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3화 〉 폭탄발언(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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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뒤에 기로에 놓일 거라는 모라의 예언을 들은지 일주일이 흘렀다. 이번 일주일은 다른 일주일과 달리 짧은 것 같으면서도 길게 느껴졌다.
우선 계획했던 것처럼 헬리움의 국왕, 데스칼과 21권에 대한 의논을 나누었다.
혼자가 아니라 세실리와 함께.
위의 말만 들으면 대충 어떤 상황이 펼쳐졌을지 대충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매사에 점잖았던 데스칼의 표정이 다채롭게 변하는 걸 똑똑히 볼 수 있었으니.
참고로 데스칼뿐만 아니라 아이실리아까지 있었는데, 그녀는 비명까지 지르며 까무러쳤다. 공포 영화를 본 것처럼, 보면 안 될 걸 봤다는 그런 비명.
하기야 사랑하는 딸이 갑작스레 악마로 변하는 걸 실시간으로 목격했는데 놀라지 않는 게 더 신기하지.
천만다행히도 세실리가 미리 방음막을 두껍게 쳤을 뿐더러 내가 차근차근 설명하니 그들도 점차 안정을 되찾을 수 있었다.
처음에는 믿기지 못 하는 눈빛이었으나 이성을 완전히 유지하고 있다는 걸 확인하고는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어쨌거나 세실리와 깊게 연관돼 있다보니 그들도 손을 써야할 것이다. 일단 연설은 21권이 발매되고 일주일 후에 진행하는 것으로 계획했다.
개인의 일이 아니라 나라의 일이었으니 아카데미 쪽에서도 허락을 해줄 것이다.
세실리 같은 왕족은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상징이라 아카데미에서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이보게. 사위. 자네는 정말로 예언자인 겐가?"
"아닌데요."
데스칼과 아이실리아에게서 예언자라는 의심을 받는 건 당연한 수순. 이 부분은 어찌어찌 넘어갔다.
남은 건 21권의 발매와 헬리움에서 세실리가 보여줄 연설을 지켜보는 것.
이건 나의 지분이 80% 이상 들어있는 거라 세실리에게 넌지시 권유했다.
내가 아르웬에게 연설문을 작성하여 줬던 것처럼, 앞으로 있을 연설을 도와줘도 되냐고.
하지만 세실리는 고개를 좌우로 젓더니 맑은 미소를 지으며 정중히 거부했다.
"괜찮아. 언제까지 도움만 받을 수는 없지."
"정말로 괜찮아?"
"응. 언젠가 우리 마족이 빛을 보게 되었을 때 하고 싶었던 말이 있거든. 그걸 말하려고."
그 말을 듣고나서 나는 다시 한 번 깨달을 수 있었다. 세실리, 그녀는 마족의 공주라는 것을.
백성들 위에 서서 누구보다 마족을 위한 마음가짐을 품고 있었을테니 연설 내용 자체는 중요하지 않다.
가장 중요한 건 그녀의 마음이 제대로 전달되는 것. 그리고 마음을 전달하는데에는 진심이 제격이다.
더군다나 아르웬 같은 경우는 전혀 예상치 못한 사회적 혼란이 터진 것이지, 세실리는 앞으로의 미래는 충분히 예상하고 준비까지 하는 중이다.
아르웬의 능력이 세실리에 비해 떨어진다는 소리가 절대 아니라는 의미다. 지난번에 보았듯이 아르웬의 연설 능력 자체만 보자면 출중한 편이다.
"아이작."
"응?"
"정말 고마워. 이 세상에 태어나줘서."
애정이 듬뿍 담겨있는 붉은색 눈동자가 나를 바라본다. 반쯤 접힌 눈매와 싱긋 올라간 입꼬리가 미미한 색기를 발산했다.
나는 세상의 아름다움이란 아름다움을 전부 담은 듯한 그녀의 미모를 말없이 쳐다보다가 피식 웃었다.
태어나줘서 고맙다니, 여러모로 의미심장한 말이다. 나를 환생자라고 생각하고 있으니 저런 말을 한 거겠지.
이제는 딱히 부정할 여력도, 또 생각도 없다. 나는 침대에 누워있는 세실리를 바라보다가 손을 뻗었다.
처음에는 그녀의 얼굴을 만져주다가 위로 올라가 뿔을 어루만졌다. 붉은색이 점점 차오르기 시작하는 뿔.
내가 뿔을 만져주자 세실리는 감촉을 느끼기 위해 눈을 감았다. 뿔 자체에는 감각 기관이 없으나 그 행위 자체만으로도 마족에게 큰 안정감을 선사한다.
"누나."
"응. 아이작."
"누나가 생각하는 거랑 달리 난 정말 별 볼 일 없는 사람이야. 아니, 사람이었지. 길거리에 굴러다니는 돌맹이나 다름없었어."
