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필드의 괴물 러닝백-215화 (215/258)

< 215. 에이스의 무게 (2) >

미국의 대승.

미국이 승리할 거란 예상은 원래부터 있었다. 그러나 이 정도의 대승일 줄은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다.

특히 제퍼슨과 산티아고라는 투톱의 파괴력은 큰 화제가 됐다.

제퍼슨 리 4골 2어시스트.

산티아고 차베즈 3골.

비록 미드필더와 수비진은 월드컵 참가국 중 중하위권 전력이지만, 공격력만큼은 최고인 걸 입증한 것이다.

[제퍼슨 리, '꿈을 꾸기는 싫다. 이제는 꿈을 현실로 만들 차례다. 뜨거운 겨울이 온다.']

그 답변은 미국에서 엄청 화제가 됐다.

미국뿐만이 아니다.

카타르 현지에서도 상당한 반향을 일으켰다.

누구나 월드컵의 주인공이 되기를 바란다.

하지만 그 의지를 대놓고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경우는 별로 없다. 설령 있다고 해도, 우승권에 가까운 팀이나 그럴 뿐이다.

제퍼슨의 자신만만한 대답에 팬들은 열광했다.

단지 환상적인 인터뷰 때문만이 아니다.

그간 경기에서 보여 준 경이로운 모습들.

그간 답답했던 국가대표의 경기력을 뻥 뚫어 주는 환상적인 플레이.

아름답고 우아한 볼 터치. 전차 같은 맹렬한 돌파력. 강력한 슈팅, 환상적인 패스, 치명적인 골까지.

보기만 해도 가슴이 뛰는 플레이였기에, 제퍼슨이 했던 인터뷰가 그저 꿈처럼만 느껴지지는 않았다.

어쩌면 미국은, 지금의 제퍼슨과 똑같은 꿈을 꾸기 시작했다.

그저 16강이면 만족스러울 거란 본래의 마음이, 점점 더 높은 곳까지 향했다.

[H조, 포르투갈과 크로아티아. 치고 박는 싸움 끝에 호날두의 91분 극적 동점골로 2대 2 무승부]

크로아티아와 포르투갈이 사이좋게 무승부를 하게 되면서 상황이 묘하게 변했다.

16강 진출에 누가 실패할 것인지 알 수 없게 되는 혼란.

그런 상황에서 크로아티아와 미국의 경기가 다가왔다.

***

크로아티아의 즐라트코 다리치 감독은 미국과 뉴질랜드의 경기를 분석하고는 공포감을 느꼈다.

"······월드컵에 처음 출전하는 선수가 맞나?"

그의 질문에는 분명한 의미가 담겨 있었다.

월드컵은 전 세계를 통틀어 가장 큰 대회다.

그런 대회에 출전한다는 것 자체가 심한 부담감을 느끼게 한다. 제아무리 베테랑이어도 말이다. 한데 스무 살짜리 어린 선수가. 아니, 이제 스물한 살이 되는 국가대표팀의 캡틴이 보여 주는 활약에는 부담감이라곤 조금도 느껴지지 않았다.

"너무 크게 경계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요? 뉴질랜드가 약체이지 않습니까."

"축구엔 약팀과 강팀이 정해져 있어도, 승리 팀과 패배 팀이 정해져 있진 않아. 뉴질랜드 수비가 약하다고? 8명에서 9명이 수비만 하는 전술이 약하다고 하면, 세상에 수비축구는 사라져야겠군."

다리치는 코치의 말을 싸늘하게 받아쳤다.

사실 뉴질랜드의 수비 전술은 꽤 좋았다.

라인을 정확히 지켰고, 나갈 때와 물러설 때를 잘 조절했다. 세트피스를 내주더라도 위험한 위치에서 멀찍이 떨어진 곳에서 내줬다.

즉, 수비 전술은 꽤 괜찮았다는 것.

당장 크로아티아가 다다음 뉴질랜드 경기를 경계해야 할 정도였으니까.

한데 그런 수비진을 제퍼슨은 너무나 쉽게 무력화시켰다.

축구를 깊게 분석하고 보지 않은 일반적인 관중은, 그저 뉴질랜드가 약체고 제퍼슨이 잘해서 그렇다고 생각하리라.

하지만 축구가 직업인 이들에게는 더한 큰 충격이었다.

"후우."

"순전히 개인 기량입니다."

"미국의 전술은 정석 중의 정석이었습니다. 지극히 안정적이죠. 특별한 건 없는 전술입니다."

그랬다.

미국은 4-4-2의 포메이션을 들고 왔고, 때로는 4-2-3-1로 변경되는 정도가 전술 전부였다.

