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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 세상에서 작가로 살아가는 법-18화 (19/763)

< 18화 >

나는 엘레나 교수가 말한 대로 모든 수업이 끝나자 그녀가 지내는 연구실로 향했다. 연구실의 위치는'역사관'이라는 건물에 있다. 헤일로 아카데미는 비루스 교수가 언급했듯이 2학년까지 공통 수업을 듣고 그 후로부터는 자신의 진로를 찾아야한다. 그래서인지 각 전공마다 건물이 세워져있어 전문성이 매우 높은 편이다.

'그냥 대학교네.'

2학년까지는 고등학교고, 그 후부터는 강의를 듣기 위해 건물 여기저기 돌아다녀야하는 대학교다. 나는 엘레나 교수가 준 약도를 통해 역사관을 찾아 헤맸다.

헤일로 아카데미는 자체적으로 작은 도시만해서 걷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오래 걸렸다. 이럴 줄 알았으면 간단하게 한 끼 먹고 갈 걸 그랬다.

'책을 얻었으니 상관없지.'

오늘은 중간중간 빈 시간동안에 엘레나 교수가 선물해준 엘프 역사서를 읽었다. 스스로를 신이 선택한 자손이라 생각하는 엘프답게 이해하기 어려운 단어들이 다수 포함돼 있었지만 평소 책을 꾸준히 읽은 덕택에 어려움은 없었다. 단어 사전을 뒤적거리며 뜻을 알아야하는 건 어쩔 수 없었지만.

그래도 성과는 많았다. 아직 10분의 1도 읽지 않았는데 엘프가 어떤 종족인지 대략적으로나마 알 수 있었다. 마족이 악마에 의해서 발생한 변종이라면, 엘프는 '천사'의 후예에 가까웠다.

인간의 관점으로 쓴 역사서에서는 단 한 번도 언급되지 않았던 사실이었는데, 아무래도 엘프가 장수종이다보니 유실된 기록이 거의 없었기에 가능한 일인 듯했다. 아니면 기록을 중시하는 습성이 있다거나.

어쨌거나 엘프가 천사의 후예라는 건 나에게 아주 중요한 정보 중 하나였다. 지금까지 이 세상에 악마가 있으면서 어째서 천사는 없는 걸까? 라는 의문을 단번에 해소시켜줬다. 엘프의 마나는 마족과 달리 백색의 마나를 갖고 있다는 점부터가 그 증거다.

'다른 종족들은 악마만 봤지, 천사가 있다는 건 몰랐겠지.'

나는 전생의 기억이 있었기에 악마가 있다면 당연히 천사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 다른 사람들은 아닐 것이다. 악마와 완전히 반대되는 건 오직 신밖에 없다고 생각했겠지.

'9권 중반부터 10권 결말까지는 엘프와 교류를 맺는 스토리로 가야겠다. 악마측 간부들도 본격적으로 활동하고.'

역사관으로 가는 도중에 수첩에다가 제논 일대기의 전개를 간략하게나마 기록했다. 8권의 원고는 이미 다 작성했으니 부모님에게 우편으로 부치면 끝이다.

"여긴가?"

한참을 걷다보니 약도에 그려진 건물에 도착할 수 있었다. 역사관이라 해서 딱히 멋지거나 그러진 않고, 단조로우면서도 실용성이 높은 구조였다. 아무래도 교수 또는 조교만 지내는 건물에다가 무학과 달리 단련실이 필요없기 때문인 듯했다.

'무학은 단련실도 있어야하니까. 숫자도 더 많고.'

다시 말하지만 이 세상은 몬스터와 마나가 존재하는 판타지 세계. 헤일로 아카데미라도 무력을 키우는 무학이 우선 순위일 수밖에 없다. 이로인해 문학 쪽에서 예산 문제로 불평불만을 가진 경우가 많다고 들었다.

나는 다시 한 번 약도와 건물을 번갈아보다가 입구에 쓰여진 '역사관'이라는 이름을 확인하고 발걸음을 옮겼다. 정문은 꽤 잘 관리되었는지 반질반질한 느낌이 드는 나무문이었다.

"오..."

정문을 통과하여 복도로 들어서자마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데다가 복도 중앙에는 물레방아까지 있다.

게다가 복도의 벽에는 역사에 이름을 날린 위인들의 초상화가 걸려있었는데, 책으로는 봤지만 그림으로는 처음 보는 위인도 다수 존재했다. 특히 위인의 초상화 밑에는 이름과 더불어 간략한 역사적 기록도 적혀있었다.

'각 종족마다 위인이 있구나.'

