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필드의 괴물 러닝백-187화 (187/258)

< 187. 끝은 화려하게 (6) >

[후반 77분! 제퍼슨 리의 극적인 동점골이 터진 이후 경기는 원점입니다!]

경기는 원점.

그러나 맨시티는 현재의 상황도 그들의 예상범위에 있던 것처럼 침착하게 플레이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불리해지는 건, 오히려 첼시였으니까.

[첼시 선수들은 지쳤습니다! 전반전부터 오버페이스였으니까요.]

[특히 제퍼슨 리의 체력 저하가 눈에 띕니다. 보기 쉬운 광경은 아닙니다. 오늘 그는 무려 12.1km를 뛰었습니다!]

[평소 최전방에 머무르면서 평균 7km 정도 뛰던 제퍼슨이기에 놀라운 결과입니다. 전반전 박투박 미드필더, 후반전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면서 평소보다 많이 뛰었습니다. 지금 그도 체력이 지친 게 보이네요! 속도가 확연히 줄었습니다.]

[으음, 확실히 줄긴 했는데, 그래도 압도적이군요. 한 번 질주하면 맨시티가 따라잡을 수가 없습니다!]

실제로 제퍼슨의 기동력이 악화됐다. 물론 그렇다고 한들, 순간적인 스피드가 줄진 않았다. 가끔 공을 잡은 순간 치고들어가는 속도와 움직임은 아직도 압도적이었고, 맨시티를 일순 붕괴시켰다.

하나 제아무리 제퍼슨이어도 현재 체력적인 문제에 직면하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넓게 커버하던 공수 범위까지 상당히 줄어들은 것이 보였다.

맨시티는 오히려 전반전에 비교해 수월하게 그들의 플레이를 할 수 있었다.

제퍼슨 뿐만 아니다.

첼시 선수단 전체의 문제였다.

맨시티가 전반전부터 의도했던 결과가 이제 서서히 드러난 것이다.

눈에 봐도 확연히 기동력이 약화됐다. 맨시티도 지친 건 마찬가지지만, 첼시에 비교하면 확실히 우위였다.

[가브리엘 제수스가 빠지고 아구에로가 교체 투입됩니다! 드디어 과르디올라가 변화를 선택했습니다!]

[아구에로! 들어오자마자 첫 터치를 슈팅으로 가져갑니다! 케파가 간신히 손끝으로 쳐 냅니다!]

경기 시각 87분.

맨시티는 급할 게 없다는 듯이 플레이했다.

'연장전에 가도 유리한 건 맨시티다.'

오히려 맨시티는 지금까지 비축한 체력을 연장전에 몰아 부칠 생각까지 하고 있었다.

그에 반해 첼시는 정규시간이 끝나기 전에 해결해야 했다.

교체카드 세장을 모두 사용한 상황.

연장전에 들어간다면, 이미 무리하고 있는 선수들의 체력이 어찌될지도 모른다.

하물며 5일 후에는 챔피언스리그 결승이 있지 않나.

첼시 선수들은 서서히 목을 조여오는 조급함을 느꼈지만,

끝까지 기회를 엿봤다.

그리고 기회는 분명 왔다.

투욱!

기회의 시작점은 제퍼슨이었다.

훅!

"······!"

끈질기게 움직이며 압박하던 로드리의 눈동자가 부릅떠졌다.

지친 얼굴이 역력하던 제퍼슨이 일순 엄청난 속도로 움직였다. 로드리에게 향하던 패스를 중간에 스틸했다.

[제퍼슨이 공을 끊어냈습니다! 스스로 공을 뺏고 직접 드리블을 시도합니다!]

로드리는 당황했지만 이를 악물고 압박했다. 제아무리 대단한 선수라고 해도 지친 상황에서 최절정의 플레이가 나올 리가 만무했다.

하나 제퍼슨은 이 순간에 지독하고도 간결한 플레이를 선보였다.

역동적인 플레이.