정석 중의 정석이었고, 지극히 안정적인 전술이었다.

그런 전술은 토너먼트에서 가장 기본이긴 하지만, 뉴질랜드 같은 텐백을 상대로는 좋은 상성이 아니다.

자칫 지루하기만 하다가 아무런 결실을 얻어 낼 수 없으니까.

"하지만 그 단순하고 평범하기 짝이 없는 전술이, 오직 저 투톱에 의해 유니크해졌지."

지금은 점점 시대에서 멀어져 가고 있는 클래식한 빅 앤 스몰 전술.

다리치는 자신의 첫 선수생활 때나, 그것도 수준이 낮았던 팀에서 뛸 때나 봤던 단순하고 우직한 축구에 혀를 내둘렀다.

단순 우직하지만, 그걸 최전방에서 이끄는 두 명의 스트라이커가 너무나 특별했으니까.

"특히 제퍼슨 리."

그 이름을 말할 땐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솔직히 말해서.

"답이 없습니다."

수비 코치의 잇새로 흘러나오는 말에는, 좌절감이 느껴졌다.

그건 코치로서 아무것도 제시하지 못한다는 사실에 대한 고통이었다.

"그래도 산티아고는 점프력과 피지컬, 몸싸움에서 허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제퍼슨은 아닙니다. 스트라이커로서 모든 능력을 다 갖췄습니다. 제퍼슨 밤(Jefferson BOMB)이란 별명이 있죠? 제기랄. 제퍼슨 뉴클리어입니다. 핵무기 그 자체입니다. 꿈에 그리던 스트라이커더군요."

다들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입을 꾹 다물었다.

그 누구도 쉬이 해답을 제시할 수 없었다.

"아마 역사상 최고의 피지컬일겁니다. 스피드요? 당장 다음 하계올림픽 육상선수로 출전하라고 하십쇼. 골 결정력 말입니까? 지구상에서 유효슈팅 비율이 가장 높고, 유효슈팅에서 득점으로 연결되는 비율이 가장 높은 선수입니다. 판단 능력도 엄청나다는 얘기겠죠. 수비진에 약간의 틈만 발견해도, 그걸 집요하게 물고 늘어져 피를 뚝뚝 흘리게 만드는 짐승 같은 놈입니다."

즉.

막고자 하여도, 막을 수가 없다.

그것이 수비 코치의 결론이었다.

다른 코치진이 뭐라고 한마디 하려 했으나, 다리치 감독이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시간은 없지. 5일밖에 남지 않았어. 5일 동안 제퍼슨을 봉쇄할 타개책을 준비할 수 있겠나?"

"사직서를 걸고 말씀드리겠습니다. 1년, 5년, 10년을 주셔도 제 대답은 하나입니다. 제퍼슨의 발목이 부러져서 출전하지 못하는 것밖에 없습니다."

그 말에 다리치는 씁쓸하게 웃었다.

"그런 걱정은 아르헨티나를 상대할 때나 할 줄 알았는데 말이지."

조별리그에서 벌써 그럴 줄이야.

언론이 예상하는 것처럼, 비교적 포르투갈과 함께 16강에 쉽게 진출할 거라 생각했지만······.

저번 월드컵에서 8강, 4강, 그리고 결승전에서 느껴지는 심한 부담감이 느껴졌다.

그 부담감이 말하는 건 하나다.

최선을 다해서 부딪쳐야 한다는 것.

"그럼 간단하군. 제퍼슨이 두 골을 터뜨리면 우리가 세 골을 넣고, 제퍼슨이 세 골을 터뜨리면 우리가 네 골을 넣는다."

"으음!"

"미국 수비가 엄청나게 약한 수준은 아닙니다."

"제임스 로드릭, 이 친구는 맨유에서 준주전 멤버에요. 맨유가 아무리 약해졌다고 해도······."

"알렉산더 바카, 이 친구는 당장 빅리그에 가도 손색없는 친구입니다."

"아니. 사이드만 공략한다."

다리치 감독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스크린을 바라봤다.

뉴질랜드가 대패했지만, 그래도 1득점을 올렸다.

그 득점루트에서 미국의 약점이 확연하게 드러났다.

"세계 최정상의 공격진, 나쁘지 않은 중원, 빅리그 정도의 센터백 조합. 그러나 어설프기 짝이 없는 왼쪽, 오른쪽 풀백, 아직 담대함이 부족한 골키퍼까지."

축구에서 절대적인 것이란 없다.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바뀐다.

"우리 선택은 딱 두 가지다. 왼쪽과 오른쪽. 사이드만 공략한다."

그리고 그런 크로아티아의 선택은, 가장 훌륭한 수였다.

***

"허어. 저건 또 뭐야?"

