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판타지 세상에서 작가로 살아가는 법-39화 (40/763)

< 39화 >

조별 과제에서는 다양한 유형의 빌런이 존재한다.

그쪽 방면에 지식이 아예 전무하여 뭘 하지도 못 하는 무능한 조원. 맨날 시간 약속이 잡혀있어 빨리 끝내달라고 징징거리는 땡깡러. 쓸데없이 고집만 강해서 팀워크를 망칠 뿐더러 더 나아가 심각한 불화까지 일으키는 망나니.

위의 예시를 보듯이 조별 과제에서 여러가지 빌런이 있으나 그중 대표라고 할만 한 빌런은 바로 '무임승차'다.

그렇다면 무임승차의 뜻은 뭘까. 단어상으로는 돈을 내지 않고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범죄 행위'다. 조별 과제에서는 아무것도 안 했는데 그저 다른 사람이 다 해 주길 바라는, 소위 양심을 판 사람들이다.

단, 무임승차의 뜻을 보듯이 제대로 된 가격만 지불한다면 범죄행위가 아니다. 조별 과제에서도 정말 피치못할 사정이 있거나 그쪽 방면에 지식이 전무하다면 직접 '물주'가 되어 여러 편의를 봐주는 경우도 더러 있다.

가령 스터디룸을 전액 대여해준다던가 아니면 토론에 참석할 때마다 맛있는 음식을 사준다던가 등등. 이같은 경우는 무임승차가 아니라 정식으로 교통비를 내고 편한하게 버스를 타게 되는 상황이다.

물론 이걸 역으로 이용해 돈으로만 해결하는 건 좋지 않다. 적어도 전후 사정을 모두 이야기하고 나서 조원들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법이다.

"앞으로 잘 부탁드랄게요. 평소에 눈 여겨 보고 있었어요."

아기자기하면서도 단아한 외모. 그리고 160cm도 채 안 될 것 같은 가녀린 체구까지.

흡사 걸어다니는 인형처럼 귀여운 분위기를 톡톡 띄고 있는 갈색 머리카락의 소녀, 아이라가 빙긋 웃으며 나에게 인사했다. 겉으로만 본다면 예의 바른 귀족가 딸내미의 인사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녀가 인사하기 전에 똑똑히 볼 수 있었다. 벤자민과 레오나를 훑어보던 그 시선을. 적어도 동등한 입장이 되어 보내는 시선은 절대 아니었다.

잭슨처럼 대놓고 깔보진 않지만 마음속에 칼을 품고 있다고 해야 할까. 내가 과민반응한 것일 수도 있으나 조별 과제를 할 때마다 스스로 호구를 자처한 적이 많아 어느 정도 꿰뚫어 볼 수 있었다.

이 사람은 조별 과제에 참석할 의욕이 있는 사람인지 아니면 무임승차를 할 사람인지를.

일단 아이라의 첫 인상은 후자에 가까웠다.

'그런데 마티우스 후작이라...'

후작은 모두 알다시피 공작 바로 아랫 계급이며 미네르바 제국에는 총 3개의 후작 가문이 있다. 그중 마티우스 가문은 미네르바 제국의 국경을 담당하는 변경백이다.

또한 마티우스 가문에는 한 때 우리 아버지가 몸을 담았으며, 데이브가 현재 견습 기사로 훈련 중인 네이비 기사단이 소속돼 있는 걸로 안다. 네이비 기사단은 정규전보다는 특수전을 행하는 특수부대에 가까워 군사 가문인 마티우스 가문에 소속되어 있는 것이다.

"...아이작 듀커르 마이샬이라고 합니다. 마티우스 가문의 영애셨군요. 만나서 영광입니다."

나는 사람 좋은 표정을 지으며 내 대답을 기다리는 중인 아이라에게 정식으로 인사했다. 첫 인상은 그닥 좋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차차 지켜보면 되겠지.

아이라는 내 인사를 입꼬리를 더욱더 말아올리더니 이번에는 벤자민을 쳐다봤다. 벤자민은 그녀와 얼굴을 마주하자 몸을 흠칫거렸다가 황급히 인사했다.

"베, 벤자민 블랭크라고 합니다! 자, 자,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나도 잘 부탁해. 그리고..."

마지막으로 레오나에게로 시선을 돌린 아이라. 레오나는 그녀와 눈이 마주치자마자 특유의 무기질적인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레오나 라이언즈라고 합니다."

호들갑을 떨었던 벤자민과 달리 레오나는 목석마냥 딱딱하기 그지없는 표정과 목소리로 인사했다. 일반적인 사람이었다면 성격이 유별나구나라며 넘어갔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이라는 아니었던 모양이다. 레오나가 무뚝뚝하게 인사하자 그녀의 올라갔던 입꼬리가 약간 내려갔다.

