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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드의 괴물 러닝백-190화 (190/258)

< 190. 또는 아름답게 (3) >

찰칵, 찰칵.

사진기자들 사이에서 커다란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던 할리의 손가락이 바빠졌다.

[제퍼슨이 공을 잡았습니다!]

첼시 원정팬들의 환호가 일순 쏟아졌다.

그 환호에 할리는 본능적으로 셔터를 누르기 시작했다.

그런 선수가 있다.

공을 잡기만 해도 팬들에게 환호를 이끌어내는 선수가.

단지 볼 터치만으로도, 무언가 해 줄 거라는 막연한 기대감을 주는 선수.

40년 동안 수백 경기를 지켜본 할리는 지금 쏟아지는 환호에 담긴 감정을 똑똑히 느낄 수 있었다.

할리는 그 감정을 온전히 사진으로 담아내고 싶었다.

찰칵!

[제퍼슨이 무아지경으로 달립니다!]

센터서클 바로 위에서 공을 잡은 제퍼슨이 툭툭 차면서 속도를 끌어 올렸다.

'위압감이 장난 아니야!'

다비드 알라바는 매섭게 달려오는 제퍼슨을 보며 침을 꿀꺽 삼켰다.

그는 매우 공격적인 풀백이다.

12-13시즌에 트레블을 경험한 적이 있고, 월드클래스의 레프트백으로 평가받고 있다.

폭발적인 공격력뿐 아니라, 미드필더까지 겸할 수 있는 다재다능한 능력, 그리고 센터백을 볼 정도의 수비력까지. 시간이 흐를수록 경험과 관록이 깊어지며 잔실수마저 이제는 거의 없을 정도다.

그러나 여기서 주목할 건, 지금 그가 막으려고 달려들고 있는 상대가 제퍼슨 리라는 점이다.

"Jeeeeeeeeeeffff!"

거리를 좁혀 오는 알리바를 현란한 스텝오버로 툭 제치고, 스프린터를 터뜨리고 단숨에 튀어나간다.

"미친!"

알라바가 뜨악한 얼굴로 쫓아오자 제퍼슨은 공을 오른발로 컨트롤하면서 몸을 휙 꺾어 오른쪽으로 급격하게 방향을 틀었다.

[제퍼슨! 그대로 뚫어냅니다! 돌파합니다!]

"저 움직임은 도대체 뭐야!"

"왼쪽이다! 왼쪽!"

"함부로 발 뻗지 마!"

뮌헨의 수비진은 급격한 방향 전환을 이어 가는 제퍼슨의 역동적인 움직임에 혀를 내둘렀다.

왼쪽으로 치고 가다가, 오른쪽으로 다시 치고, 그러다가 빙그르르 돌아 틈을 보고 들어가는 움직임은 다이다믹했다.

만일 여기서 공을 뺏기면, 제퍼슨의 드리블은 '탐욕'이라고 불리며 욕먹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껏 이런 플레이를 반복해오며 제퍼슨은 탐욕적이란 소리를 거의 듣지 못했다.

제퍼슨이 현 시점에서 가장 위험한 스트라이커란 별명이 붙은 것에는, 동료들을 완벽하게 이용한다는 이유가 있다.

툭!

[제퍼슨의 패스가 어느새 오른쪽의 오도이에게 연결됩니다!]

방향 전환하는 척, 오른발 아웃프론트로 툭 내준 공이 오도이에게 닿았다.

제퍼슨이 미친 듯이 공간을 휘젓느라 생긴 수비진의 균열.

균열을 스스로 찢어버리며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패스.

오도이가 무시무시한 속도로 질주했다.

뮌헨의 오른쪽 측면이 붕괴됐다. 오도이는 망설임 없이 박스 안쪽으로 치고 들어갔다.

[오도이가 돌파를 시도합니다! 한 번 접고! 슈웃! 아니 패스입니다! 중앙으로 컷백!]

