단장님께서 가시고 몇 년이 지났지?"

"올해로 10년인가. 아마 그쯤 됐을 거야. 작았던 놈들도 슬슬 다 컸겠지."

"전 단장님께서 아주 그냥 싹을 말렸어야 했는데."

"아서라. 그때도 아이만큼은 건드리지 말라고 하셨어."

데이브가 이들을 함부로 대할 수 없는 결정적 이유 중 하나. 군대 은어로 짬이 한참 높은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그것과 별개로 국경 지대가 지옥도였던 시절부터 그나마 평화로워진 지금까지 살아남은 베테랑 중 베테랑.

강자의 반열에 든 인간은 수련과 전투를 꾸준히 한다면 나이가 들어서도 전력을 보존하는 게 가능하다.

그 강자들이 바로 눈 앞의 남녀이고. 데이브로서는 아직 한참 우러러 봐야 하는 선임들이다.

"그래도 척후조의 말을 들으니 야만인들도 온건파와 강경파가 나뉘어져 있다네. 당장은 예의주시해야겠지. 만약 강경파 쪽이 이긴다면······"

"됐어. 지금 말해봤자 뭐 하겠냐. 데이브 넌 일단 휴가나 먼저 가. 동생이 기다리고 있겠다."

"예. 알겠습······"

"아, 잠깐만."

뻘쭘하게 서서 듣기만 하던 데이브가 기회다 싶어 짐을 챙기려는 찰나, 여기사가 도중에 그를 멈췄다.

이로 인해 엉거주춤한 자세로 멈추게 된 데이브. 그는 왜 부르냐는 표정으로 여기사를 바라봤다.

여기사는 그를 보자마자 약간 부끄럽다는 듯, 헛기침을 하더니 홍조가 든 얼굴로 조용히 입을 열었다.

"다름이 아니라, 제논 일대기에 관한 건데······"

"또, 또. 나한테는 뭐라 하더니 자기도 똑같네. 진 죽는다니까? 보아하니 완전히 망가졌는데 살아날 것 같아?"

여기사가 무슨 말을 할 지 예상했는지 옆의 기사가 한심하다는 얼굴로 빈정거렸다.

장난에 가까웠던 전과 달리, 정말로 질린다는 표정이 제법 볼만했다.

이에 가슴이 찔렸던 여기사는 욱, 하더니 새빨개진 얼굴을 하며 버럭 소리쳤다.

"다, 닥쳐! 이건 매우 중대한 사항이란 말이다!"

"중대하긴 개뿔. 차라리 사인을 달라고 하지. 고작 캐릭터의 죽음 따위가 사인보다 중요하겠어? 숲을 못 보고 나무만 보고 있네."

"하. 웃기는군. 제논이 죽을까봐 밤잠을 설치다가 다음 날 임무에서 졸던 새끼가."

"밤 중에 질질 짜던 것보다는 낫지. 몸집은 오우거 같은 년이 감성은 정말 소녀소녀해요. 진이 진짜로 죽으면 아예 오열하겠다?"

"너 이 새끼가······"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즐거운 시간 보내십시오!"

두 기사가 서로 싸울 기세를 풀풀 풍기자 데이브는 서둘러 짐을 챙기고 바깥으로 나섰다.

바깥으로 나설 때 여기사가 '진만은 죽이지 마!'라는 소리가 들렸으나 가볍게 무시했다.

"휴우······"

"오빠도 꽤 시달렸나 보네."

숙소에서 빠져나온 데이브에게 어떤 한 여인이 다가왔다. 그에 데이브는 마른세수를 하다가 말고 옆을 힐끔거렸다.

남색 머리카락에 빼다 박은 황금색 눈동자. 말끔한 제복으로도 가리지 못하는 넓은 어깨와 그 아래의 굴곡진 몸매.

여동생이자 같은 기사단원인 니콜이다. 그녀도 데이브처럼 이제 막 휴가를 나가려는 참이다.

"······그래. 사인까지는 이해하는데 진만은 죽이지 말라고 하더라. 내가 무슨 권한이 있다고."

"나랑 비슷하네. 나는 아예 매달리더라. 어떻게 안 되겠냐고. 이대로 보내기에는 둘이 너무 안타깝다고."