"...그게 끝이야?"

그리고 나서 되묻기까지. 목소리 톤도 낮아진 것이 누가 들어도 빈정상했다는 걸 알 수 있다.

허나 레오나는 그 의미를 눈치채지 못 했는지 끝까지 고저 없는 음색으로 대꾸했다. 진짜 모르겠다는 듯이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것이 포인트다.

"전 인사했습니다만?"

"...아냐. 성격이 좀 독특하구나 싶어서."

다행히 어찌어찌 넘어가는 듯했다. 아이라의 얼굴에 일말의 불쾌감이 깃든 것이 포착되었지만 모른 척했다. 나는 그걸 보며 속으로 탄식했다.

세상이 바뀌어도 내 조별 과제 운은 명불허전 수준으로 좋지 않은 모양이다. 거기다가 첫 인상부터 대차게 말아먹은 것 같았으니 앞일을 예상하기 어려웠다. 물론 이건 레오나의 잘못이 아니라 순전히 아이라, 그녀의 권위의식 때문이다.

전에도 말했지만 귀족과 귀족은 몰라도 귀족과 평민 사이의 격차는 이루어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평민은 상대방이 아무리 낮은 신분의 귀족이라도 무조건 까라면 까야 한다.

내가 민주주의 사회에서 살다 와서 그렇지, 안타깝게도 이 세계에서 이러한 제도가 정상적이다. 만약 전생의 기억을 갖지 않고 이 세상에 태어났다면 잭슨이나 아이라처럼 권위의식을 가지고 생활하지 않았을까.

"...아무튼 인사는 끝났고, 이제 뭐 하면 될까?"

기묘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을 때 아이라가 본론부터 꺼냈다. 그녀도 이 상황이 불편하긴 마찬가지였던 모양이다.

나는 그 질문에 조금 전 비루스 교수가 설명해줬던 조별 과제 방법에 대해 떠올렸다. 사실 전생의 조별 과제와 큰 차이점은 없고 오히려 완전히 빼다박은 수준이다.

그러니 지금 가장 중요한 부분을 정해야 한다.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나는 하기 싫고 다른 사람이 해줬으면 하는 것.

"...조장할 사람?"

조원을 이끌어나가야 할 '조장'을 결정해야 한다.

내가 말을 꺼내며 주변 눈치를 보자마자 다른 사람들도 눈동자를 데록데록 굴리기 시작했다. 이로서 사람 사는 곳은 어딜 가나 변하지 않는 게 확실해졌다.

다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우리 조가 독특하다고 봐야 옳다. 평민인 벤자민은 귀족인 나와 아이라가 있으니 선뜻 나서기 망설일 테고, 레오나는 컨셉을 유지하고 있는 이상 활동적이지 않다.

그러므로 조장이 될만한 사람은 나와 아이라밖에 없다는 의미다.

'차라리 내가 해야겠다.'

나에게는 그게 더 마음이 편하다. 전생에서도 불편하게 눈치를 볼 바에야 내가 한다는 마인드로 나섰다.

이에 속으로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열기 직전이었다.

"딱히 할 사람이 없으면 내가 할게. 그 점이 너희한테도 마음 편하겠지?"

전혀 예상치 못 한 상황이 펼쳐졌다.

아이라가 허리에 손을 척 얹더니 당당한 태도로 자신이 조장을 맡겠다고 하는 것이 아닌가. 나는 그녀를 놀란 표정으로 쳐다봤다.

어디서 나온 자신감인지 몰라도 조별 과제에서 가장 리스크가 큰 사람이 조장이다. 조원이 잘하면 문제 없지만 단 한 명의 빌런이라도 등장하는 순간부터 온갖 스트레스란 스트레스를 받는 역할.

과연 아이라가 조장의 역할을 잘 할 수 있을까. 나는 진심으로 걱정스러워져 우려를 표했다.

"정말 괜찮겠어요? 쉽지 않을 텐데."

"걱정하지 마. 다 나한테 맡겨. 너희들은 그냥 내가 하라는 대로 하면 돼. 알겠지?"

"... ..."

이런 스타일은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는 데. 예로부터 의욕은 넘치지만 무능한 사람이 제일 위험하다. 일의 능률은 고사하고 아군마저 위험에 빠뜨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단, 아까 말했던 '물주'가 되어준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아이라는 모르고 있겠지만 나에게 이 과제는 혼자 전부 도맡아 할 수 있을 만큼 쉽다. 내가 제논 일대기 작가인데 그것도 못 하면 펜을 내려놓아야지.

