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판타지 세상에서 작가로 살아가는 법-259화 (260/763)

〈 259화 〉 세 드워프가 오리라(2)

* * *

나는 세계사뿐만 아니라 다양한 역사에 관심이 많다. 물론 세계사처럼 깊은 관심을 드러내진 않으나 이른바 꽂히는 부분에는 겉핥기로나마 조사한다.

그리고 산업 혁명을 대표하는 발명품, 증기 기관차와 동력원 증기 기관도 이에 포함돼 있다.

내가 공학자도 아니고 증기 기관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잘 모르나 어떤 사건을 통해 발명되었는지 알고 있다.

증기 기관은 갑자기 뿅! 하고 등장한 게 아니라 먼 기술력이 차곡차곡 적립되고, 가장 먼저 증기 양수 펌프가 발명되었다.

하지만 당시 증기 양수 펌프는 효율성이 극도로 낮아 곧바로 쇠퇴하였으며, 이걸 토대로 새로운 증기 기관이 등장했다.

물론 이것마저도 결점이 매우 심각한 탓에 광산을 제외하면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단점이 극명하긴 해도 깊은 광산에 찬 물을 사람 손으로 일일이 빼는 건 거의 불가능했으니까.

그런 의미에서 제임스 와트는 이런 증기 기관을 개량하여 널리 보급시킨, 산업 혁명의 아버지라 불려도 손색이 없다.

증기 기관 하나로 인류의 문명은 급속도로 발전하여 역사를 태동시켰다.

그리고 최초의 자동차는 증기 기관을 동력으로 삼는 증기 자동차로, 증기 기관차가 발명되기 이전에 모습을 드러냈다.

당시 사람들에게 혁명적인 발명품임에는 틀림없으나 하필이면 브레이크를 넣지 않아 세계 최초의 교통사고를 내버렸다.

이 이유로 발명가는 2년형을 선고받고 증기 자동차의 채용도 없던 일로 변했다. 그나마 불행 중 다행히도 왕은 그 공로를 인정해 상금을 하사했다고 들었다.

이후로 여러 개량을 거쳐 19세기까지 유일한 동력원으로 이용되고, 이후로는 내연 기관의 발달과 승용차의 필요성으로 서서히 역사에 모습을 감추었다.

비록 산업 혁명의 대표라 불리는 증기 기관차와 달리 빠르게 잊혀지긴 했지만 자동차의 역사 또한 증기 기관과 함께 했다고 볼 수 있다.

말이 이끄는 '마차'가 2차 세계대전에서도 유용하게 쓰인 걸 본다면 상용화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증기 기관차는 미리 깔려있는 선로가 있다지만 그에 반대로 도로는 매우 열악했으니.

무엇보다 더럽게 비싸다. 현대의 자동차도 가격도 가격일뿐더러 세금까지 왕창 떼어가는데 옛날은 오죽할까. 정말로 귀족들만 탈 수 있는 물건이었을 것이다.

어쨌거나 역사 이야기는 넘어가고, 다시 내가 살고 있는 세상으로 돌아오자.

드워프의 나라, 마키나에서 에인스가 마력 기관을 발명했다는 소식이 들린지 어언 반년이 흘러갔다. 당시 이왜진이 연달아 터지는 바람에 한참 혼란스러웠던 걸로 안다.

그때는 정신이 너무 혼란스러웠으나 따지고 보면 드워프가 마력 기관을 발명한 건 이상한 일이 아니다.

드워프는 태생적으로 무언가를 창작하는 걸 좋아하며 그에 따라 광물을 얻기 위해 광산업이 크게 발달돼 있다.

당연히 광산에 차오르는 물을 제거하기 위해 양수기 또한 자연스레 발명되었을 터. 전생의 역사처럼 그 양수기를 개량하여 마력 기관을 만드는 건 일도 아니었을 것이다.

단지 만들겠다는 생각을 하지 못 했을 뿐이지. 제논 일대기는 어디까지나 영감을 준 것밖에 되지 않았다.