또한 종족마다 위인을 구분하여 벽에 기재돼 있었는데, 당연하게도 수명이 짧지만 인구수가 가장 많은 인간의 초상화가 많았다. 다른 종족은 손에 꼽을 적도로 적은 편이었으며 심지어 마족은 아예 하나도 없었다.

나는 신기하다는 표정으로 복도를 둘러보다가 정신을 차리고 엘레나 교수의 사무실로 옮겼다. 엘레나 교수의 연구실은 104호다.

똑- 똑- 똑-

"엘레나 교수님. 저 아이작입니다. 안에 계시나요?"

104호와 문 중간에 걸린 팻말을 통해 엘레나 교수의 연구실을 찾을 수 있었다. 내가 노크를 하며 이름을 밝히자 문 너머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렀다.

팻말에 '재실'이라는 단어가 적힌 걸 보면 엘레나 교수가 직접 열어주는 듯했다.

끼이익-

"...누구세요?"

아니. 정정하겠다.

문이 열리니 그 뒤에서 웬 좀비 한 마리가 나를 맞이해줬다. 진짜 좀비는 아니지만 그에 견줄 정도로 몰골이 초췌한 사람이었다.

다크서클은 줄넘기를 할 것처럼 심하게 내려와 있고, 검은색 눈은 썩은 생선 눈깔마냥 죽어있었으며, 피부는 푸석푸석하기보다는 매우 창백했다. 탁한 금발을 똥머리로 묶고 눈꼬리도 아래로 쳐져 있어서 당장이라도 쓰러질 듯한 외양이다.

나는 그 사람과 마주하자마자 뒤로 살짝 주춤거렸다. 뒤로 물러나니 문을 열고 나를 맞이해준 사람이 누구인지 제대로 확인할 수 있었다.

'...엘프?'

문을 열며 나를 맞이해준 사람은 엘프였다. 그것도 엘레나 교수와 같은 여성 엘프.

좀비가 친구하자할 것 같은 외관으로 인해 미모가 퇴색되었지만, 그것만으로도 본연의 아름다움을 감출 수 없었다. 오히려 퇴폐미를 비롯한 기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중이다.

"...저기요?"

내가 멍하니 그녀를 바라보고 있을 때 엘프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다시 불렀다. 그리고 느릿느릿하게 눈을 깜빡이기까지.

이에 나는 서둘러 정신을 차리고는 매우 조심스러운 태도로 그녀에게 물었다.

"그... 여기가 엘레나 교수님 연구실이 맞나요?"

"맞는데요오..."

늘어지는 말투와 대답에 재차 연구실을 팻말을 확인했다. 엘레나 교수의 연구실이 확실했다.

아무래도 내 앞의 엘프는 엘레나 교수의 조교인 것으로 추정된다.

"누구 왔니?"

때마침 시기적절하게 연구실 안쪽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그 물음에 조교로 추정되는 엘프가 뒤를 돌아보며 피곤에 쩔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네에... 아이작이라고 하는데..."

"아! 빨리 들여보내렴."

"들어오세요오..."

"...실례합니다."

왠지 모르게 꺼림칙했지만 일단 안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발걸음을 옮기면서도 문을 열어준 엘프와 눈을 마주치는 건 잊지않았다.

흔히 동태 눈깔로 칭해지는 눈빛으로 쳐다보는 것이 약간 무서웠지만 그래도 참을만했다. 이윽고 연구실 안으로 들어가자 오래 된 책 특유의 퀴퀴한 냄새와 더불어 다양한 서적과, 그리고 종이가 수북히 쌓여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대충 훑어보기만 해도 대부분 역사와 관련된 책들밖에 없었다. 역사를 연구하는 연구실다운 모습이다.

"왔구나. 이리 앉으렴."

책상에 앉아있던 엘레나 교수가 방긋 웃는 표정으로 나를 반겨줬다. 나는 어색한 심정으로 그녀가 가르킨 응대용 소파에 엉덩이를 붙였다.

내가 소파에 엉덩이를 붙이자 엘레나 교수도 맞은편에 배치된 소파에 앉았다. 참고로 우리 둘 사이에는 테이블이 배치돼 있었다.

"여기 과자랑 차 있습니다아..."

"아, 감사합니다."

소파에 앉은지 얼마 되지 않아 조교가 먹거리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내가 감사 인사를 전하자 그녀는 자신의 책상으로 돌아가려는지 몸을 빙글 돌렸다.

"어딜 가는 거니 신디? 내 옆에 앉아."

"저 쉬고 싶은데에..."

"논문 쓰느라 피곤한 건 알겠지만 너에게도 중요한 거야."

"네에..."

신디라는 이름의 엘프는 엘레나 교수의 지시에 흐물흐물거리며 자리에 앉았다. 그리하여 나의 맞은편에는 극과 극의 모습을 띄고 있는 두 엘프가 앉게 되었다.