아무튼 간에 부디 아이라가 독불장군이 아니라 리더 이길 간절하게 빌 수밖에 없다. 정말로 독불장군 같은 스타일이라면 앞날이 고단해진다.

거기다 무임승차까지 합쳐지면 시키기만 하지 본인은 아무것도 안 할 공산이 크다. 아까 그 눈빛을 봤을 때 가능성이 조금 높았다.

"우선 여기서 제논 일대기를 8권까지 못 읽은 사람 있니? 참고로 난 다 읽었어. 숙소에 책도 있으니 원한다면 빌려줄 수도 있고."

조장이 되면서 마음가짐이 바뀌기기라도 한 걸까. 의외로 아이라는 의욕적이었다.

오죽하면 정말로 그녀가 무임승차가 맞을까? 라는 의문이 들 정도였다. 나는 다시 봤다는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저는 다 읽었습니다."

내가 입을 엶과 동시에 레오나도 나와 똑같이 말했다. 그에 우리 둘은 응? 하다가 누가 먼저라고 할 것없이 서로를 쳐다봤다.

그러나 레오나는 나와 시선을 마주치자 눈 밑을 꿈틀거릴 뿐, 별다른 말을 하지 않고 다시 고개를 앞으로 돌렸다. 나는 살짝 떨떠름해졌다.

나야, 작가이니 그렇다 쳐도 레오나는 어떻게 구매한 걸까. 무려 레킬리스 공작 가문의 딸인 마리조차 구하기 힘들었다는 제논 일대기다.

이어서 나는 고개를 갸웃했다가 아이라를 쳐다봤다. 그녀는 한 쪽 눈을 치켜뜬 채 의외라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알겠어. 구하기 힘들었을 텐데 용케도 구했구나."

반응을 보아하니 그녀는 나와 레오나가 제논 일대기를 구하지 못 했다고 짐작한 모양이다. 그런데 여기서 주의 깊게 살펴볼 점은 그녀가 상당히 아쉬워했다는 것이다.

제논 일대기는 발매되었다하면 곧바로 매진될 만큼 인기가 무시무시한 도서인데 오히려 다행히라 여겨야 정상적이다. 과제를 수월하게 진행하기 위해서는 한 권이라도 더 읽어야 과정이 편할 테니까.

하지만 그녀는 뭐가 마음에 안 들었는지 몰라도 불편해 했다. 무언가 상황이 자기 마음대로 흘러 가지 않기라도 한 걸까.

"저, 저는 다 못 읽었습니다. 사실 6권도 못 읽었어요..."

"그래?"

그런 내 의문을 반증하는 것처럼 벤자민이 조심스레 입을 열자마자 아이라가 화색을 띄었다. 그걸 보며 왠지 모르게 불안감이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건 결코 이상하지 않을 것이다.

이어서 아이라는 자기 입술을 툭- 툭- 건드리더니  이내선심 썼다는 뉘앙스로 벤자민에게 말했다.

"내가 빌려줄 수도 있는데 빌려줄까? 난 8권까지 모두 샀거든."

"저, 정말이요? 그러면 저야 좋으..."

"그 대신 조건이 하나 있어."

"네?"

벤자민은 아이라가 도중에 말을 자르며 조건이 있다고 하자 눈을 동그랗게 뜨며 당혹스러워했다. 비단 그뿐만 아니라 나도 당황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혹시 몰라 슬쩍 레오나를 쳐다보니 그녀는 아까처럼 속을 알 수 없는 표정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래도 내심 나와 비슷한 심정이지 않을까 추측했다.

그 사이 아이라는 입꼬리를 쭈욱 말아올리더니 당황하고 있는 벤자민에게 조건의 정체를 입 밖으로 꺼냈다.

"네가 나 대신 해야 할..."

"책이라면 제가 빌려줄 수 있습니다."

아이라가 미처 말을 다 하기도 전에 레오나가 먼저 선수쳤다. 예의 딱딱한 말투였지만 그 속에는 약간의 불편함이 내포돼 있었다.

그에 아이라는 레오나가 말을 끊자 덜컥- 정지했다. 뒤이어 입을 꾹 다물더니 싸늘한 눈빛으로 레오나를 쳐다봤다.

"...너는 사람이 말을 하는 데 도중에 끊어도 된다고 배웠어?"

아이라의 서늘한 압박이 이어졌다. 인형처럼 단아한 외모와 작달만한 체구에 어울리지 않는 분위기가 스멀스멀 흘러나왔다.

하지만 레오나도 만만치 않았다. 그녀는 자리에 앉아 있던지라 아이라를 올려다 보며 딱딱하게 대꾸했다.