"누가?"

"베일 경."

"그 양반도 참······ 하여간 감성이 넘치는 사람들이 많아."

말은 그렇게 했지만 이해는 할 수 있다. 제국 최강의 기사단인 것과 별개로 '유흥거리'는 현저히 적다.

그전에 네이비 기사단처럼 막사 생활을 하는 기사단은 거의 없다. 병사는 전시 혹은 특수한 날을 제외하면 징집이 되지 않으니 제외.

다른 기사들은 막사가 아니라 개인이 머무는 관사가 존재한다. 다시 말해 출퇴근에 가깝다.

최강의 기사단인데 어째서 관사가 아니라 막사 생활을 하냐고? 옛날에는 그걸 염려해 관사 생활을 한 적이 있다.

한 명 한 명 암살당하여 큰 손실을 입기 전까지는. 그래서 호크 부임 당시까지는 정말로 어쩔 수 없이 막사 생활을 할 수밖에 없었다.

떄문에 기사단원의 스트레스를 풀어줄 수 있는 유흥 거리가 반드시 필요했으며, 현재는 제논 일대기가 그 자리를 꽉 잡고 있다.

보급품 중 하나가 제논 일대기 신간이었으니 얼마나 큰 위용을 자랑하는지 대충 알 것이다.

이렇다 보니 휴식 중 거의 유일한 스트레스 해소거리로 남을 수밖에 없으며, 다른 사람보다 더 깊게 몰입하는 건 당연한 수순.

"우리 기사단 만큼 제논 일대기를 좋아하는 기사단은 없을 거다."

"전적으로 동감해. 놀 거리가 운동, 훈련, 제논 일대기. 딱 이거 세 개밖에 없지."

데이브와 니콜은 영지로 돌아가면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가장 먼저 아이작에 관한 것.

사실 아이작이 정체를 밝히기 전부터 기사단은 그에게 수많은 관심을 주고 있었다. 왜냐하면 데이브·니콜 남매가 나란히 기사단에 입단했으니.

그러니 아이작도 조만간 기사단에 입단하지 않을까? 라며 입단 초기부터 수많은 관계자들이 질문을 쏟아부었다.

아이작이 무인이 아니라 평범한 학자 지망생이라는 걸 말해줘도 거의 다 못 믿을 정도다. 그 정도로 마이샬 가문이 무문 가문이라고 찍힌 상황이다.

"그래도 옛날보다는 낫잖아. 아이작이 정체를 밝혔을 때 괜히 우리한테 불똥이 튀겨서."

"불똥보다는 무한한 관심이라 봐야겠지."

허나 아이작이 정체를 밝히고 나서는 다른 의미로 지대한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니콜은 당시 일이 떠올랐는지 몸을 부르르 떨었다.

기사단 전체가 제논 일대기 열렬한 추종자인데 기사단원의 동생이 제논이다?

기사단원들 대부분이 '아, 이건 못 참지' 상태가 되어 온갖 요구를 했다.

기본적인 사인부터 시작하여 아이작을 여기로 데려올 수 있냐는 부탁까지.

남매들은 어찌 어찌 다 거절했으며, 기사단장이 이 추태를 보고 단호한 대처를 했기에 유야무야 넘어갈 수 있었다.

또한 불행인지 다행인지 야만수인의 활동이 포착된 탓에 제논마저 신경 끄고 본업에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한 번쯤은 아이작을 이리로 데려왔으면 좋겠네. 좋은 소재 거리가 될 수도 있잖아?"

"됐어. 이런 괴상한 곳에 아이작을 데려오긴 싫어. 하나 같이 나사 빠진 사람들밖에 없잖아."

데이브는 철없는 형 같은 면모를 보이는 반면, 니콜은 든든한 누나로서 거부했다.

최강의 기사단이라 해서 사람들이 모이는 건 똑같고, 세상은 별의별 괴짜들이 널려있다.

처음에는 바짝 긴장했지만, 아무래도 즐길거리가 제논 일대기를 제외하면 몸밖에 없다 보니 온갖 괴상망측한 사건사고를 터뜨리고 있다.

그중 가장 인상 깊었던 건 누가 가장 먼저 땅굴을 파냐 시합을 하더니 웬 '검은 물'이 솟구친 것.

