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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 세상에서 작가로 살아가는 법-163화 (164/763)

〈 163화 〉 다시 헬리움(2)

* * *

헬리움의 먹거리는 실로 다양했다. 궁핍한 삶에서부터 우러나온 곤충 요리부터 시작하여 문명의 발전에 따라 올라온 먹거리까지.

마족은 찢어지게 가난하다는 말조차 부족할 정도로 비참하게 시작하여 곳곳에 그 흔적들이 남아있었다. 음식은 물론이고 차별되는 문화들까지.

3000년 전 악마 전쟁이 종결되고, 마족들은 말 그대로 살기 위해 문명을 세웠기에 기초부터 다른 점이 매우 많았다. 일단 사람들이 긍정적이고 낙천적이며 밝은 성격을 띄고 있다.

가르츠에게 이유를 물으니 부정적인 생각은 내면의 악에게 더 빠져들 수 있어서 대부분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고. 이 탓에 마족을 화나게 만든다면 대개 상대방의 잘못이 크다.

두 번째로 화를 잘 내지 않는다. 이건 대충 예상했겠지만 요가처럼 인내심을 요구하는 단련법을 어릴 때부터 지속하기에 정신수양의 척도가 매우 높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이건 최근에 바뀐 것인데, 원래 마족은 동족이 아니라 이종족을 대할 때 매우 조심스러웠다. 스스로를 언제 어디서든 악마로 변할 수 있는 위험 요소라는 걸 인식했으니.

그러나 제논 일대기 등장 이후 일종의 자부심이 생긴 덕분에 이종족을 대할 때도 좀 더 적극적으로 바뀌었다.

물론, 인간마다 성격이 천차만별인 것처럼 모든 마족이 그러진 않는다. 당장 가르츠처럼 무뚝뚝하고 감정을 최대한 절제하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마족의 성격 또한 제각각이다.

일종의 스테레오 타입이라 보면 된다. 예를 들어 한국인은 매운 걸 잘 먹고 '빨리빨리'라는 문화로 인해 성격이 급한 것처럼 말이다.

"가르츠 씨."

"네. 말씀하세요."

"여태까지 안 묻고 있었는데 가르츠 씨는 가족이 있어요?"

나는 헬리움을 탐방하는 것을 잠깐 멈추고 근처에 있던 벤치에 앉아 가르츠에게 물었다. 내 부탁에 따라 옆에 앉은 가르츠는 내 질문을 듣고 눈을 두어번 깜빡였다.

"가족... 말입니까?"

"네. 정작 마족에 대해 묻고 있는데 옆에 있는 사람은 잘 모르잖아요. 그래서 궁금해졌어요."

가르츠 덕분에 헬리움과 마족의 문화에 대해서 잘 알게 됐지만, 정작 그에 관한 건 거의 모르고 있다.

단지 세실리가 직접 호명한 호위 기사임과 동시에 실력을 출중하다는 것만 알고 있을 뿐. 그 이상은 잘 모르고 있다.

어차피 시간도 많이 남았겠다, 신전으로 향하기 전 겸사겸사 묻는 것도 나쁘지 않아보였다.

"부모님과 여동생이 있습니다."

"결혼은 안 하셨어요?"

"미래를 약속한 약혼자가 있습니다."

"나이가 몇이에요?"

"132살입니다."

마족은 100살이 되면 진정한 성인으로 인정받게 된다. 100살이 될 때까지 악마가 되지 않고 인간으로 살았다는 증표다.

신체적 성장은 인간과 다를 게 없으며 사회적으로도 25살 내외에 각자 직업을 갖게 된다. 100살은 어디까지나 정신적 의미의 성인이라 할 수 있지.

이런 이유로 마족은 100세 이후로 결혼이 가능하다. 한 사람을 책임지기 전에 자기자신부터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는 이유 때문이다.

그나저나 역시 엘프와 함께 장수족의 대표라 그런지 겉보기와 달리 나이가 엄청 많았다. 세실리도 105살이라 했으니 그녀보다 훨씬 많다.

"제가 인간이라 그런지 모르겠지만 나이가 많으시네요. 마족들 사이에서는 어린 편이죠?"

"성인이 된지 얼마 안 된 풋내기 중의 풋내기입니다. 특히 마족은 나이가 많으면 많을수록 존경받는 문화가 있다보니 실제로 풋내기이기도 하고요."

마족 어르신들이 존경을 받는 이유는 그 오랜 세월동안 악마로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겠지.

그래도 100년이라는 세월은 내가 상상할 수 없을만큼 길다. 아득하다는 단어가 어울릴 정도로 말이다.

