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05화 〉 주사위는 던져졌다(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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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샬 가문의 안주인, 안나는 최근 들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정확한 시기는 27권 이후부터다.
가문 내외적인 문제는 절대 아니다. 가문은 현재 황실의 지원을 받아 나날이 성장하고 있으며 영지 또한 눈에 띄게 발전하고 있다.
루미너스 신전과 모라 신전이 한 영지에 건설되는 전대미문의 일이 벌어지고, 영화라는 새로운 문화 또한 세계 최초로 공개된 지역이다.
이 모든 일이 가능한 이유는 당연하게도 자랑스러운 막내 아들, 아이작의 작품 제논 일대기 덕분이다.
잠재력이 제대로 터진 5권이 등장하기 전에도 제논 일대기의 매력에 심취한 그녀다.
특히 마족과 성직자의 사랑이라는, 이단적이면서 매운맛의 로맨스가 마음을 애태우고 있었다.
이후로 둘의 사랑이 깊어지고, 더 나아가 첫날밤까지 치렀을 때는 얼마나 감격했는지 모른다.
그 장면을 보고 올라온 성욕조차 밀어낼 정도의 감동이었으니 얼마나 몰입하는지 알 수 있을 터.
하지만 그 감동이 무색하게 또다른 절망이 닥쳐왔으니, 씹어먹어도 시원찮은 대악마가 릴리를 공격한 것이다.
사실 이런 위기는 전에도 한 번 있었다. 진이 자신의 친부, 탐식에게 가슴이 꿰뚫리는 사건이 일어났으니.
다행히 그것이 전화위복이 되어 진의 각성에 도움이 되었으나 이번 같은 경우는 다르다. 자그마치 대악마의 쐐기가 심장에 박힌 것이다.
세계수마저 오염에 버티지 못해 무너졌는데 성직자가 버틸 수 있을리가 만무. 심지어 오염이 몸 전체에 퍼지면 악마가 된다는 말까지 덧붙였다.
처음에는 그 말을 믿기 싫었으나 마족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고려하면 납득할 수밖에 없는 이야기일 수밖에 없다.
'아이작이 어떻게든 잘 풀어내겠지?'
마음 같아서는 28권을 읽자마자 아이작에게 달려가고 싶던 안나다. 그러나 민폐를 끼치는 것이기도 하고 아이작이 인간적으로 실망할 수도 있다.
자신은 그의 어머니이긴 해도 제논 일대기 앞에서는 한낱 평범한 독자에 불과하니.
조언을 하거나 은근슬쩍 본심을 말하는 걸 제외하고 압박을 할 수 없는 노릇이다.
더군다나 이런 일을 대비하여 헬리움으로 도망친 적도 있다. 때문에 이번만큼은 참고 있던 것이다.
'그래. 이대로 떼어놓으면 온갖 욕이란 욕은 다 얻어먹을 텐데.'
속으로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으나 안나도 알고 있다. 진과 릴리의 사랑이 이루어지지 못함으로서 작품의 완성도가 올라간다는 것을.
마족이 어떤 종족인가. 온갖 비극과 슬픔으로 점철된 종족이지 않은가. 이건 제논 일대기에만 국한돼 있는 게 아니라 종족 자체가 그렇다.
제논 일대기 등장 전까지 어떻게든 빛을 보기 위해 발버둥쳤지만 그 누구도 알아주지 않았던 종족.
진만 해도 마족이 겪을 수 있는 모든 비극을 보여준다고 했으니 그가 얼마나 매력적인 인물인지 대강 알 수 있을 것이다.
'이제야 조금 행복해지는데 이런 식으로 망가뜨리는 건 절대 안 돼.'
안나뿐만 아니라 전세계 모든 진·릴리 팬들이 들고 일어날 것이다. 그들뿐만 아니라 작품을 읽는 다른 독자들도 경악하겠지.
실제로 누군가의 선동으로 진과 릴리는 절대 이어지지 않는다고 했다가 난리가 났지 않았는가.
심지어 한 모험가는 술을 마시다가 울고 불고 난리도 아니었단다. 신문으로도 대서특필이 될 정도로 큰 사건이라 꽤 중요하게 다뤘다.
물론 학자들에게는 아주 중요한 연구거리에 지나지 않았지만.
"정말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너희 오빠는 악마일 거야. 그치?"
"아우?"
"그래. 그래. 릴리도 그렇게 생각하는구나."
"빠아!"
안나는 요람 속에 누워있는 릴리에게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갓난아기인 릴리가 알아들을 일은 만무하지만 그래도 좋다는 듯이 해맑게 웃었다.