나는 현재형이 아니라 과거형으로 대답했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이 아닌, 전생에 대한 이야기.
세실리도 내가 전생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자 내 가슴에 얼굴을 올리며 경청하기 시작했다. 가까이 밀착해서 그런지 말랑한 감촉이 팔에서 느껴진다.
몸까지 섞었는데 딱히 부끄러운 건 없다. 나는 그녀의 뿔과 아름다운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말을 이었다.
"이건 내가 거짓말을 하거나 겸손한 게 아니야. 제논처럼 무력이 뛰어나거나 리더십이 강하지도 않았고, 진처럼 누굴가를 위해 희생할만한 의지도 없었지. 밖에 나가면 웃고 떠들고 놀기 바쁜, 평범하디 평범한 사람이었어."
"그래?"
"응. 누나가 생각하는 것만큼 난 그리 대단한 사람은 아니야."
전생의 기억은 뿌리가 되어 깊게 박혀있다. 지금이야, 어느 정도 적응되었다하나 전생의 기억은 괴리감을 발생시켰다.
어디까지나 평범한 글쟁이였던 내가 다른 세상에서는 찬양받는 대문호라니. 이 무슨 라이트노벨 같은 이야기도 아니고.
내가 겸손을 유지하는 것도, 쉽사리 제논이라 밝히지 않는 것도 위의 이유에서 기인히고 있다. 소시민으로 생활하던 상식이 뿌리깊게 박혀있어서 미묘한 간극을 만들고 있다.
"그럼 여자가 많은 것도?"
"...어?"
"일부다처제도 통용되는 거야?"
그 부분은 할 말이 없어진다. 모두 알고 있지만 중동 같은 특이한 케이스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나라가 일부일처제만 허용하고 있다.
그런데 지금의 나를 보아라. 이미 세 명의 여자와 첫날밤을 치루었고 앞으로 몇 명이 더 들어올지 가늠조차 되지 않는다.
"아니구나?"
"... ..."
내 표정을 읽은 세실리가 묘한 미소를 지으며 확인사살까지 날렸다. 나는 거기에 대해서도 할 말이 없어서 쓴웃음을 흘렸다.
어쩌면 나에게 숨겨져 있던 바람둥이 기질이 있는 게 아닐까.
마리는 서로 마음이 맞아 교제를 시작하고, 세실리 같은 경우는 그녀가 간곡히 부탁하여 차마 거절하기가 힘들었다.
그리고 두 번이 힘들지 세 번은 쉽다고. 아델리아도 나라는 사람 그 자체를 좋아했기에 마리조차 시원하게 받아들였다.
레오나도 문화의 차이로 인해 구렁이 담 넘어가듯이 내 부인이 되었으나 그닥 신경 쓰고 있지 않다. 부인이라기 보다는 애완동물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으니.
물론 사회 문화가 전생이랑 전혀 다르다는 걸 고려해야 된다. 이곳은 왕족 및 귀족이 존재하는 신분 사회고 전생은 모두가 평등한 사회였으니.
그럼에도 전생의 기억이 뚜렷한 내가 여자를 여럿 받아들일 수 있던 이유는 적응이 완벽히 끝냈기 때문이다.
'적응은 무슨.'
그냥 숨겨져 있던 바람둥이 기질이 발화된 거지. 나는 딱히 설명할 길이 없어 세실리의 머리만 만져줬다.
그녀도 딱히 신경 쓰지 않는 건지 가볍게 웃으며 나에게 더욱 안겨왔다.
"아이작."
"응. 누나."
"무슨 일이 있어도 네 곁에 있을게. 네가 우리 마족에게 준 은혜를 갚기에는 한참 부족하겠지만, 적어도 제논의 여자라는 건 부족함이 없을거야."
부족하기는커녕 과분하다. 나는 헌신적을 넘어 충성에 가까운 세실리의 말에 그녀의 얼굴을 바라봤다.
눈을 감고 내 가슴에 기대고 있는 모습을 보니 사랑스럽다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요즘따라 세실리가 애정을 거리낌없이 표출하다보니 마리의 질투심이 나날이 증가하는 추세다.
다행히 헬리움이라서 망정이지, 만약 아카데미였다면 필시 좋지 않은 소문이 돌았을 것이리라.
'나도 최선을 다해야지.'
지금은 세실리에게 최선을 다하겠으나 차별은 절대 하지 않을 것이다. 만약 내 여자들 중에 한 명이라도 섭섭함을 느낀다면 그건 내 잘못이겠지.
세실리도 세실리지만, 마리와 아델리아, 마지막으로 레오나까지. 여기에 3명이 나와 관계까지 맺었다.