아마 여기서 의문이 하나 들 것이다. 그렇게 잘 알고 있으면서 제논 일대기에는 왜 그런 역사적 사실을 적지 않았냐고. 만약 적었다면 더 빠른 시일 내에 발명되었지 않겠냐고.

나는 그 의문에 이리 답할 것이다. 진짜로 만들 줄은 몰랐지.

이왜진이 연달아 펑펑 터지기 전까지만 해도 제논 일대기는 내 망상에서 나온, '소설'에 불과했다.

증기 기관차의 등장도 드워프라는 캐릭터성에 부합하여 나온 것일 뿐, 내가 무슨 목적을 가진 채 넣은 건 절대 아니다.

사회 문화와 어울리지 않은 과학 및 기술력, 제논 일대기를 통해 얻은 영감, 마지막으로 드워프 특유의 창작력까지.

위의 것들이 삼박자를 이루어 '마력 기관'이 탄생한 것이다.

그리고 지금 내 눈 앞에서 미친 존재감을 자랑하는 '자동차'가 그 결과품 중 하나다.

"하하하하! 이거 고맙구만. 하마터면 바깥에서 지낼 뻔했지 뭐야."

"아. 네···"

나는 앞에서 호탕하게 웃는 갈색 수염의 드워프를 보며 떨떠름하게 대답했다.

역시 드워프답게 키가 짜리몽땅하고 수염도 덮수룩하지만, 떡 벌어진 어깨와 근육으로 가득 찬 팔이 유난히 돋보인다.

드워프는 태생적으로 창작하는 걸 좋아하다 못해 사랑하니 대체적으로 대장장이들이 많은 편이다.

사람들이 드워프제, 드워프제라고 하는 이유도 여기에 기인한다. 종족 전쟁 당시 돈맛을 본 이후로 '탐욕'이 생겼다는 게 문제지만 그만한 값어치를 하고 있다.

"자네가 이곳 영주의 아들이라고 했지? 아까 들은 것 같은데."

갈색 수염의 드워프가 허리에 손을 척 얹으며 당당하게 묻는다. 초면부터 반말을 하여 겉보기에는 무례하게 느껴질 법도 하지만 그들의 문화가 이렇다.

드워프는 히르트를 신봉하며 히르트는 생명과 자연의 여신. 자연 아래에 모두가 평등하다는 문화가 만연해 있다.

또한 마키나를 통치하는 '왕'은 있으나 그들은 별개로 치는 중이다. 이와 더불어 초면부터 반말을 찍찍 내뱉는 건 아니다. 어색한 사이에서는 서로 공손하게 존댓말을 사용한다.

그러니 갈색 수염의 드워프가 나에게 반말을 한다는 건 고마움과 친근함의 표시다. 영지 입구에서 실랑이를 벌이던 걸 내가 도와줬으니 고마움을 느낄 수밖에.

나도 드워프의 문화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알고 있었기에 딱히 기분 나쁘다거나 그러지 않았다. 무엇보다 드워프라는 종족 자체가 유쾌함을 풍기고 있어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즐거움을 준다.

대신 영주의 아들로서 예의를 차려야겠지. 나는 예법대로 인사했다.

"네. 마이샬 가문의 차남, 아이작 듀커르 마이샬이라고 합니다."

"아이작의 약혼녀이자 레킬리스 공작가의 장녀, 마리 하우젠 레킬리스라고 합니다."

내 곁에 서 있던 마리도 드레스 자락을 살짝 올리며 우아하게 인사했다. 여기서 괄목할 점은 내 약혼자라고 먼저 입에 담은 것.

그녀에게 있어서 레킬리스 공작가의 장녀인 것보다 나의 약혼녀라는 부분을 강조했다.

"아하. 그렇구만. 둘 다 얼굴이 좀 그렇지만 아주 잘 어울리는 한쌍이군 그래!"

"··· ···"

물론 드워프는 그딴 거 모른다. 참고로 드워프의 미적 감각, 정확히는 외모에 한해서 인간 및 엘프와 정반대다. 여기에 더해서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드워프가 못 생겼다고 하면 칭찬으로 받아들이면 된다. 듣는 인간 입장에서는 거시기하겠다만 종족 특징이 그러니 어쩔 수 없지.