그 웃음에 안나도 마음 속의 한탄이 조금이나가 사그라드는 느낌이었다. 육아는 전적으로 유모에게 맡기고 있어서 딱히 힘든 것도 없다.
그래도 지금처럼 가끔 가다가 얼굴을 비추거나 모유를 먹이는 등. 어머니로서 해야 할 일은 하나도 빠짐없이 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일감도 거의 없어서 지금과 같은 여유를 즐길 수 있었다.
똑똑똑
[남작 부인. 하베르트 집사입니다. 출판사에서 우편이 왔습니다.]
릴리와 놀아주던 와중에 누군가 바깥에서 문을 두드렸다. 목소리를 들어보니 집사인 것 같다.
이에 그녀는 팔다리를 바둥바둥거리는 릴리에게 잠깐 갔다 온다고 말한 후, 자리에서 일어나 문 쪽으로 향했다.
뒤이어 문을 여니 콧수염이 매우 멋드러진 노신사가 모습을 드러냈다.
황실에서 파견나온 집사, 하베르트. 현재 전반적인 저택 관리는 그가 맡고 있다.
"네. 하베르트 집사. 출판사에서 우편이 왔다고요?"
"그렇습니다. 아마 제논 일대기 29권인 것 같더군요."
"정말요?!"
하베르트의 말에 안나의 보랏빛 눈동자가 크게 떠졌다. 기쁨과 기대가 한가득 들어있는 표정이다.
"네. 다만 특이하게도 편지가 따로 왔습니다."
"응? 편지가 따로 왔다고요?"
"아무래도 출판사 사장이 하고 싶은 말이 있나 봅니다."
하베르트 집사는 안나에게 우편과 편지를 각각 전달했다. 안나는 그에게 고맙다는 말과 함께 문을 닫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그의 말마따나 편지가 우편 안에 들어있으면 몰라도, 따로따로 분류된 건 조금 의아했다.
이에 안나는 릴리의 요람 옆에 앉아 우편이 아닌 편지부터 확인했다. 다음 이야기가 기대되어도 편지부터 읽는 게 나을 것 같다.
'아이작에게 보내는 편지구나.'
아이작에게 보내는 편지라면 중간에 점검할 필요가 있다. 안나는 조심스러운 손길로 편지를 천천히 뜯었다.
이건 민폐가 아니라 당연히 해야 할 일 중 하나다. 여기까지 오는데 충분한 검수가 이루어졌을 테지만 마지막으로 확인하는 것이다.
[안녕하십니까, 마이샬 가주님. 그동안 마이샬 가문이 베풀어주신 친절 덕분에 저희 출판사는······]
다행히 테러가 아니라 출판사에서 온 편지가 맞다. 머스크 특유의 필체를 본다면 확실하다.
일단 첫 문단은 늘 그렇듯이 예의를 과도하게 담은 인삿말이다. 조금 과하다 싶지만 출판사 입장에서는 지극히 당연한 입장이겠지.
안나는 길고 긴 인삿말을 뒤로 하고 본론부터 확인에 나섰다. 출판사 사장, 머스크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알기 위해서.
[다름이 아니라 제논 님께서 결말을 어떻게 내실지 궁금하여 이렇게 편지를 보냅니다. 호크 남작님께서 직접 원고를 가져다 주신만큼 악마 숭배자가 중간에 수를 쓸 일은 없겠지만, 저희로서는 우려가 됩니다.]
"······?"
이게 무슨 소리야. 안나는 보라색 눈동자를 깜빡거렸다. 안나로서는 이게 무슨 소리인지 감을 잡기가 어려웠다.
머스크의 말마따나 도중에 악마 숭배자가 손을 썼다는 말은 가정 자체가 불가능하다. 애당초 29권의 원고를 호크가 직접 갖고 왔지 않은가.
또한 호크가 아이작의 부탁에 따라 이리 말했다. 이번에는 남몰래 원고를 읽지 말라고. 이건 다른 독자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다시 말해서 악마 숭배자가 중간에 개입하는 건 불가능한 영역이다. 그런데 손수 편지까지 썼다는 건 심상치 않은 일일 터.
'······대체 결말이 어떻길래?'
안나는 29권의 초판이 담겨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우편을 바라봤다. 도대체 어떤 이야기가 이어지길래 저런 우려가 담겨 있는 걸까.
[스토리를 한 번 검수해주시고, 결말만 저희 출판사에 편지로 보내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처음에는 저희도 호크 남작께서 직접 가져다주지 않으셨다면 믿지 않았을 테니까요. 그럼 부디 건강에 유의하시고 완결까지 기다리겠습니다. 이상 머스크 올림.]