음. 아무리 생각해도 열심히 글을 써야할 것 같다. 헌데 문제는 곧 있으면 완결이 된다는 것.
완결 후에 2차 세계 대전과 관련된 소설을 쓸 예정이지만, 과연 그 소설이 제논 일대기만큼의 신성력을 생성할지 의문부호가 든다.
희망찬(?) 영웅의 서사시에 가까운 제논 일대기와 달리 2차 세계 대전의 테마는 '회색'이었으니.
'과학이나 문화 발전에 기여해도 신성력이 대폭 상승하려나?'
제논 일대기에서 터진 이왜진으로 인해 신성력을 받은 적이 있다. 그러나 과학 및 문화 발전은 모르겠다.
2차 세계 대전 소설이 발매된다면 이왜진이 터질 가능성은 0에 수렴하지만, 대신 과학 기술력이 큰 폭으로 상승할 것이다.
당장 에인스가 마력 기관을 넘어 자동차까지 발명했다. 산업 혁명의 기초는 이미 탄탄하게 마련돼 있는 상태.
마력 기관차가 언제 등장할지 몰라도 2차 세계 대전이 과학의 발전에 엔진을 달아줄 것이다.
드워프가 또 이상한 걸 만들긴 하겠다만 그건 내 알 바가 아니고.
새근 새근
잠깐 상념에 잠겨있는 사이 세실리가 고른 숨을 내쉬며 잠을 자기 시작했다. 내 가슴에 얼굴을 기대어 세상 편한 표정이다.
나는 그녀가 잠자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다가 부드러이 웃어줬다. 항상 드는 생각이나 미녀는 잠자는 모습조차 아름답다.
'그런데 한 달 뒤에 선택의 기로가 온다는 소리가 뭘까?'
세실리의 머리를 하나 하나 정리하면서 든 생각이다. 모라가 드물게 진지한 어조로 나에게 내려준 '신탁'.
어떤 선택을 하던 간에 위기는 없어도 고생길이 열린다고 친절히 설명해줬다.
'그나마 가장 가능성이 높은 건···'
나는 세실리의 뿔에 시선을 옮겼다. 슬슬 악주기가 다가온다는 증명하듯, 붉은색의 비율이 검은색보다 훨씬 많다.
다시 말해 임신할 수 있는 기간, 즉 가임기가 서서히 온다는 뜻. 마족은 엘프처럼 반년에 한 번 씩 가임기가 찾아온다.
하지만 내면의 악을 굴복시킨 이상 악주기에도 욕망이 폭발하지는 않을 것이다. 내가 등신 같이 피임을 하지 않는 이상 세실리가 임신할 확률은 극히 낮다.
'설마 피임약이 소용없게 되는 건가?'
이 세상의 피임은 전생처럼 완벽에 가깝지 않다. 전생이 99퍼센트라면 이 세상은 약 97퍼센트 정도라 봐야겠지.
겨우 3퍼센트밖에 안 되냐고 할 수 있는데, 내가 애인들과 관계를 맺는 횟수를 고려하면 매우 높은 확률이다.
이해가 안 된다고? 주사위를 굴려 같은 숫자가 3번 연속으로 나온다고 가정하자. 216분의 1이다.
겨우 임신 가지고 난리를 치냐고 할 수도 있는데, 여태까지 마리와 세실리의 신경전을 보면 내 마음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세실리가 먼저 임신한다면 대참사가 벌어지겠지. 무엇보다 세실리의 아카데미 생활에도 큰 지장이 발생하게 된다.
부디 이게 아니길 빌고 있지만, 가능성이 높다는 게 나를 암울하게 만들었다.
'만약 이것도 아니라면···'
대체 무슨 선택을 하는 건지 도통 갈피를 못 잡겠다. 나는 캄캄한 천장을 올려다 보다가 눈을 천천히 감았다.
지금은 곧 있을 연설에 대해 생각하고, 22권 집필이나 신경 쓰자. 지금 내가 내린 결론이다.
아, 겸사겸사 피임도 확실하게 해야겠지.
'···아니지.'
이미 선택에 대한 값은 치르고 있구나. 나는 세실리를 재차 힐긋거렸다.
오늘도 충분히 만족스러웠다는 듯, 그녀의 피부는 어둠 속에서도 윤기가 흐를 뿐더러 탱탱하기 그지 없다.
비단 세실리뿐만 아니라 다른 여자도 마찬가지. 마리는 전보다 꽃이 만개한 것처럼 미모에 빛이 나기 시작했고, 아델리아는 특유의 미소가 더욱 예뻐졌다.
반면 나는 신성력이 없으면 살 수 없는 몸이 되어버렸고. 분명 매일매일 받고 있는데 힘든 건 똑같더라.
'···운동도 열심히 해야지.'