"좀 당황스럽지?"

조금이 아니라 많이 당황스러운데요. 문을 열자마자 반송장이 반겨주니 그 누구라도 당황할 것이다.

그러나 위의 말을 곧이곧대로 말할 수 없으니 어색하게 웃기만 했다. 엘레나 교수도 내 심정을 눈치챘는지 신디라는 엘프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최근 얘가 논문 때문에 몇날며칠 동안 밤을 새웠거든. 지금 상태가 말이 아닐거야."

"알면 자게 해줘요오..."

"그 논문만 다 작성하면."

"불합리하다아..."

둘의 모습을 보니까... 전생의 교수와 대학원생이 생각난다. 내가 직접 대학원생이 된 적은 없지만 인터넷에 그런 밈이 많이 돌아다녔다.

그중 가장 눈에 띈 건 대학원생은 사람 취급을 하지 않는다는 걸까. 박사 학위를 따기 위해서 교수의 하인 노릇을 한다는 말이 대부분이었다. 심지어 사적인 심부름까지 시킨다고 얼핏 들은 것 같다.

그런 밈 때문인지 몰라도 나 또한 대학원생은 부려먹기 좋은 노예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설마 나도?'

내가 속으로 살짝 걱정하고 있을 즈음, 신디에게 핀잔을 주던 엘레나 교수가 나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일단 소개시켜주자면 얘 이름은 신디. 풀네임은 신디 스카이워커. 25년 동안 함께 한 내 조교야."

"조교는 무슨 노예잖아요오..."

"입 좀 다물어 주겠니? 얘가 오해하잖아."

"오해가 아니라 진실인데에..."

"그럼 나가."

"죄송합니다아..."

교수와 조교의 관계라기보다는 사이가 좋은 자매 같았다. 엘레나가 정말로 신디를 노예처럼 부려먹었다면 저런 식으로 장난을 치진 않을테니까.

나는 묘하다는 눈길로 두 사람을 쳐다보다가 불현듯 궁금한 점이 떠올라 질문을 건냈다.

"25년 동안 조교로 지냈다고요?"

"응. 인간도 교수가 되기 위해서는 특정 기간동안 조교로 일하면서 박사 학위를 따야하잖아? 문학에서 대부분의 조교가 그런 케이스고."

처음 듣는 이야기인데요. 여기에는 석사나 박사 같은 학위 개념이 있는 거였나. 하긴 아카데미와 교수가 있는 마당에 없는 것이 더 이상할 수도 있다.

내가 떨떠름해하는 동안 엘레나 교수는 설명을 마저 이어나갔다.

"그건 우리 엘프도 마찬가지야. 교수 밑에서 조교로 일하면서 학위를 터득해야 하지. 하지만 너도 알다시피 엘프는 인간보다 배우는 속도가 현격히 느려서 시간이 오래 걸리는 편이야."

"보통 평균적으로 몇 년 정도 걸리나요?"

"몇 년은 무슨, 아무리 적게 잡아도 최소 30년이야. 인간 수명으로 환산하자면 약 3~4년 정도가 되겠네. 게다가 박사, 그러니까 교수가 되기 위해서는 '위그드라실' 내에서도 엄격한 심사를 거쳐야 해. 박사논문을 제출해야 하는데 그 기준이 매우 까다롭지."

위그드라실은 엘프들의 나라, 알브헤임의 수도다. 보다시피 북유럽 신화에 나온 것과 명칭이 똑같다.

그나저나 위그드라실 내에서도 심사를 거쳐야 교수가 될 수 있다는 걸 보면 그 기준이 매우 빡센 모양이다.

"부럽다아... 인간은 길어도 5년밖에 안 걸린다니..."

"넌 엘프 기준으로도 배움이 느려서 5년으로는 택도 없단다. 어쨌던 간에 내가 널 부른 이유는 하나야."

"뭔데요?"

나는 살짝 긴장하며 엘레나 교수가 어떤 부탁을 꺼낼지 기다렸다. 얼토당토 않는 부탁이라면 당연히 거절할 거다. 당장 원고를 쓸 시간조차 벅찬데 다른 일에 시간을 할애할 수는 없는 법이다.

그동안 엘레나 교수는 과자를 우물거리는 신디의 어깨에 손을 턱 얹으며 입을 열었다.

"얘한테 글 쓰는 법 좀 가르쳐줘."

"네?"

"네에...?"

나는 물론, 가만히 있던 신디마저 당황스러운 눈길로 엘레나 교수를 쳐다봤다. 엘레나 교수는 어깨 올렸던 손으로 신디의 볼을 살짝 꼬집었다.