박스 안쪽으로 치고 들어가면서 한 번 공을 접어 센터백과 풀백의 중심을 무너뜨린 뒤.

박스 중앙 바깥쪽으로 대각선으로 빠지는 컷백.

2선 공격형 미드필더에서 달려들던 카이 하베르츠를 향한 패스였다.

'제기랄!'

노이어는 그 흐름을 똑똑히 봤다.

순식간이었다. 말도 안 되는 역동적인 드리블로 수비진을 찢어발긴 제퍼슨이 이 위기를 만들었다.

뮌헨의 단단한 조직력이 완전히 무너졌다.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괴이한 존재로 인해 처참하게 박살났다.

하지만 노이어는 이를 악물고 공을 끝까지 지켜봤다.

오도이가 한 번 접고 패스하는 순간까지.

그는 흐름을 보고, 공이 흐르는 걸 지켜봤으며, 자리를 잡았다.

중앙에서 달려오는 하베르츠가 때릴 슈팅을 예상했다.

뮌헨 선수들에게 주입되다시피 했던 방대한 양의 분석 자료.

특히 노이어는 하베르츠를 잘 알았다.

하베르츠가 레버쿠젠에서 20골이나 넣던 시절, 노이어는 그의 슈팅에 몇 번이나 당했으니까.

하여, 하베르츠의 슈팅이 어디로 들어올지 그 길이 보였다.

그러나 그때의 하베르츠와 지금의 하베르츠는 달랐다.

당시의 하베르츠는 답답해서 본인이 드리블하고, 본인이 해결 짓던 전형적인 미들라이커였으나.

지금은,

[하베르츠! 슈웃! 이런, 아닙니다! 공을 뒤로 흘려줍니다!]

'페이크?'

노이어가 기함했다.

하베르츠는 슈팅하는 척 페이크를 넣었다. 그러나 공은 발에 맞지 않았다. 컷백으로 들어오는 볼을 그대로 뒤로 흘려줬다.

하베르츠가 공을 흘려주고 왼쪽으로 빠지면서, 마치 순간 이동한 것처럼 뒤에서 새로운 선수가 나타났다.

그 선수의 얼굴을 확인한 노이어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제퍼슨!'

뻐엉!

[제퍼슨 리! 하베르츠가 흘려준 공을 그대로 때려 버립니다!]

골키퍼에게 중요한 건 예측 능력이다.

노이어는 분명 하베르츠의 슈팅을 예측했다. 그러나 그 예측이 무너진 건 단 한 순간.

하나 노이어가 이 시점까지 세계 최고 골키퍼인 것에는, 말도 안 되는 짐승 같은 반사 신경 덕택이다.

역동작에 걸렸는데도 볼을 쳐 내는환상적인 슈퍼세이브.

노이어는 본능적으로 움직였다.

슈팅을 때릴 사람이 제퍼슨이라는 걸 인식한 순간.

역동작에 걸렸지만, 그는 엄청난 반사 신경으로 공을······.

"Yeaaaaaaaaaaaaaaa!"

쳐 냈다.

'크으!'

이걸 막아 냈다는 희열감과, 손목에서 전해지는 아릿한 고통이 교차됐다.

하나 확실한 건, 노이어는 선방했다는 것.

무조건 먹힐 수밖에 없는 슈팅을, 말도 안 되는 펀칭으로 말이다.

하나.

노이어는 넘어진 자신을 덮는 그림자에 일순 눈살을 찌푸렸다.

그 슈팅을 막아 낸 건 노이어에게 있어 엄청난 행운이었다.

하나 늘 행운만 따르는 건 아니다. 행운은 때로는 불운과 함께 온다.

슈퍼세이브가 행운이었다면, 그 펀칭해 낸 공이 달려들던 제퍼슨의 머리 위로 뚝 떨어진 것은 불운이리라.

