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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 세상에서 작가로 살아가는 법-311화 (312/763)

〈 311화 〉 Isaac(4)

* * *

아르웬 이후의 인맥 다지기는 별 일 없이 지나갔다. 대부분 아는 얼굴들이라 친한 척 연기하는 게 더 어색하다.

보는 사람만 없었다면 하하 호호 떠들거나 도리어 내 쪽이 다 머쓱했겠지.

특히 가장 난관이었던 건 세실리다. 여기서도 특유의 장난기가 발동되어 내가 제논인지 몰랐다고, 평소 아카데미에서도 말을 잘하더니 그 이유를 알 것 같다고 등등.

내숭 아닌 내숭에 마리와 아르웬을 비롯한 몇몇 사람들이 짜디 짠 시선을 보냈지만 세실리는 능청 떨기 바빴다.

그래도 훗날 있을 발표를 위해 떡밥을 까는 건 잊지 않았다. 이 은혜는 절대 잊지 않을거라며 나에게 애정이 가득한 눈빛으로 보았으니까.

아마 눈치가 빠른 사람들은 알아차렸을 것이다. 세실리가 나에게 이성적인 호감이 있으며 머지않아 지난 연설 못지 않은 폭탄을 떨어뜨릴 거라고.

은혜 갚기라는 아주 좋은 명분도 있겠다, 세실리가 나에게 시집을 오는 건 모두가 당연시 여길 것이다.

아직까지는 데스칼이 정정하니 혼약을 맺으면 당분간 한 집에 살겠지. 그러나 왕위를 물려받게 되는 날이 오면 떠날 가능성이 높다.

그것이 몇 백 년 뒤일 수도 있다는 게 함정. 심지어 데스칼조차 마족 기준으로도 젊은 편이다.

세대 교체를 목표로 빠른 시일 내에 왕위를 물려줄 수 있겠다만 과연 세실리가 그렇게 할까? 나는 아니라고 본다.

여왕이 될 때까지 나를 물고 빨기 바쁘겠지. 나와의 혼약을 발표하는 순간부터 그 생활이 시작될 것이다.

"아이작 님. 아이작 님께서 아끼신다는 메리라는 작가. 그 작가는 언제 보여줄 생각이신가요?"

정답게 이야기하다가 세실리가 체리와 관련된 질문을 날렸다. 그에 다른 사람들도 흥미가 돋았는지 나에게 시선을 옮겼다.

메리는 알다시피 체리의 필명으로, 제논 일대기 다음으로 각광받는 작가다. 하마터면 미처 싹을 피우기도 전에 밟힐 빤했으나 내가 겨우 살려놓은 인재.

현재 2권의 초고를 준비해놓은 상태지만 최근 바쁜 일이 많아 도움을 주지 못 하고 있다.

"그 애가 원할 때 보여줄 생각입니다. 그 아이의 의견도 존중해야죠. 워낙 부끄러움이 많은 아이라."

"그렇군요. 여러분들도 메리 님이 쓰신 작품을 읽으셨나요?"

"당연히 알죠! 제논 일대기도 제논 일대기지만 붉은 노을을 다시 한 번도 재미있게 읽었는 걸요?"

"시간을 되돌려 원하는 바를 이룬다는 이야기는 정말 흥미로웠어요. 글솜씨도 제논 님이 눈여겨 보신만큼 훌륭하고요."

"그런데 2권이 너무 늦게 나와서 아쉬워요. 빨리 보고 싶은데."

역시 로맨스물이라 그런지 여자들에게 인기가 상당하다. 회귀물이라는 특징 때문에 남자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으나 여자들만큼 강하진 않았다.

내가 있는데 다른 작품 이야기를 한다고 기분이 나쁘다거나 그러진 않았다. 오히려 나도 체리의 작품이 하루 빨리 나오기를 빌고 있으니.

"곧 있으면 2권이 나올 겁니다. 출판사로 보내기만 하면 끝이니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정말요? 다행이다."

"원래 이게 정상이에요. 제논 일대기가 비정상적으로 빨리 나왔던 거고요."