나는 길거리를 돌아다니는 헬리움의 사람들을 물끄러미 지켜봤다. 얼굴에는 웃음꽃이 피어있고 어린이들이 길거리를 뛰어다니는 중이다.

지난 번에도 느꼈던 거지만, 헬리움은 밝고 활기차다. 악마들이 사는 곳이 아니라 뿔만 달려있을 뿐이지 사람 냄새가 진하게 풍겼다.

그렇다면 제논 일대기의 출간 전에도 이랬을까. 나는 부모의 손을 잡고 행복하게 걷는 마족 어린이를 지그시 바라보다가 가르츠에게 물었다.

"가르츠 씨."

"네."

"헬리움은 제논 일대기가 나오기 전에도 이리 밝았나요?"

내 담담한 질문에 가르츠는 특유의 무뚝뚝한 말투로 대답했다.

"밝긴 밝았습니다. 하지만 알게 모르게 두려움을 달고 살았죠. 아무리 인내심을 길러도, 긍정적으로 살아도 내면의 악은 마족에게 있어 실질적인 위협이니까."

"... ..."

"하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악을 피하는 게 아니라 정면으로 부딪힐 수 있는 용기를 얻었죠.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과 악에 굴복하지 않는다는 긍지까지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전의 헬리움이 위협을 어떻게든 피하기 위한 방어기제를 띄고 있었다면 지금은 순수한 의미로 밝다.

순수한 미소와 의도가 담긴 미소는 차이가 난다. 그리고 헬리움의 시민들은 순수한 미소로 삶을 즐기고 있다.

"...응?"

"... ..."

왠지 모를 뿌듯함에 입꼬리를 올리고 있을 쯤, 문득 옆쪽에 인기척이 느껴졌다. 그에 고개를 돌리니 웬 어린 여자아이가 가만히 서 있었다.

긴 생머리에 땡글땡글한 붉은색 눈동자, 그리고 꼭 끌어안은 분홍색 토끼 인형까지. 가르츠와 비슷한 양뿔을 가졌으나 그 크기가 매우 작았다.

그야말로 인형처럼 귀엽다는 수식어가 어울리는, 꼬마 숙녀님이 나를 빤히 쳐다보는 중이다.

나는 소리없이 찾아온 여자아이에 고개를 눈을 깜빡였다가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안녕?"

"핫."

내가 살갑게 인사하자 흠칫하며 뒤로 물러가는 소녀. 토끼 인형을 꽉 끌어안으니 참을 수 없는 귀여움을 선사했다.

뒤이어 그녀는 내 눈치를 보는 듯하더니 손가락으로 나를 가리키며 외쳤다.

"빨간색!"

"빨간색?"

"엄마가 말했어! 검은색이 빨간색으로 변하면 위험한 거라고! 우리는 머리카락이 검은색인데 너는 빨간색!"

인간을 처음 보는 아이인 건가. 최근 이종족이 헬리움에 방문하는 빈도가 늘었다지만 그래도 처음 볼 수도 있겠지.

보아하니 마족은 전부 흑발을 갖고 있는데 나는 빨간 머리를 갖고 있어서 악주기가 온 거라 착각하는 모양이다.

다만 그건 뿔에 한해서지 머리카락은 상관없다는 것일까. 나는 선듯 나서려는 가르츠를 잠시 물린 채 소녀와 이야기를 계속했다.

"내 머리가 빨간색이라 그런거니?"

"응!"

"근데 얘야. 난 뿔이 없는데?"

"으잉?"

뿔이 없다고 말하자 눈을 깜빡거리는 소녀. 이어서 내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더니 한껏 당황한 목소리로 말했다.

"어러? 뿌, 뿔이 왜 없지? 그리고 눈도 반짝이색이네?"

"반짝이색? 그게 뭐야?"

"반짝이색은 반짝이색이야. 반짝반짝거리잖아."

역시 아이들의 순수함은 따라갈 수가 없다. 금색을 반짝이색이라고 하는 걸 보면.

나는 아빠미소가 절로 나오는 걸 감추지 못 한 채 소녀와의 대화를 이어나갔다. 아이 부모가 언제 올지 모르겠다만 얼마 지나지 않아 올 것이다.

"귀여운 꼬마 숙녀님의 이름을 물어봐도 될까?"

"내 이름은 에이미야. 뿔 없는 오빠 이름은 뭐야?"

"아이작이라 불러. 그리고 오빠는 인간이라 뿔이 없는거야."

"인간?"

"오빠처럼 뿔이 없는 사람이지."

"그럼 인간은 오빠처럼 뿔도 없고 머리는 새빨개? 눈도 반짝이색이고?"

마족은 전부 흑발에 적안을 갖고 있어서 저런 질문을 한 모양이다.