[펀칭해 낸 세컨 볼! 제퍼슨이 달리면서 떴습니다! 날았습니다!]

튕겨 나온 공.

박스 안에 우글거리는 수비수.

그 순간까지 최고로 집중했던 건 제퍼슨이 유일했다.

슈팅을 때린 직후에도 멈추지 않고 공을 노려봤으며, 그 공을 향해 끝까지 뛰고 있었다.

노이어와 뮌헨에겐 불운이고, 하필 저런 행운이 제퍼슨에게 생기느냐고 한탄할 수도 있지만.

그건 행운도, 불운도 아니었다.

공에 대한 남다른 집중력. 끈질긴 움직임. 슈팅이 골네트를 넘어가는 순간 멈추지 않는 제퍼슨의 근육까지.

그 모든 것이 합쳐져 만들어 낸 노력의 산물이다.

뻐엉!

마치 방망이로 공을 휘두른 것처럼.

가죽이 터져 나가는 소리와 함께.

제퍼슨이 강력한 헤더를 골문 안으로 꽂아 넣었다.

"Yeaaaaaaaaaaaaaaaaaaaaaa!"

"우와아아아아아아아아!"

"Goaaaaaaaaaaaaaa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전반 38분.

제퍼슨의 헤더 선제골이 터졌다.

찰칵!

그리고 그 순간을 찍으며, 할리는 껄껄 웃었다.

"구도 좋고! 모델 좋고!"

***

전반전이 끝났다.

"제프, 목 괜찮아?"

드레싱 룸에 들어가자마자 감독이 물은 건 내 안부였다.

"목이요?"

"아니, 그렇지. 머리는 괜찮아? 난 사람 머리로 공을 그렇게 때릴 수 있단 사실을 처음 깨달았어."

"조금 뻐근하긴 하네요."

솔직히 헤더 슈팅은 진짜 최선을 다한 거다.

설마 노이어가 역동작에 걸린 슈팅을 막을 줄 누가 알았으랴.

내가 끝까지 집중하고 공을 따라가지 않았다면, 넣지 못했을 거다. 온몸의 근력을 쥐어 짜낸다는 심정으로, 목을 길게 빼서 공을 때렸다.

뭐, 사실 나도 공이 맞는 순간. 귓가에 꽂히는 굉음에 조금 놀랐긴 했지만.

"다들 제퍼슨하고 박치기라도 하려면 조심들 해! 저 자식은 온몸이 흉기 같더만, 이젠 머리를 휘둘러 사람을 팰 수도 있겠어!"

감독의 농담에 선수들 사이에서 웃음이 감돌았다.

"좋아. 웃으니 보기 좋네. 하지만 이건 기억해. 우리가 웃어야 할 순간은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린 직후다! 이거 하나는 반드시 말하마. 나는 내 선수들이, 내 팬들이, 우리 구단 사람들이 이 경기가 끝나고 웃으면 좋겠다. 하도 웃어서 눈물이 나올 정도면 좋겠어. 만일 웃지도 않고 그저 고통스러워하고 눈물을 흘리게 된다면, 명심해! 제퍼슨이 그렇게 만든 놈을 두들겨 팰 테니까!"

"아니, 내가 왜 두들겨······."

"후반전! 끝까지 집중하고 싸워라! 남은 건 45분이다. 있는 힘껏 싸워!"

"챔피언으로!"

"The Blues!"

이 경기가 끝나고 모두가 웃길 바라는 마음은 다 똑같을 거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선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고, 감독의 말대로 우리는 끝까지 싸우고 집중해야 한다.

빅이어는 멀지 않았다.

***

뮌헨 선수들은 심기일전했다.

그러나 경기는 좀처럼 풀리지 않았다.

그들의 자랑인 조직력이 계속해서 무너지는 건,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었다.

'가급적 몸싸움은 피하고 공을 돌리라고 하더니.'

'사람인지, 괴물인지.'