여태까지 이런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머스크는 제논 일대기의 원고가 왔다 하면 눈에 불을 켜고 인쇄하기 바빴으니.
궁금해서 참을 수가 없다. 안나는 편지를 다급히 요람에 살포시 올리고 우편을 급히 뜯었다.
"아암."
"응? 릴리야! 안 돼! 그거 지지야, 지지!"
우편을 뜯는 와중에 릴리가 편지를 입에 넣을 뻔했지만 간신히 막았다. 갓난아기인데 벌써부터 힘이 강한 게 느껴진다.
뒤이어 그녀는 모든 준비를 끝난 후, 제논 일대기 29권을 마주했다. 대체 어떤 스토리가 이어지면 머스크가 걱정할 정도일까.
'설마 아니겠지?'
28권의 결말은 진이 여정을 떠났다는 것과, 제논이 뒤따라간다는 암시를 던지면서 이야기가 끝난다. 당연하게도 릴리를 어떻게든 치료하기 위함이다.
그러니 29권의 전반적인 이야기는 진의 뒤를 밟는 제논을 보여줄 터. 이건 대부분의 독자들이 예상하고 있는 바다.
현재 안나가 가장 걱정되는 건, 진 또는 릴리가 죽음을 맞이하는 것. 그것만큼은 보기 싫다.
그것보다는 차라리 진이 평생동안 릴리의 곁을 간호하면서 함께 죽는 편이 낫다. 마족의 비극에 어울리는 결말이기도 하고.
'릴리가 악마로 변해 진이 죽이는 건······ 아니지. 그것보다는 차라리 마족이 되는 게······ 아니야. 이것도 아냐. 이러면 진이 여정을 떠난 이유가 없어지잖아.'
여러모로 머리가 뒤죽박죽이다. 안나는 눈을 질끈 감았다가 릴리를 힐긋거렸다.
아까 아둥바둥거렸던 것때문에 힘이 빠진 건지 곤히 잠들어 있다. 어쩜 저리 천사 같은지.
그녀는 세상 물정 모르고 잠든 릴리를 보며 흐뭇하게 웃었다가 책 페이지를 조심스럽게 넘겼다.
초반부는 예상했던대로 제논이 진의 뒤를 천천히 따라가는 것. 그리고 전쟁 이후 만나게 된 사람들의 이야기다.
그렇게 한 명 한 명 만나면서 진의 행방을 물어본 결과, 제논은 그가 향한 곳을 정확히 알게 된다.
'회색 사막이구나.'
현실에서는 악마가 최초로 등장한 곳이자 한때 강대국이었던 게리오스 왕국이 있던 지역.
평범한 사막과 달리 하늘은 온통 먹구름이 끼어 햇빛이 모두 차단되고, 모래 아래에는 수많은 망자들이 잠들어 있다.
제논 일대기는 현실을 모티브로 삼은만큼 회색 사막도 당연히 존재하고 있었다.
'맙소사. 악마가 사실 인간이었다고?'
제논은 망자들을 하나 하나 쓰러뜨리고, 옛 왕국의 유적지를 파헤치면서 악마에 대한 진실을 차츰 깨닫게 된다.
악마가 실은 인간이었다는 충격적인 진실부터 시작하여 디아볼스의 부활을 노리고 있다는 것.
마지막으로 진이 이 모든 걸 파악해 디아볼스의 부활을 막으려 한다는 것까지.
'아하. 여기서 제논과 힘을 합쳐 부활을 막는 거구나?'
이러면 괜찮겠지. 안나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다만 릴리의 완전한 치유를 위해서는 디아볼스의 영혼이 완전히 소멸되어야 한다.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뜻.
아마 제논이 진에게 정신 차리라며, 이럴 때일수록 릴리에게는 네가 필요하다고 윽박지르지 않을까.
안나는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는 스토리에 납득하며 페이지를 넘겼다. 하지만 그녀는 집중하느라 미처 잊어버리고 있었다.
머스크가 편지에 적었던 내용을. 한 번만 재고해달라던 스토리를.
[사, 살려줘······]
[유적지를 살펴보는 도중에 불현듯 귀에 들어오는 목소리. 바람에 흩날리기 직전인 목소리였으나 간신히 들을 수 있었다.]
[제논은 그 소리를 듣자마자 서둘러 그곳으로 달려갔다. 제발 진의 목소리만은 아니기를 빌면서.]
헌데 분위기가 점점 이상해졌다. 유적지를 깊이 파고들면 파고들수록 암울해지는 분위기와, 그 분위기를 한층 돋구는 누군가의 목소리까지.
