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판타지 세상에서 작가로 살아가는 법-258화 (259/763)

〈 258화 〉 세 드워프가 오리라(1)

* * *

머스크라는 귀인을 만나 조언 아닌 조언을 받고 난 이후에도 내 할 일은 여전하다. 영지 곳곳을 시찰하면서 문제가 되는 부분이 없는지 파악하고 수첩에 꼼꼼히 기록한다.

이렇다 보니 머스크와 만난 그다음 날에도 영지 시찰을 나섰다. 아직 세실리와 가르츠가 도착하지 않아 집필도 못 하고 있으니 남는 시간을 때우기 위한 목적도 있다.

더군다나 영지의 규모가 커지다 보니 분명 놓치는 부분이 많을 것이다. 헬리움과 제국에서 지원해준다지만 그럼에도 눈으로 직접 보는 편이 낫다.

신전이 떡하니 존재하는 마당에 이상한 짓거리를 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으나 그들도 사람이다. 그리고 사람은 언제나 실수를 저지르는 법이고.

무엇보다 우리 영지를 문화 도시 즉, 관광에 특화된 영지로 발전시키고 있으나 하나에 올인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만약 역병이 돌거나 전쟁이라도 터지게 되면 우리 영지의 경제력은 0에 수렴하게 되니. 평화로운 시기라 전쟁까지는 나지 않겠으나 역병은 문제가 많다.

특히 주의를 기울어야 할 대상은 당연하게도 악마 숭배자. 그들은 사특한 힘으로 언데드까지 일으킬 수 있으니 역병을 일으키는 건 어렵지 않은 일이다.

다행히 신전이 있고 헬리움에서 상하수도 설치 지원을 하고 있으나 처음부터 역병이 도는 걸 방지해야 한다.

'다른 소설 같은 걸 보면 주변에 광산 같은 게 있던데.'

문득 그런 쓸데없는 망상까지 들 정도다. 아직 개발조차 제대로 되지 않아 가능성이 아예 없는 건 아니나 너무 비약적인 상상에 불과하다.

지금은 바로 코앞까지 다가온 전시회에 집중해야지. 1년에 한 번 개최되는 전시회도 우리 영지에 있어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아직은 2회밖에 되지 않아 여러모로 난잡한 감이 있지만 시간이 흐르다 보면 차차 정립되겠지.

게다가 제논 전시회의 의의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문화다. 누구든지 두려워하지 않고 본인의 작품을 보여 줄 수 있는 게 궁극적인 목표다.

체리처럼 미처 싹을 틔우지 못한 채 저무는 꽃들이 피어오를 기회가 될 수도 있고, 자연스레 이름을 알릴 기회도 온다.

늘 말했듯이 예술가들에게 가장 중요한 건 돈이 아닌 바로 이름 즉, 명예다. 제논 전시회는 일종의 등용문이라 할 수 있다.

제논 일대기라는 커다란 소재가 주어지고 그 주제에 맞게 본인의 작품을 대중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기회. 일종의 2차 창작 혹은 패러디라 볼 수 있다.

'기본을 갈고 닦는거지.'

나도 전생에서 작가가 되기 전에는 패러디 작품을 연재했었다. 지금 본다면 아주 엉망진창에다가 차마 보여주기 부끄러울 정도였지.

허나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나만의 문체가 확립되고 개판이었던 문법 또한 서서히 고쳐졌다.

제논 전시회도 이와 비슷한 역할을 꾸준히 할 것이다.

'고인물들도 설친다는 게 문제지만.'

참고로 고인물이라함은 당연하게도 매트릭스 극단이나 리루스 악단 같이 원래부터 유명한 사람들이다.

특히 매트릭스 극단은 연출부터 말이 안 되는 수준이라 상대적으로 빛이 바랠 수밖에 없다.

아무리 마족이 감독이라지만 공연 하나에 마법을 갈아넣으니 과연 누가 이길 수 있을까.

'그 사람들은 공연이 아니라 영화를 만들어야 하는데.'

하지만 어림없지. 이번에도 매트릭스 극단과 리루스 악단의 콜라보레이션이 예정돼 있다.

아직 직접 만나진 않았으나 아버지가 편지를 통해 미리 연락을 받았다고.

그들을 제외하고도 다른 집단의 공연 또한 계획돼 있으나 양학을 하는 거나 마찬가지다.

나는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품으면서 영지 시찰을 모두 끝마쳤다.

중간중간 공사 현장이 눈에 들어왔으나 지금의 속도라면 전시회 이전까지 모두 완공이 가능하다.

또한 전시회가 끝나도 우리 영지에는 예술가들의 작품이 고스란히 남아있을 것이다. 지금도 작년에 배치되었던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잠깐만. 한 번 대회도 만들어볼까?'