흔히 독일을 전차군단이라고 표현한다.

독일 국가대표가 다수 포함되어 있는 뮌헨도 전차군단이란 말이 어색한 팀은 아니다.

한데 그들은 지금 필드 위의 전차가 무엇인지 깨닫고 있었다.

퍽!

"끄읍!"

부딪칠 때마다 몸에 전해지는 충격은, 전차의 충돌 그 이상이었다.

하물며 전차가 웬만한 스포츠카보다 더 빨리 달린다면?

그 속도가 실린 파워는 어떠한가.

답을 수학의 공식으로 풀어 낼 필요는 없었다.

그들은 몸으로 절실히 체감하고 있었으니까.

"저 자식은 진짜 말도 안 돼."

"몸은 단단해. 전차 같지."

"그 말 취소해. 미국산 전차는 시속 200km로 달리수 있어?"

"난 전차로 드래프트 할 수 있다는 게 더 신기한데?"

선수들은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일반적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하드웨어다.

더 비상식적인 것은 그 하드웨어에 담긴 소프트웨어다.

화려한 개인기로 키미히를 바보로 만들어 버린 제퍼슨에게 그들은 차마 말을 잇지 못했다. 무언가 생각하기도 전에 제퍼슨은 돌파를 시도 하고 있었으니까.

"LEE Will, LEE Will Kill you!"

그 지독한 응원가가 알리안츠 아레나에 울리기 시작했을 때.

첼시는 다시 한번 공격의 고삐를 당겼다.

그리고 늘 그랬듯이, 기수는 제퍼슨이었다.

[제퍼슨이 알리안츠 아레나를 뒤흔들고 있습니다!]

[치명적인 움직임입니다! 제퍼슨이 공을 몰고 역습을 시도합니다! 제퍼슨이 최전방에서 뛰고! 왼쪽에선 풀리시치가 뜁니다! 하지만 바이에른 뮌헨은 세 명의 수비수와 한 명의 미드필더가 후방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전반전 제퍼슨에게 호되게 당한 뮌헨은 공격 시에도 후방에 선수를 세 명 이상 남겨 뒀다.

그것이 첼시의 역습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라 굳게 믿었다.

그러나 제퍼슨이 거침없는 돌파에 이은 풀리시치에게 길게 찔러준 패스. 뮌헨 선수들은 당혹스런 감정을 감추기 힘들었다.

"달라붙지 마! 패스 길 막아!"

최후방 수비수 쉴레가 미친 듯이 소리쳤다.

풀리시치는 긴 패스를 받아 거침없이 쭉쭉 전진했다. 그러다가 막힐 것 같으면 망설임 없이 중앙의 제퍼슨에게 내줬다.

제퍼슨은 공을 받고, 어느새 복귀한 티아고 알칸타라를 목전에 뒀다.

티아고는 망설임 없이 태클을 시도했다.

제퍼슨의 드리블 패턴을 예측하고 들어오는 태클.

하나 제퍼슨은 그 누구도 예측하기 힘든 움직임을 장점으로 삼는 선수였다.

툭!

왼발을 바닥에 박고, 축으로 삼아 흐르던 공을 드래그 백.

촤르르륵!

알칸타라의 태클이 허무하게 잔디만을 가르고.

제퍼슨은 발바닥으로 긁은 공을 크게 치고 나갔다.

허벅지에서 속도가 터져나왔다.

가속, 가속, 다시 가속!

[제퍼슨! 단숨에 티아고를 제치고 질주합니다!]

쉴레와 왼쪽 수비수 알라바가 제퍼슨을 둘러싸며 달려들었다. 제퍼슨은 쉴레를 흘깃 보고, 오른쪽으로 급격하게 방향을 틀었다.

'내가 만만하다는 거냐!'

이미 전반전에 제퍼슨에게 쓴물을 삼켰던 알라바. 알라바는 이를 악물고 제퍼슨을 향해 달려갔다.