"마족의 선물 덕분에 집필 속도가 빨라진 거랬죠? 대체 무슨 선물이었어요?"

이야기를 하던 중에 헬리움측에서 선물한 희대의 걸작품, 타자기가 언급되었다. 나는 그 주제가 나오자 세실리를 힐긋거렸다.

마족들의 걸작품이 언급되자 본인도 뿌듯했는지 콧대가 하늘을 찌를듯이 높아졌다.

복사를 비롯한 인쇄술은 발달되었으나 필사를 전문으로 삼는 직업이 있을 정도로 이곳의 기술은 언밸런스하다.

그러니 타자기 하나만 있어도 인쇄술에 혁신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그만큼 객관적으로 보아도 역사에 길이 남을 발명품이다.

"정말 멋진 선물이었습니다. 마족의 기술력이 얼마나 굉장한지 절감한 순간이었죠. 만약 여러분은 문자가 새겨진 버튼을 눌렀을 뿐인데 문자가 새겨진다면 믿으시겠습니까?"

"아뇨. 그런 게 가능해요?"

"그정도면 마법 아닌가?"

"마법이 있어도 일정 수준 이상의 기술력도 필요하지 않을까요?"

타자기에 대한 평가가 상승하면 상승할수록 세실리의 콧대 또한 더욱 올라간다. 팔짱까지 낀 탓에 풍만한 가슴이 전보다 부각된다.

개인의 칭찬은 쉽게 넘어가는 그녀다. 하지만 마족을 향한 칭찬은 자기 일보다 더 기뻐한다.

반면에 이런 칭찬이 이어질수록 불만을 가지는 이가 있었으니, 바로 나에게서 살짝 떨어져 있는 아르웬.

그녀는 현재 리나와 담화를 나누고 있었으나 우리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지 가끔 가다 이쪽을 힐끔거렸다.

길쭉한 귀가 쫑긋거리는 걸 보면 이쪽을 엿듣고 있는 건 확실하다. 더군다나 종족 관련 이야기도 나왔으니 신경 쓰이겠지.

"마족은 제논 일대기 발매 전까지만 해도 악마로 생각했는데··· 지금 보면 엘프 못지 않게 멋진 종족인 것 같아요. 뭔가 숭고한 느낌?"

"그것도 그렇지만 엘프가 더 우아하지 않을까요? 최초로 문명을 이룩한데다가 모든 것의 시작점이잖아요. 헬리움에서 전달한 발명품도 엘프라면 충분히 제작이 가능하겠죠."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어쩌다 보니 최근 인간들 사이에서도 뜨거운 감자로 군림하던 논쟁이 튀어나왔다. 전생으로 치자면 사자 vs 호랑이 급인 엘프 vs 마족 논쟁.

자그마치 헬리움의 왕족과 알븐하임의 여왕이 근처에 있는데도 인간들은 신경 쓰지 않고 저마다 토론을 나누기 바빴다.

다행히 중간중간 내가 제지하여 분위기가 과열되지는 않았으나 눈치가 보이는 건 어쩔 수 없다. 여기서는 말 한 마디 한 마디 조심해야된다.

지난번에 세실리와 아르웬이 웅장한 대결을 펼쳤을 때는 어디까지나 개인전이다. 그러나 여기는 공식 선상이니 심각한 외교적 결례로 이어질 수도 있다.

그렇기에 토론을 펼치는 사람들도 선을 적당히 지키며 각 종족의 장단점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이정도는 묵인할만 하지만 문제는 내가 있다는 것.

"아이작 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무엇을 말이죠?"

"아이작 님께서는 엘프와 마족 중 어느 쪽이 더 우세하다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나는 총대를 매고 그 질문을 꺼낸 남자와 마주했다. 기억에 없는 얼굴이었지만 햇빛에 탄 듯한 구릿빛 피부와 은색 눈동자가 매우 인상적이다.

또한 오른쪽 눈에는 이집트 문양 같은 문신이 새겨져 있었으며 눈동자에는 악의는 전혀 들어있지 않았다.