간결하게 볼을 툭 차면서 눈부신 개인기와 급격한 각도로 휙 틀어 버리는 꿈틀거리는 역동성.

로드리뿐만 아니라 다른 미드필더들도 눈에 불을 켜며 달라붙었다.

하지만 제퍼슨은 결단코 쓰러지지 않았다.

제퍼슨 포함 무려 네 명이 뒤엉키는 상황.

그는 러닝백 특유의 폭발적이고 역동적인 움직임으로 길을 찾았다.

"미친!"

"헉!"

다이나믹한 드래프트. 상대의 어깨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는 뚝심. 허벅지에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폭발력이 튀어나오고.

'제기랄!'

로드리는 끝내 이를 악물고 제퍼슨의 옷을 붙잡았다.

반칙으로라도 끊으려는 속셈. 하나 그것도 무위로 돌아갔다.

휙!

제퍼슨은 다시 한번 스피드를 터뜨리며 단숨에 공간을 차고 달렸다.

순간 맨시티 선수단 사이에 위기감이 맴돌았다.

'뚫렸다!'

뚫렸다.

그것은 무엇을 의미하나.

공간이 열렸고, 첼시 선수들에게 쏟아지던 압박이 제퍼슨에게만 집중되었던 터.

다른 선수들은 비교적 여유로운 상황이었다.

그리고.

투욱!

제퍼슨은 그 찰나를 보았다.

뒤틀려진 수비진 사이. 작년에 지루와 뛰며 맞물렸던 호흡이 다시 살아나면서, 도저히 믿기지 않는 아웃프런트 패스가 쭉 휘어지며 공간을 갈랐다.

[제퍼슨의 패스!]

무어라 해야할까.

필드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은 자신의 사이를 갈라버리는 패스에 인지 부조화가 온 것처럼 멍해졌고,

벤치에서 지켜보던 과르디올라는 입을 쩍 벌렸다.

'저기서 저런 패스를 한다고?'

그만큼, 아름다운 패스였다.

그 순간.

패스를 향해 달려가던 지루는 생각했다.

'이걸 어떻게 해야지?'

최고의 방법은 달려서 공을 잡고 슈팅을 때리는 것.

하나 지친 몸이 생각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느리고, 중심도 잡히지 않는다.

이대로라면 볼을 잡자마자 수비의 압박에 무너질 게 자명하다.

'제발!'

그 순간만큼 간절할 때가 있던가.

어쩌면 아내가 딸을 출산할 때만큼의 간절함이었을까.

지루는 최선이 아닌 차선을 택했다.

물론 미안한 일이다. 저 패스는 소름 돋았으니까. 자신이 아니라 우트였으면 가볍게 넣어 줄 패스였으니까. 그야말로 떠먹여 주는, 흔히 말하는 0.9골급 패스였으니까.

하나 지루는 그러지 못했다.

'받고, 내준다!'

그것이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

등진 채 공을 받고 내준다. 동점골 때처럼 말이다.

하나 그 순간에 페르난지뉴가 뒤에서 강하게 압박해 왔다.

이번에는 절대 놓치지 않겠다는 듯 압박의 강도가 강했다.

등 뒤로 느껴지는 묵직함에 지루는 몸이 휘청거렸다.

'오, 제발!'

그때, 불현 듯 훈련장에서 제퍼슨과 나눴던 얘기가 떠올랐다.

'저는 오히려 강한 수비수를 상대하는 게 좋아요.'

'세상에. 왜? 강한 수비수의 일그러진 표정이 더 보기 좋은 거야?'

'하하하하! 그것도 물론 맞는 얘기죠. 뭐, 그게 아니라. 강한 수비수는 버티거든요. 저하고 몸싸움을.'

'응? 그러면 힘들잖아?'

'재밌죠. 저하고 싸워서 버티는 친구는 진짜 몇 없어요. 반 다이크가 그렇죠. 그런데 그런 선수를 상대로는, 정말 재밌는 플레이가 가능해요. 또, 멋진 골도 가능해요.'