"굳이 아이라 님께서 빌려 주실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 말을 꺼낸 겁니다. 불쾌하셨다면 사과드리겠습니다."

"고작 사과로 되겠어? 지금 내 기분 나빠졌는데?"

"... ..."

아이라의 연이은 압박 질문에 레오나는 답하지 않았다. 여전히 무표정이었지만 얼굴에는 '굳이 해야겠냐?'라는 속마음이 담겨있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그런 반응에 아이라를 쯧, 혀를 차더니 짐짓 엄한 목소리로 레오나에게 경고했다. 천만다행히도 넘어가기로 결정한 모양이다.

"이건 경고야. 만약 다음에도 그런 언행을 보인다면 조에서 빼버리겠어. 나는 조장이니까 그럴 권한이 있다고. 알겠어?"

"알겠습니다. 그래도 벤자민 씨한테 책은 빌려 주도록 하겠습니다."

"마음대로 해."

"가, 감사합니다. 레오나 씨."

벤자민은 레오나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면서도 아이라의 눈치를 봤다. 굽신거리는 모습을 보니 조금 불쌍해 보였다.

나는 그 상황을 지켜보면서 속으로 중얼거렸다.

'굳이 분열을 일으킬 필요는 없는데...'

차라리 아이라가 벤자민에게 책을 빌려 주고 대가를 받는 편이 좋았을 수도 있다. 벤자민은 평민이고, 아이라는 귀족이었으니까.

방금 전 레오나가 한 행동은 엄연히 귀족의 권위를 해치는 행동이다. 나는 권위의식 따위는 신경 쓰지 않으니 문제가 없지만 다른 귀족에게는 곱지 않은 시선을 받을 게 분명하다.

아까도 말했지만 평민은 상대방이 공식적으로 작위를 이어받지 않은 영식 또는 영애라 할지어도 허리를 굽혀야 한다. 이건 일종의 '상식'같은 개념이다.

"흥. 평민들이... 이런 걸로 화낼 수도 없고..."

"... ..."

"너는 왜 그렇게 쳐다봐? 무슨 할 말이라도 있니?"

"아뇨."

아이라의 스타일이 어떤 부류인지 대충 알 것 같다. 아직 확실치는 않지만 이거 하나만큼은 확실하다.

그녀의 비위를 거슬리게 하는 순간 이 조는 공중분해될 것이라고.

방금 전 조장이니 그럴 권한이 있다고했을 때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다. 앞으로 계속 지켜봐야겠지만 그녀는 자신의 권위가 손상되는걸 싫어하는 것 같다.

'이러면 조금 피곤해지는데...'

어쩌면 무임승차를 넘어선 그이상의 무언가가 탄생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그런 생각을 하는 동안 아이라는 새침한 표정으로 내 얼굴을 빤히 쳐다 보다가 내 이름을 불렀다.

"아이작."

"네. 말씀 하세요."

"너는 잘할 수 있지?"

언듯 나를 신뢰하는 질문처럼 들리겠지만 벤자민과 레오나는 믿지 못하겠다는 의미가 포함돼 있다.

아무래도 그녀는 평민보다 같은 귀족, 그것도 학급 내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내가 믿음직스러웠던 모양이다.

거기다 그녀는 절대 모르겠지만 나는 조별 과제의 주제, 제논 일대기의 원작자다.

잘하는 걸 넘어서 잘근잘근 씹어 먹을 수 있을 거라 단언할 수 있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흐음. 그래? 좋아. 한 번 믿어볼게."

벌써부터 귀족과 평민으로 판가르기라도 하는 걸까. 아이라는 내 어깨를 툭- 툭- 두드려 주며 격려 했다. 그리고 오연한 눈빛으로 벤자민과 레오나를 쳐다봤다.

나는 그런 아이라를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겉으로는 무뚝뚝한 표정을, 속으로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다 괜찮으니 제발 똥고집만 부리지 말렴.'

내가 다 할 수 있으니까 제발 너는 트롤짓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비록 그녀가 능력이 있는지없는지 잘 모르지만 방금 전 레오나와의 갈등을 보듯이 권위의식이 있는 건 확실하다. 괜한 똥고집 때문에 조가 공중분해되는 건 피하고 싶다.

'혹시 모르니 최악의 수는 염두해 둬야겠다.'

시작부터 삐걱거리긴 해도 아직까지는 큰 문제가 없었다.

적어도 아직까지는. 무엇보다...

'다시 보니 선녀같네.'

내가 누굴 보고 위의 생각을 했는지 모두들 알 거라 믿는다.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