그는 정말 순수한 의미로 내 의견을 궁금해하고 있다.

여기서 내가 뭘 말하던지 간에 다들 납득하겠지. 문제는 이곳에 각 종족의 최고 권위자가 있다는 것.

세실리는 물론이요 어느새 아르웬까지 기대감에 부푼 표정을 이쪽을 바라보는 중이다.

'어느 정도 예상을 해서 다행이네.'

사실 이런 상황은 충분히 예상했다. 제논 일대기는 인간이 아니라 다른 종족까지 묘사하고 있는 책이니.

독자로서 저런 의문이 드는 건 당연한 일이며 나를 엿먹이기 위한 의도도 아니다. 그저 순수한 궁금증에 발로한 것이다.

그리고 이런 상황에 대배한 대답까지 마련해 놓은 참이다.

"실례지만 성함이 어떻게 되시죠?"

"스타비르크 지역의 아살라 반드 사에라라고 합니다."

구릿빛 피부와 은색 눈동자를 보고 눈치챘지만 예상대로 스타비르크 출신이다. 소수민족이자 현재 미네르바 제국에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지역.

드워프 다음으로 손재주가 매우 뛰어나며 불의 민족이라 불릴만큼 불을 잘 다루는 걸로 유명하다. 나는 그의 은색 눈동자와 마주하다가 리나를 힐끔거렸다.

역사적으로 독립을 지향하는 소수민족은 나라가 탄압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이건 당장 지구에서도 빈번하게 일어나는 현상이다.

그리고 리나는 제국의 황녀다. 당연히 그녀 입장에서 아살라를 좋게 보지 못 할 터. 지금도 미간을 좁힌 채 아살라를 노려보고 있다.

'목숨을 걸고 나온 거네.'

아마 나와 인연을 다져 정치적으로 이용할 속셈이겠지. 나와 연을 맺는 순간 제국측에서 암살자를 보내기가 매우 곤란해진다.

제국 입장에서는 나에게 좋은 이미지를 보여야 하는데 아살라가 암살당했다는 소식이 퍼지면 어떻게 될까.

이미지는 이미지대로 나빠질테니 제국 입장에서는 매우 조심스러운 행동을 취해야 된다. 여러모로 외통수를 맞았다고 볼 수 있겠지.

물론 그건 제국의 이야기고 나에게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어차피 질문을 한 아살라도 순수한 의도로 물었으니 성심성의껏 대답하는 게 우선이다.

"일단 아살라 씨는 질문을 잘못 하셨어요. 제 생각으로는 엘프와 마족은 서로 우열을 가리기 힘들거든요. 차이점이라면 마족은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발전한다는 점이고 엘프는 정체되었다가 급성장을 반복한다는 점이죠."

"아하. 무슨 말인지 이해가 갈 것 같아요."

"확실히 그런 것 같네. 마족은 악마가 된다는 걸 제외하면 엘프와 달리 큰 실수를 저지른 적이 없잖아."

"아직은 모르죠. 다시 말하지만 헬리움은 이제 막 외교에 발을 들인 상태에요. 반면 엘프는 종족 전쟁을 겪었을지언정 엄연한 패권국이라고요."

내 대답 이후로도 엘프와 마족 간의 우열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나는 여기서 슬그머니 빠져나와 다른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계속 있었다가 나에게 이득이 될만한 것도 없고, 곧 있으며 슬슬 해산의 시간이 다가온다.

분위기를 고취시킬 술조차 준비되지 않은 사교회다. 아직 해결해야 될 문제거리가 많은데 시간을 지체할 수 없다.

"대답하기 매우 곤란했을텐데 잘 대답했네?"

항상 내 곁을 지키던 마리가 대견하다는 말투로 칭찬해줬다. 이에 그녀를 쳐다보니 빙긋 웃고 있는 미소가 눈에 들어왔다.

흐뭇함과 뿌듯함이 두루 섞여있는 미소에 나 또한 미소로 응대해줬다. 겸사겸사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건 잊지 않았다.