다행히 마리도 드워프의 특징에 대해 알고 있는지 어색하게 웃을 뿐 화를 내진 않았다. 칭찬과 욕의 경계에 있으니 애매함이 느껴질 것이다.

"내 이름은 에인스 마틴손. 들었을지는 모르겠지만 마력 기관의 발명가지."

역시 예상했던대로 갈색 수염의 드워프의 이름은 에인스였다. 마틴손이라는 성은 마틴의 아들이라는 뜻으로, 예상했다시피 북유럽의 문화와 매우 유사하다.

이어서 에인스는 자기와 함께 온 다른 드워프를 소개시켜주기 위해 뒤에 있던 다른 드워프들을 불렀다.

자동차를 점검하고 있던 드워프들은 에인스의 부름에 점검을 하다 말고 이쪽으로 다가왔다.

짜리몽땅한 드워프가 오종종 달려오는 걸 보니 뭔가 코믹했으나 대놓고 웃으면 무례일테니 간신히 억눌렀다.

'근데 내 눈이 이상한가? 왜 이리 다···'

비슷하게 생겼지. 빈말이 아니라 전부 비슷한 얼굴이라 눈을 몇 번 비볐다.

그나마 다행인 건 저마다 수염의 색깔이 다르다는 거랄까. 자세히 들여다보면 외모 또한 조금씩 달랐기에 구분이 어려운 건 아니다.

무엇보다 드워프 중 한 명은 대머리다. 수염만 풍성하지 머리는 텅 비어있어 구분이 아주 용이했다.

"반갑다. 못 생긴 인간. 내 이름은 한다이 데피손. 이 등신 같은 놈의 친구지."

에인스와 비슷하지만 색채가 더욱 연한 수염을 지닌 드워프가 딱딱하게 인사했다. 걸걸하면서도 다소 거친 말투와 달리 얼굴에는 호의가 가득했다.

게다가 에인스를 등신 같은 놈이라 칭한 걸 보면 평소에도 친한 악우인 듯싶다.

"만나서 반갑소, 젊은 인간이여. 내 이름은 기아스 바르트손이라 하오. 우리를 도와줘서 감사함을 표하고 싶소."

마지막으로 대머리. 응. 그냥 대머리 드워프라 칭하자.

다른 두 명과 달리 인간의 문화에 대해 알고 있는 건지 몰라도 공손하게 인사했다.

"야. 넌 왜 갑자기 안 하던 존댓말을 하는 거야? 토 나올 거 같아."

"시끄러. 다른 종족의 문화를 배려할 줄 알아야지. 이 버르장머리 없는 놈들아."

물론 친구 앞에서는 그딴 거 없다. 나는 기아스가 한다이의 지적을 명료히 받아치는 모습을 보고 미약한 웃음을 흘렸다.

이래나 저래나 개성 넘치는 드워프들이라는 건 변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런 사람들을 찾는 게 어렵겠지.

나는 그들의 인사까지 받았겠다, 우선 본론부터 들어섰다. 가장 먼저 그들의 발명품인 자동차다.

"마이샬 영지에 오신 걸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드워프 여러분. 혹시 저것도 전시회를 위해 가지고 온 건가요?"

"암. 물론이지. 제논 일대기에 나온 증기 기관차 덕분에 저것 또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낼 수 있었으니까."

내 질문에 에인스가 두터운 팔로 팔짱을 끼며 근엄하게 대답했다. 본인의 창작물에 대한 자신감이 듬뿍 묻어나온다.

"이 새끼가 꼭 자기 혼자만 개발한 것처럼 말하네? 정지 기능이랑 속력 변환 장치는 내가 만들었거든?"

"방향 전환 장치와 마나 저장 기능도 내가 넣었지. 깡통만 개발한 놈이 말이 많군."

물론 다른 두 명의 드워프가 거세게 반발했다. 에인스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었는지 머쓱한 표정으로 머리를 긁적거렸다.

그나저나 저 자동차에는 브레이크와 기어도 있는 모양이다. 전생의 증기 자동차는 그런 게 없어서 최초로 교통 사고를 냈다던데.

