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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 세상에서 작가로 살아가는 법-225화 (226/763)

〈 225화 〉 행복한 얼굴(1)

* * *

나와 아델리아는 니콜이 무작정 밀어넣는 바람에 어쩌다 보니 단 둘이 한 방에 있게 되었다. 그녀와 같은 방에 있는 건 자주 있던 일이라 별로 개의치 않았지만 문제는 상황이다.

니콜이 떠나기 전 우리에게 했던 말이 머릿속에 아른거린다. 키스를 하든 섹스를 하든 빨리 결정하라고. 자기는 올케들에게 머리 박으러 갈 거라고.

너무 갑작스러운 상황이라 뭘 결정하라는 건지 전혀 몰랐으나 지금은 알 것 같다. 나와 아델리아의 관계 사이에 더이상의 방해가 없도록 본인이 직접 총대를 맨 것이다.

"너, 너희 누나 갑자기 왜 저러니?"

"······글쎄."

아델리아도 처음에는 무슨 상황인지 전혀 모르겠다는 표정이었다. 니콜과 심도있는(?) 대화를 나눈 나와 달리 그녀 입장에서는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 떨어진 셈이니까.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우리 둘 사이에 흐르는 분위기가 묘해지자 무언가 눈치챈 듯했다.

세상에 둘도 없는 절친이 자기 친동생과 이어주기 위해 한 방에 밀어넣은 상황이다. 이뿐만 아니라 아예 '확신'을 지어주기 위해 그렇고 그런 말까지 남긴 채.

내가 속으로 한숨을 푹 내쉬고 있을 때 아델리아는 내 얼굴을 힐끔거리면서 입을 열기를 망설이는 모습이다. 나는 그녀가 먼저 입을 열 때까지 잠자코 기다렸다.

이건 내가 먼저 입을 열어봤자 상황만 어색해질 뿐이라 아델리아 쪽에서 먼저 시작을 끊어야 된다.

"······니콜한테 말했어?"

고요한 침묵이 가라앉았을 때 쯤, 아델리아가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나에게 질문했다. 길고 긴 시간 끝에 그녀가 먼저 스타트를 끊은 것이다.

나는 질문 속에 담겨있는 의미를 깨닫고 말없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말해서 뭐하랴. 이미 상황이 그렇게 말해주고 있거늘.

아델리아는 내 긍정에 아,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가 본인조차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보통 같으면 특유의 활발할 미소를 띄며 장난을 쳐야 정상이지만, 그만큼 상황이 말로 설명할 수 없을만큼 복잡하다.

"니, 니콜도 짓궂은 면이 있네. 이건 잘 몰랐는데···"

"··· ···"

"귀염둥이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너도 잘 알잖아. 걔가 얼마나 엄격한지."

그래도 어떻게든 분위기를 풀어나가기 위해 애쓰고 있다. 나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줬다.

아델리아는 어색한 웃음을 흘리며 뺨을 긁적거렸다가 횡설수설하기 시작했다.

"가, 갑자기 키스를 하라지 않나. 또, 또 뭐였지? 섹... 어..."

하지만 결국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단어가 나오자 입을 꾹 다물었다. 새하얀 피부에 붉은 기운이 스멀스멀 올라오는 것이 그녀의 심정을 단번에 대변하고 있다.

나는 아델리아의 목덜미가 점점 붉어지는 걸 보다가 쓴웃음을 지었다. 이제 더이상 그녀가 입을 여는 건 힘들어 보인다.

그렇다면 내가 할 일은 단 한 가지. 그녀가 하고픈 말을 대신 꺼내는 것이다.

"니콜 누나가 어지간히도 답답했나봐. 사정을 설명해줘도 안 되겠다 싶은지 나를 데려온 거고."

"하, 하지만 너는 약혼자가··· 니콜도 알고 있을텐데 왜···"

"안 그래도 그 말하니까 이렇게 묻더라. 부인 허락없이 첩을 둔 망나니로 남을거냐, 아니면 여자 마음을 마음대로 갖고 논 쓰레기로 남을 거냐. 첫번째를 선택해서 이렇게 됐지."

"··· ···"

아델리아의 얼굴이 눈에 띌 정도로 붉어진다. 첫번째를 선택했다는 건 다시 말해 그녀를 완전히 받아주겠다는 거나 다름없었으니.

지난번 히리야와의 대련 이후 그녀는 나에게 제 마음을 고백했다. 하지만 나는 상황이 상황인지라 당시에 받아주지는 못 했다.