'멋진 골? 아!'

'저번에 넣은 시저스 킥, 그리고 오버헤드킥, 다 반다이크였죠.'

'그러고 보니······.'

'왜냐면 힘이 아주 세서, 제 몸싸움을 버티듯, 몸을 기울여도 버티거든요. 지지대가 있다는 건, 불가능한 슈팅도 가능하게 만들 수 있어요'

처음엔 그저 웃긴 농담이라고만 생각했다.

하나 지루는 지금 이 순간에 그 대화를 떠올린 것은 운명이라고 느꼈다.

어쩌면 지금일지도 모른다.

투욱!

지루는 눕다시피 해서 무게 중심을 뒤에 두었다.

"흡!"

그러자 페르난지뉴는 다시 한번 경합을 펼치는 줄 알고, 온몸에 힘을 꽉 줬다.

그 순간, 지루는 속에서부터 환호를 터뜨렸다.

'이거다!'

마치 굳건한 나무처럼.

건장한 아름드리나무가 뿌리박은 것 같은 단단함이라니!

제퍼슨은 반 다이크 정도가 되어야 하지만, 축구는 상대적인 거다. 지루는 페르난지뉴라도 지지대로 충분했다.

툭!

공은 그의 가슴으로 떨어졌다.

지루가 이 나이까지 버텼던 것에는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

베테랑인만큼, 트래핑을 비롯한 기본기가 철저했다. 가슴으로 툭, 패스의 세기를 급격하게 줄이면서 우아하게 떨어뜨리는 가벼운 트래핑.

그 순간에.

지루의 모든 감각이 일제히 깨어난 것 같았다.

제퍼슨의 아름답고도 환상적인 패스가 트래핑 되는 순간, 감각이 모두 비명을 질러 댔다.

'내주지 않는다.'

공을 여기선 내주지 않는다.

저기 제퍼슨이 달려오고 있고, 내준다면 때리겠지만.

지금은 그것이 정답이 아니다.

저 멀리 제퍼슨이 외치는 것만 같았다.

아니, 외치고 있었다.

"지루! 해결해!"

여기서 뭘 어떻게 해결하라는 건지.

주위 맨시티 수비진이 당황해하는 사이.

지루는 35살에 이른 프랑스 국가대표로서의 모든 관록과 본능을 일깨웠다.

떨어지는 공을 긴 왼발로 투욱 다시 차올리고.

"으음!"

몸은 페르난지뉴에게 크게 기대면서.

'제발!'

간절하게 기도하고, 또 빌면서.

몸을 눕힌 지루는 그대로 오른발로 공을 크게 머리 위로 차올렸다.

양 발이 모두 필드에서 떨어졌을 때.

오른발의 발등에 공이 임팩트 되는 그 아찔한 감각이.

지루의 입가에 미소를 띠게 했다.

등 뒤의 골키퍼가 어디 있는지, 수비수가 또 어디 있는지는 모른다. 이 슈팅이 골문 안으로 향할지, 바깥으로 향할지는 알 수 없다.

그저 그는 그간의 경험을 믿었다.

제퍼슨이 말해 준 '가장 잘하는 것을 하라'라는 말을 믿었다.

그가 말했다.

'완벽한 타겟터라고.'

타겟터는 단순히 공을 지키고 내주는 역할만 하는 건 아니다.

때로는 그 모든 압박을 이겨 내고, 또는 이용해서.

그 아찔한 감각을 온몸으로 느껴 내면서.

그 순간을 온전히 누리면서.

때로는 멋진 골을 넣어야 한다.

타겟터는 단순히 조력자가 아니다. 결국엔 스트라이커다. 결국에는 골을 넣어야한다.

제퍼슨은 아름다운 패스를 해 줬고,

지루는 아름다운 바이시클 킥을.

골문 안으로 욱여넣었다.

"Bluesssssssssssssssssss!"