"얘는 다 좋은데 글을 엄청 못 쓰거든. 석사논문 하나 작성하는데도 최소 5년이 걸리더라고. 심지어 그것마저도 내가 보기에는 영 아니었어."

"아파요오..."

신디가 웅얼거려도 엘레나 교수는 그녀의 볼을 꼬집은 손을 놓지 않았다.

"그래서 얘한테 작문법을 가르치긴 해야겠는데 나는 나대로 바쁘거든."

"다른 학생을 부르면 되지 않아요?"

"그러려고 했는데 때마침 눈에 띈 사람이 바로 너야. 사실 얘가 본격적으로 논문을 쓰기 시작한지는 얼마 안 됐어."

그럼 20년 동안 대체 뭘 한 거지? 엘프가 인간 기준으로 배움이 느리다지만 이렇게 보면 조금 심한 것 같기도하다.

물론 배우는 게 느린 거지, 기억력이 낮다는 건 절대 아니다. 마족보다 더 오랜 기간 사는 엘프인만큼 몇 십 년 전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도 다 기억할 것이다. 간단히 말해 기억력은 좋지만 응용력은 떨어진다는 의미다. 물론 개념을 완벽하게 이해하는 순간부터 달라지겠지만.

나는 그녀의 말을 천천히 곱씹다가 의문을 하나 둘 씩 입 밖으로 꺼내기 시작했다.

"다른 조교는 없어요? 애초에 조교가 한 명밖에 없는 건 조금 이상한 것 같은데요?"

"전부 다 졸업하고 지금은 교수가 됐지. 엘프 조교는 얘가 처음이야. 그리고 역사관에 있는 교수들 대부분이 내 제자인걸? 걔들한테 부탁하려니 차마 바쁜 시간을 뺏는 것 같아서 참았지."

"이제 막 입학한 저보다 작문 능력이 뛰어난 학생이 있을텐데?"

"내가 보기에는 네가 가장 뛰어났어. 100년 동안 교수로 일하면서 봐온 학생이 몇 명인데 그것도 모르겠니?"

엘레나 교수는 내 의문에 하나하나 친절하게 대답했다. 대부분 합리적이고 납득이 갈만한 이유들이라 나로서는 할 말이 없어졌다. 특히 100년 동안 본 학생들 중에 내 작문 능력이 제일 뛰어났다는 이야기를 듣고 어이가 없었다.

잠시 후, 엘레나 교수는 나에게서 더이상 질문이 오지 않자 흘러내린 안경을 치켜올리더니 약간 실망스럽다는 투로 입을 열었다.

"싫다면 안 해도 돼. 나한테는 강제할 권한이 없으니까. 그럼 이건 어떨까?"

그녀는 잠깐 말을 흐리더니 두 팔을 활짝 펼쳤다. 마치 이것 보라는 듯이 과장스러운 행동이었다.

이에 내가 의문을 가졌을 때 즈음, 엘레나 교수가 팔을 펼친 채 자랑스럽다는 목소리로 말했다.

"여기 있는 서적과 논문 대부분이 내가 교수로 일하면서 모으거나 쓴 것들이야. 인간와 엘프의 관점으로 쓴 역사 뿐만 아니라 드워프, 수인, 심지어 마족도 있지."

"마, 마족이요? 마족은 어떻게...?"

"우연히 연이 닿은 마족이 있었어. 그 사람에게 최대한 뽑을대로 뽑았지. 지금은 아쉽게도 고향으로 돌아갔지만 말이야."

뒤이어 그녀는 상체를 살짝 내밀며 은근한 목소리로 재차 권유했다. 동그란 안경 너머 탐욕의 빛이 서린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만약 네가 신디를 도와준다면 여기 있는 책 모두 빌려줄 수 있어. 연구실도 마음대로 들락날락거리게 해주고."

"... ..."

"어떻게 할래? 참고로 네가 여유있을 때만 도와줘도 상관없어. 우리는 너희 인간이 생각하는 것보다 시간의 개념이 매우 길거든. 한 달에 한 번 꼴이라도 상관없다 이 말이야."

더이상 말하면 뭐하겠나. 답은 정해져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하지만 나는 이때까지만 해도 전혀 모르고 있었다.

엘프는 인간의 기준으로 보았을 때 배움의 속도가 지극히 떨어진다는 의미를.

"잘 부탁드립니다아..."

이 신디라는 엘프가 내 기준으로 얼마나 빡통대가리인지를.

"그럼 기념으로 같이 밥이나 먹으러 갈까? 혹시 저녁은 먹었니?"

"아뇨. 아직 안 먹었습니다."

나는 전혀 모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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