디자인도 마차에서 말이 이끄는 부분만 딱 떼어놓는 것처럼 보인다. 그대신 운전석에 필요한 건 건 다 있다.

내가 신기해하며 자동차를 바라보고 있을 쯤, 마리도 호기심이 생겼는지 흥미로운 기색으로 질문했다.

"혹시 한 번 탑승해도 될까요? 어떤 느낌인지 궁금하거든요."

"물론이지. 그럼 너는 한 번 운전해볼래?"

"저요?"

난데없이 운전 권유를 받게 되었다. 이에 당황하며 손가락으로 나 자신을 가리키며 되물었다.

에인스는 그 표시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확인까지 시켜줬다.

"그래. 우리를 도와주었으니 우리도 호의를 보여야지. 운행 자체는 어렵지 않으니 설명만 들으면 충분히 할 수 있어."

"음···"

나는 그의 설명을 들으면서 자동차에 시선을 옮겼다. 드워프의 문화상 창작물에 손을 대게 한다는 건 일종의 호의다.

그러니 나를 마부 취급하는 건 별로 개의치 않는다. 가장 큰 문제는 나는 자동차가 어떤 물건인지 알고 있다는 것.

무엇보다 전생에서도 면허만 따고 운전은 하지 않는, 이른바 장롱 면허였다. 자동차가 어떤 물건인지 알고 있어서 기대감보다는 두려움이 컸다.

"한 번만 해 봐. 나도 아이작이 운전하는 거 보고 싶어."

속으로 깊이 고민하고 있을 때 마리가 옆에서 채근했다.

이에 그녀를 바라보니 푸른색 눈동자에 기대감이 잔뜩 들어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렇게 쳐다보면 내가 어떻게 거절할 수 있겠니. 나는 한숨을 내쉬며 못 이기는 척 수락했다.

"알았어. 대신 천천히 움직일테니까 그리 알아."

"응!"

"그리고 에인스 씨는 옆에서 도와주세요."

"내 걸작이 박살나는 건 나도 싫어."

때마침 자동차가 있는 장소도 마을과 거리가 떨어진 곳이라 운전하기에도 좋다. 워낙 눈에 띄다보니 어쩔 수 없는 조치다.

이윽고 마리가 뒷좌석, 마차로 치자면 지붕이 딸린 곳에 앉고 나는 운전석에 엉덩이를 붙였다.

장롱 면허지만 감각이 흐릿하게 남아있어 운전석에 앉으니 기묘함이 느껴진다.

멀리서 보았을 때는 몰랐으나 드워프들이 언급했던 것처럼 있을 건 다 있다. 핸들은 물론이고 아래에는 액셀과 브레이크도 있다.

문제는···

"···다리가 안 들어가는데?"

"아. 미안. 인간들에게는 많이 작겠군."

드워프를 기준으로 제작한 거라 다리가 들어가지 않는다. 비집고 들어갈 수는 있어도 운전은 불가능한 수준.

결국에 운전은 에인스에게 맡기고 마리와 같은 손님석에 앉을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천장이 높은 편이라 편안한 탑승이 가능했다.

우우우웅­

마리와 나란히 마주하며 앉아있을 때 뒤쪽에서부터 요란한 소음이 귀에 들어왔다.

무슨 소리인가하여 뒤를 바라보니 웬 괴상한 물건이 떡하니 설치돼 있다.

전반적으로 작은 박스 크기였으며 달달달거리는 게 아니라 휴대폰의 진동처럼 울리는 중이다.

"그게 바로 마력 기관이라는 놈이오. 에인스의 진정한 걸작품이지."

대머리 드워프, 기아스의 설명이 마차 아래에서부터 들렸다. 아무래도 저게 자동차의 엔진인 듯했다.

그렇다면 브레이크와 변속기, 그리고 핸들과 배터리는 도대체 어떻게 만든걸까. 나는 그 의문을 담아 기아스에게 질문했다.

"이게 마력 기관이면 나머지 기능은 어디에서 탑재돼 있어요? 아까 전에 브레이크랑 속도 변환 장치도 있다던데?"

