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판타지 세상에서 작가로 살아가는 법-416화 (417/763)

〈 416화 〉 전술핵(2)

* * *

전술핵과 버금가는 제논 일대기 30권. 그 내용은 독자들에게 충격과 공포, 더 나아가 절망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우선 30권은 전에도 말했다시피 디아볼스의 영혼을 직접 '먹음'으로서 미쳐버린 진과, 그의 앞에 나타난 제논의 전투가 대부분이다.

사람으로서의 이성을 모두 잃어버리고, 짐승처럼 난폭하게 날뛰는 진은 제논에게 쉬우면서도 어려웠다.

본래 진의 장점이라 할 수 있었던 무술과 마법은 전혀 사용하지 못 하지만, 디아볼스의 영혼으로 인해 신체 능력이 대폭 강화되었으니.

다시 말해 피하기는 쉽지만 자칫하다가 유효타 한 대만으로도 사경을 헤매는 것이다.

심지어 그 무기조차 온전한 게 아니다. 길고 긴 여정동안 제대로 된 수리도 못한 탓에 진의 무기는 닳고 부러졌으니.

검이라기보다는 철로 이루어진 몽둥이마냥 마구잡이로 휘두르는 것이다. 그런데도 한 방 한 방의 위력이 살벌하니 제논이라 해도 쉽게 상대할 수 없었다.

무엇보다 제논이 진을 공격할 수 없다는 게 가장 크다. 만약 이성이 돌아와 죽여달라고 부탁한다면 모를까, 진은 완전히 미쳐버린 상태였으니.

'이성이 돌아오려면 흠······'

역시 머리를 한 대 세게 치는 것밖에 없겠지. 현재 진은 디아볼스의 영혼과 주도권을 두고 내면에서 싸우는 중이다.

이 묘사는 제논과의 전투 중에 간간이 드러난다. 혼잣말로 중얼중얼거리다가 제논이 그걸 간파하여 최대한 돕는 식으로.

예를 들어 릴리를 생각하라던지, 굴복하지 말고 다시 한 번 그녀와 만나야 되지 않겠냐고 소리친다던지.

결정적으로 릴리가 선물해줬던 목걸이가 전투로 인해 떨어지고, 그것이 진의 시야에 들어오면서 이성이 완전히 되돌아온다.

'진부한 클리셰이긴 해도 뭐······'

여기는 그런 클리셰가 없으니까. 게다가 해피 엔딩이 아니라 새드 엔딩이고.

어쨌거나 릴리의 목걸이를 통해 정신을 차리게 된 진. 다시 말해 주도권 싸움에서 완벽히 승리를 점했다는 뜻이며 디아볼스의 영혼을 흡수했다는 뜻이다.

제논도 그 사실을 알게 되어 기뻐하지만······ 기쁨도 잠시, 디아볼스의 영혼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다.

흡수되어 하나가 됐을 뿐이지, 그 기운은 여전히 남아있었으니. 그리고 릴리를 구하기 위해서는 디아볼스의 영혼이 반드시 소멸돼야 한다.

그 말 하나에 잠시나마 희망적으로 바뀌었던 분위기가 또다시 절망적으로 변하는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심장에 쐐기가 박혔던 릴리가 의식을 차리게 된다. 디아볼스의 영혼이 진에게 흡수됨으로써 오염 또한 사라졌기 때문이다.

이윽고 그녀는 메리에게 모든 전후사정을 들은 뒤, 진이 있는 곳으로 데려가달라고 부탁한다.

메리는 모두 알다시피 엘프. 텔레포트를 사용한다면 금방 따라잡을 수 있으며 굳이 그녀가 아니더라도 도와줄 사람은 많다.

이걸 알고 있는 메리는 제논이 있는 곳밖에 모른다고 하면서, 아직 요양이 필요하다고 만류하지만······

'결국 둘 다 함께 가게 되지.'

무턱대고 떠난 진과 달리 제논은 중간중간 연락을 남겼다. 덕분에 그가 회색 사막으로 향했다는 걸 단번에 알게 된다.

차라리 안 가는 게 더 나았을 정도로, 이 선택은 릴리를 비롯한 일행에게 있어서 가장 큰 슬픔으로 남게 된다.

'여차저차해서, 진과 제논이 다시 전투에 돌입하고······'

정신을 차린 진과, 그의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진지한 전투에 임하는 제논.

사크란이 희생했을 때처럼, 제논은 슬픔과 절망을 가슴 가득히 안은 채 결사적으로 진과 싸우게 된다.

하지만 마냥 쉽지는 않았다. 일단 진 자체적인 무력도 무력일뿐더러 디아볼스의 영혼까지 흡수한 상황.