검은 물은 불을 붙이는 기름으로 사용할 수 있지만, 너무 심하게 솟구치다보니 도로 덮을 수밖에 없었다.

"그나저나 오랜만에 휴가를 가네. 아이작은 잘 있을까? 듣자하니 아카데미에서 악마 숭배자한테 습격을 당했다던데."

"잘 있겠지. 아델이 옆에 있는데다가 케이트 추기경도 있으니까. 난 그보다 또 여자가 꼬였을지 걱정되네."

"여자라······ 그러고 보니 나도 빨리 짝을 찾아야 되는데. 아버지는 이런 곳에서 어떻게 어머니를 만났을까?"

여자 이야기가 나오자 데이브는 팔짱을 끼며 진지하게 고민했다. 현재 그는 결혼적령기를 살짝 넘긴 상황.

가문에서 선을 보라면 기꺼이 볼 용의는 있다만 아무래도 살짝 꼬인 감이 없지 않아 있다.

당장 자신의 남동생이 제논인데 이걸 보고 득달 같이 달려들 집안이 한 두 곳이 아니다.

"아카데미에서 만났다던 여자는? 그 여자랑 결혼해."

"이미 결혼했다더라. 그런데 너는 네 명한테 동시에 고백 받고도 받을 생각 없었어?"

"닥쳐. 그리고 네 명이 아니라 세 명이야."

"그거나 그거나 똑같지."

"죽는다?"

마차 안에서 서로 잘 노는 남매. 니콜은 나이를 먹어도 장난스러운 데이브에 한숨을 내쉬었다가 창문 밖을 바라봤다.

정말 오랜만에 돌아가는 가문이다. 과연 영지는 어떻게 바뀌었을까. 듣자하니 황실에서 지원을 한다던데.

또 아이작은 얼마나 컸을지, 막내동생 릴리는 얼마나 사랑스러울지 기대된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30권은 휴가 도중에 나왔으면 좋겠는데.'

무려 한 달에 가까운 휴가를 받은 상황이다. 니콜은 부디 그 기간 사이에 30권이 발매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렇지 않으면 기사단에서 난리를 칠 게 뻔했으니까. 지금 휴가를 나온 것도 타이밍이 좋았다.

'일단 눈 좀 붙여야겠다.'

영지에 도착한다면 데이브나 마부가 깨워주겠지. 그녀는 눈을 천천히 감으며 앞으로의 일을 기대했다.

그리고 정말로, 정말 운이 좋게도 하루 뒤에 제논 일대기 30권의 보급이 시작되었다.

"야이, 씨······ 마이샬 남매 지금쯤 어디에 있어? 어? 어디에 있냐고!!"

"그전에 진정하고 눈물 좀 닦는 게 어때? 화낼 거면 화를 내고, 울 거면 울어."

"흐윽······ 안 울어! 안 운다고 이 새끼야!!"

"자자. 내가 손수건 줄 테니까······"

"저리 꺼져!!"

처음에는 광란의 징조가 보였으며.

"단장님. 휴가 가겠습니다."

"갑자기?"

"예. 할 일이 생겼습니다."

"흐음······ 목적지는?"

"마이샬 영지입니다."

"꺼져."

그 다음에는 대량의 휴가 건의가.

"아, 제발! 한 번만 부탁합니다! 가서 할 일이······!"

"너만 한 놈이 범죄자가 된다는 소리는 꿈에도 하지 마라! 그리고 전부 들어라!마이샬 영지로 간다는 놈은 다 반려시키겠다! 당장 꺼지고 일이나 해!!"

마지막으로 발악이 시작되었다.

전에 말했듯이, 제논 일대기는 일종의 보급품으로 취급되기에 제국에서 네이비 기사단이 가장 먼저 받는다.

다시 말해······

"안 돼······ 안 된다고······! 이럴 수는······! 꺼······ 꺼흑······!"

"어? 야, 야! 정신 차려! 갑자기 이 새끼 왜 이래?!"

"으허어어엉!! 진짜로, 진짜로 죽였어······! 대체 왜!!"

"야, 너는 또 왜······"

대중에게 전술핵이 떨어지는 데에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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