마리도 나의 애정 표현에 기분이 좋아졌는지 베시시 웃으며 바짝 밀착했다.

'악마 숭배자의 위협도 없고··· 곧 있으면 해산시켜야지.'

다른 사람에게 말은 하지 않았지만 내심 걱정하던 악마 숭배자의 징조도 보이지 않았다.

악마 숭배자들 입장에서는 내 목을 노리기 가장 적합한 기회겠지만, 지금 노리는 건 목숨을 버리는 것과 마찬가지.

물론 악마를 숭배하는 미친놈들이니 목숨을 버리면서까지 달려드는 놈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그런 징조는 보이지 않았다.

우선 대기실을 비롯한 공연장 전체가 케이트의 성역 선포로 신전에 준하는 안전성을 보장받고 있다.

만약 악마 숭배자 침입이라도 하는 순간 곧바로 머리 위로 벼락이 떨어질 터.

무엇보다 굳이 내가 아니라 내 가족을 비롯한 주변인을 위협할 가능성도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철저히 대비할 예정이다.

"아카데미에 가서도 바빠지겠지?"

"바빠지는 것도 바빠지는 건데 호위를 주렁주렁 달고 있어야 될 걸?"

잠깐 쉬기 위해 휴게실로 들어선 나와 마리. 내가 푸념하듯이 말하자 마리가 명료히 받아쳤다.

전에 어머니가 말씀했듯이 아카데미의 생활이 힘들어지다 못해 불가능한 수준까지 이를 수도 있다.

우선 마리와의 결혼식 문제도 있고, 더 나아가 세실리를 비롯한 많은 여자들과 연관돼 있다는 소식이 우르르 터질테니.

상상만 해도 머리가 아픈 스케쥴이었지만 이건 내가 책임지기로 마음 먹었으니 문제는 없다.

과연 그 과정 속에 어떤 사건이 터질지 걱정이 될 뿐이지.

"마리."

"응. 말해."

"나, 앞으로 잘할 수 있겠지."

그런 걱정을 입 밖으로 꺼내니 마리의 대답이 걸작이었다.

"심란하면 가슴 만지게 해줄까?"

"··· ···"

세실리에게 장난기가 옮기라도 한 걸까. 마리가 장난스러운 투로 말하며 내 어깨에 얼굴을 기대었다.

나는 위로 아닌 위로에 피식 웃으며 그녀의 머리를 부드러이 어루만졌다.

"아이작."

"응."

"여자가 늘어나도 이제 상관하지 않을게. 너는 그게 체질인 것 같아."

가슴에 비수를 꽂아버리는 마리의 말. 하지만 반박할 수 없다는 게 슬픈 현실이다.

이에 머리를 쓰다듬는 행위를 멈추었을 때 쯤, 마리가 고개를 돌려 나를 똑바로 바라봤다.

나 또한 고개를 움직여 마리의 아름다운 얼굴과 마주했다. 푸른빛으로 빛나는 눈동자가 밝게 빛나고 있다.

"대신 이것만 약속해줘. 내가 언제나 1순위고, 내가 원하는 건 사유가 정당할시 부탁을 들어주기. 나도 양보할테니까 알겠지?"

"그거야 당연한 소리지. 혹시 불안했어?"

"조금은. 아르웬 여왕과 리나도 올 것 같은데 하나같이 나보다 멋지고 뛰어난 여자들밖에 없잖아. 그게 좀 불안했거든. 아델 언니도 나보다 힘이 강하고."

"··· ···"

나는 마리가 속마음을 털어놓자 우리 곁을 호위하는 아델리아를 쳐다봤다.

내 눈빛에 그녀는 고개를 꾸벅 숙이고 아무 말없이 휴게실 밖으로 걸음을 옮겼다.

만일을 위해서라도 호위는 붙여놓아야 하지만 아직까지 성역이 선포된 상태.

아델리아가 없더라도 무슨 일이 발생할 확률은 0에 수렴한다. 이에 마음을 놓고 마리에게 말했다.