그 시각.

후반 90분 정규 시간이 끝나고.

추가시간 3분이 남았을 무렵.

[극적인 골이 터졌습니다! 오늘 밤은 첼시의 가장 영광스럽고 아름다운 저녁이 될 것 같습니다! 그들이 웸블리에서 맨시티를 꺾었습니다. 아니, 꺾게 될 것입니다! 아름답고, 치명적인 골이 지금에야 터졌습니다! 제퍼슨의 어시스트, 올리비에 지루의 환상적인 득점! 첼시, 그 어느 때보다 힘들었던 FA컵 트로피를 들어 올립니다! 첼시, 더블을 달성하는 순간입니다!]

물론 그 역전골을 지루가 체감한 건 어느 정도 딜레이가 있었다.

"Wuuuuuuuaaaaaaaaaaaaaaaaa!"

"올리-비에 지-루!"

뒤늦게 터지는 함성.

미친 듯이 쏟아지는 열기와 경기장을 울리는 진동.

그리고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동료들을 보며, 특히 그 맨 앞에서 그 어느 때보다 더 환하게 웃고 있는 제퍼슨을 보며.

지루는 무언가 뿌듯한 감정이 들었다.

'들어갔구나.'

굳이 확인하지 않아도 되리라.

벌떡 일어나 카메라 쪽을 향해 달려갔다.

마치 지금 이 순간을 기다렸다는 듯이.

유니폼을 벗어 던지며 괴성을 질렀다.

땀에 푹 젖은 언더웨어 셔츠.

그리고 거기에 적힌 문구.

[Harley is with us forever.]

할리는 영원히 우리와 함께한다.

***

솔직히 말해 소름 돋았다.

카이 하베르츠는 인정했다.

이성적으로 이해할 수 없지만 인정했다. 눈으로 보이는 결과였으니까.

'지루는 해결했다. 그것도 자신의 커리어 사상 어쩌면 가장 아름다운 골이 될지도 모를 결승골로.'

무어라 형언하기 힘든 감정의 파도가 들이닥쳤다.

오늘 그는 90분 내내 지루를 언짢게 여겼다.

그간 같이 뛰었던 제퍼슨은 스트라이커로 완벽했다.

어떤 패스를 주든지 우아하게 받아 냈고, 패스의 의도를 읽고 다음 행동을 이어갔다.

마크 우트는 제퍼슨 정도는 아니어도, 위협적이고 날카로웠다.

타미는 비록 우트의 날카로움은 없지만 비교적 패스를 잘 받는 위치로 움직였다.

그에 반해 지루는?

'센스는 돋보였지. 다만 몸이 따라 주지 않았어.'

패스가 어디로 향할지, 공이 어디로 올지, 경험으로 모두 알고 있는 것 같았지만.

몸이 따라 주지 않았다.

자신의 패스가, 제퍼슨의 말대로 어떻게 스트라이커를 완벽하게 만들어 줄 수 있을지 이해할 수 없었다.

과거 레버쿠젠에서 뛰었을 때처럼.

답답했고 허무했다.

한데.

마지막 순간.

제퍼슨은 기함할 정도로 아름다운 아웃프런트 패스를 찔러줬다.

모든 수비진을 균열시키고, 단 한 번에 가르는 그 패스는 보기 드문 패스였다.

아니, 한 시즌에 한 두 번이나 볼까.

뒤에서 보던 하베르츠도 온몸의 털이 쭈뼛 곤두섰는데.

지켜보던 관중들은 어떤 심정이었을까.

완벽했고 아름다웠다.

단지 공을 그저 밀어넣기만 하면.

누구나 발을 갖다대기만 하면 들어갈지도 모르는 패스.

그 순간까지 지루는 느렸고, 실망스러웠다.

슈팅이 아닌 공을 지키고 내주려는 타겟터의 플레이를 보여주려고 했으니까.

그 엄청난 기회를, 날려버릴 수도 있는 상황에 화가 났다.

