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지 마, 다프네. 너는 나의 유일한 구원이었어.”
얼굴도 모르던 왕자가 나를 구해 주고 죽었다. 그리고 정신을 차려 보니 다시 과거에 돌아와 있었다.
어차피 1년 뒤면 멸망할 나라, 나는 왕자에게 은혜나 갚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끔찍한 괴물이라는 소문이 자자한 왕자는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려 하는데….
“뭐야, 왕자님. 왜 이렇게 잘생겼어요?”
“그, 그만 둬. 나를 두고 귀엽다느니, 사랑스럽다느니….”
하지만 괴물이라던 왕자는 그저 수줍음이 많고 경계심이 강한 미소년일 뿐.
좋았어, 어떻게든 왕자를 구슬려 이번에는 함께 살아 보자!
-라고 생각했는데.
“공주님이 살해되셨습니다. 폐왕자께서 본성에 돌아오실 때입니다.”
갑자기 여주인공이 죽더니, 내 왕자님을 후계자로 세우겠단다.
그러자 이제껏 왕자를 모셔왔던 나는 찬밥 신세로 전락하게 되고.
“안녕히 계세요, 왕자님. 행복하세요.”
“가지 마, 다프네. 내 곁에 있어 준다고 했잖아. 제발…!”
“미안해요.”
혼자라도 살아남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나라를 탈출했다. 그러나 1년 뒤, 내 기억과는 다르게 나라는 망하지 않고.
“그동안 즐거웠어? 나를 버리고 행복했나?”
거기다 귀염뽀짝했던 내 왕자님은 어디로 갔는지. 웬 집착광공이 나타나 내 앞을 가로막았다.
일러스트: 교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