"마리. 여태까지 누누이 언급했지만 넌 나에게 있어서 가장 특별한 여자야. 태어나면서 내가 처음으로 사귄 여자고, 나에게 먼저 고백한 여자이기도 하지. 공작가의 영애면서 권위의식과 동 떨어진 성격. 그리고 은근히 막무가내 같은 성정까지."

"뒤, 뒤는 빼고 얘기해줄래? 나 그렇게 막무가내는 아니거든?"

"그러면 고양이가 하악질하는 걸로 바꿔줄까?"

"그거나 그거나 똑같잖아···"

"더 귀엽지."

귀엽다고 해주자 마리의 얼굴이 순식간에 홍시처럼 익어간다. 이런 모습이 마리의 매력이자 내가 그녀를 사랑하는 이유다.

털털한 것 같으면서도 연약한 모습을 띄기도 하고, 가끔 가다가 어린애처럼 칭얼거리거나 어른스러운 면모를 보이는 등.

다채로우면서도 행동 하나 하나에 사랑스러움이 진하게 묻어나온다. 내가 그녀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자 평생을 함께 하고픈 이유.

마리처럼 귀엽고, 아름다우며, 사랑스러운 여자는 세상에 없을 것이다.

"···그러면 약속한 거다? 루미너스 님도 우리를 보고 있을테니 무르기 없기?"

"물론이지."

"히힛."

내 말에 확신을 얻었는지 마리가 두 팔을 벌리며 나를 와락 껴안았다. 감미로운 향기가 코로 찔러들어오며 말랑한 감촉이 피부를 타고 전달된다.

마음 속의 음흉한 자아가 불쑥 튀어나올 것 같았지만 이건 밤에 분출하면 되니 꾹 억누르자. 나는 부드러이 웃으며 마리를 살포시 껴안았다.

"마리."

"응. 응."

"앞으로도 잘 부탁해. 그리고, 사랑해."

영원을 함께 할 반려를 향한 진심 어린 고백. 그 고백에 마리는 본인의 진심을 듬뿍 담아 되돌려줬다.

"나도 사랑해, 아이작. 절대 떠나지 마. 알겠지?"

"그런 일은 절대 없을 거야. 떠나더라도 함께 떠나야지."

"만약 세상이 갈라놓는다면?"

물어서 뭐하겠나.

"그 세상을 다시 이어붙일 거야."

악마 숭배자가 위협을 가하더라도.

"무슨 일이 있어도."

예상치 못한 사건이 터지더라도.

"너랑은 안 떨어질테니까."

사랑하는 사람들과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

******

제논의 정체가 알려진지 약 사흘이 흘러갔다.

여태까지 제논의 정체가 현자라니, 미래인이라니 등등. 많고 많은 추측들이 맴돌았으나 그걸 전부 종식시키...

[제논 일대기의 이야기는 머릿속에서 나온 것. 과연 그 말을 누가 믿을까?]

[또다른 세계를 경험하고, '제약'으로 인해 인지하지 못 했다면? 그게 더 현실성이 높아···]

[머릿속에 나왔다는 건 그 세계를 경험했다는 뜻이다. 제논은 절대 거짓말은 하지 않았다.]

[제논에게는 분명 '제약'이 걸려있다! 그는 분명 미래가 될 시간대에서 넘어온 미래인이...]

...진 못 했다. 오히려 의심만 더 강해졌을 뿐.

"아니. 씹."

왜 안 믿는 거야, 진짜. 더 큰 문제는 여기가 끝이 아니라는 것.

[속보. 테르스 왕국에 제논 일대기 23권은 발매되지 않는다! 믿을만한 소식인가?]

[때아닌 소식에 테르스 왕국민들은 혼란을 겪어...]

[테르스 왕국의 귀족이 알린 소식에 따르자면 최근 발매된 22권과 긴밀한 연관이 있다고...]

[침묵하는 테르스 왕국의 왕족. 과연 그들에게 무슨 일이?]

테르스 왕국에 예상된 혼란이 찾아왔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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