"아니. 오빠처럼 빨간 머리를 가진 사람도 있고, 흰색이나 반짝이색 머리를 갖고 있는 사람도 있어. 인간은 마족과 달리 머리랑 눈색깔이 가지각색이란다."

"가지각색이 뭐야?"

"여러가지 색이라는 뜻이야. 그리고..."

"에이미!"

소녀와 대화하는 도중에 한 여인의 다급한 외침이 귀에 들어왔다. 이에 고개를 들어올리니 소녀와 똑 빼닮은 마족 여인 한 명이 이쪽으로 급히 다가오고 있었다.

여인은 에이미를 보자마자 그녀를 번쩍 안아들더니 나와 얼굴을 마주했다. 목소리처럼 다급한 표정이었다.

"죄송합니다. 혹시 에이미가 실례되는 말이라도 했나요?"

"아뇨. 그런 건 없어요. 따님이 제 머리를 보고 호기심이 들었나봐요."

"엄마. 엄마. 저 오빠 머리카락이 빨간색인데 괜찮은 거 맞지?"

"하아... 에이미. 정말 죄송합니다. 말문을 튼 뒤로 인간을 보는 건 처음이라..."

"괜찮아요. 덕분에 재미있기도 했고."

훗날 릴리가 태어나면 저 애처럼 귀엽고 깜찍하지 않을까. 여인은 거듭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에이미를 데리고 떠났고, 에이미는 자기 엄마에게 안긴 채 손을 흔들어줬다.

나 또한 멀어지는 에이미에게 손을 흔들어줬다. 헬리움에 오고나서 인상 깊었던 상황 중 하나로 남을 것 같다.

'슬슬 신전으로 가볼까.'

헬리움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다 보니 어느새인가 하늘이 점점 남색빛으로 변하는 중이다. 사계절이 명확한 미네르바 제국과 달리 헬리움은 1년 내내 쌀쌀하거나 추운 편에 속한다.

사람이 살거나 기초적인 농사를 짓기에는 매우 척박한 환경이지만, 마족은 끈질긴 생명력과 뛰어난 마법으로 문명을 구축했다.

여러모로 '근성' 하나만큼은 인간과 바교해도 전혀 꿇리지 않는다. 애당초 기원이 인간이니 당연한 걸지도 모르고.

"일단 신전으로 가볼까요?"

"네. 알겠습니다."

"그런데 가르츠 씨. 저 아이를 보면서 문득 든 생각인데 마족에게도 사춘기가 있어요?"

"보통 '소악마'라고 부릅니다. 정서적으로 불안한 시기이기도 하고 성장 과정 중 매우 위험한 구간이라 그리 부르는 편이죠."

"뭔가 어감이 귀엽네요."

"저는 불안하게 들립니다."

이후로 가르츠의 안내에 따라 모라의 신전이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저녁이 되다보니 날씨 또한 급격히 쌀쌀해져 입김이 흘러나온다.

다행히 보온 마법이 입력된 옷을 입고 온 덕에 춥지는 않았다. 참고로 이 옷은 세실리가 직접 선물한 거지만 헬리움에서는 널리고 널린 옷이란다. 디자인적으로 예쁘기에 가격이 비싸다고

미네르바 제국이었다면 비싼 값을 치러야 했을텐데 헬리움은 평범한 민간인조차 마법을 수월히 사용할 수 있으니 보편화되는 건 당연한 일이다.

"몇 달 전부터 헬리움이 외교에 나섰다고 했죠? 사절단이 선물로 마법으로 짠 비단을 줬다고 들었는데."

"기억하시는군요. 그 소식이 퍼져서 수많은 상단이 헬리움을 왕래하는 중입니다."

"이 옷 하나만으로도 수요가 엄청 많을 것 같은데요?"

"네. 이미 미네르바 제국에서 엄청난 양의 보온성 의류를 주문했습니다. 군용으로 사용한다고 하더군요."

대중화되기 전에 군대부터 거치는 건 전생에서 자주 봤던 현상이라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다. 독소전쟁에서 동사자가 끝없이 나온 걸 보면 보온의 중요성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헬리움은 인간에게 있어서 드워프의 나라, 마키나와 맞먹는 위치를 가지게 되지 않을까. 드워프는 무기를, 마족은 의료품 같은 기초적인 물품을.

참고로 알븐하임은 엘릭서의 원액인 세계수의 이슬 같은 약품이 주된 교역품이다. 수인의 나라, 애니머즈는... 아직까지 문명이 그렇게 발달된 건 아니라 애매하다.

"교역을 시작했다면 마족에게 유용한 교역품이 있었나요?"