"와. 저거 우리 구단에 새로 들어왔던 장비인데?"

"저걸 지금 카타르까지 갖고 왔다고?"

카타르는 큰 나라가 아니다.

월드컵 경기가 열리는 경기장이 거의 4~5개의 도시에 몰려있었다. 그래서 타국의 선수단과 숙소와 훈련장이 겹치는 경우가 왕왕 있었다.

그래도 월드컵 진행위원회에서 같은 조끼리 훈련장을 쓰게 하는 멍청한 짓은 하지 않았다.

"야. 저런 거 우리도 같이 공유해 주면 안 되냐."

"응. 여왕 폐하한테 보내 달라고 해."

올리버가 입술을 삐죽였다.

우리 훈련장과 나란히 있는 훈련장을 쓰는 국가는 잉글랜드였고, 월드컵에 막차로 탑승한 올리버가 자주 놀러 왔다.

"훈련 안 하냐?"

"휴식시간이야. 그건 그렇고, 너희는 여기에 목숨을 걸었냐. 저 장비들을 미국에서 여기로 바로 보낸 거야?"

"그런갑지."

난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

하지만 사실 속내는 꽤 놀랐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화물 차량이 훈련장을 오갔다.

그리고 차량에서 내려지는 건 세계적으로 봐도 몇 없는 스포츠 재활장비였다.

유럽 빅클럽에서도 이제야 새로 도입하기 시작하는 장비들이다.

가격만 봐도 억 소리가 나는 수준이다.

그것들을 미국에서 여기 카타르까지 보냈다. 운송비용은 또 얼마겠는가. 단순 무게로만 따져도 어마어마하다. 몇 개는 제대로 설치하면 작은 주택만 했다.

올리버가 질렸다는 듯이 손뼉을 쳤다.

"크으. 돈지랄을 하는구나."

이 장비들을 요구한 건 율리아겐 등을 비롯한 트레이닝 팀이다.

'월드컵 우승을 원하십니까? 높은 곳으로 가길 원한다구요? 그러면 돈을 쓰십시오! 이 장비들을 카타르까지 보내 주십쇼! 그럼 제가 보장하겠습니다! 결승전까지 부상 선수는 단 한 명도 나오지 않게 만들죠!'

율리아겐의 확신에 찬 주장.

사실 율리아겐은 이때 많이 신나 있었다.

내가 개인적으로 지원해 주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수준이 아닌가.

미국에서 내로라하는 스포츠 재활의, 피지컬 트레이너 등이 모여 팀을 이뤘다. 수십 명에 이르는 팀이 전폭적으로 서포트한다. 학자 기질이 있는 율리아겐은 잔뜩 신이 날 수밖에 없었다.

아무튼, 그런 터무니없는 트레이닝 팀의 요구를······ 미국이 들어줬다!

이 엄청난 지원에 나도 질려서 감독에게 은근슬쩍 물어봤다.

이렇게 지원해 줘도 되냐고.

그러더니 감독이 울상을 지으며 말했다.

"빌어먹을 돈밖에 없단다. 돈으로 할 수 있는 건 다 해 주겠다더라. 너희는 무조건 이기기만 하라더라."

쯧.

감독이 더한 압박감에 시달리게 된 거다. 역설적으로 말이지.

그래도 차라리 이런 게 낫다.

지원해 주는 거 하나도 없이 성과만 바라는 것보다야.

자! 나는 너희들한테 해 줄 만큼 해 줬어! 이젠 너희가 보여 줘!

이런 게 낫지 않나?

그런 점에 있어선, 미국이 최고였다.

***

월드컵에 참여할 때 스태프 규모는 제한되어 있었다.

32개국의 코칭스태프를 모두 수용하려면 어마어마한 숙박시설이 필요했고, 또 관광객들의 수요마저 생각하면 도시 전체가 좁을 정도였다.

그러나 여기.

호텔의 한 층을 통째로 빌린 일단의 무리가 있었다.

"여기 크로아티아 수비진 분석자료입니다!"

"개인 스탯하고 기록입니다!"

"시간별로 분석한 자료입니다. 크로아티아는 경기 종료 직전 유난히 집중력이 떨어지는 면모가 강합니다!"

"공중볼 싸움에서 능한 편이긴 합니다만, 제퍼슨과 비교할 만한 선수는 단 하나도 없습니다."

"태클 성공률을 종합했습니다! 시간별로 선수의 활동량 분석 자료입니다!"

"제기랄! 골키퍼 세이브 방향 자료는 어디 있어?"

"오! 이런! 이건 뭐야? 어떤 미친놈이 크로아티아 선수단 식단까지 조사해왔어?"