"자리 지켜!"

뒤늦게 쉴레가 달려들지 말것을 소리쳤으나, 늦었다.

미칠 듯한 질주. 그리고 알라바가 접근해 오는 순간.

"......!"

급격한 정지 후, 공을 잡아당기며 백스텝.

다시 반전하여 중앙으로 방향을 70도로 가까이 틀고, 또 다시 가속.

그것이 불과 0.5초 안으로 이뤄진 동작이라면 믿을 수 있을까. 알라바가 인지하기도 전에, 쉴레가 인지하기도 전에,

제퍼슨은 알라바의 수비를 벗겨 내고 중앙으로 빠져나가고 있었다.

말 그대로 탄환이 뮌헨의 수비진을 꿰뚫었다.

[제퍼슨이 그대로 무너뜨리고 달립니다! 한 명, 두 명, 세 명, 그리고 네 명! 맙소사! 풀리시치에게 붙은 수비수를 제외하고 모두 제퍼슨이 뚫어냅니다! 믿기지가 않습니다!]

그 많은 수비수를 뚫어내고, 제퍼슨의 앞에는 어느덧 딱 한 선수만이 남았다.

그 순간에 제퍼슨은 어쩐지 침착했고 차분했다.

허파는 찢어질 듯이 팔락거렸고, 허벅지 근육은 당장이라도 무너질 듯이 경련했으나, 머릿속만큼은 찬물을 뒤집어 쓴 것처럼 침착했다.

"------!"

갖가지 괴성이 몰아치고.

제퍼슨은 흡사 시간이 정지된 것 같은 기분에 빠졌다.

뒤에서 뒤늦게 달려오는 뮌헨 수비수들의 움직임.

왼쪽에서 몸을 날려 오는 알라바. 뒤에서 압박하는 티아고. 왼쪽에서 돌파를 시도하는 풀리시치까지.

정지된 흐름 속에서 제퍼슨은 모든 걸 뇌리에 담았다.

앞을 노려봤다. 짧은 찰나. 수많은 상념이 스친다. 여기서 왼쪽? 아니, 그러면 막힌다. 오른쪽? 노이어의 다리가 걷어 낼 수 있다. 골대 구석? 슈팅의 정확도가 낮아질 거다. 그는 생각하고, 또 생각하면서 최적의 슈팅 루트를 찾았다.

그리고 상대하는 골키퍼, 노이어도 생각했다.

여기서 저놈은 어떻게 슈팅을 때릴까?

왼쪽? 오른쪽?

골키퍼가 각도를 좁혀 온다면, 머리 위로 띄울까?

수많은 상념이 찰나에 스치고.

노이어는 짐승 같은 본능으로 몸을 날렸다.

하지만 그 순간에 노이어는 직감했다.

자신의 예측이 모조리 쓸모없다는 것임을.

'미친놈!'

지독히도 짧은 볼 터치.

골문 바로 앞에서, 하물며 독일의 넘버원인 노이어가 각도를 좁혀 오는 상황에서, 제퍼슨은 여유를 부렸다.

툭.

노이어의 가랑이 사이로 툭 빠지고, 가볍게 몸을 빙그르르 돌려 그 뒤로 넘어가는 제퍼슨.

모든 빗장이 젖혀지자, 제퍼슨은 유유히 그 공을 골문 안으로 가볍게 밀어 넣었다.

"Yeaaaaaaaaaaaaa!"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미친 듯이 진동하는 경기장에서.

제퍼슨의 미소가 전광판에 담겼다.

단 조금의 흥분된 감정도 없는 그저 태연한 표정.

그 순간 알리안츠 아레나의 뮌헨 팬들은 전율했다.

자신들에겐 치명적인 실점이건만,

'저 자식에겐 고작 한 골이구나.'

제퍼슨에겐 늘 있던 그저 평범한 골이었다.

< 190. 또는 아름답게 (3)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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