그런 상황이 니콜 입장에서는 정말 답답했던 모양이다. 물론 내가 아델리아의 마음을 받아주면 훗날 정치적으로 곤란한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니콜도 이런 사정에 대해서는 이해해주는 듯했지만, 그것과 별개로 마음을 받는 건 다르다고 판단한 모양이다. 그래서 여자 마음을 갖고 논 쓰레기라고 간접적으로 어필한 거고.

더군다나 나보고 이런 말까지 했다. 넌 쓸데없이 착하니까 오는 사람을 안 막을 거잖나. 그러니 어차피 받을 거 과감하게 받아라. 왜 그리 망설이냐.

'전생이었다면 나 진짜 쓰레기구나.'

일부다처제가 용인되는 사회라 망정이지, 전생이었다면 주위에서 쓰레기라 욕을 먹어도 할 말이 없다. 이제 나도 이 세상 사회 문화에 충분히 적응했다는 의미겠지.

물론 익숙해진 것과 별개로 우유부단한 건 사실이다. 사람 마음을 갖고 간을 보는 것도 아니고 그냥 속 시원하게 밝히면 됐을 터이니.

곰곰히 생각해보니 니콜이 나를 향해 저런 말을 한 것도 이해가 간다. 덕분에 자아성찰을 충분히 할 수 있었다.

이 세상에 태어난 걸 진심으로 감사히 여기자. 그리고 나를 좋아하는 여자에게는 최소한의 성의를 보여주자고.

"아델 누나."

"으, 응?"

"누나는 내 어디가 좋은거야?"

"··· ···"

내 직설적인 물음에 아델리아의 하늘색 눈동자가 커다랗게 떠지더니 몸을 크게 움찔거렸다.

여기에 더해서 안 그래도 빨갛던 얼굴이 더욱 진해졌는데 손가락으로 누르면 붉은 물이 뚝뚝 흐를 것 같다. 입매 또한 물결처럼 흐물거린다.

평소 털털하고 자신만만하던 아델리아가 이런 반응을 보이면 정말이지 귀엽다는 생각이 든다. 분명 나보다 연상인데 연하로 느껴질만큼.

'나이로 따지면 내가 연상이긴 하네.'

그건 전생의 이야기고 지금은 창창한 18살이니 넘어가도록 하자.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환생 이후 그 나이대에 맞는 행실을 보이다 보니 자연스레 사고방식도 돌아가더라.

아무튼 쓸데없는 말은 넘어가고, 아델리아는 내 질문에 한동안 입도 벙긋하지 못 하고 시선만 회피했다. 어깨까지 기른 단발머리가 커튼처럼 그녀의 얼굴을 가렸다.

그럼에도 특유의 날카로운 콧대와 더불어 머리카락 사이로 들어오는 하늘색 눈동자만큼은 선명하다. 옆모습만 보아도 아름답기 그지 없는 외모다.

"······해서."

"응?"

아델리아의 외모를 찬찬히 뜯어보고 있을 때 그녀가 기어가는 듯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너무 작게 말해서 잘 들리지 않았다.

그래서 얼굴을 앞으로 살짝 내미니 그제서야 귀에 하나 하나 들어오기 시작했다.

"따뜻해서···"

"따뜻해서?"

"응... 내가 사생아인 걸 알아도 아무렇지 않게 대해주고, 차별없이 대해주잖아. 심지어 너는 귀족인데···"

그리 말한 아델리아는 천천히, 아주 천천히 고개를 돌려 나를 똑바로 직시했다. 노을처럼 붉어진 얼굴과 앙다문 입, 그러나 하늘색 눈동자는 본인의 올곧은 의지를 담아냈다.

얼마나 맑고 투명하면 내 얼굴이 거울처럼 비추어진다. 그녀의 깨끗한 심성을 표현하는 것 같다.

"너를 좋아하는 이유는 셀 수도 없이 많지만, 너에게서 느껴지는 따뜻한 정이 가장 좋아."

"··· ···"

"꼭 굳이 니콜이 말한대로 하지 않아도 돼. 난 그저 내 마음만 전달하는 걸로도 족하니까."

아델리아는 자기 가슴 중앙에 손을 얹으며 결의가 깃든 말을 꺼냈다.

기사답게 올곧은 결심. 그러나 기사답게 앞뒤로 꽉 막혀있는 정신.

나를 향한 마음은 그 누구보다 진심이지만, 그렇기에 더이상 다가가지 않겠다는 애달픈 사랑. 그녀는 절대 욕심을 부리지 않고 현재 상황에 만족하겠다고 선언한 셈이다.

내가 아무런 말이 없자 받아들인 걸로 생각한 걸까. 아델리아는 피식 웃으며 아련한 미소를 띄더니 약간의 부탁을 건넸다.