안나는 왠지 모를 긴장감에 책을 쥔 손에 힘을 주면서 페이지를 살며시 넘겼다.
[제논이 마주한 건······ 시체. 아니, 마치 짐승에게 온 몸이 뜯어먹힌 것 같은 사람이었다.]
[목의 살점이 이빨에 뜯겨져 나가 피가 폭포수처럼 흘러내리고, 팔과 다리는 각각 하나씩 뜯겨져 있었다.]
[몸에 성한 부분은 단 한 곳도 없었다. 그나마 온전한 팔다리조차 이빨에 뜯긴 흔적이 있었으니.]
[살아있다는 게 용할 정도. 문제는 그나마 살아있는 자가 그렇다는 거지 주위에는······]
목소리를 들은 제논이 달려간 곳은 그야말로 지옥도. 외견만 본다면 악마 숭배자로 추측되는 자들이지만 그 행색이 너무나도 끔찍했다.
짐승이 마구잡이로 뜯어먹은 것 같은 상처하며, 복부에는 창자를 질질 흘리고 있었으니.
심지어 몇몇 시체는 아예 갈비뼈가 완전히 드러난 채로 장기가 모조리 사라져 있다.
대악마, 디아볼스조차 이런 만행은 저지르지 않았다. 지성이 없는 몬스터도 아니고 살아있는 사람을 산 채로 잡아먹다니.
[타, 탐식이······ 탐식이 부활했다······]
[그가 우릴 먹을 거야······ 대악마의 영혼을 모조리 먹을 거라고······]
"탐식?"
갑자기 탐식이 왜 등장하는 건가. 안나는 고운 미간을 찌푸렸다. 탐식은 진이 진작에 쓰러뜨리지 않았었나.
하지만 묘사된 참상을 보면 탐식이 아니고서야 이런 행각을 저지르지는 않을 것이다. 탐식은 말 그대로 상대방을 흡수함으로서 힘을 얻는 자.
도대체 전개가 어떻게 되는 건지 한치 앞도 예상할 수 없다. 제논도 알 수 없는 두려움에 침을 꿀꺽 삼키면서 앞으로 나아갔다.
그리고 그가 마주한 건······
[······진?]
[크륵······]
시체 하나를 짐승처럼 게걸스럽게 뜯어먹으며, 전과 훨씬 달라진 모습을 하고 있는 있는 진이었다.
입에는 그동안 뜯어먹었던 살점과 피가 덕지덕지 발라져 있었으며, 악마의 날개와 더불어 두 눈 또한 새까맣게 물든 상태였다.
이것만 봐도 무언가 심히 잘못되었다는 걸 직감할 수 있다. 동시에 많은 걸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진이 탐식의 친자식이라는 것과, 디아볼스의 영혼이 모두 소멸해야만 릴리를 구원할 수 있다는 것.
마지막으로······ 진은 언제든지 릴리를 위해 희생할 거라는 것을.
[지켜야 한다······]
[진? 너 정말······ 진······ 이야?]
[가장 밝은 빛을······ 지켜야 한다······]
제논이 확인을 위해 물어도 진은 자아를 잃은 짐승처럼 말을 되풀이 할 뿐이다.
[가장 밝은 빛을 지켜야 한다······]
릴리를 향한 애틋한 사랑이 전부 드러나는 그의 말.
[가장 추악한 어둠이 되더라도······]
마지막으로 그 말과 함께.
[크아아아아!]
짐승과 같은 포효를 터뜨리며 제논에게 달려들었다.
"··· ···"
실로 충격적인 결말. 안나는 입을 떡 벌리며 경악했다.
모든 독자들의 예상을 뒤엎다 못해 산산조각내는 전개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그 모든 복선이 회수되는 결말이다.
진이라는 캐릭터를 완벽하게 만들어 줄 뿐더러, 그가 탐식의 자식이라는 걸 철저하게 이용했다.
너무 철저해서 과연 사람이 생각할 수 있는 건지 의문이 들 정도. 어째서 디아볼스를 심심한 캐릭터로 만들었는지 알 것 같다.
안나는 한동안 결말부를 바라보다가 작게 중얼거렸다.
"······내가 악마를 낳았나?"
정말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는 전개였다.
비단 그녀뿐만이 아니라.
"씨발. 전개가 왜 이래? 이거 사람이 쓴 거 맞아?"
"어떻게 이럴 수가······납득은 되는데 아무리 그래도······"
"살리겠지? 이렇게 싸우게 해놓고 다시 살리겠지? 살린다고 말해줘, 제발."
"악마다... 악마가 나타났다······"
책을 읽은 독자들 대부분이 그리 생각할만큼 악독한 전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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