"일단 교역을 시작했다는 것 자체에 의의를 두고 있어 저로서는 잘 모릅니다. 그리고 알븐하임은 여왕은 허가했지만 원로원의 반발이 워낙 심하여 골치를 썩는 중이고요. 아직은 갈 길이 멉니다. 외교라는 게 하루아침에 되는 건 아니니까."

"마키나에서 마력 기관차를 합작하자고 권유는 없나요? 마족 정도라면 충분히 도움이 될텐데."

"그 부분까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런 저런 담화를 나누면서 걷다보니 어느새 모라의 신전에 도착하게 되었다. 역시 루미너스와 쌍둥이어서 그런지 신전의 형태도 유사했다.

다른 점은 바로 공간의 분포도. 루미너스의 신전은 빛이 더 많이 들어올 수 있는 구조였으나 모라의 신전은 사방이 막혀있다.

저정도면 밝은 낮에도 어두컴컴하지 않을까. 그래도 어둠과 안식의 신에 걸맞는 설계긴 했다.

'장례식도 여기서 진행되겠지?'

모라는 안식의 신인만큼 장례도 주관한다. 루미너스의 신도들도 모라의 신도가 장례식을 진행하는데에 이견을 제시하지 않는다.

오히려 루미너스 신도가 방해하면 심할 경우 모라가 아닌 루미너스가 직접 따끔하게 혼을 내기도 한다. 덕분에 두 교단 간의 권한은 철저하게 분리되어 있는 편이다.

"어서 오세요. 모라 님의 안식처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다소 어두워 보이는 신전으로 들어서자마자 한 여신도가 우리를 반갑게 맞이해줬다. 처진 눈매에 나른한 인상의 미녀였으며 당연하게도 마족이다.

루미너스 신도의 수녀복이 흰색 바탕이었다면 모라는 전생의 수녀복과 매우 유사했다. 대신 검은색의 더 진해져서 아예 새까만 수준이다.

나는 어딘가 졸린 것 같은 여신도를 바라보며 정중하게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모라 님께 예배를 드리러 왔습니다. 혹시 개인 예배실이 있는 건가요?"

"물론 있죠. 5실버만 내시면 됩니다."

"그럼 저는 예배를 드리는 동안 바깥에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가르츠는 여신도에게 5실버를 지불하고 신전 밖으로 이동했다. 뒤이어 나는 여신도를 따라가면서 어두컴컴한 신전 내부를 둘러봤다.

어둠과 안식의 신이라는 칭호에 어울리는 분위기였으나 사방이 빛으로부터 완전히 차단된 건 아니었다. 작게 뚫려있는 구멍을 통해 앞을 분간할 수 있을 정도의 빛이 새어나왔다.

더군다나 곳곳에 불이 켜진 촛불들이 배치돼 있어서 여러모로 음산한 느낌마저 들었다. 하지만 기이하게도 편안한 기분이 드는 게 침대만 하나 있다면 곧바로 잠에 들 것 같다.

"여기가 예배실입니다. 어두우시면 촛불을 켜도 되니 편하신대로 하면 될 거예요."

"감사합니다."

"인간 분이 모라님에게 예배를 드리는 건 저도 처음 보네요. 그럼 안락한 시간이 되시길."

나른한 인상의 여신도는 고개를 꾸벅 숙이며 예배실의 문을 굳게 닫았다. 나는 문이 닫히자마자 모라의 개인 예배실을 둘러봤다.

루미너스와 달리 작게 작게 뚫린 구멍으로부터 빛이 새어나오는 걸 제외하면 암흑 천지다. 아까 여신도가 했던 말처럼 모라의 석상 앞에는 촛불 여러개가 세워져 있었다.

모라는 쌍둥이 오빠 루미너스와 달리 왈가닥에 천진난만한 성격을 갖고 있으며, 석상에서도 그대로 묘사돼 있다. 오빠가 자애로운 미소를 짓고 있다면 모라는 입꼬리가 쭈욱 올라가 있는 것이 포인트.

하지만 석상으로도 외모를 짐작할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여 조각한 티가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마족은 예술에도 조예가 깊으니 본인들이 모시는 신은 정성스레 조각했을 것이다.

'지금은 딱히 촛불을 켜지 않아도 되겠다.'

그냥 구멍에서 새어나오는 빛 쪽에 머리를 갖다 대고 기도하면 되지 않을까. 나는 루미너스에게 기도했던 것처럼 천천히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분위기가 180도 다른 탓에 조금 어색했으나 기도 방식 자체는 문제가 없을 터. 이에 두 손을 가지런히 모으며 눈을 감았다.

'...모라 님? 계시나...'

[왔다!!! 드디어 왔다고!! 왜 이리 늦었어!!]

깜짝이야.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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