아델리아로서는 마지막 선이나 다름없는 부탁이었다.

"난 가끔씩 안아주거나 손을 잡아주기만 해도 난 충분해. 괜히 내가 끼어들었다가 너만 힘들어질 거야. 더이상 여기서 선을 넘는 일도 없을거고."

"그래?"

"응. 그러니..."

아델리아가 미처 말을 잇기도 전, 그녀의 얼굴을 두 손으로 붙잡았다. 그러자 아델리아가 깜짝 놀란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한 쪽만 일방적인 사랑을 받는 건 공평하지 않다. 적어도 내 생각은 그렇다.

나는 어안이 벙벙해진 그녀의 표정을 빤히 쳐다보다가 입꼬리를 올리며 부드럽게 미소지었다. 그리고는 선언하듯이 말한다.

"그러면 내가 먼저 선을 넘어버리면 되겠네. 안 그래?"

"뭐, 뭐?"

"나 혼자만 사랑받는 건 불공평하잖아. 누나도 공평하게 사랑받아야지."

우유부단하게 고민하지 않겠다. 쓰레기로 살 바에야 망나니로 살아가는 편이 서로에게 편하다.

물론 말 그대로의 망나니로 살아가는 건 절대 아니다. 가장 먼저 마리에게 허락을 받는 건 물론이고, 이 여자 저 여자 건드리겠다는 말도 아니다.

단지 아델리아만, 아델리아만 예외로 두자. 니콜이 이미 머리까지 박으러 간 마당에 더이상의 망설임은 없다.

하물며 아델리아는 내가 제논인 걸 전혀 모르는데도 제 마음을 드러냈다. 정치적인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엿이나 먹으라고 해라. 아델리아가 그딴 놈에게 다시 돌아갈 생각조차 하지 못 하도록 '정'을 줄 것이다.

먼 미래에 내가 제논임을 밝혔을 때, 그녀가 아무런 망설임 없이 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왜 이런 간단한 해법을 몰랐던 걸까.'

역시 사람은 직접 부딪혀야 제대로 된 판단이 서는 것 같다. 내가 속으로 그런 생각을 하는 동안, 어버버거리던 아델리아가 입을 꾹 다물었다.

차마 시선도 마주치지 못 하는 것이 정말로 사랑스러웠다. 첫 경험에 바짝 긴장하고 있는 처녀의 풋풋함이 물씬 묻어나왔다.

하지만 곧바로 거사를 치루진 않을 것이다. 그녀에게 밝혀야 할 사실들이 있고, 무엇보다 제대로 된 준비조차 돼 있지 않다.

최소한의 예의를 보여야 그녀에게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남지 않겠나. 나는 수줍어하는 아델리아를 그윽하게 바라보다가 낮게 깔린 목소리로 말했다.

"나도 여기서 고백할게, 누나. 나중에 그 사람들이 아니라 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만들거야. 혈육이 아닌, 내가 누나의 진짜 가족이 되어줄게."

"아으으···"

아델리아가 흐물흐물 녹아내리는 소리를 하며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하지만 나는 그녀가 얼굴을 가리지 못 하도록 팔을 하나 하나 치워냈다.

그럴 때마다 어떻게든 얼굴을 가리기 위해 애를 썼으나 내가 계속해서 치워내자 머지않아 포기했다.

잔뜩 달아오른 피부와 정처없이 돌아다니는 눈동자, 그리고 물결치는 입매가 시야에 잡힌다. 자세 또한 어느새 다소곳이 무릎을 꿇은 채 앉아있었다.

뒤이어 한동안 새빨개진 얼굴로 나를 힐끔거리던 아델리아는 검지 손가락으로 뺨을 긁적거렸다.

"그럼... 키스만... 할까?"

"원한다면 그 이상의 것도 되는데?"

"아우···"

내 짓궂은 농담에 아델리아가 앓는 소리를 내며 앞으로 쓰러졌다. 니콜의 말에 따르자면 연애 경험이 한 번도 없다는데 그게 사실인 모양이다.

그래도 덕분에 전혀 몰랐던 면모를 하나 하나 새롭게 알게 된다. 듬직하고 든든한 누나인줄 알았더만 실상은 완전히 반대였다.

그사이 아델리아는 앞으로 쓰러진 채 끙끙 앓다가 이윽고 상체를 천천히 일으켰다. 그리고 나를 한 번 바라본 뒤 눈을 질끈 감더니 얼굴을 천천히 내밀었다.

내가 먼저 다가와 키스를 해달라는 무언의 표시. 서툴러도 너무 서툴렀다. 그래서 더 귀엽고.