"What the Fuck! 누가 크로아티아 스태프들 가족관계까지 조사한 거야? 어? 시간이 남아돌아?!"

"닥쳐! 뭐든지 다 파악해! 다 조사하라고!"

거의 40명에 이르는 인력이 서로 미친 듯이 고성을 내지르며 컴퓨터를 두드리고, 서류를 뽑아 뛰어다니기 일쑤였다.

그들의 특징은 단 하나였다.

미국인이란 사실.

이게 미국의 꼼수였다.

미국은 고급 인력들이 상당히 많았다. 당장 북미에 있는 스포츠 전문가만 해도 엄청난 숫자다.

이들을 카타르로 보내야 하는데, 숫자에 제한이 있었다.

미국의 대답은 편리했다.

"그냥 보내! 관광 목적으로 입국해서 그냥 일하면 되는 거 아니야?"

이렇게 따로 관광객으로 분한 스포츠 전문분석가과 전력분석관들이 모였다.

이들의 임무는 딱 하나다.

온갖 자료를 모으고, 종합하여 분석한 뒤 코치진에게 넘기는 것.

이것만으로도 엄청난 도움이 될 수밖에 없다.

훈련장에 있는 코치진들은 이들의 보고서로 말미암아 오로지 다음 경기와 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진 것이 아닌가?

이들은 수많은 스포츠 구단의 전력 분석관이었고, 데이터 분석관들이었다. 하나같이 엄청난 연봉을 자랑하는 스포츠계의 고급인력들.

다른 나라였으면 이들 중 두세 명만 코칭스태프에 포함해도 전력이 상승할 정도로 유능한 이들이다.

미국은 이런 이들을 북미 대륙에서만 40명을 뽑아 이렇게 호텔에 가둬 놓고 분석만 시키고 있었다.

그게 어찌 가능하냐고?

"빌어먹을! 이번만 버티자! 이번 한 달만 버티면 1년치 연봉이 나온다고!"

"그거 알아? 16강 진출하면 성과금 나오고, 8강 진출하면 또 나오고, 4강 진출해도 또 나와!"

"Holy Shit!"

"Fucking Money!"

자료 종합과 분석은 여기 호텔에서.

경기 대비 훈련과 경기 진행은 현장 코치진이.

이렇게 이분화된 구성으로 인해 미국은 다른 국가들보다 월등히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었다.

"제기랄! 크로아티아 비밀 훈련 어떻게 알 수 없나?"

"그쪽 훈련장 같이 쓰는 프랑스 친구 놈에게 물어봤는데, 극도로 보안을 지키고 있답니다."

"MotherFucker!"

월드컵에서 각 팀이 경기 대비 훈련을 비밀로 하는 건 흔한 일이다.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극도로 보안을 지킨다.

하지만 그 보안을 뚫고 어떻게든 정보를 얻어 내려는 스파이 행위도 그간 월드컵 역사에서는 수도 없이 이뤄졌다.

"결국엔 비밀 훈련에 대해선 하나도 모른다 이거지?"

"이게 중요한데."

"이것만 있으면 되는데!"

그때였다.

"Attention!"

문이 부서지라 거칠게 열고 들어온 팀장이 다짜고짜 소리 지르며 노트북에 USB를 꽂았다.

그리곤 스크린을 향해 빔을 쐈고······ 분석관들은 입을 쩍 벌렸다.

툭, 뻐엉!

스크린에 나타나는 크로아티아의 훈련 장면.

어디 구석에서 몰래 촬영했는지, 카메라 구도는 엉망이었지만 포메이션과 형태는 알 수 있었다.

경악한 시선이 팀장에게 향했다.

"대체 이걸 어떻게?"

"흠흠흠! 여기 이 친구가 구해 왔지."

팀장의 말에 사람들의 시선이 문 옆에서 담배를 끔뻑대는 선글라스 남자에게 시선이 쏠렸다.

여기 분석관들하고는 차림이 완전히 다른 사람.

아니, 카타르 현지인처럼 보이기도 했다. 심지어 훈련장 스태프처럼 보이는 조끼를 입고 있었다.

그는 담배를 비벼 끄며 씩 웃었다.

"할리우드 스타들 쫓아가며 사진 찍는 게 평생 했던 일인데, 이것쯤이야 뭐. 어여어여 일이나 하쇼!"

남자의 말에 방안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누군가는 헛웃음을 터뜨렸고, 누군가는 환호를 내뱉었다.

그중 한 사람이 어이없다는 듯이 중얼거렸다.

"도대체 어떤 또라이 머릿속에서 할리우드 파파라치를 스파이로 쓰잔 생각이 튀어나온 거야?"

< 215. 에이스의 무게 (2) > 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