"그것들 모두 이 안에 담겨있소. 축소시키느라 조금 고생했지. 다만 속도 변환 장치는 아직 미완성이라···"

나는 그의 말을 끝까지 듣고 탑승했어야 했다.

"···속력을 마음대로 조절하지는 못 하고 미리 설정된대로라는 게 흠이지."

부아앙!

안 그랬으면 첫 탑승부터 급출발을 한다는 걸 미리 알았을테니까.

"꺄악!"

"으헉!"

갑작스러운 급출발에 마리는 물론 나 또한 새된 비명을 질렀다. 그리고 급출발이 있다면 당연히 관성의 법칙도 따라오는 법.

그에 대한 반작용으로 내 몸이 순간적으로 마리에게 쏠릴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필사적으로 균형을 붙잡아 가까스로 충돌을 피했다.

물컹­

대신에 친환경적 에어백과 부딪혔을 뿐이지. 솔직히 얼굴 박치기보다는 마리의 가슴 에어백이 훨씬 낫다.

세실리보다는 아니지만 마리의 가슴도 나름 큰 편이어서 충격을 모두 흡수할 수 있었다.

나는 순간적으로 느껴지는 말랑함에 정신을 못 차린 것도 잠시, 서둘러 얼굴을 떼어 자세를 고쳐앉았다.

마리도 갑작스러운 상황 발생에 두 팔로 가슴을 가리며 얼굴을 붉히고 있다. 이미 볼 건 다 보았으나 전혀 예상치도 못한 상황이어서 당황한 모양이다.

"괘, 괜찮아? 나는 세실리처럼 큰 게 아니라서..."

부끄러운 건 부끄러운 거고 할 말은 하는 마리답다고 해야할까. 그녀는 머지않아 침착함을 되찾으며 나에게 물었다.

나는 그녀의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헛기침을 토했다. 그러면서 넌지시 농담을 던졌다.

"지난번보다 더 커진 것 같은데?"

"···변태."

내 농담에 마리는 베시시 웃으면서 부끄러워했다. 나는 그녀를 보다가 운전석의 에인스에게 항의했다.

"에인스 씨! 갑자기 이렇게 출발하면 어떡합니까!"

"미안! 미안! 깜빡하고 속력 변환 장치를 그대로 두고 출발했지 뭐야! 앞으로 조심할게!"

에인스도 본인의 실책을 깨달았는지 곧바로 사과했다. 그의 사과도 들었겠다, 나와 마리는 본격적으로 첫 탑승의 느낌을 만끽했다.

드워프가 제작한 것답게 탑승감도 상당히 좋은 편이어서 불편하지 않다. 더군다나 창문도 개방되어 있어서 주변을 둘러보기에 용이했다.

"정말 신기하다. 어떻게 말도 없이 움직이는 걸까?"

"그러게."

전생에서 자동차는 물론 비행기까지 타본 적이 있던 나다. 나에게는 오히려 마법이 훨씬 신기하다.

언젠가 이 세상도 자동차가 아닌 비행기가 발명될 날이 올까. 그게 온다면 언제일까.

비행기는 증기 기관차가 발명되고 한 세기 이후에 라이트 형제가 발명했다. 다시 말해 최소 100년은 걸릴 수도 있다는 뜻.

그러나 마법이라는 능력이 있으니 어쩌면 앞당겨질 수도 있다. 나는 그냥 책만 쓰면 그만이고.

"어때! 굉장하지?"

"굉장하네요."

"음하하하하! 이게 바로 마력 기관의 힘이란 말씀!"

나는 오늘 드워프의 잠재력에 대해 알게 되었다.

*****

그리고 그 날 저녁에는 드워프의 종족 특징에 대해 하나 더 깨달았다.

"···사고요?"

"그래. 술을 마신 채 운전을 하다가 사고를 냈다더구나."

"··· ···"

"이런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할지... 마땅한 의견이 있느냐?"

드워프의 종족 특징. 술을 매우 좋아한다.

'세계 최초의 교통사고와 세계 최초의 음주 운전이라···'

역사에 도장을 쾅! 찍는 사례가 되겠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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