스윽­

나는 그녀가 원하는대로 키스를 하는 것 대신 손을 뻗어 그녀의 뒷통수를 살며시 감싸안았다. 다른 한 손으로는 뺨을 부드럽게 쓸어줬다.

그 행동 한 번 한 번에 아델리아의 몸이 흠칫흠칫하고 떨린다. 눈까지 감고 있는 탓에 감각이 더욱 예만해졌을테니 당연한 반응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곧바로 키스하지 않았다. 먹잇감을 기다리는 야수처럼, 인내심 있게 때를 기다리는 중이다.

아델리아도 무언가 이상함을 느꼈는지 감았던 눈을 천천히 뜨기 시작했다. 이어서 의아함을 담아 굳게 닫혀있던 입을 열었다.

"왜, 왜··· 읍!"

나는 그녀가 의문을 품기도 전에 얼굴을 가까이 대어 입술을 부딪혔다. 기습적인 키스에 아델리아의 몸이 뻣뻣하게 굳어졌다.

원래 철옹성처럼 닫혀있던 그녀의 입술이었지만 방심 탓에 살짝 개방된 상황. 게다가 내가 원하는 건 가벼운 키스가 아니라 연인끼리 할 법한 진하디 진한 딥키스다.

내 혀가 아델리아의 입 안으로 침범하고, 정처없이 방황하던 그녀의 혀와 접촉하여 맛과 향기를 전달했다.

"으음. 츄읍.츕."

아델리아도 처음에는 바짝 긴장하다가 키스가 진득하게 이어지자 서서히 본능에 몸을 맡기기 시작했다.

한없이 서툴렀던 혀놀림이 조금씩 능숙해지고, 딱딱하게 굳어있던 몸 또한 조금씩 풀어졌다.

더 나아가 두 팔로 내 목을 감싸기까지. 더이상 부끄러움을 타던 처녀는 없다. 한 명의 사랑스러운 여자만 남아있을 뿐.

"후우."

"하아··· 하아···"

길고 긴 키스가 끝나자 우리 둘은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동시에 떨어졌다. 입 사이로 길게 이어진 은색 실선이 뚝­ 하고 끊어졌다.

나는 상대적으로 괜찮은 반면 아델리아는 당장이라도 정신이 나갈 것처럼 숨을 헐떡였다. 올곧았던 하늘색 눈동자가 흐릿해졌으며 입술이 파르르 떨리고 있다.

마음 같아서는 여기서 끝을 맺고 싶었지만 최대한 인내심을 발휘했다. 그녀의 불우한 가정사를 덮을 수 있을만큼의 강렬한 추억을 선물해줄 계획이었으니.

"좋았지?"

"······중독될 것 같아."

아델리아는 내 목을 감싸안은 채 본심을 꺼냈다. 내가 먼저 선을 완전히 넘어버림으로서 그녀도 제 마음을 숨길 필요가 없어졌다.

이에 나는 빙긋 웃으며 그녀를 조심스레 끌어당겨 가슴에 안아줬다. 내 가슴에 안긴 아델리아는 온기를 느끼고 싶은지 나를 꽉 껴안았다.

"···아이작."

"응. 말해."

"사랑해."

두 번째로 받은 고백이지만, 그 느낌은 사뭇 달랐다. 일방적인 사랑을 고백하는 것이 아닌, 연인으로서 고백하는 것이었으니.

그 고백에 나는 아델리아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면서 조용히 답해줬다.

"나도 사랑해. 누나."

"너는··· 나 안 버릴거지?"

아델리아가 불안에 떠는 목소리로 나에게 묻는다. 아무래도 가족들에게 정면으로 부정당했던 기억이 가슴 속 깊히 꽂혀있던 모양이다.

나는 그런 불안을 잠재워주기 위해, 그리고 행복한 추억으로 그 기억을 덮어씌워주기 위해 진심을 담아 말해줬다.

"절대로, 그런 일은 없을 거야."

"아···"

여러가지 복잡한 기분이 담겨있는 탄성. 그와 동시에 내 가슴이 축축하게 젖어가기 시작했다.

가슴에 얼굴을 파묻고 있어서 표정을 파악하기 힘들었으나 나는 말없이 그녀의 등을 쓸어내렸다. 그러자 그녀가 나를 붙잡는 힘이 더욱 강해졌다.

"다행이다···"

"··· ···"

"정말로... 훌쩍. 다행이야···"

아델리아는 분명 흐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시선을 아래로 내렸을 때...

"정말로 행복해···"

나는 그녀가 웃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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