더군다나 디아볼스의 영혼은 평범한 악마도 아니고 대악마다. 그의 용량을 버티기 위해 '그릇'을 따로 제작했다는 걸 생각하자.

진도 디아볼스의 영혼을 감당하지 못해 다시 한 번 폭주한다. 몸에 쌓이고 쌓인 마나를 방출하는 것이다.

여기에 먹구름이 끼었던 하늘은 더 어두워지고, 예로부터 신의 권능 중 하나였던 천둥 벼락이 내리꽂히기 시작한다.

'악마 날개를 쫙 펼치면서, 그대로 강하하는 공격까지. 아주 화려하게 가야지.'

페이크 최종보스였던 디아볼스는 다소 심심한 패턴(?)을 사용한 반면, 진은 완전히 반대다.

옛날에 자주 플레이했던 게임의 최종보스를 모티브로 삼은 만큼, 화려한 패턴을 차용할 예정이다.

알만한 사람은 다 알겠지만 '어려운 게임'의 대명사라 불리는 그 게임이 맞다. 패턴이 정말 굉장해서 감탄하다가 몇 번 죽은 적이 있다.

마지막으로 배경음악까지. 신들의 전투를 연상케 만드는 음악이 매력적이었다.

'근데 쓰고 나니 너무 괴랄하네.'

안 그래도 탐식을 제대로 관광시킨 진인데 여기에 디아볼스의 영혼까지 합쳐지니 도저히 이길 각이 보이지 않는다.

실제로 제논도 직접 맞서기보다는 회피에 중점을 두고 있다. 한 대라도 제대로 맞는다면 곧바로 황천길이었으니.

그러나 제논의 가장 큰 장점은 무력이 아닌 관찰력. 직접 충돌하는 것도 좋아하지만 머리 회전이 상당히 빠르다.

때문에 진을 이길 수 있는 방법, 즉 시간 싸움을 생각해낸다. 실제로 진의 몸은 감당하지 못할 힘으로 인해 서서히 붕괴되는 중이다.

'가끔 가다가 마나를 방출하는 것도 이 일환이고.'

이 모든 방법을 떠오른 제논이 선택한 방법은 단 하나, 게릴라전.

다소 모양 빠지는 전법이긴 해도 초월자에 가까워진 진에게 매우 효과적이다.

그리하여 1분이 1시간 같은 전투가 이어지고, 제논 또한 모든 집중력을 진에게 쏟아붓고 있을 때쯤이다.

'때마침 릴리와 메리가 도착하는 거지.'

멀리서 지켜보는 릴리와 메리. 두 사람은 어찌하여 제논과 진이 죽을듯이 싸우는지 모르지만, 섣불리 다가갈 수 없었다.

먹구름으로 가득 채워진 하늘은 벼락이 비처럼 쏟아지는 중이고, 거대한 모래폭풍마저 몰아쳤으니.

릴리만큼은 어떻게든 가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으나 메리가 위험하다며 그녀를 못 가게 막어버린다.

'이후로 진의 몸이 거의 다 붕괴되고, 싸움은 종료.'

먹구름과 모래폭풍이 물러나고, 화사한 햇볕이 지상에 내려쬔다. 그 무엇보다 찬란히 빛나는 태양.

모든 힘을 소진한 진은 그 태양을 올려다보다가 또다른 태양, 릴리와 재회하게 된다.

전보다 훨씬 건강해진 릴리와 반대로, 가뭄이 든 땅마냥 온 몸에 금이 가버린 진.

두 사람은 다시 한 번 사랑을 확인하기 위해 서로를 부둥켜 안았으나, 결국 진이 가루가 됨으로서 영영 헤어지는 것이다.

최후의 유언, 사랑해줘서 정말 고맙다는 말을 남긴 채. 진의 몸은 가루가 되어 바람에 흩날린다.

"끄응~ 차."

모든 작업이 끝났다. 나는 30권의 결말부에 마침표를 찍자마자 기지개를 폈다.

생각보다 분량이 길어진 것 같지만 상관없다. 진의 화려한 패턴과 제논의 두뇌를 부각시켰으면 됐으니까.

무엇보다 마지막 장면이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다 못해 뚝 터뜨려 버릴 것이다.

'에필로그도 적어야 하지만······'

에필로그는 그 특징상 분량이 적다. 그래서 30권을 낼 때 함께 낼까 고민하고 있다. 아니면 가격을 줄이던가.

어쨌거나 기나긴 여정은 여기서 마침표를 찍고, 남은 건 휴식뿐이다.

여태까지의 여행이 두 발로 이곳 저곳 돌아다니는 거라면, 이제부터는 순풍을 타고 다니는 돛단배 위에 몸을 실을 예정이다.

때마침 며칠 후면 겨울 방학도 다가오니 그야말로 휴식을 하기에 적합하다.

'그렇다고 놀지는 않을 테고.'