우리 영지에 전시된 작품들을 보다가 문득 떠오른 생각이다. 예술품들이 한데 모여있으니 대회를 개최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원래부터 명성이 높은 예술가뿐만 아니라 꿈을 위해 방문하는 사람도 있을테니 나름 좋은 방법일 터.

하물며 제논 전시회의 궁극적인 목표는 모두가 함께 하는 문화다. 투표권은 당연하게도 모두에게 주어진다.

마지막으로 제일 중요한 건 이름. 후광 효과라고, 원래부터 유명한 사람에게 투표를 몰아주는 걸 방지하기 위해 이름을 가릴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정당하고 또 평등한 투표가 이루어지겠지. 혹여 나중에 예술가들이 말도 안 된다고 뭐라 소리지른다?

제논의 편지 한 통이 날라간다. 입 싹 닦고 기다려라.

'아버지에게 말씀드려야지.'

다소 즉흥적으로 계획된 이벤트지만 의외로 괜찮다. 전시회라 해서 구경만 하는 건 조금 밋밋하게 느껴지니까.

나는 수첩에 펜을 끄적이며 이벤트를 기록했다. 아버지가 바쁘신 관계로 이벤트는 아마 내가 직접 수립해야 할 것이다.

"아이작!"

"응?"

이벤트에 대해 골몰하고 있을 쯤 익숙한 여성의 목소리가 귀에 들어왔다. 이에 수첩에서 눈을 떼고 소리가 들린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뒤이어 고개를 돌리자마자 보이는 익숙한 얼굴에 미소가 절로 나왔다. 눈처럼 하얀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이쪽으로 다가오는 소녀가 있었으니.

언제 왔는지 모르겠지만, 자기 머리처럼 새하얀 드레스를 입은 마리였다.

전시회에 입을 드레스가 아닌 외출용 드레스였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화려함을 감출 수 없었다.

와락­

드레스 자락을 붙잡으며 달려오던 마리가 두 팔을 펼치며 나에게 안긴다. 그녀와 안자마자 따스한 체온과 더불어 마리만의 체향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우리 둘은 오랜만에 만난 연인처럼 한동안 서로를 껴안았다. 방학이 시작되고 헤어진지 불과 사흘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반가운 건 반가운 거다.

이윽고 한동안 내 품을 만끽하던 마리는 고개만 빼꼼 들어올리며 나와 마주했다. 나도 그녀의 아름다운 얼굴과 마주하며 빙긋 웃어줬다.

"언제 온 거야?"

"방금 전에 왔지. 시어머님 말로는 영지 시찰을 나갔다길래 바로 왔고."

"혼자 오면 어떡해? 위험하잖아."

우리 영지는 다른 곳에 비해서 치안이 좋은 편이지만 마리가 문제다. 그녀는 아름다워도 너무 아름다웠으니.

내 약혼녀라 그런 게 아니고 마리처럼 개성적인 미녀는 어딜 가나 눈에 띄는 법이다. 귀족인 걸 티내고 있으니 대놓고 범죄를 저지르진 않아도 만약이라는 게 있다.

마리는 내 걱정어린 물음에 특유의 방실거리는 미소를 짓더니 나를 꽉 껴안기만 했다. 대답을 회피함과 동시에 한 번만 봐달라는 애교다.

나는 그녀의 애교에 못 말린다는 표정을 지으면서도 살며시 껴안았다. 연애를 시작한지 1년이 흘렀으나 우리의 애정은 식을 기미가 보이질 않았다.

'솔직히 얼굴만 보면 없던 사랑도 생기지.'

전생에 여자는 예쁘면 고시 3관왕이라는 격언(?)이 있다. 남자도 잘생기면 편해지는 건 맞지만 여자는 특히 비중이 높은 편이다.

그리고 지금의 마리를 보아라. 외모뿐만 아니라 몸매, 성격, 마지막으로 속궁합까지 완벽하여 모자른 부분이 단 하나도 없다.

당연히 없던 애정마저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다. 주변에 여자가 늘어나도 마리를 향한 마음은 결코 변치 않을 거라고 장담할 수 있다.

나의 첫 여인인만큼 그에 따른 보답을 충실히 해줄 예정이다.

"하아··· 이거야. 진한 라일락 향이랑 아이작의 탄탄한 가슴··· 이 감촉이 그리웠어."

"···우리 떨어진지 사흘밖에 안 됐는데?"

"사흘이나 지났잖아. 그정도면 엄청 긴 거지. 난 하루라도 아이작을 못 보면 심신이 힘들어져. 채워줄 수 있지?"