아버지에게 체력 훈련을 받을까, 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아무튼 헬리움에서 보낸 여름방학이 끝나며 아카데미 개학날이 찾아왔으며.
[독자들의 우려와 걱정, 그리고 기대 속에 등장한 제논 일대기 21권! 그런데 그 내용이···]
제논 일대기 21권 또한 세간에 모습을 드러냈다. 21권이 등장하자마자 독자들은 서둘러 진의 상태를 파악했다.
20권의 결말부에서 식탐에게 가슴이 꿰뚫린 진이다. 사실 꿰뚫린 수준이 아니라 뒷배경이 훤히 보일 정도로 커다란 구멍을 만들어냈다.
평범한 인간은 물론 그보다 훨씬 강한 마족조차 즉사에 가까운 상처. 독자들은 덜덜 떨리는 손으로 페이지를 넘겼다.
설마 진이 정말로 죽는 건가, 죽는다면 릴리는 어떻게 되는 거지?
에이. 설마 죽겠어? 아무리 그래도 주인공 측 세력인데?
카이르도 외전을 내자마자 죽었잖아. 아, 그것도 그렇지만 아무리 그래도 진은···
위의 말들을 보듯이 정말로 다채로운 반응들이 속속 쏟아져 나왔다. 그만큼 독자들의 최대 관심사는 진의 생존 여부였다.
그리고 진이 내면의 악을 완전히 굴복시킴과 동시에 이성이 되돌아오면서 독자들은 한시름 놓았지만, 그것과 별개로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다.
[정말로 마족이 내면의 악을 굴복시키는 게 가능한가?]
[가능하더라도 평생을 악마의 모습으로 살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아무리 제논 일대기라지만 리스크가 너무 큰 도박수. 마족은 절대 따라하면 안 된다.]
내면의 악을 절제하는 게 아닌, 굴복시켜 '제어'한다는 이론. 그 이론은 마족도 마족이지만 다른 종족에게도 큰 충격을 선사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뿔이 있고 미남미녀가 많은 마족이지만, 그들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내면의 악이다.
비극이나 절망을 겪는다면 악마로 변하게 만드는 내면의 악. 그것이야 말로 마족의 본질이자 정체성이었다.
헬리움이 건국된 이후, 마족은 절제를 신념으로 삼아왔으나 제논 일대기에는 그 신념을 송두리째 부정하는 내용이 품어있다.
제논을 성자로 추앙하는 헬리움의 마족마저 이건 좀··· 이라며 다소 껄그럽다는 입장을 취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릴리스를 보아라. 그녀도 악마가 되고 칠죄종이 되었으나 이성을 유지하고 있다.]
[심지어 그녀의 최후를 보면 사랑했던 연인을 잊지 못 했다는 걸 알 수 있다.]
[악마가 된다면 처음에 폭주하나 특정 계기가 있다면 이성을 유지할 수 있는 게 아닐까?]
허나 여태까지 쉬이 넘어갔던 악마측 간부, 릴리스의 설정이 다시금 각광받으며 이야기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릴리스는 악마로 변한 마족이지만 디아볼스의 명령을 받고 활동하는, 이성을 유지하는 마족이다.
때문에 독자들은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사크란의 유언이 진의 악마화에 대한 복선으로 작용하면서 시너지를 이루었다.
이렇듯 혼란과 납득이 서로 반복되며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을 때, 헬리움이 공식적인 성명문을 발표했다.
[오늘로부터 일주일 후, 대국민 연설을 실시하겠다.]
[모두에게 보여줄 것과 알려줄 것이 있으며 제논과 긴밀한 연관이 있을 것이다.]
[우리가 악마가 아니라는 걸 증명하는, 뜻깊은 날이 될 것.]
헬리움이 국민들뿐만 아니라 타국의 귀빈까지 초청하는 대국민 연설. 그 발표 하나에 세상은 또다시 시끄러워졌다.
헬리움이 어디인가. 여태까지 반강제적으로 고립되었으나 제논 일대기로 겨우겨우 빛을 보기 시작한 국가다.
아직 강대국인지, 아니면 평범한 국가인지 판명되지 않았어도 잠재력이 강하다는 건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
무엇보다 헬리움은 타국의 귀빈을 공식적으로 초대한 적이 없다.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라는 것이다.
다른 나라 입장에서는 헬리움이 얼마나 큰 나라인지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으며, 헬리움에는 본인들의 의지를 마음껏 표출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다.
이렇듯 세상이 시끌벅적거리고 있을 때, 아이작은···
"엥?뭐야?"
악마가 되어도 이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색욕, 릴리스의 설정을 신문을 통해 보면서 깨달았다.
"이건 생각 안 하고 넣은건데?"
이거 설정 오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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