에필로그뿐만 아니라 외전도 있다. 나는 두툼하게 쌓인 원고를 말끔하게 정리한 뒤, 우편에 넣었다.

분명 우편에는 종이밖에 없는데 어째서 핵폭탄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일까.

'영향으로 따지자면 핵폭탄이 맞긴 하지.'

슬픔에 눈물을 줄줄 흘릴 독자들을 생각하니 웃음이 절로 나온다. 전생에서도 비슷한 일을 한 적이 많아 가슴이 두근거렸다.

뒤통수를 쳐도 개연성이 있는 뒤통수를 쳐라. 그러면 뒤통수가 얼얼해도 화가 나지는 않을 것이다.

대신 슬픔에 잠길 뿐이지. 개연성이라는 게 잡기는 쉬워보여도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다.

소설 속의 등장인물을 실제 살아있는 사람처럼 행동하도록 만든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데.

나는 우편을 완전히 밀봉시킨 후, 전송을 위해서 현관으로 걸어갔다.

현관에 있는 텔레포트 장치를 이용해 우편을 곧바로 저택으로 발송할 수 있다.

'지금 저택에는 아버지가 있으니 괜찮겠지.'

아버지에게 당부한 게 있다. 부디 원고를 어머니가 읽지 않도록 해달라고.

이번에는 특히 더 부탁했다. 아무래도 전술핵에 맞먹는 결말이다 보니 어쩔 수 없다.

'전송도 끝냈고. 이제······'

에필로그 초반부만 쓰고 놀아야지.

*****

아이작이 머무는 기숙사에서 마이샬 저택으로 전송되는 우편물. 그 우편물은 대부분 집주인, 즉 가주가 먼저 받는 편이다.

또한 현재 마이샬 저택에는 호크가 업무를 보고 있다. 다시 말해 아이작이 이제 막 발송했던 우편물은 그의 손에 쥐어져 있다는 뜻.

그리고 호크는 자랑스러운 아들이 보낸 우편물을 보면서, 다소 심각한 표정으로 고민하고 있었다.

'이걸 정말 전달해야 되나······'

원래라면 이 우편물을 그대로 출판사로 보냈을 것이다. 아이작이 누누이 당부했던 부분이었으니.

허나 오늘만큼은 심히 고민된다. 다름아닌 사랑스러운 아내, 안나의 부탁 때문이다.

다른 건 몰라도 30권의 원고만큼은 자신에게 먼저 보여달라는, 많은 의미로 고민이 될 수밖에 없는 부탁.

마음 같아서는 단호하게 거부했겠지만 그녀가 너무 애절하게 부탁한 탓에 고뇌할 수밖에 없었다.

'이걸 어찌할꼬······'

자랑스러운 아들의 부탁이 먼저냐, 아니면 사랑스러운 아내의 부탁이 먼저냐. 호크는 구겨진 미간을 긁적이며 고민에 고민을 거쳤다.

어느 선택을 하던 간에 한 사람은 상처를 받게 될 터. 살면서 이런 경험은 처음이다.

차라리 국경 지대로 가서 야만수인을 토벌했을 때가 더 쉬울 지경. 그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티를 내지 말라고 부탁해야겠군.'

결국 사랑하는 아내를 먼저 택한 호크.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안나에 대한 애정은 식지 않았으며 오히려 농익는 중이다.

새로 태어난 막내딸, 릴리가 바로 그 증거다. 만약 피임을 하지 않았더라면 최소 10명은 낳지 않았을까.

잠깐 쓸데없는 생각에 호크는 피식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일단 안나에게 확실히 당부할 예정이다.

'아들아. 미안하구나.'

속으로 아이작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한 후, 호크는 우편을 들고 안나가 머무는 침실로 걸어갔다.

걸어가는 도중에 몇몇 기사들이 요란하게 인사했지만 대충 반응했다.

황궁에서 지원하여 호위 인력이 늘어난 건 좋지만, 안 그래도 저택 자체가 좁은 편이라 다소 부산스럽다.

'그렇다고 저택의 규모를 더 늘릴 수도 없고.'

호크는 나날이 깊어져 가는 업무에 고민도 잠시, 침실문 앞에 서자마자 헛기침을 했다.

뒤이어 조용히 문고리를 잡아 열면서 안으로 들어섰다.

"오셨어요?"

들어가자마자 눈에 들어오는 사랑스러운 아내. 나이가 들어도 전혀 늙지 않고 와인마냥 성숙해지는 중이다.

호크는 언제 봐도 아름다운 안나의 미모에 푸근한 미소를 지은 것도 잠시, 손의 우편물을 보여줬다.

"방금 아이작이 우편을 보냈어. 아무래도 원고인 것 같아."

"그래요? 고마워요, 여보. 제 부탁을 들어줘서."