마리가 해맑게 웃으며 나에게 묻는다. 그 충전 방식이 무엇인지는 따로 설명하지 않아도 되겠지.

나는 그녀의 표현에 쓰게 웃었다가 눈처럼 하얀 머리를 살살 쓰다듬어주며 대답했다.

"알았어. 대신 다른 사람이 오면 자중해 줘."

"물론이지."

마리는 내 대답에 흡족했는지 고개를 힘차게 끄덕였다. 평소에는 당차고 기가 센 여인이나 내 앞에서는 순종적으로 변한다.

이건 비단 마리뿐만 아니라 다른 여자들도 마찬가지. 꿇릴 곳이 단 하나도 없는 여인들인데도 불구하고 나를 바라보고 있다.

그들이 차별 받는다는 느낌이 들지 않도록 내가 노력할 수밖에. 지금은 마리 혼자였으니 그녀에게만 집중하자.

나는 그녀에게 가벼운 키스를 해주고는 천천히 손을 맞잡았다. 그녀의 왼손 약지에는 내가 지난번 기념일에 선물해준 반지가 끼워져 있다.

"이거 반지 계속 끼고 있을거야?"

"응. 결혼해도 계속 끼고 있을건데?"

"그럼 결혼 때는 귀걸이나 목걸이를 선물해야겠네."

"난 아이작이 선물해주는 거라면 다 좋아!"

어쩜 이리 사랑스러운 말만 골라서 하는 걸까. 나는 그녀의 힘찬 대답에 가슴이 따스해짐을 느끼며 발걸음을 옮겼다.

이제부터 나 혼자가 아닌, 미래의 안주인과 함께 나서는 영지 시찰이다.

나와 마리의 관계는 영주민들도 익히 알고 있었기에 저마다 흐뭇한 표정으로 바라봤다. 외모지상주의는 어디든 통한다고, 마리가 원체 아름다운지라 영주민들의 평판 또한 좋은 편이다.

"겨울 방학 때랑 완전히 다르네. 마족도 있고 신기하다."

방학 이후 우리 영지에 처음 방문했던 마리가 신기하다는 표정으로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그러면서도 내 손을 놓칠새라 꽉 붙잡는 중이다.

영주의 아들인 나조차도 못 보던 것들이 많았는데 마리는 오죽할까. 나는 시끌벅적한 영지를 보면서 입을 열었다.

"나도 깜짝 놀랐어. 몇 달도 안 된 시간에 이렇게 바뀔 줄은 몰랐거든."

"루미너스님과 모라님의 신전도 세워지고 이러다가 수도보다 영향력이 높아지는 거 아니야?

"그건 아니야. 문화는 몰라도 실질적인 영향은 수도가 더 높겠지."

제논 일대기가 예언서고 제논이 회귀자라는 말도 안 되는 속설들 때문에 그런 거지, 훗날 약발이 떨어지면 원래대로 돌아올 것이다.

더군다나 황실에서 지원을 해도 수도를 따라가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미네르바 제국은 종족 전쟁 이후부터 차곡차곡 돌을 쌓았으니 비교가 되지 않는다.

지금 우리 영지가 하는 일은 단지 물 들어올 때 노를 젓는 것뿐이다.

노를 젓기 힘들 정도로 물이 쏟아진다는 게 흠이지만.

"대신 문화는 그 특징상 하루 아침에 쌓이진 않아.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가치가 높아지는 게 있고 반대로 떨어지는 게 있지. 여러모로 불안한 점도 많아."

"제논 일대기의 가치가 떨어질 거라 생각해?"

"···그건 할 말이 없네."

마족의 구원, 세계수 뿌리의 오염, 마지막으로 악마 숭배자들까지. 제논 일대기의 가치는 떨어지기는커녕 수직상승하고 있다.

이건 내가 죽고 나서도 변하는 건 없겠지. 부디 내 초고를 두고 전쟁이나 일으키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참. 그러고 보니 아델리아 언니의 교육은 언제쯤 끝나? 한 번 만나보고 싶었는데 교육을 받고 있어서 못 만났거든."

마리가 문득 아델리아의 교육이 언제 끝나냐는 질문을 건넸다. 그녀도 아델리아가 내 여자가 되는 걸 허락했으니 관심이 가는 건 당연하다.

나는 그녀의 질문을 듣고 아델리아에 대해 골똘히 생각했다. 현재 아델리아는 유모의 밑에서 메이드 교육을 착실히 받는 중이다.

평범한 메이드가 아닌 전속 메이드여서 배울 게 한 두 가지가 아니라 시간이 조금 걸리는 편이다. 여기에 더해서 호위기사로서 개인 무술 단련까지.