미드필더로서 제퍼슨이 보여준 환상적인 패스를 날려버린다면, 그런 스트라이커는 저주받아야 한다.

한데 반전이 일어났다.

지루는 예술을 그렸다.

아트 사커, 프랑스의 국가대표였다고 시위하는 것처럼.

긴 다리를 이용해, 수비수를 이용해, 완벽한 패스에 아름다움과 예술적인 동작을 첨가해 바이시클 킥을 작렬했다.

그 결과 가장 치명적인 골이 나왔다.

그 순간만큼은, 지루는 완벽했다.

90분 내내 처참하게 밀리고, 부진했던 늙은 스트라이커는 없었다.

아름다운 비수를 상대방의 목젖에 꽂아 넣은 스트라이커가 있었을 뿐이다.

하베르츠는 허탈하면서도, 무언가 속이 탁 풀리는 기분이었다.

'스트라이커를 완벽하게 만드는 미드필더라.'

어쩌면, 오늘 그것이 무엇인지 엿본 것만 같았다.

세상에서 누구보다 가장 완벽한 스트라이커에게서 말이다.

아이러니한 일이다.

삐이이이이이익!

휘슬이 울렸다. FA컵 우승팀을 가려주는 마지막 순간이었다.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더블!"

"Wuuuuuuuuuuu!"

"Victory Victory!"

쏟아지는 환호와 야유.

그리고 경기장을 향해 뛰쳐나오는 벤치의 스태프들과 선수들.

그들은 모두 지루를 둘러쌌다.

"맙소사! 지루 운다!"

"와, 이 아저씨 골 넣었다고 우네?"

"우는 거야?"

"세상에."

그야말로 왁자지껄했다.

선수들은 미친 사람처럼 괴성을 질러 댔고,

지루는 이리저리 불러 가면서 헹가래 쳐지거나 그저 알 수 없는 괴이한 소리만 흘러 냈다.

그러다가 다가온 제프를 별안간 으스러져라 껴안으며 소리쳤다.

"사랑해! 제프! 정말로!"

물론 제퍼슨은 미간을 확 좁혔다.

"지루, 게이 잡지에서 1위로 뽑힌 당신이 그러면 조금 무서워요."

"오, 사랑해. 제프!"

"아니 좀!"

하베르츠는 멀찍이 떨어져 잔디에 누웠다.

저 재밌는 광경을 두 눈으로 보는 것도 즐거운 일이었지만.

참 많은 생각이 들었다.

그저 직업이니까 뛰었던 축구.

자신의 재능이 너무 뛰어나 솔직히 축구 자체는 쉬웠다.

그래서 이 정도로 만족하고, 더 성장하려고 노력하지 않았다.

이 정도만 되도 돈을 버는 것엔 문제가 없고, 살아가는 것에도 문제가 없으며, 그 누구도 자신을 비난하지 못했으니까.

그런데.

그런 축구가.

"재밌네."

이 얼마나 치열한 감각인가.

온몸이 저릿저릿하고, 머리칼이 곤두서고 가슴이 쿵쿵 뛰는.

엉덩이가 절로 들썩이고 도저히 가만히 앉아서 지켜만 볼 수가 없지 않나.

이게 축구구나.

하베르츠는 아이러니하게도, 이제야 축구가 무엇인지 깨달아가고 있었다.

재밌었다.

그는 지루와 떨어지려고 애쓰는 제퍼슨을 바라보며, 그저 웃었다.

"보여주지. 스트라이커를 완벽하게 만들어 주는 미드필더가 어떤 건지."

직접 증명해 보이리라.

그 앞에서.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말이다.

지금 저 말도 안되는 피니쉬로 끝내버린, 지루처럼.

어쩌면 지금이 지루의 첼시에서의 마지막 순간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지루는 첼시의 모든 이들에게 임팩트를 남겼다.

절대 잊히지 않는 임팩트를.

'끝은 화려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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