"고맙기는. 대신 아이작 앞에서 티는 내지 마. 아들에게 원망을 받기는 싫어서."

아이작보다 자신의 부탁을 들어준 호크에 안나는 두 손을 맞잡으며 감동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만큼 자신을 사랑한다는 뜻이겠지. 그녀는 호크를 향한 마음이 더 깊어지는 걸 느끼며 우편을 조심스레 받았다.

이 우편 안에 모든 결과가 담겨있다. 그런 생각이 들자 안나는 긴장감에 숨을 길게 내쉬었다.

"······정말로 진이 죽으면 어떡할 거야?"

그에 걱정이 든 호크가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넌지시 물었다.

그도 제논 일대기는 꾸준히 정독 중이며 안나가 진·릴리 커플을 열렬히 응원한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천성이 무인이라 제논 일대기를 단순히 오락거리로 취급하고 있음에도 안나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돋보이는 부분이다.

이에 안나는 방긋 웃으며 특유의 꾀꼬리 같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괜찮아요. 저한테도 다 방법이 있거든요."

"······가문에서 퇴출하는 건 아니지?"

"에이. 그렇게 해봤자 저희 가문만 손해를 볼 걸요? 뭐, 정말 퇴출시키면 독자들도 잘 했다고 할 테지만요."

꽤 뼈가 실린 말에 호크는 벙찐 표정을 지었다. 그녀의 말마따나 진의 죽음은 충격과 공포를 불러일으켰으니.

실제로 현재 출판사는 누군가 창문에 돌까지 던졌단다. 그 정도로 여론이 좋지 않다는 걸 의미했다.

"어쨌거나 제가 다 읽을 때까지 옆에 남아주세요. 그럴 수 있죠?"

"물론. 어차피 출판사로 갖고 가야 하니까."

"알겠어요. 그럼······"

찌이익­

안나는 호크의 답을 듣자마자 우편을 시원하게 개봉했다. 뒤이어 우편 안의 원고가 안나의 손에 의해 서서히 빠져나왔다.

아이작이 신나는 마음으로 쳤다는 걸 보여주듯, 원고의 분량이 예상보다 훨씬 많았다.

그야말로 최종장에 어울리는 분량. 이 안에 모든 것이 결정될 것이다.

"후우······"

"··· ···"

안나는 긴장되는 마음으로 원고 첫 페이지를 쳐다봤다. 호크는 그녀의 옆에서 가만히 기다려줬다.

그러고 잠시 후······

"흐윽······ 흑······"

"··· ···"

"이 나쁜 놈! 진짜로 죽였어! 진짜로 죽였다고! 흐어어엉······!"

호크는 대성통곡을 하기 시작한 안나의 등을 두드려줬다. 안나의 눈물이 그의 널찍한 가슴을 축축하게 적셨다.

비록 예상은 했건만 웃어야 할 지 공감해야 할 지 몰라 난처했다.

"그냥 행복하게 해주지······! 왜 죽이냐고······! 으흑······"

"··· ···"

"그래······ 한 번 해보자. 히끅! 이 엄마도······ 히끅! 생각한 게 있으니까······!"

얼마나 울었을까. 안나의 커다란 눈은 그 짧은 시간 사이에 퉁퉁 부어버렸다.

그 모습이 살짝 웃겼으나 호크는 인내심을 최대한 발휘해 간신히 억눌렀다. 지금 중요한 건 안나를 위로하는 거였으니.

물론 그전에 확실히 짚고 넘어가야 할 게 있다. 안나가 울먹이면서 한 소리가 조금 마음에 걸렸다.

"여보. 아무리 그래도 보복은 아니지 않아?"

"히끅. 보복까지는 아니에요······ 약간 이벤트 같은 거라······"

"그럼 다행이고."

그러면 마음 편히 넘어갈 수 있다. 본래도 장난기가 있는 성격이니 호크로서는 너그럽게 넘어가줄 생각이다.

"히끅. 여보······"

"말해."

"제 부탁 하나만······ 들어줄 수 있나요? 아이작이 아니라······ 히끅! 영지와 관련된 거라······"

"그게 뭔데?"

그런 거라면 기꺼이 들어줄 수 있다. 호크의 허락에 안내는 코를 훌쩍이더니 조용히 입을 열었다.

"아마 빠른 시일 내에······ 장례 행렬이 올 거예요······"

"······장례 행렬?"

"예······ 그 사람들을 받아주세요."

도무지 이해하기 어려운 부탁이었지만.

"할 수 있죠?"

"······영지에 피해만 안 간다면."

"피해가 아니라 관광 효과······ 흐끅! 효과가 더 늘어날 거예요. 이건 제가 장담할 수 있어요."

차마 거절하기 어려웠다.

* * *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