아델리아는 서류에 파묻혀 사시는 아버지처럼 바쁜 나날을 보내는 중이다. 특히 메이드 교육은 육체적인 고통보다 정신적인 고통이 심하기에 하루만 배웠음에도 녹초가 된다.

"아마 저녁 쯤에 가능할 걸? 어차피 시간도 많으니 그때 만나면 되지. 그런데 무슨 하고 싶은 말이 있길래?"

"음··· 그런 게 있어. 같은 남자를 둔 여자들만의 진중한 이야기랄까? 곧 있으면 세실리도 오겠지만 먼저 말은 해놓아야지."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길래. 마리는 한 쪽 눈을 찡긋거리며 너스레를 떨었다.

아무래도 학업 때문에 못 다한 이야기를 나누려는 듯했으나 나만 쏙 빼놓는 걸 보면 필시 무언가가 있다.

나는 마리의 능청스러운 모습에 의아한 마음이 든 것도 잠시, 그들의 성격을 알고는 대충 넘어갔다.

마리와 세실리 둘 모두 아델리아를 모질게 굴 성격은 절대 아니었으니. 지금은 전시회에 집중하도록 하···

"도, 도련님! 아이작 도련님!"

"응?"

마리가 한 말은 신경 끄려던 찰나에 누군가 내 이름을 외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에 나는 물론 마리 또한 시선을 옮겼다.

시선을 옮기니 평소 마을의 치안을 담당하던 경비병이 헐레벌떡 뛰어오는 중이었다. 영지가 본격적으로 발전하기 전부터 자경단을 꾸리던 영주민이다.

"무슨 일이에요, 마이클 씨?"

"허억··· 허억. 죄송합니다. 다름이 아니라 지금 영지 입구에서 소란이 발생했습니다."

"소란?"

소란이라는 보고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얼마나 급하면 나에게 보고 하기 위해 뛰어온 것일까.

만약 무력 충돌이었다면 치안을 담당하는 쪽에서 먼저 조치를 취하고 후에 보고를 했을 터.

내가 그 생각을 하고 있는 동안 경비병, 마이클이 호소하듯이 나에게 보고했다.

"드워프 세 명이 이상한 마차를 끌고 영지 입구에서 난리를 치고 있습니다. 자기들 말로는 이것 또한 제논 일대기와 관련된 작품이라는데··· 도저히 믿기질 않아서요."

"···이상한 마차요?"

"네. 말도 없이 강철로 이루어진 마차가 알아서 움직이는데, 무언가 위험해 보여서 일단 출입을 금지시켰습니다."

"······?"

뭐야. 그거 자동차 아닌가? 나는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말고 일단 눈으로 보자하는 마음에 걸음을 옮겼다.

마리도 궁금한 건 매한가지였는지 내 손을 꼭 붙잡은 채 따라왔다.

뒤이어 영지 입구 쪽으로 향하니 다른 곳보다 더욱더 많은 사람이 몰려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거 위험한 거 아니라니까!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들어!!"

"그냥 마력 기관을 이용한 마차라니까! 속도 조절 기능이랑 정지 기능도 있다고!"

웅성거림 속에서 또렷하게 들리는 걸걸한 목소리들. 외침을 보아건데 아까 마이클이 언급했던 드워프들이 내는 목소리인 것 같다.

나와 마리는 그 소리가 들리자마자 인파를 비집고 들어가며 드워프들이 기다리는 입구 쪽으로 이동했다. 혹여 놓칠새라 마리의 손을 꽉 잡는 건 잊지 않았다.

이윽고 인파를 모두 헤쳐나가고 영지 입구에 도착했을 쯤, 아까 전 마이클이 언급했던 상황이 시야에 선명히 들어왔다.

"거 참. 인간들은 쓸데없는 의심이 많아서 탈이라니까. 그냥 말없이 자동으로 움직이는 마차일 뿐인데 왜 못 들어가게 막는 건데?"

"그러니까 위험하다는 겁니다. 전시회까지 얼마 남지 않았는데 이런 위험한 물건은 반입할 수 없어요."

"우리가 다~ 알아서 한다니까? 왜 사람 말을 못 믿어!"

마부석··· 아니, 운전석에 앉아있는 한 명의 드워프와 그 뒷좌석에 앉아있는 두 명의 드워프.

겉보기에는 평범한 마차였으나 방금 전 마이클의 설명처럼 말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단지 손님석 뒤에 달려있던 괴상한 장치가 진동하며 시끄러운 소음을 내고 있을 뿐.

마나로 운용되는건지 매캐한 매연따위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저것도 작품이라 해야 하나?'

판타지판 자동차가 모습을 드러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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